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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ecial Report

불안을 성과 에너지로 전환하는 리더십

김성준,정리=김윤진 | 427호 (2025년 10월 Issue 2)
리더의 불안, 리스크 점검할 기회로
문제 해결과 조직 성장의 동력 삼아야
Article at a Glance

불안은 두려움과 달리 명확한 대상이 없는 상태에서 개인이 미래의 결과를 예견하고 상상하면서 증폭되는 감정이다. 특히 리더들은 현재 상황이 어떻게 흘러갈지 확신하지 못하는 상태 불확실성, 원인에 따른 결과를 예측하기 어려운 효과 불확실성, 여러 대안 중 무엇을 선택할지 알 수 없는 대응 불확실성을 동시에 겪으면서 불안을 경험한다. 그리고 불안으로 인해 마이크로 매니징, 과거 관행 고집, 의사결정 지연 등 전형적인 역기능적 행동을 보이기도 한다. 하지만 리더가 불안에 잘 대응하려면 이를 무조건 제거해야 할 대상으로 보는 게 아니라 놓치고 있는 위험을 알려주는 신호이자 리스크를 점검할 기회로 바라봐야 한다. 자신의 불안이 언제 높아지는지 패턴을 잘 관찰하고 자의적으로 덧씌운 가정과 신념을 점검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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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불안해서요.”

어느 임원의 진솔한 고백이 마음을 울렸다. 그는 한국 굴지의 대기업에서 커다란 조직을 이끌고 있는 책임자였다. 납기, 품질 등의 지표가 생명과도 같은 제조업 현장이었다. 밤에도 적지 않은 인력들이 돌아가며 설비를 관리하고 생산 라인을 멈추지 않기 위해 애쓰는 곳이었다. 그런데 최근 몇 년 새 센서 기술, 머신러닝 기법이 급격히 발전하면서 야간에 문제가 터질 것을 미리 주간에 예측할 수 있게 됐다. 점차 야간 근무조가 유명무실해지는 상황이었다. 현장에서도 야간에 할 일이 없다는 의견이 계속 올라왔다. 그리하여 그는 몇 개월간 파일럿 테스트를 진행했다. 야간 근무조를 서서히 줄여 나가는 방식이었다. 테스트 결과 야간 근무조를 없애고 그들 모두를 주간으로 돌려도 된다는 결론이 나왔다. 마침내 결정을 내리고 전사에 공지하려던 그날 아침, 그의 얼굴이 꺼칠꺼칠해 보였다. 잘 주무셨냐고 물으니 어젯밤 한숨도 못 잤다는 대답이 돌아왔다. “잠에 들지 못했던 이유는 뭔가요?”라고 묻자 잠시 머뭇거리던 그가 깊은숨을 내쉬며 한 말이 바로 이것이었다. “너무 불안해서요.”

수십 년간 지속해오던 야간 근무조, 그 관행을 없앤다는 건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니다. 불확실성, 내적 불안과 싸워야 하는 일이다. ‘까마귀 날자 배 떨어진다’는 말이 있다. 아무 연관이 없는 우연의 사건이지만 사람들은 인과로 엮어 해석한다. 그는 ‘만약 야간 근무조를 없앴는데 얼마 지나지 않아서 라인에 문제가 생기면 어떻게 하지? 어떤 일이 벌어질까?’라는 생각을 할 수밖에 없었다. 예상되는 무수히 많은 시나리오가 있었다. 일례로 화려한 야전을 자랑했던 은퇴한 임원들 OB 모임에서도 여러 구설이 있을 수 있다. “걔가 뭘 안다고 유구한 역사를 자랑하는 야간 근무조를 없앴나?” 유관 조직 임원들로부터 암묵적인 견제나 공격을 받을 수도 있었다. “괜히 튀어 보이려고 조직의 리스크를 키운 것 아니냐. 결국 우리에게 불똥이 튀었잖나.” 이 모든 것이 리더의 머릿속을 잠 못 이루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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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성준leadership@kookmin.ac.kr

    국민대 경영대학원 겸임교수

    필자는 현재 국민대 경영대학원에서 조직문화와 리더십을 연구하고 가르치고 있다. 리더의 불안을 주제로 여러 학술지에 연구 논문을 출간했다. LG그룹, CJ그룹, 세아그룹, 기아에서 인사 자문을 했다. 저서로는 『AI가 바꾸는 일터의 미래』 『전략적 사고의 11가지 법칙』 『최고의 조직: 리더가 지켜야 할 것과 버려야 할 것』 『조직문화 통찰』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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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리=김윤진truth311@donga.com

    동아일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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