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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객 그룹별 손익을 보여주는 ‘고객손익계산서’

고객에게 들인 비용의 효율성 평가는?
판관비 등 기존 손익계산서 세분화를

박대윤 | 390호 (2024년 4월 Issue 1)
Article at a Glance

어떤 고객에 비용을 투입해야 할까. 고객손익계산서의 가치는 바로 고객을 중심으로 투입된 비용의 효율성을 평가할 수 있게 해준다는 데 있다. 단순히 고객을 자본과 부채로 구분하는 것을 넘어 그 집단별 수익 구조 차이를 해부하고 누가 더 수익성 있는 고객인지를 보여줌으로써 판관비를 어떻게 써야 하는지 시사점을 준다. 가령 접대비, 광고선전비 등 불특정 다수 고객 대상 판매활동에 쓰는 공통 판관비보다는 식별고객을 대상으로 한 판촉비나 회원 고객 혜택 비용 등의 전용 판관비에 투자하는 게 효과가 더 클 수 있다. 이렇듯 고객손익계산서는 매스 마케팅에 대한 과도한 비용 집행을 줄이고 특정 그룹에 특화된 판매활동을 늘리는 근거 자료로 활용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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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고객에게 투자할 것인가

경기 침체의 장기화로 인해 ‘짠테크’ 열풍이 거세다. 미국 틱톡 이용자들 사이에서는 신용카드 대신 미리 인출한 현금만 사용하는 캐시 스터핑(cash stuffing)1 이 유행하고, 우리나라 MZ세대 사이에서는 돈을 거의 쓰지 않는 ‘소비단식’이나 ‘무지출 챌린지’가 인기를 끌고 있다. 그러나 어려운 시기라고 무조건적으로 절약만 하는 것이 능사는 아니다. 젊은 청년들이 의료비를 아끼느라 병을 방치하거나 교육비를 아껴 미래를 위한 투자에 소홀히 한다면 삶의 질이 낮아질 수 있다. 극단적인 절약보다는 단기(예, 의류비 절약)와 장기(예, 내 집 마련 준비)의 목표를 설정하고 가계부를 통한 균형 잡힌 소비 관리 습관을 갖는 것이 더 현명할 것이다.

기업도 마찬가지다. 국내외를 막론하고 3고(고물가·고환율·고금리) 시대를 견뎌 내기 위한 긴축경영이 최우선 과제로 떠올랐지만 과도한 비용 절감은 장기적으로 생산성과 수익성에 부정적인 영향을 주기 마련이다. 이러한 ‘비용 절감 딜레마’에 대한 경고는 새로운 것이 아니다. 많은 학자가 이익 추구 시 비용 관리 노력과 함께 수익성 향상, 효율성 제고, 미래 먹거리를 위한 투자의 필요성을 강조해 왔다.2 그러나 ‘기업의 가계부’라고도 할 수 있는 손익계산서는 고정비와 변동비의 관점에서 비용 구조를 분석하기 때문에 생산 원가를 낮추거나 절약이 가능해 보이는 지출 항목을 선별해 비용 규모를 줄이는 형태로의 의사결정만 가능하지 비용 투입 효과를 고려한 비용 관리에는 한계가 있다.

