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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와 최종소비자를 관통하는 B2B2C 마케팅

고객社를 넘어 ‘고객사의 고객’ 니즈 파악
기업 마케팅 이젠 가치사슬을 확장하라

김영찬 | 382호 (2023년 12월 Issue 1)
Article at a Glance

글로벌 비즈니스 경쟁이 격화하고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B2B 고객들의 니즈는 확연히 달라지고 있다. 구매와 사용이라는 전체 가치사슬의 일부가 아니라 전체 사슬을 관통하는 시각을 B2B 공급 업체에 요구하기 시작했다. 최종소비자에게 전달할 가치에 초점을 둔, 즉 B2C 비즈니스까지 고려한 B2B 비즈니스를 원하고 있다는 의미다. 이제 기업·조직은 가치사슬의 어느 위치에 존재하든 간에 B2B2C 관점의 마케팅 전략을 수립하고 추진할 수밖에 없게 됐다. 모든 시장의 마지막에 위치한 존재, 최종소비자가 마케팅 전략의 중심에 자리하게 됐다. B2B 시장의 수요는 조직 구매자의 수요뿐만 아니라 최종소비자의 수요에도 영향을 받는다. 이러한 파생 수요를 효과적으로 공략할 마케팅 역량 강화가 절실하다. B2B 고객 기업이 몰랐던 최종소비자의 니즈를 선제적으로 파악하고 최종소비자가 느낄 사용자 가치를 끌어올려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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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전 세계는 예전에 경험해 보지 못했던 새로운 시장 환경을 맞이하고 있다. 글로벌 시장은 정치, 사회, 경제적 불확실성으로 인해 급변하고 있기에 이를 예측하는 것 역시 어려운 실정이다. 기술력과 마케팅 역량의 강화, 새로운 소비자의 욕구를 파악하고 이를 제품에 반영하는 전략, 변화무쌍한 시장 질서에 대한 대비, 새로운 커뮤니케이션 수단의 발전과 진화 등으로 인해 기업들은 그 어느 때보다도 새로운 도전과 역량을 요구받고 있다.

특히 B2B 비즈니스 영역은 어느 때보다 거대한 변화를 맞이하고 있다. 전통적으로 B2B 마케팅 전략의 핵심은 경쟁사보다 기술적으로 우수한 제품과 서비스를 제공하거나 상대적으로 낮은 가격의 원가 경쟁력을 바탕으로 신뢰에 기반한 관계를 유지해 나가는 것이었다. 그러나 시장의 경쟁 강도가 올라가고 불확실성이 증가하고 있는 상황에서 B2B 고객들은 구매와 사용의 전체 가치사슬에서 특정 요인에 국한하는 것이 아니라 ‘토털 솔루션(total solution)’을 원하기 시작했다. B2B 거래에서도 공급업체와의 접점만 따지는 것이 아니라 최종소비자에게 전달할 가치까지 따져보기 시작했다. B2C 비즈니스까지 고려한 B2B 비즈니스를 하고 있다는 얘기다.

변화한 B2B 고객의 니즈에 맞춰 B2B 기업들의 시선 역시 개인 고객, 즉 최종소비자를 향하기 시작했다. B2B와 B2C의 경계선이 점차 무너지는 가운데 비로소 가치사슬(value chain)의 시작과 끝을 관통하는 B2B2C 마케팅 전략은 힘을 얻고 있다. 기업이나 조직이 가치사슬의 어느 위치에 존재하던 간에 지속적으로 고객 가치를 창출하기 위해선 ‘B2B2C’ 관점의 마케팅 전략을 수립하고 추진해야 한다. 모든 시장의 마지막에 위치한 존재, 모든 마케팅 전략의 출발점인 최종소비자를 중심으로 한 마케팅 전략이다.


