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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펙트 스톰’의 시대

럭셔리가 주는 일상 속 꿈 디지털로 펼치자

송지혜 | 200호 (2016년 5월 lssue 1)

Article at a Glance

럭셔리 업계에서는 최근퍼펙트 스톰(Perfect Storm)’이 일어나고 있다. 지역별로는 중국에 이어 중동이 명품 강국으로 부상했다. 디지털로 무장한국경 없는 소비자는 국가별 환율 추이에 따라 명품 업체의 지역별 실적이 좌우될 정도로 강력한 세력으로 떠올랐다. 의류 등 전통적인 럭셔리 카테고리 성장이 다소 주춤한 가운데 럭셔리 호텔 및 서비스, 프리미엄 식품, 예술품, 크루즈 시장 등 이른바보고, 먹고, 즐기는 명품시장이 높은 성장세를 나타내고 있다. 또 럭셔리 기업의 성공공식은 (1) 디지털(판매를 넘어 인사이트 구축의 플랫폼으로) (2) 가치사슬 재정의 (3) 럭셔리 지위를 공고히 하기 위한 인수합병 또는 투자 등을 통해 재고찰되고 정비되고 있다. 

 

패션, 자동차, 호텔 및 미술품 업계를 포함하는 글로벌 명품 시장은 2015, 전년 대비 약 5% 증가하며 1조 유로를 돌파했다. 전 세계적으로 저성장 기조가 장기화되는 가운데 비교적 안정적인 시장 성장세를 보여주고 있으나 면밀히 살펴보면 내부에서 이른바퍼펙트 스톰(Perfect Storm)’이 벌어지고 있다. 고객, 경쟁구도, 지역 및 채널 등 모든 시장 구도에서 근원적 변화가 일어나면서 사람들 사이에 암묵적인 합의가 이뤄졌던프리미엄 시장의 개념 정의까지 흔들리게 된 것이다.

 

현재 명품 시장에 일고 있는 변화는 무엇일까. 그리고 변혁의 근본 원인은 무엇일까. 또 이런 변혁의 시기에 국내 업체가 명품 및 프리미엄 시장에서 주도권을 확보하기 위한 방안에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 지난해 11월 발표된 베인앤드컴퍼니의글로벌 럭셔리 마켓 스터디리포트의 주요 하이라이트를 중심으로 이러한 변화를 분석했다.

 

명품 시장 구도의 급변: 국경 없는 소비자와 디지털

 

2015년 명품 시장의 카테고리 및 지역별 성장세는 프리미엄 시장의 변화를 생생히 증명하고 있다. 지역별로는 중국에 이어 중동이 새로운 명품 강국으로 부상했다는 점, 카테고리별로는 전통적인 의류 중심의 명품 수요에서 보석, 자동차, 호텔 등 이른바라이프스타일 명품으로 카테고리 분화가 가속화되고 있다는 점이 프리미엄 시장의 구도를 바꾸고 있다.

 

최근 중국 정부의 반부패방지법 등으로 명품 시장이 다소 가라앉긴 했지만 중국은 여전히 최고의 명품 수요국 중 하나다. 이제 베이징, 상하이 등 중국의 주요 1선 도시들은 세계 10대 시장에 나란히 이름을 올리고 있다. 명품 업계가 특히 중국 시장의 움직임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것은 이들이움직이는 쇼핑객이라는 점이다. 중국의 럭셔리 제품 고객 가운데 75%는 여행을 통해 명품을 구입한다. 이에 또 베인앤드컴퍼니 조사에 따르면 전 세계 관광객 명품 매출 중 50% 이상은 중국 관광객으로부터 발생한다. 중국의 전체 인구를 감안한다면 이들이 미치는 영향은 꽤 오랫동안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 백화점, 면세점 등 유통 기업뿐 아니라 제조기업들이 중국인들의 움직임에 귀를 기울이는 것은 이들이 명품 쇼핑을 자주 하는 나라 중 하나로 한국이 꼽히기 때문이다. 홍콩과 마카오에서 1세대 중국 여행객 특수가 이어졌는데 이제 한국, 그리고 최근에는 일본과 유럽으로 특수가 확대되고 있다. 일본의 경우 지난해, 중국 관광객 매출이 전년 대비 250% 이상이나 늘어나며 전체 명품 시장의 성장세를 견인하기도 했다.