바로 이 지점에서 ‘고객손익계산서(Customer Income Statement)’의 기능이 빛을 발휘할 수 있다. 고객손익계산서는 고객을 중심으로 투입된 비용의 효율성을 평가할 수 있게 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고객손익계산서가 기존의 손익계산서를 보완해 기업이 전략적이고 미래지향적인 고객 중심의 이익 경영 활동을 실천할 수 있도록 도울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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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객상태표가 고객을 자산고객, 자본고객, 부채고객의 재무적 관점에서 평가해 기업의 외형 성장을 조망하는 거울이라면 고객손익계산서는 고객을 자본고객과 부채고객의 수익 구조 차이를 해부함으로써 내실 성장의 방법을 찾는 열쇠다. [그림 1]처럼 손익계산서와 고객손익계산서의 기본 구조는 매출액, 매출원가, 매출 총이익, 판매관리비(이하 판관비), 영업이익을 공통 항목으로 삼는다는 점에서 유사하다. 그러나 고객손익계산서에서는 판관비를 공통 판관비와 전용 판관비로 세분화해 고객 중심의 비용과 수익을 비교/분석한다는 점에서 손익계산서와 구분된다. 이는 손익계산서가 단순히 전체적인 비즈니스 관점에서 손익 구조를 파악함으로써 기업의 전반적인 재무 상황에 대한 이해를 돕는 수준이라면 고객손익계산서는 고객 집단별 손익 구조를 제시함으로써 고객 중심의 경영 전략 수립에 직접적으로 기여할 수 있음을 뜻한다.

여기서 공통 판관비는 불특정 다수 고객 대상의 판매활동에서 발생한 비용과 기업의 일상적인 유지 및 관리에 사용된 비용이다. 접대비, 광고선전비, 여비교통비, 전력비 등이 이에 해당한다. 한편 전용 판매관리비는 특정 식별 또는 비식별고객 대상의 판매활동에서 발생한 직접 비용이다. 판촉비, 보상물 비용, 위탁판매수수료, AS비용, 영업활동비 등이 대표적이다. 공통 판관비와 전용 판관비의 평가 방법은 사뭇 다르다. 공통 판관비는 잠재고객과 기존 고객 모두에 영향을 주는 간접비용의 의미를 갖기 때문에 식별/비식별고객 각 집단의 매출액에 비례해 할당한다. 반면, 전용 판관비는 식별/비식별고객 집단을 대상으로 전용된 직접 비용이므로 실제 각 집단에 투입된 비용들을 취합해 계산한다. (표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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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2]는 통상적인 재무제표의 손익계산서(좌)와 고객제표의 고객손익계산서(우)의 모습이다. 고객손익계산서는 손익에 초점을 두는 만큼 식별고객의 영업이익과 영업이익률, 그리고 비식별고객의 영업이익과 영업이익률의 네 가지 핵심 지표로 구성된 스코어카드(①), 전체/식별/비식별고객에 대한 고객손익계산표(②), 식별고객과 비식별고객의 영업이익(률), 총판관비, 공통/전용 판관비의 추세를 비교하는 시계열 자료(③)로 구성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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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별고객과 비식별고객 각각의 공통 판관비와 전용 판관비를 구분하는 것은 다음의 세 가지 측면에서 유용하다.

먼저, 비식별고객과 식별고객의 비용 효율성을 비교할 수 있다. 각 집단에 투입된 비용의 구체적인 내역을 확인할 수 있다는 것은 곧 어떤 집단이 더 비용 효율적으로 운영되고 있는지를 분석할 수 있음을 뜻한다. 특히 전용 판관비는 직접적으로 식별/비식별고객에게 소요된 비용을 반영하므로 각 집단의 비용 효율성을 더 정확하게 비교할 수 있게 해준다. 둘째, 마케팅 투자의 수익성을 분석해 예산을 할당할 수 있다. 어떤 집단에, 어느 정도의 비용을 투입했을 때, 얼마나 수익이 발생하는지를 파악해 예산을 배치할 수 있다는 의미다. 이를 통해 기업은 특정 고객 집단에 더 많은 자원을 투입하거나 효율적인 비용 관리를 통해 높은 수익을 창출할 수 있다. 셋째, 고객을 세분화해 타깃 전략을 수립할 수 있다. 전용 판관비를 관리한다는 것은 어떤 비용이 어떤 식별고객 또는 비식별고객에게 소요됐는지를 파악할 수 있음을 말한다. 이는 기업이 고객 세분화를 더욱 정교하게 수행하고 타깃 전략을 개발하는 데 도움이 된다. 특정 고객 그룹에 특화된 판매활동 및 서비스를 제공하고자 할 때 어떤 비용이 어떤 세그먼트에 투입됐는지를 알아내어 전략을 최적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A사와 B사의 고객손익계산서 비교 분석