1. B2B 시장의 정의 및 특성

고객 가치를 창출하는 것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는 마케팅 전략의 기본이다. 마케팅의 시작이요, 끝은 바로 ‘고객’이기 때문이다. 바로 이 점이 마케팅 전략의 핵심 출발점이다. 마케팅은 ‘차별화’라고 하는 평범하지만 핵심적인 진리에 뿌리를 두고 있다. 경쟁자 대비 경쟁 우위를 갖추기 위해서는 바로 ‘차별적 우위’를 만들어 낼 수 있는 무언가를 창조하고 이를 고객 가치로 연계시켜야 한다. 비즈니스 시장도 예외일 수 없다. 우리가 몸담고 있는 시장의 마지막에는 항상 개인 고객이 있기 때문이다.

AMA(American Marketing Association)의 정의에 따르면 비즈니스 시장은 ‘재판매, 다른 제품의 생산에 직접 사용, 또는 일반적으로 일상적인 운영에서의 사용 등 3가지 목적 중 하나로 특정 제품을 구입하는 개인이나 집단’으로 규정할 수 있다. 이런 시장은 개인이 구매에 대한 의사결정을 하기보다는 조직적이고 집단적인 의사결정을 통해 제품과 서비스를 구매하는 경향이 높다. 따라서 B2B(Business to Business) 고객은 크게 봐서 제조업자, 유통업자, 정부 및 (비)영리단체로 볼 수 있다. B2B 시장의 주요 특징은 다음과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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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파생 수요

B2B 제품에 대한 수요는 대부분 B2C(Business to Consumer) 시장에서 발생하는 일차적 수요에 의해 유발된다. 예를 들어, 자동차는 타이어, 차체, 계기판 등 수많은 부품으로 만들어진다. 자동차를 완성하기 위해서는 원료공급 업자로부터 시작되는 공급사슬이 존재한다. 따라서 이들 각 중간재의 수요는 최종소비자들의 자동차 수요에 의해 영향을 받게 된다. 소비자의 자동차 수요가 감소하게 되면 타이어를 제조하는 기업은 부정적 영향을 받게 되고, 자연히 고무 공급업체에도 직접적 영향을 미치게 된다. 따라서 B2B 제품 수요는 B2C 시장에서 간접적으로 발생하는 파생수요에 의해 결정된다 할 수 있다.

2) 고객 특성

B2C 기업들은 불특정 소비자를 상대한다. 따라서 개별 소비자보다는 비슷한 욕구를 지닌 고객 집단이 시장의 중요성을 평가하는 지표가 된다. 하지만 B2B 시장은 상대적으로 명확한 잠재고객군이 정해져 있고 이들 중 일부 고객이 특정 시장에서의 구매력을 차지하고 있다. 예를 들어, 발전 설비나 중장비 부품을 판매하는 비즈니스 시장을 구성하는 계층은 굉장히 적은 소수의 고객으로 구성돼 있다. 또한 산업재 공급업체들은 특별한 사회간접자본의 지원이 필요하다. 대규모 산업단지처럼 한 곳에 몰려 있기도 하다. 이런 특성 때문에 B2B 기업들은 인적 판매를 통한 판매촉진을 주로 활용한다.

3) 복잡한 구매 과정 및 구매센터

B2C 시장에서는 제품을 구매할 때 주로 가족, 지인, 검색을 통해 정보를 파악한 후 구매를 결정하지만 B2B 시장에서는 제품 하나에도 기업 내 다양한 부서가 관여한다. 따라서 구매 결정 단위도 훨씬 복잡하다. 특정 개인이나 부서가 구매를 결정하는 것이 아니라 여러 부서가 관여한다. 필요하면 외부의 컨설턴트 등 다양한 이해관계자가 참여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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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제품 및 기술의 중요성