 

 

 

이제는 낯익은 중국의 명품 시장에 이어 눈여겨봐야 할 시장이 중동이다. 중동은 시장 규모 80억 유로를 자랑하며 세계 10위의 명품 수요국으로 급부상했다. 이란의 개방과 더불어 이집트와 시리아 등의 부호들이 혼란한 정세를 틈타 아랍에미리트로 이주하면서 중동의 주요 소비 거점인 두바이와 아부다비의 명품 소비가 급증한 것이 주요 이유 중 하나로 꼽힌다. 여성의 경우, 특히 종교적 전통 의상을 주로 입는 중동 고객의 특성상 서구 고객과 비교해 의류를 구매하는 비중은 낮은 편이나 시계 및 액세서리와 화장품 소비 비중이 매우 높은 경향을 보이고 있다. 이들의 부상은 글로벌 럭셔리 시장에서의 카테고리별 가중치에 적잖은 영향을 끼칠 것으로 예상된다.

 

 

명품 시장의 지역별 성장 구도에 영향을 미치는 또 다른 요인은 이른바 디지털로 무장한국경 없는 소비자(Borderless Consumers)’의 부상이다. 온라인을 통한 상품 및 가격 정보 공유가 활발해지면서 각 국가별 명품 가격에 따라 글로벌 수요층이 이동하는 경향이 심화되는 것이다. 따라서 국가별 환율 추이에 따라 명품 시장 성장이 좌우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베인앤드컴퍼니 조사에 따르면 동일한 명품 상품이 국가에 따라 적게는 15%에서 많게는 60%까지의 가격 차이를 나타낸다. 실제 유럽은 유로화 가치가 떨어지면서 이에 따른 글로벌 관광객 유입 및 명품 수요 급증의 효과를 보기도 했다. 글로벌 명품 업체들이 그간 누려왔던국가 간 상품 및 가격 정보의 비대칭성이 디지털로 인해 대부분 해소되면서 이제 명품 시장은 전 세계 고객의 흐름을 읽어가며 상품과 가격 전략을 펼쳐야 하는 복잡한 상황에 직면한 것이다.

 

또한 글로벌 온라인 커머스 업체들이 공격적으로 현지어 서비스를 확대하며 중국 등 신흥국으로 영역을 확대함에 따라 고객들의 디지털 명품 구매 역시 폭증하고 있다. 중국의 경우, ‘JD 월드와이드1 , 카올라, 세쿠 등 현지 서비스와 더불어 네타포르테, 샵밥 등 글로벌 업체들의 현지 서비스까지 중국 고객의 온라인 명품 구매를 유인하고 있다. 또 중국 고객들 역시 젊은 층을 중심으로 온라인 구매에 대한 자신감이 축적되면서 고가의 다양한 상품을 온라인에서 구매하려는 성향이 점점 높게 나타나고 있다. 시간을 정해놓고 정해진 수량을 판매하는 기법인플래시세일로 화제를 모았던 길트 등 1세대 명품 온라인 커머스 모델 역시 샵밥·네타포르테 등 직매입형 커머스에서 리스트(Lyst), 파펫치(Farfetch) 등 기술 기반의 큐레이션 마켓플레이스, 그리고 보노보스(Bonobos)와 같은 O2O 커머스 모델까지 다양하게 분화되며 글로벌 소비자들의 명품 탐색 및 구매 행태를 온라인으로 유인하고 있다.