고객상태표 편에서 사례로 든 동종 업계 소비재 기업 A, B사를 통해 고객손익계산서의 쓰임새에 대한 이해도를 높여보자. [그림 3]은 A사와 B사의 수익 구조를 비교한 것이다. A사의 매출액은 2019년 3794억 원 대비 2023년 4552억 원으로 19.7% 성장했다. 반면 B사는 2019년 4329억 원에서 2023년 3739억 원으로 -13.6% 역성장했다. A사의 기간 평균 영업이익률이 18.2% 수준임을 비교할 때 B사의 2023년 영업이익률은 2019년 대비 1.7배 가까이 늘어난 9.2%지만 A사의 절반 수준에 불과하다. 이처럼 매출액과 영업이익률의 기간 추세로 볼 때 A사는 팬데믹의 충격이 있었음에도 성장세를 회복하고 영업이익률 또한 안정적으로 확보하고 있다. 반면 B사는 팬데믹 이전 수준으로 매출세를 회복하지 못하고 있으며 영업이익률은 개선되고는 있으나 안정적인 수익 확보는 여전히 요원하다. 영업이익률에 근본적인 영향을 주는 매출원가와 판관비를 보면 A사보다 B사가 전반적으로 높아 비용 효율성 측면에서 시급한 개선이 필요해 보인다. 매출원가는 손익계산서에서도 확인 가능한 정보이므로 고객손익계산서에서 제공하는 판관비의 상세 집행 정보에 집중해 두 기업이 향후 어떠한 전략적 방향성을 가져야 하는지에 대해 논의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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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양호한 식별고객 영업이익률과 전용 판관비 배분을 보여주는 A사

A사의 식별고객 영업이익은 2019년 374억 원에서 2023년 619억 원으로 65.8% 증가했지만 비식별고객 영업이익은 2019년 341억 원에서 2023년 354억 원으로 3.8% 증가했다. (그림 4) 식별고객의 영업이익률은 비식별고객에 비해 평균 1.5배 이상 높은 데다 식별고객의 영업이익률은 2019년 22.7%에서 2023년 27.3%로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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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록 비식별고객은 팬데믹 시기에 급감한 이후 2019년 수준으로 회복하기 위해 고전하고 있지만 이런 양상은 A사가 지난 5년간 식별고객을 효과적으로 관리해 왔음을 보여준다. 꾸준히 유지하고 있는 30% 수준의 전용 판관비를 통한 식별고객에 대한 집중적인 투자가 효과를 거두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이러한 모습은 영업이익의 추세에서도 확인된다. 2019년 식별고객 374억 원, 비식별고객 341억 원으로 유사한 수준이다가 팬데믹을 거치는 동안 식별고객은 꾸준히 영업이익이 증가했지만 비식별고객에 의한 영업이익이 절반 수준으로 낮아졌으며 현재 이를 회복하는 과정에 있다.

그렇다면 A사에 요구되는 마케팅 의사결정 방향은 무엇일까. A사의 비식별고객 영업이익률이 낮은 원인은 과도한 비식별고객 공통판관비에서 찾을 수 있다. 식별고객과 비식별고객에 대한 판관비의 배분이 5대5 수준이나 비식별고객의 경우 비식별고객 전용 판관비의 비중이 비식별고객 공통 판관비의 5분의 1 수준으로 매우 낮은 편이다. 이는 매스 마케팅의 비중이 과도하게 높을 뿐 아니라 그 효과 또한 낮은 상태임을 시사한다. 따라서 A사의 경우에는 현재 수준의 지속적인 식별고객 관리와 더불어 비식별고객에 투입되는 매스 마케팅 활동들에 대한 효과 분석 및 그에 따른 전략 재편이 시급해 보인다.