B2B 제품의 특성은 ‘기술과 마케팅의 결합’이라 할 수 있다. 공급업체의 기술력과 전반적인 서비스 역량이 판매에서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지속적인 관계를 구축하는 데도 중요한 요소로 작용한다. 예를 들어, 반도체칩의 공급업체는 조직 구매자가 자사의 제품을 활용해 더 좋은 스마트폰과 컴퓨터를 만들도록 지속적인 서비스를 제공해야 한다. 물론 많은 B2C 제조업체가 연구개발(R&D) 역량을 증대시키기 위해 투자하고 노력해서 제품을 출시한다. 하지만 B2C 시장에서 구매를 결정하는 요인은 제품 디자인, 브랜드 이미지 등 상징적 가치가 중요한 반면 B2B 제품의 경우는 제품의 품질, 기술 수준, 서비스 역량, 관계와 신뢰 같은 실용적 가치가 마케팅 활동의 성패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

5) 고객 관계 관리

B2C 시장에서는 구매자와 판매자 간 관계가 비교적 단기적인 경우가 많지만 B2B 시장은 고객 관리를 통해 관계를 장기적으로 유지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예를 들어, 지속적으로 제품 업그레이드나 기술지원 서비스를 받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장기적인 관계를 유지하는 것이 필요하다. 또는 희소한 부품을 공급받기 위해 단일 공급 업체에만 의존해야 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도 있다. 그렇기 때문에 B2B 시장에서는 고객 관계를 관리하는 것이 B2C 시장에 비해 매우 중요하고 판매자와 구매자 간의 관계가 장기화되는 특징이 있다.


2. B2B2C 마케팅의 부상

B2B 시장은 B2C 시장에 비해 훨씬 다양한 구조를 가지고 있다. 비즈니스 시장의 정의에서도 알 수 있듯이 다양한 시장참여자가 존재하고 있으며, 그들이 시장에서 갖는 목적지향점도 그만큼 다양하다고 볼 수 있다. 비즈니스 시장의 가치사슬(value chain)에서 우리 기업이나 조직이 어디에 위치하고 있는가에 따라 B2B 마케팅 전략의 목표 및 성과도 매우 상이하다.

B2B 마케팅이란 B2B 시장에서 공급 기업이 조직 고객에 자사의 가치를 창출하고 전달하며 교환하는 기업 활동을 말한다. 상대적으로 우리 기업이 가치사슬의 앞 단에 위치하고 있다면 구체적이고 세밀한 마케팅 전략보다는 자사의 제품이나 기술 역량을 활용해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한 노력에 집중해야 할 것이다. 또한 이를 유지 관리하기 위한 네트워킹이나 고객 관리가 중요한 목표가 될 수 있을 것이다. 반면에 상대적으로 가치사슬의 뒤 단에 위치할수록 B2C 시장에 가까워지므로 마케팅 전략의 핵심적인 관점은 전통적인 B2C 마케팅 전략과 유사하게 움직여 갈 것이다. 또한 어떤 산업군에 위치하고 있는가, 경쟁자가 어느 정도 많으며, 그들의 상대적인 경쟁력은 어느 정도인가, 고객사가 얼마나 다양한 니즈와 요구 조건을 가지고 있는가 등에 따라 마케팅 전략에 대한 의사결정 프로세스는 한마디로 정의하기가 더욱 어려워진다.

21세기 디지털 시대의 도래를 맞이해 고객들은 공통적으로 더 많은 선택의 폭과 풍부한 시장 정보를 제공받게 됐다. 한편 비즈니스 시장에 있는 고객들은 더욱 격심한 경쟁 환경하에서 기업과 조직을 운영하고 있다. 따라서 변화하고 있는 시장 상황에 대한 정보를 지속적으로 수집하고 고객의 가치를 반영한 제품이나 서비스를 경쟁사보다 더 효율적이고 효과적으로 출시하는 마케팅 전략은 B2B 시장에서의 성패를 결정하는 중요한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따라서 전략적 사고 없이 단순한 영업 활동이나 경험에 근거한 마케팅 의사결정은 더 이상 지속적인 경쟁 우위를 창출하지 못하게 됐다. 이에 기업이나 조직들은 시장에서 확고한 성공을 거두기 위해선 정확한 지침을 제공하는 전략적 사고와 전략적 마케팅 계획의 도입이 절실히 필요하다는 점을 인식하게 됐다.

