챗GPT와 같은 생성형 AI 도구가 대중화되면 크리에이터 이코노미는 다시 한번 큰 변혁기를 맞이할 수 있다. 챗GPT의 등장은 AI가 인간의 창작 파트너가 돼 ‘누구나 크리에이터가 되는 시대’를 예고하고 있다. 생성형 AI 대부분은 챗GPT와 같은 대화형 인터페이스로 복잡한 동작 원리를 몰라도 누구나 사용할 수 있고, 친구에게 요청하듯 만들고 싶은 콘텐츠 주제를 문장으로 입력하면 작문과 드로잉, 작곡이 가능하다. 이런 생성형 AI의 편의성과 효율성으로 인해 크리에이터 시장은 앞으로 더욱 활기를 띨 전망이다.
2016년 구글의 딥마인드(DeepMind)가 개발한 인공지능(AI) 알파고가 등장했을 때 지적 노동을 동반한 많은 일자리가 AI로 대체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당시만 해도 예술과 콘텐츠 창작 분야의 일자리는 AI가 대체하지 못할 것이란 생각이 지배적이었는데 지금은 상황이 달라졌다. 챗GPT를 비롯한 생성형 AI의 등장으로 작가, 화가, 사진가, 조각가, 작곡가와 같은 창작 분야 일자리도 생성형 AI로 대체될 수 있다는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콘텐츠 창작 분야에서 생성형 AI는 콘텐츠 기획부터 제작, 편집 등의 전 과정에서 인간을 보조할 수 있다. 텍스트, 이미지, 목소리 등 다양한 제작 도구가 상용화되고 있기 때문에 이 도구를 조합해 글, 음악, 사진, 일러스트, 웹툰, 영상 등 다양한 장르의 콘텐츠를 만들 수 있다. 실제로 챗GPT를 각본과 연출에 활용한 첫 번째 영화 ‘세이프존(The Safe Zone)’이 만들어졌다. 또한 이미지 생성 AI 미드저니(midjourney)로 샘플을 그린 후 크리에이터의 보정과 편집 과정을 거친 작품 ‘스페이스 오페라 극장(Theatre D'opera Spatial)’은 2022년 8월 미국 콜로라도 주립 박람회 미술대회에서 디지털 아트 부문 1위에 올랐다. 미국 뉴욕 현대미술관(MoMA·모마)이 소장한 근현대 미술 작품 데이터를 AI가 학습한 후 재해석해 시시각각 다른 이미지를 생성하는 AI 아트 작품 ‘비(非)지도(Unsupervised)’도 화제를 모았다. 이는 모두 생성형 AI를 활용한 창작물이다.
이런 콘텐츠들의 제작 과정을 살펴보면 AI를 활용한 창작 방식의 특징을 확인할 수 있다. 첫째, 아이디어를 주고받는 파트너로 AI를 활용해 창작 과정에서 인간의 사고 과정을 촉진한다. 둘째, 생성형 AI를 활용해 새로운 스타일의 콘텐츠를 생성한다. 셋째, 창작 주제에 맞는 샘플들을 빠르게 제작하는 조수로 활용해 제작 공정과 시간을 단축한다. 여기서 AI가 제작할 콘텐츠에 관한 내용을 입력하고 샘플 결과물을 조합, 편집해 창작물의 완성도를 높이는 작업은 인간의 몫이다. 현재까지 생성형 AI 기술은 콘텐츠 내용에 대한 진위를 판별하지 못하고 편향된 내용도 거를 수 없기에 윤리적 책임 또한 콘텐츠를 만든 아티스트나 크리에이터에게 있다. 따라서 현재 생성형 AI 기반 창작 소프트웨어 기술과 활용 양상을 살펴보면 AI는 창작 과정의 일부를 보조해 크리에이터의 생산성과 표현력을 높이는 방향으로 활용되고 있다.
박인영inyoung.park@cufs.ac.kr
사이버한국외대 마케팅경영학과 교수
필자는 연세대에서 심리학, 경영학 학사와 동 대학 커뮤니케이션대학원에서 석사 학위를 받았다. 삼성전자 생활가전사업부에서 글로벌 마케팅 담당으로 근무했다. 저서로는 『크리에이터 이코노미』(발간 예정)가 있다. 주요관심분야는 디지털 콘텐츠 마케팅, 크리에이터 이코노미, 사용자 경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