2. 과도한 비식별고객 의존도와 공통 판관비 투입을 보여주는 B사

B사의 식별고객 영업이익은 2019년 55억 원에서 2023년 63억 원으로 14.5% 증가한 반면 비식별고객 영업이익은 2019년 91억 원에서 2023년 281억 원으로 208.8% 증가했다. (그림 5) A사와 마찬가지로 B사의 식별고객 영업이익률 또한 비식별고객에 비해 평균 1.5배 이상 높다. 식별고객 영업이익률은 2019년 12.3%에서 2022년 17.0%까지 증가했다가 2023년 14.0%로 감소한 상황이다. 이와 유사하게 비식별고객 영업이익률은 2019년 2.4%에서 꾸준히 증가해 2022년 10.0%까지 증가했다가 2023년 8.9% 감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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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사의 가장 큰 특징은 영업이익의 출처로서 비식별고객에 대한 의존도가 상당히 높을 뿐 아니라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는 점이다. 2019년 비식별고객과 식별고객의 영업이익 수준은 비슷했으나 2023년에는 비식별고객의 영업이익이 식별고객보다 4배 이상 많은 상태이다. 이러한 결과는 판관비의 배분 방식에서도 그 이유가 드러난다. B사는 전체 판관비 중 70% 이상을 비식별고객 공통 판관비에 투입하고 있다. 이는 A사의 비식별고객 공통 판관비가 40% 수준인 것과 크게 대비된다. 한편, 식별고객 전용 판관비는 1% 수준에 그치고 있어 비식별고객 공통 판관비의 상당 부분을 식별고객 전용 판관비로 대체함으로써 정체된 식별고객의 영업이익 수준을 향상시켜 비식별고객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는 것이 재무적 안정성 측면에서 선결 과제라 하겠다. A사와 마찬가지로 B사 역시 식별고객의 영업이익률이 비식별고객보다 상당히 높은 수준이므로 비식별고객의 식별고객화 노력은 기업 전체적인 영업이익률 개선에도 매우 효과적으로 작용할 수 있을 것이다.


고객손익계산서가 주는 전략적 시사점

오랜 기간 동안 학자들은 비즈니스의 수익성 향상을 위해서는 마케팅 수익성 평가가 중요하다고 강조해 왔다. 마케팅 수익성 분석을 기반으로 한 아주 사소한 개선도 기업의 수익률을 동종 업계 대비 평균 8% 향상시킬 수 있고, 특히 경쟁이 치열한 산업에서는 이 혜택이 21%까지 높아질 수 있을 정도로 큰 파급력을 가진다.3 그렇다면 고객손익계산서에 나타나는 기업의 손익구조 양상을 어떻게 해석하고, 어떻게 예산을 할당하는 것이 적절한 마케팅 의사결정이 될까? 고객손익계산서상에 나타나는 식별고객과 비식별고객의 영업이익 및 이익률에 대한 대표적인 유형 세 가지를 중심으로 전략적 시사점을 생각해 보자.


1. 식별고객에 비해 비식별고객의 영업이익이 현저히 낮을 때

비식별고객의 영업이익이 식별고객에 비해 현저히 낮거나 마이너스인 경우가 있다. 이런 상태는 기업 전체의 영업이익률에 부정적 영향을 준다. 비식별고객의 영업이익이 식별고객의 이익을 상쇄함으로써 전체적으로 수익성을 떨어뜨리기 때문이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여러 전략적 접근이 필요하다. 먼저, 기업은 비식별고객과 관련된 판관비 항목과 비용, 투입 효과를 철저하게 검토해 낭비를 최소화해야 한다. 특히 마케팅 성과에 간접적인 영향을 주는 공통 판관비를 줄이는 데 집중해 자원을 효율적으로 활용해야 한다. 또한 영업이익률이 높은 고객 프로파일과 전환율이 높은 특정 관심사 키워드를 활용해 비식별고객에 대한 마케팅 효율을 개선할 필요가 있다. 아울러 비식별고객으로부터 절감된 판관비는 식별고객에게 다시 투자해 장기적으로 수익성을 향상시켜야 한다. 식별고객과의 관계를 강화하고 그들에게 제공되는 서비스의 품질을 향상시키는 데 투자해야 궁극적으로 전체적인 수익성을 제고할 수 있다.