디지털 시대의 중요한 특성 중의 하나는 바로 제조업자로부터 최종소비자에 이르는 가치사슬이 점점 단순화되고 속도도 빨라지고 있다는 것이다. B2B 시장과 B2C 시장의 경계가 점차 모호해지고 상호 영향을 주고받는 관계가 형성되면서 두 시장이 서로 다른 프로세스로 움직여 가는 것이 아니라 통합적으로 관리되고 운영되고 있다. 따라서 B2B 시장의 수요는 조직구매자의 수요(primary demand)에만 영향을 받는 게 아니라 최종구매자, 즉 개인소비자의 수요에도 영향을 받는다. 바로 B2B 시장의 특징인 파생 수요(derived demand)에 대한 전략적 중요성이 더욱 강조되고 있다는 말이다. B2B 기업의 마케팅 역량이 이전보다 더 중요해졌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나아가 최근에는 최종 고객의 수요 변동성이 높아지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시장의 불확실성과 트렌드의 변화, 다양한 고객 가치의 등장, 최종 고객 시장의 더 치열한 경쟁 때문이다. 시장 감지 및 대응을 제대로 하지 못할 경우 B2B 기업들의 수익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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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2B 제품은 점점 범용화하고 있으며, 신흥국에서 강력한 경쟁 업체가 등장하면서 가격 하락 압박이 심해지고 있다. 이런 난관을 뚫고 혁신적이고 차별화된 제품을 출시하면 바로 경쟁 업체가 모방한다. 차별화된 신제품 개발도 점점 어려워지고 있는 실정이다. 따라서 B2B 마케팅의 전통적인 요소인 제품의 품질(quality), 비용(cost), 유통(delivery)과 같은 역량만으로는 시장 경쟁력을 획득하고 유지해 나가는 것이 점점 힘들어지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기업 고객과의 관계뿐만 아니라 파생수요에 대한 발견과 고객 가치를 창출하는 일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또한 초경쟁 시대로 인해 B2B 기업의 경쟁 범위와 강도는 증가하고 있다. 즉, 과거에는 B2B 기업들이 주로 지역과 산업의 경계 안에서만 경쟁했지만 최근에는 이 경계가 무너지고 글로벌 소싱(global sourcing) 경쟁이 확산되고 있다. 그렇기에 B2B 기업은 1차 고객인 조직 구매자뿐만 아니라 ‘고객의 고객(customer’s customer)’이라 할 수 있는 최종소비자까지 고려하는 마케팅 전략을 고민해야 한다. 따라서 B2B2C(Business to Business to Consumer) 마케팅에 무게를 두고 B2C 기업보다도 더욱 고객 지향적인 마인드를 갖춰야 한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많은 기업의 B2B 마케팅 접근법이 아직 전통적인 영업 마인드에 머물러 있다. 즉, B2C 시장과 연계된 B2B 시장의 차별적 가치를 찾기보다는 인간관계를 더 중요하게 여기고 있다는 것이다. 1차 고객인 조직 고객의 요구에만 수동적으로 대응하고, 특정 고객에 의존하다가 도태되는 일도 벌어지고 있는 실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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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변하는 시장에 대응하기 위해서 B2B 기업들에는 어떤 마케팅 전략이 필요할까? 고객 중심적 마케팅에 대한 전략적인 이해와 실행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특히 조직 구매자의 개별 상품에 초점을 맞춘 부분 최적화 가치보다는 최종소비자의 수요와 시장 변화를 고려한 마케팅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 즉, 가치사슬 전체를 고려한 최적화 가치를 제공하는 것이 중요하다. B2B 기업들은 B2B 시장에만 초점을 맞춘 마케팅 전략에서 벗어나 기업 가치사슬 관점인 B2B2C 마케팅 역량을 증대시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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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소비자에게 신뢰의 아이콘이 된 ‘시마노(Shimano)’



“어떤 자전거가 좋은 제품인지 모르겠다면 ‘시마노’ 부품이 들어간 것을 사라.”