 

 

 

 

한편, 카테고리별 성장 구도에서는 의류 등 전통적 명품 카테고리 성장이 다소 주춤한 가운데 럭셔리 호텔 및 서비스, 프리미엄 식품, 예술품, 크루즈 시장 등 이른바보고, 먹고, 즐기는 명품시장이 높은 성장세를 보인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경제 전반에서 저성장 기조가 계속되는 가운데 상대적으로 저렴하게 즐길 수 있는럭셔리 경험(Lifestyle luxury)’에 대한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이는 단지 미국 및 유럽뿐 아니라 한국과 중국 등 신흥국에서도 급속도로 확산되고 있어 향후 더욱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의류는 초고가 명품과 중고가엔트리 명품으로 양극화가 진행되며, 많은 소비자들이 명품과 패스트 패션 등 저가 브랜드를 교차 구매하는 현상이 심해지고 있다. 한편 초고가 음식, 호텔 및 크루즈 등 레저 활동과 관련된 소비가 급속히 프리미엄 영역으로 이동하고 있다. 이 모든 변화가 럭셔리 브랜드 및 유통 업체에 시사하는 바가 무엇일까.

 

 

‘프리미엄 라이프 스타일을 이해하고 상품과 서비스 기획에 반영하는 것이 고객의 지갑을 열게 하는 중요한 동인이 될 것이라는 점이다. 전체 성장이 둔화되는 시점에서 고객 구성 및 명품 구매의 행태 등이 급변하고 있어 명품 업체들이 지속적으로 차별화하고 성장 동력을 발굴하는 전략이 더욱 절실해지고 있다. 또 동시에 전 세계적으로 역동적으로 이동하는 명품 수요를 어떻게 견인할 것인지도 큰 과제로 부상하고 있다.

 

 

 

한국 기업에의 시사점 : 럭셔리와 프리미엄 시장의 성공 공식 재정의

 

고객, 경쟁, 유통 구조가 급변하는 가운데, 그렇다면 어떻게 럭셔리 및 프리미엄 시장의 성공 공식을 재정의할 수 있을까. 주요 명품 및 프리미엄 패션, 서비스 업체들은 고객 전략에서 상품, 가격, 매장 전략 및 인수합병 등 다양한 영역에서의 시도를 통해 자신만의 성공 공식을 만들어가고 있다. 한국 기업 역시 중국 기업들의 거센 도전 및 디지털 유통에 힘입어 떠오르고 있는 군소 기업들의 도전에 맞서 프리미엄 브랜드 경험을 끊임없이 재설계하고 강화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1) 디지털 : 판매를 넘어 고객 소통과 인사이트 구축의 플랫폼으로

 

명품 산업은 그동안 디지털을 수용하는 데 있어 가장 보수적인 업태 중 하나였다. 초기 디지털 시장이 플래시세일 등 저가·할인 모델 위주로 성장하기도 했고, 전반적으로 보수적인 기업 문화에서 디지털 관련 역량을 배양하는 것이 쉽지 않아서기도 했다. 그러나 디지털 플랫폼을 통한 브랜드 자산 및 충성 고객 기반을 강화하는 것은 급변하는 경쟁 구도에서 생존할 수 있는 열쇠가 될 것이다. 한마디로 디지털을 통한 소통(Engage), 판매(Sell) 및 고객 인사이트 구축(Learn)의 플랫폼에 대한 중요성이 대두되고 있는 것이다.

 

럭셔리 및 프리미엄 업체의 경우 디지털을 통한 커머스 확대뿐 아니라 고객에게 충실한 브랜드의 전달, 고객 경험이 온라인과 오프라인 매장 사이에서 밀접하게 연계되게 하는 이른바 소통 플랫폼(Engagement platform)의 구축에 중점을 두는 것이 중요하다.

 

최근 명품시장에 진입하는 20, 30대 소비자들은 매스티지 또는 매스 브랜드를 구매할 때 만큼, 때로는 그 이상으로 럭셔리 제품을 탐색할 때 훨씬 더 디지털 채널에 의존한다. 이를 간파한 명품 업체들은 디지털 업체와의 협업을 통해 브랜드 스토리와 자산을 고객에게 효과적으로 전달하는 노력을 강화하고 있다. 샤넬이 지난해 선보인 마이크로 무비, ‘인사이드 샤넬(Inside Chanel)’은 중국의 웨이보에 독점적으로 노출돼 디지털 세계에서의 존재감을 확고히 했고, ‘Zhou Sun’이라는 디지털 앰버서더를 통해 웨이보에서 브랜드 경험을 공유하고 고객과 소통하기도 했다.