2. 식별고객의 영업이익이 낮거나 감소 추세에 있을 때

식별고객의 수익률은 비식별고객보다 일반적으로 높다. 식별 정보를 활용하면 이메일, 소셜미디어, 모바일 앱과 같은 고객 소통 채널을 통해 고객과 지속적으로 관계를 유지할 수 있고, 구매성향이나 이익률, 생애주기 등을 기준으로 고객을 세분화해 각 그룹에 맞는 타깃 마케팅을 구사할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식별고객의 영업이익이 낮거나 감소 추세라면 기업의 전반적인 수익 안정성이 저해되고 향후 예상치 못한 재무적 변동성이 초래될 수 있다는 기업 경영의 적신호다. 이때는 기존의 식별고객 전용 판관비 비중의 적절성과 비용 대비 효과에 대한 분석 및 재조정, 가격 전략 재검토, CRM 활동 강화 등의 방식으로 다방면에서 식별고객 영업이익률을 신속하게 복구하는 데 만전을 기해야 한다. 다만 영업이익률 개선을 위해 전용 판관비를 무조건 낮추는 것은 장기적인 식별고객 관리에 해를 끼칠 수 있다. 따라서 전용 판관비 내역 중 효과가 낮은 판촉 활동이나 보상 항목 등을 분석해 마케팅 효율성을 제고해야 한다.


3. 식별고객의 비중이 낮거나 감소 추세에 있을 때

식별고객의 영업이익률은 적정 수준이지만 식별고객의 비중 감소가 문제가 되는 경우도 의외로 다양한 환경에서 발생한다. 예컨대 기업이 특정 시장에서 이미 최대한의 식별고객을 확보했거나 새로운 고객들을 확보하기 어려울 때, 경쟁이 치열해 신규 고객 유치가 어렵거나 기존 고객의 이탈률이 높을 때, 식별고객에 대한 관리가 미흡할 때 식별고객 감소가 문제가 될 수 있다. 이런 상황에 처했거나 이를 대비하고자 하는 경우에는 세 가지 전략을 고려할 수 있다.

첫째, 브랜드 관리, 제품 개발, 고객 만족도 증진, 고객 경험 개선, 내부 마케팅 역량 강화를 위해 꾸준히 투자하는 방법이다. 이것은 공통 판관비 비중을 높일 수 있으나 새로운 고객층, 시장, 채널 공략을 통한 새로운 기회 창출과 브랜드 경쟁력 강화, 브랜드 충성도 제고를 위해 필수적이다. 둘째, 비식별 잠재고객의 식별고객화를 위해 비식별고객 전용 판관비를 늘리는 방법이다. 잠재고객의 유입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거나 잠재고객 집단의 크기에 비해 식별고객 집단의 크기가 현저히 작을 때 적합하다. 비식별고객들에게 노출될 수 있는 미디어 채널, 키워드 분석 등을 활용한 리타기팅 광고, 검색엔진 마케팅, 소셜미디어 타기팅 광고, 인플루언서 마케팅 등의 활동이 유효하다. 셋째, 식별고객의 이탈 방지를 위해 식별고객 전용 판관비 증대도 고려해야 한다. 이탈 고객의 행태적 특성 분석과 불만족 요인에 대한 심층 조사를 통해 이탈 가망 고객들의 이탈 가능성을 낮추는 캠페인 활동과 불만족 요인 개선을 통한 고객 만족도 향상 노력이 요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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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에 실제 적용할 때의 고려 사항

고객손익계산서를 도입하거나 적절하게 활용하기 위해서는 몇 가지 고려해야 할 사항이 있다.