시마노는 일본의 자전거 부품 전문 회사로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력과 품질을 인정받는다. 시마노는 조총 생산 기술이 발달했던 사카이 지방에서 1921년 창립했다. 조총 제조 기술을 자전거 관련 기술에 접목하면서 자전거 구동계 분야에서 전문성을 인정받는 업체로 성장했다.

자전거 구동계, 휠, 핸들, 시트 포스트, 속도계 등에서 세계 1위 자리를 유지하고 있으며, 특히 구동계의 뛰어난 내구성과 신뢰성, 범용성이 유명하다. 대다수의 고가, 고성능 자전거 브랜드들이 시마노 부품을 사용해 제작되고 있다. 현재의 상황에 안주하지 않고 끊임없이 기술 개발에 노력하면서 2022년 Clarivate 선정 글로벌 100대 혁신 기업에 꼽히기도 했다.

이러한 시마노의 부품은 엄밀히 따지면 완성 자전거 제조업체들이 구매하는 B2B 상품이다. 하지만 소비자들 사이에서도 시마노의 이름은 익히 알려져 있다. 오죽하면 ‘아무것도 모르면 그냥 시마노 구동계가 들어간 자전거를 구입하라’는 말이 있을 정도다.

3. B2B2C 마케팅의 전략적 중요성

그렇다면 B2B 기업에서 고객을 위한 가치 창출을 실행하기 위해 마케팅은 어떠한 활동을 해야 하는가? 또한 이러한 활동이 원활히 작동하기 위해서는 어떤 요건들이 갖춰져야 할까?

기업의 가치사슬이란 그 기업이 가치를 창출하기 위해 실행하는 일련의 활동이라 정의할 수 있다. 이러한 가치사슬의 관점에서 B2C 기업의 마케팅 활동을 조명해 봄으로써 일반적인 B2B 기업과의 차이점을 생각해 보자.

전형적인 B2C 기업에서 마케팅은 제품 개발을 위한 고객 연구부터 제품 정보 제공을 위한 광고/커뮤니케이션, 판매 단계의 판촉 활동, 판매 후 사용 단계의 서비스 활동, 추가 판매를 위한 사후 고객 관리 활동까지 가치사슬 전반에 걸쳐 다양한 가치 창출 활동의 형태로 이뤄진다. B2C 기업의 이러한 활동에 비해 B2B 기업의 가치사슬은 기본적으로 활동이 적고 단순하다. B2B 기업의 고객 가치 창출 활동은 1차 고객인 조직 고객을 위한 가치 창출 활동이 되고, 결국 조직 고객의 니즈를 충족시키는 활동이 중심이 된다. 전형적인 조직 고객들의 표면적인 니즈는 비용 혁신을 통한 원가절감, 비용 증가가 수반하지 않는 맞춤형 산출물 또는 품질 개선, 납기 단축, 추가적인 서비스 등이다. 그래서 B2B 기업의 마케팅 활동도 조직 고객의 니즈에 따라 비용이나 납기, 원가 중심으로 이뤄진다는 문제점을 갖게 된다. B2B 기업이 생산 혁신을 통한 원가절감을 이룬다고 하더라도 고객 가치를 제고하는 데는 제한적인 효과를 얻을 수밖에 없다. 추가적 혁신의 여지는 점점 줄어들고 혁신적인 고객 가치 창출은 더욱 어려워진다.

그래서 B2B 기업은 비용 혁신을 통한 조직 고객 가치 창출보다는 2차 고객인 최종소비자가 느끼는 사용자 가치를 높이는 데 역점을 둬야 한다. 조직 고객의 가치를 높이는 것은 제한적이고 성과도 적을 수밖에 없다. 반면 최종소비자의 가치를 높이는 것은 무제한적이라고 할 수 있다. 이에 따르는 성과도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커질 수 있다.