 

명품 업체는 사실 온라인과 오프라인 서비스를 연계하는크로스 채널 서비스를 어떤 업계보다 더욱 용이하게 할 수 있는 기반이 있다. 통상적으로 매장이 직영 위주로 운영되고 매장 직원들의 역량이 높기 때문이다. 따라서 고객 경험의 차별화 측면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할 가능성이 높다.

 

프랑스의 최고급 럭셔리 브랜드 A(가칭)는 온라인상에서의 활동을 대놓고 홍보하진 않지만 실제로 ‘O2O 경험 혁신을 다양한 형태로 실천하고 있다. 즉 브랜드 웹사이트와 모바일 앱, 소셜커머스, 매장 및 콜센터 등 다섯 가지 접점 간의크로스 채널 소통(Cross channel interaction)’을 시도하고 고객의 럭셔리한 경험을 극대화할 수 있도록 면밀히 설계한 것이다. 이 소통 툴에 따라 웹사이트나 애플리케이션상으로 매장이나 콜센터의 판매원과 화상회의를 하고, 소셜미디어상에서의 인기 제품을 실제 매장에 눈에 띄게 전시해 앱이나 매장에서 모바일 결제를 가능케 해 체크아웃 프로세스를 혁신적으로 간편화한 것이다. ‘O2O 경험 혁신은 곧 브랜드 경험 극대화로 이어질 것이다.

 

 

 

(2) 가치사슬의 재정의 : 원사에서 매장까지, 제품에서 서비스까지

 

한편 고객이 명품 제품 자체에서 느끼는 부가적 가치가 갈수록 하락하면서 제품에서 서비스까지 배타적 차별성(exclusivity)을 확보해 프리미엄 가치를 지키려는 시도가 더욱 강화되고 있다. 최근 명품 업체들의 인수합병과 투자 경향을 보면 명품 업체가 프리미엄 가치를 지키기 위해 사업 영역을 전방위로 확장하고 있음이 두드러지게 나타난다. 명품 업계에서 최근 몇 년간 진행된 인수합병 건 중에는 원료나 제조 공정 기술을 보유한 공급선 확보 움직임이 가장 두드러진다. 가죽 가공 공장이나 악어 농장을 인수하는 사례도 있었다. 이는 일반 패션이나 소비재 업체들이 제조 공정을 아웃소싱하고 기획과 판매에 집중하는 상황에서 오히려 가치사슬 전체를 독점적으로 운영함으로써 프리미엄 가치를 보호하겠다는 의도로 해석된다.

 

LVMH의 핵심 브랜드인 루이비통은 2009년 천연 무두질(tanning) 기술을 보유한 가죽 가공 업체, 태너리 루(Tanneries Roux)2 를 잇따라 인수했다. 2009년에 인수된태너리 드 라 코메트는 식물에서 추출한 타닌을 이용해 가공처리한 가죽(하이드)을 루이비통에 독점 공급하고 있다. 2012년 인수된 태너리 루는 고품질의 송아지 가죽 가공 업체다. LVMH는 또한 2011, 세계적인 악어 원피 제작업체인 싱가포르의헹롱(Heng Long)’을 인수했다. 프랑스 케링(Kering)그룹은 노르망디 소재 악어가죽 가공 공장인 프랑스 크로코(France Croco)를 인수하며 악어가죽 공급원을 안정적으로 확보했다. 고급 시계와 주얼리 브랜드로 잘 알려진 스위스의 리치몬트(Richemont)그룹은 2012년 금세공 전문 업체인 VVSA(Varin-Etampage and Varinor)를 인수해 자체 생산 플랫폼을 강화했다. 스위스 들레몽에 있는 이 회사는 시계나 귀금속의 부속 장식에 들어가는 미세한 금세공작업으로 정평이 나 있다. 이 명품 기업들은 이 같은 인수작업으로 수직계열화를 통한 고부가가치 제품 라인업을 확보, 확대하고 있다. 이는 또 제조 전문성을 강화하고 그룹 내 타 사업과의 시너지 창출도 기대할 수 있게 하는 행보다.