첫째, 판관비의 항목을 분류해 관리해야 한다. 고객손익계산의 정확도를 높이기 위해서는 마케팅 예산 수립 단계부터 식별고객과 비식별고객 대상의 공통/전용 판관비로 예산 항목을 세분화해 효율적인 자원 배분을 계획하고 실행할 필요가 있다. 식별/비식별고객별 판관비를 정확하게 관리할 수 있는 코드 관리 및 비용 관리 시스템을 구축한다면 실시간으로 비용 발생 상황을 파악하고 분석해 예산을 효율적으로 관리할 수 있을 것이다. 둘째, 어떤 고객에게 판관비가 얼마나 투입될지 판단하고 분류 방법을 정의해야 한다. 업종과 기업의 특성에 따라 판관비의 분류가 상이하므로 각 비용 항목이 어떤 고객과 연관되는지 세밀히 파악해야 한다. 특히 판관비 적용 대상이 불분명한 항목(예: 자사 몰 구축 운영비 등)에 대해서는 고객상태표의 자본고객과 부채고객의 비율을 고려해 합리적인 분류 방법을 도출해야 한다.

셋째, 고정비이면서 동시에 변동비의 성격을 가지는 준변동비 항목에도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대표적인 것이 판매량과 연동되는 영업사원의 인센티브다. 영업사원의 급여 체계가 기본급 비중이 낮고 인센티브가 많은 구조라면 영업사원 급여를 일률적으로 고정비로 분류해서는 곤란하다. 기본급은 고정비로, 인센티브는 변동비로 할당해야 한다. 넷째, 공통 판관비보다는 전용 판관비에 집중 투자해야 한다. 비식별고객에게 소요되는 판관비는 단순 판매 증대를 위한 공통 판관비보다는 식별고객으로 전환시키기 위한 목적을 갖는 전용 판관비에 집중적으로 투자할 필요가 있다. 비식별고객을 식별고객으로 전환시키는 것은 시장점유율 확대, 장기적인 수익성 향상, 고객관계 강화라는 3가지 핵심적인 이점을 제공하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판관비의 할당 ‘수준’을 결정하는 방식에도 전략이 필요하다. 필자의 실증 연구에 따르면 예산을 편성하는 방법에도 기업의 전략적 지향성이 반영되며 그 유형에 따라 기업의 성과에 차이가 발생할 수 있다.4

이처럼 고객손익계산서가 손익계산서와 함께 활용된다면 투자자나 금융기관, 경영진, 실무자 등 다양한 이해관계자가 단순 손익계산서만으로는 파악하기 힘들었던 수익성의 원천과 추세, 자원 할당의 적정성을 가늠하기 용이할 것이다. 투자자나 경영진은 영업활동에 의한 재무적 경영 성과를 식별/비식별고객의 수익과 비용으로 파악할 수 있어 기업의 재무 건강 상태를 더욱 명확하게 이해할 수 있게 된다. 한편, 실무자들은 고객 집단별로 판관비를 공통/전용으로 세분화함으로써 각 집단별 수익 차이의 원인을 찾고 어떤 고객 집단에, 어떤 비용 항목을, 얼마나 투입할 것인지에 대한 근거를 마련할 수 있다. 이는 고객 중심의 자원 배분과 전략 개발에 기여하며 결과적으로 영업이익률을 최적화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 박대윤 | 고객경영기술원 이사

    박대윤 이사는 CRM·데이터 분석 전문 산학협력 벤처기업인 고객경영기술원에서 책임 컨설턴트로 재직 중이다. 고려대 경영대학에서 마케팅 전공 박사학위를 취득했으며 국민대 경영대학원 조교수로 재직한 바 있다. 최근에는 캘리포니아주립대 새크라멘토(California State University Sacramento) 경영대학에서 멤버십 프로그램과 디지털 마케팅에 대한 공동연구를 진행했다. 전문 분야는 CRM, 디지털마케팅, 멤버십 프로그램의 전략 개발, 고객자산가치 평가이고, 다수의 관련 연구논문과 전문 서적을 출간했다. 고객제표 전문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dypark@customer.re.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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