최종소비자를 위한 가치 창출에 필수적인 활동은 최종소비자들의 미충족 욕구(Unmet Needs)를 찾아내는 고객 연구다. 대부분의 B2B 기업은 최종소비자에 대한 고객 연구 활동이 매우 미흡하거나 전혀 없었다. 당연히 최종소비자 관점의 고객 가치 창출 활동 역시 미약할 수밖에 없었다. 여기서 B2B 기업들이 노력할 가장 중요한 과제가 도출된다. 최종사용자/소비자를 위한 가치를 높이기 위해 그들의 미충족 욕구를 찾아내기 위한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는 것이다. 다음으로 그렇게 확보한 고객에 대한 인사이트를 실질적인 사용 가치로 구현하는 상품/서비스 개발 및 생산 활동이 필요하다. 그리고 창출해 낸 사용 가치에 대한 정보를 조직 고객에 제공하는 대(對)고객 커뮤니케이션 활동과 실제 상품/서비스 제공을 통한 2차 고객 대상의 가치 전달 활동도 함께 이뤄져야 한다.

조직 고객의 핵심 니즈는 무엇일까? 이는 앞에서 설명한 ‘고객의 고객’인 최종소비자에 대한 니즈와 연결돼 있다. 이 니즈는 조직 고객 구매센터의 니즈 배후에 있는, 가치사슬 전반의 핵심적인 문제가 될 수도 있다. 당연히 이 니즈는 보통 고객사 스스로 고민하는 이슈다. 그러나 B2B 기업이 조직 고객과의 협업을 통해 충족시킬 수 있는 여지가 분명 존재한다. 만약 B2B 기업이 선제적으로 고객사의 이런 니즈를 충족시킬 경우 어떤 효과가 발생할까? 새로운 수요가 발생하고, 고객사의 성과 창출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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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2B 기업이 고객사의 고객의 니즈를 발견하고, 고객사의 성과에 도움이 되는 솔루션을 제공해준다면 강력한 경쟁 우위를 확보하게 된다는 얘기다. 그러려면 최종소비자의 니즈를 발견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소비자가 제품을 구매한 후 어떤 용도로 사용하는지를 잘 파악해야 한다. B2B 기업의 고객사가 제품을 구매하고 활용하는 방법은 실제로 그 제품을 직접 사용하는 최종소비자와는 차이가 있을 수 있다. 대부분의 B2B 기업은 고객사에 대해선 많은 정보를 가지고 있어도 실제 최종사용자들에 대한 정보와 이해는 매우 부족한 게 현실이다. 사례를 하나 살펴보자.

카디널헬스(Cardinal Health)는 최종사용자들의 니즈를 발견해 성공한 대표적인 기업이다. 이 회사는 미국의 의약품 도매상인데 고객사인 병원이 안전한 약품 관리와 재고 관리에 대한 니즈를 갖고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병원의 고객인 환자와 보호자들은 병원이 충분한 인력을 확보하길 원한다는 사실 또한 감지했다.

이 회사는 고객사의 니즈에 맞게 시장을 재구성했다. 병원에 의약품 관리를 자동화하는 기계를 도입한 것이다. 그러자 자동 주문과 재고 관리가 가능해졌다. 환자들 또한 병원 인력 부족에 대한 불만을 해소할 수 있게 됐다. 고객사의 니즈, 최종 고객의 니즈를 함께 발견해 고객사가 궁극적으로 원하던 바를 효과적으로 충족시켜주며 관계를 강화한 것이다. 또한 다른 유통도매상과는 구별되는 차별화된 가치도 제공하게 됐다. 카디널 헬스는 1차 기업 고객이 아닌 최종사용자 관점으로 시장을 재구성했을 때, 시장에 침투하고 성장할 수 있다는 마케팅 전략을 일찌감치 파악한 것이다.