 

 

(3)명품 기업 인수합병과 투자 부문 보완

 

이처럼 산업적 측면에서 본 명품 시장은 전반적인 성장세가 둔화된 가운데에서도 활발한 인수합병이 나타나는 것이 특징이다. 특히 유럽의 전통적인 명품 기업은 가족 기업이 많아 매물이 적은데다 아시아와 중동 기업의 명품 시장 진출, 사모펀드의 참여, 기존 명품 기업들의 시장 방어를 위한 기업 인수 등이 얽히면서 매물 기업의 가치가 치솟고 있다.

 

명품 업계의 매물은 2011년까지 일반 기업과 유사한 상각 전 영업이익(EBITDA) 11∼13배에서 가격이 형성됐지만 이후로는 19∼20배로 뛰었다. 2012년 카타르의 사모펀드인 메이훌라(Mayhoola)가 이탈리아 패션 업체 발렌티노(Valentino)를 인수했을 때는 EBITDA 20배를 지불했다. LVMH 2013년 이탈리아 명품 브랜드인 로로 피아나 지분 80% 26억 달러에 인수했을 때 인수 금액은 로로피아나 영업이익의 19배에 달했다.

 

특히 2013년 패딩으로 유명한 이탈리아 의류업체 몽클레어가 밀라노 증시에 상장하면서 이 기업에 투자했던 사모펀드 칼라일이 6배에 달하는 대박을 터트리자 사모펀드를 중심으로 명품 기업 매물을 찾는 움직임이 한층 활발해졌다. 2014년에는 이탈리아 사모펀드인 클레시드라가 로베르토 카발리(Roberto Cavalli)를 인수했다. 결국 수요에 비해 매물이 적은 상황으로 럭셔리 브랜드 업계의 인수합병 시장은 파는 쪽이 가격 결정권을 갖는 매도자 시장(seller market)이 한동안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고객의라이프 스타일 명품수요를 공략하기 위한 카테고리 확장 및 나아가 새로운 명품 헤리티지를 확보하기 위한 투자 역시 주목해야 한다. LVMH와 아르노 가문이 투자한 사모펀드 기업, ‘L 캐피털은 새로운 명품 시장 개척, 디지털 등 명품 역량의 확보, 그리고 신흥국의 명품 헤리티지를 확보하기 위한 목적으로 산업 영역을 넘나드는 다양한 투자를 시도하고 있다. 2014 L캐피털 아시아가 국내 최고의 엔터테인먼트 회사인 YG 8000만 달러를 투자한 배경에는 표면적으로 밝힌엔터테인먼트와 뷰티 패션 사업의 협력외에도 이들이 전통적으로 의지했던 명품의 헤리티지(유럽 중심의 장인 기반 명품)에서 벗어나 신흥국에서 명품의 이미지를 형성할 수 있는 예술과 엔터테인먼트 관련 자산을 확보하겠다는 시도로 해석되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한국은 이른바한류(K wave)’가 신흥국에서 전례 없던 인기를 얻고 있으나, 이를프리미엄 헤리티지로 소화해 한국산 명품으로 확대하는 시도는 화장품 등 극히 일부 카테고리를 제외하고는 거의 보이지 않아 아쉽다. 단순히 마케팅뿐 아니라 전 사업 영역에서 먹고, 쉬고, 즐기는 명품 경험 및한국산 명품 헤리티지등 장기적으로 경쟁 우위를 지속할 수 있는 분야에 투자를 확대하는 움직임을 시도해야 할 것이다. 이러한라이프 스타일 명품’ 시장을 포착하기 위해 많은 한국 기업들이 프리미엄 푸드나 프리미엄 레저와 같은 기회를 검토하고 있으나 더욱 중요한 것은 핵심 사업의 상품, 매장, 서비스를 아우르는브랜드 경험을 독보적인 차별화로 이끌어내는 일이다. 일례로 최근 한국 기업 중 프리미엄 지위를 가장 성공적으로 달성한 것으로 평가받는 아모레퍼시픽의 경우 상품 외에도 서비스 표준화와 업그레이드를 통한 매장 경험의 혁신, 매장 내외의 스킨케어 서비스 및오설록 티하우스등 먹고 바르는 서비스 공간까지 확장하며자연 친화적 프리미엄 화장품으로서 라이프 스타일 경험을 제공하고 있어 브랜드 경험을 한국적으로 잘 해석한 좋은 사례로 꼽을 만하다.