이렇게 고객사의 고객인 최종소비자를 이해하고 니즈를 충족하는 B2B 기업의 가치는 우월해진다. 고객사의 고객이 명시적으로 표현하지 않은 미충족 욕구를 다양한 관점에서 분석해야 한다. 차별적 경쟁력을 가질 수 있는 핵심적 요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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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개발자를 사로잡은 엔비디아(NVID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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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PU는 그래픽과 같은 특화된 연산을 빠른 속도로 수행하는 병렬연산 프로세서다. 인공지능(AI) 모델에서는 병렬연산 속도가 성능을 결정하기 때문에 CPU보다 GPU가 더 중요한 역할을 수행한다. GPU 시장은 현재 엔비디아가 독점하고 있으며 AI 클라우드 서버의 97% 이상이 엔비디아 GPU를 사용한다.

재미있는 것은 GPU를 직접 활용하는 하드웨어/서비스 업체는 물론 이들의 B2C 고객인 AI 개발자들도 엔비디아의 GPU가 탑재된 서버, 클라우드 서비스를 절대적으로 선호한다는 점이다. 이유는 AI 개발자들이 AI 칩을 쉽게 활용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엔비디아의 무료 소프트웨어 ‘쿠다(CUDA)’의 존재 때문이다.

쿠다는 딥러닝, 선형대수 등의 수학 연산, 신호처리 및 병렬 알고리즘을 지원하는 요소들을 가지고 있는 소프트웨어다. 뛰어난 사용성과 범용성의 제품이 무료로 제공되면서 AI 개발자들에게 쿠다는 없어선 안 되는 표준과 같은 존재로 자리매김했다. 최종소비자인 이들이 AI 모델 구동/제어 언어로 쿠다를 선호하자 자연스레 기타 GPU는 외면을 받게 됐다. 엔비디아 GPU는 주문부터 구매까지 12개월 이상이 걸릴 정도로 절대적인 인기를 구가하고 있다. 최종 고객인 AI 개발업자들의 숨겨진 니즈를 찾아내고, 이에 최적화된 소프트웨어를 제공함으로써 GPU 시장에서 독보적인 존재감을 확보한 것이다.

4. B2B2C 마케팅 실행 전략

최종소비자의 가치 창출을 위한 마케팅 활동이 B2B 기업에서 활성화되고 성과를 내기 위해서는 어떠한 요건이 갖춰져야 하는가? B2B 기업에서 고객 가치 창출을 위한 마케팅 활동의 종착점이 되는 구체화된 목표, 실행을 위한 마케팅 전략과 마케팅 믹스, 마케팅 활동을 위한 실행 프로세스, B2B 기업의 마케팅 기능을 담당할 조직, 실행을 담당할 조직의 마케팅 실무 역량, 새로운 마케팅 활동의 성과 측정 체계와 성과에 따른 보상, 시스템 구성 등이 반드시 필요하다.

B2B 기업이 위에 나열한 요건들을 갖춰 나아가기 위해서는 조직적이고 체계적인 접근이 필요하다. 진행해야 할 일의 중요도와 시급성의 정도에 따라 순서를 정하고, 순차적이고 단계적으로 시행해야 한다. 이를 통해 작은 성공에서 궁극적인 성공으로 나아가는 선순환 과정을 만들어 나가야 할 것이다. 외부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경영 진단을 통해 자사 마케팅 실태와 역량을 냉정하게 파악하고 나아갈 방향에 대한 큰 그림을 그려야 한다. 앞서 제시한 필수 요건과 수행해야 할 활동을 포함한 마케팅 로드맵을 구축하는 것도 바람직한 방법이다.

그 이후에는 이를 조직 내에서 흡수하고 체화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의사가 약물요법과 운동요법을 처방해 주는 것으로 환자의 건강이 좋아지는 건 아니다. 환자가 의사의 지시에 따라 약 먹는 방법과 시간을 지키고 자신에게 맞는 운동법과 식이요법을 병행해 가는 것이 건강 증진을 위해 꼭 필요하다. 건강을 중요시하는 환자의 마음가짐과 이에 따른 실천이 가장 중요한 요소일 수 있다. 마찬가지로 B2B 기업에서 마케팅 관련 활동을 하는 주체인 마케팅 및 영업조직 직원들이 고객중심적 마케팅 마인드를 갖도록 하는 것이 무엇보다 선행돼야 할 일이다.

자사 상품의 생산 및 유통 과정, 전반적인 시장 상황, 경쟁 상황 등에 대해 파악해 자신이 하는 일을 넘어서서 회사 전체 마케팅에 대한 넓은 시야를 갖도록 해야 하고, 일반적인 마케팅 및 경영 교육도 강화해야 한다. 교육 과정에서 처음 제시된 목표를 토론과 참여를 통해 직원들 각자가 자기 것으로 만들고, 자신의 목표와 팀의 목표를 기업 전체의 목표와 조화시켜 나가는 과정이 필요하다. 직원들의 적극적인 참여하에 새로운 목표를 세워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이러한 목표를 이루기 위한 과정을 직원들이 만들고 채워 나갈 수 있고, 실행에 옮길 수 있어야 제대로 된 B2B2C 마케팅 활동을 기대할 수 있다.

성공적인 B2B2C 마케팅 전략의 설계와 실행을 위해서는 우리의 ‘고객’을 넘어서 ‘고객의 고객’ 시장의 변화를 감지하고 선제적인 제품과 서비스를 제공해야 한다. 이 미션을 성공하는 기업이나 조직이 경쟁에서 승리할 확률이 높아질 것이다. 비즈니스 시장도 결국은 가치사슬의 가장 끝단에 존재하는 일반 고객을 이해하고 만족시키지 못하면 사업의 지속가능성을 유지해 가기 힘들다. 가치사슬 관점에서 ‘고객의 고객’에 대한 이해를 높여가는 기업이나 조직은 시장의 변화를 선도하고 예측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추게 될 것이며 이는 곧 마켓센싱(market sensing)에 대한 가치를 선제적으로 발휘하는 결과로 돌아올 것이다. 시장을 선도할 수 있는 패러다임을 인지하고 선제적인 제품이나 서비스를 시장에 제공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출 수 있다는 의미다.

B2B2C 마케팅은 바로 이러한 관점에서 비즈니스 시장에 있는 기업이나 조직에 시사점을 제공할 수 있다. ‘고객의 고객’ 시장으로 상징되는 가치사슬의 확장을 통해 시장의 개념을 넓게 바라보기를 바란다. 여기서 차별화와 혁신의 아이디어를 얻게 될 것이다. 모든 마케팅 전략의 출발점 역시 바로 ‘개인 고객’이라는 점을 상기하자. 더불어 B2B 기업의 고객 가치 창출을 위한 마케팅 전 과정에서 최고경영자의 혁신 의지와 전폭적인 지원이 필수라는 점도 잊어선 안 된다. 기업 경영과 관련된 모든 변화 과정이 그렇듯 최고경영자가 변화의 필요성을 느끼지 않는다면 그 기업의 마케팅 전략은 변화할 수 없다.
  • 김영찬 김영찬 | 연세대 경영학과 교수

    김영찬 연세대 경영학과 교수는 연세대 글로벌교육원, 상남경영원, 미래교육원장을 역임했고 현재 경영대학에서 AMP와 EMBA 과정 주임교수를 맡고 있다. 연세대 상경대학을 졸업하고 미국 미시간대에서 Biostatistics 석사와 계량마케팅 분야 박사 학위를 받았다. 데이터에 기반한 소비자의 제품 선택모형을 개발하고 시장구조를 분석해 마케팅 전략을 수립하는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한국소비자학회장, 한국마케팅학회장을 지냈고 한국광고학회 이사로 활동 중이다.
    youngkim@yonsei.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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