 

한국 기업들에 있어 명품화, 프리미엄화는 생존을 좌우하는 난제가 될 것이다. 저성장 기조가 계속되는 가운데 모든 상품과 서비스의 물리적 차별성은 없어지고, 중국 등 신흥국의 경쟁자들이 뒤를 쫓아오며 한국 브랜드의 프리미엄 지위 역시 위협받을 것이다. 변화하는 시장 속에서 새로운 명품 시장의 성공 공식을 우리의 상품과 서비스에 대입하고 적용하는 시도에 좀 더 힘을 기울여야 할 때다.

 

생각해볼 문제

 

 

현재 럭셔리 업계의퍼펙트 스톰을 형성하는 큰 변화는 무엇이며 럭셔리·프리미엄 마케팅을 시행하는 국내 기업들이 고민해야 할 점은 무엇일까.

 

1 명품 수요국 10위권 안에 진입한 중동 시장의 변화: 종교적 복식의 영향으로 의류보다 시계 및 액세서리, 화장품 소비 비중이 높음.

→ 중동 소비자들의 취향은 무엇인가? 이들에게 맞는 디자인 및 제형(화장품의 경우)은 어떻게 개발할 수 있을까?

 

2 ‘국경 없는 소비자관리: 온라인을 위한 상품 및 가격 정보 공유가 활발해지면서 가격 정보가 투명하게 공개됨.

→ 온라인을 통한 상품 및 가격 정보 공유가 활발한 이들에 대응해 각 국가에 거점을 둔 글로벌 기업은 어떤 가격 정책을 써야 할 것인가?

 

3 의류 등 전통적 명품 카테고리 성장이 다소 주춤한 가운데럭셔리 경험에 대한 수요가 급증.

→ 기존의 제품 기업들은 어떤 전략을 구사해야 할까? 제품 구매 시경험의 가치를 높일 만한 전략에는 어떤 것이 있을까? 프리미엄 브랜드 경험과 관련해 서비스 상품 또는 체험 공간 등으로 브랜드 익스텐션을 시도할 수도 있지 않을까?

 

4 디지털을 통한 소통(Engage), 판매(Sell) 및 고객 인사이트 구축(Learn)의 플랫폼 구성.

→ 디지털 플랫폼을 통한 브랜드 자산 및 충성 고객 기반을 강화하기 위해 어떤 노력을 기울여야 할까. 특히 고객 경험이 온라인과 오프라인에서 밀접하게 연계되게 하는 소통 플랫폼(Engagement platform)의 구축에 어떤 노력을 기울여야 할까?

 

5 제품에서 서비스까지 배타적 차별성(exclusivity)을 확보해 프리미엄 가치를 지키려는 시도를 더욱 강화.

럭셔리 또는 프리미엄 제품을 만드는 국내 업체들은 각 업종별로 어떤 차별화 전략을 구사할 것인가. 우리 제품 또는 서비스에 럭셔리 이미지를 더하기 위해 어떤 업종 또는 특기를 가진 업체와 인수합병을 시도할 수 있을 것인가. 또한 이미 글로벌 선도 지위를 달성한 패션, 화장품 OEM 사업의 경우 어떤 성장 공식을 생각해볼 수 있을까?

 

6 명품의 이미지 형성에 도움을 주는 예술과 엔터테인먼트 관련 자산 확보.

→ ‘한류(K wave)’ 등 국내 문화와 관련한 요소를프리미엄 헤리티지로 소화해 한국산 명품으로 확대하기 위해 우리 기업은 어떤 시도를 해야 할까?

 

 

 

 

송지혜 베인앤드컴퍼니 코리아 소비재유통 부문 파트너 Jihye.song@bain.com

 

송지혜 파트너는 연세대 영문학과를 졸업하고 하버드경영대학원에서 석사를 취득했다. 국내외 패션, 화장품, 식음료 등 소비재 및 유통기업과 일하며 브랜드 전략, 제품 및 카테고리 관리, 마케팅 전략, 고객전략, 디지털 전략 프로젝트를 다수 수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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