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올드&] 한국인 80% “살던 곳서 노후 희망”
건설사, 고령자 맞춤형 서비스 확대
AI 주차-무인셔틀로 이동편의 돕고
비대면 진료에 로봇 택배까지 척척
최근 건설사들이 시니어 입주민을 고려해 인공지능(AI)과 로봇 등 스마트 기술을 결합한 아파트 단지 내 이동 편의 서비스를 선보이고 있다. 위쪽부터 현대건설의 자율주행 배송로봇과 무인셔틀, 삼성물산 건설부문의 래미안 AI 주차장. 각 사 제공
최근 시니어들의 생활 방식으로 주목받는 트렌드 중 하나가 AIP(Aging In Place)다. AIP는 고령자가 스스로 선택한 거주지에서 기존의 익숙한 관계를 유지하며 나이 들어가는 것을 말한다. 즉 요양원 등 노인을 위해 만들어진 분리된 공간이 아닌 원래 살던 곳에서 노후를 보내고 싶어 하는 경향을 가리킨다.
올해 9월 발표된 2025 KB골든라이프 보고서 ‘한국인의 노후 준비와 집의 의미’에서 20대부터 70대 이상까지 3000명을 대상으로 설문한 결과, ‘내가 살던 집이나 동네에서 계속 살고 싶다’는 의견에 80.4%가 동의했다. 2023년 66.1%보다 14.3%포인트 올랐다.
● 살던 곳에서 노후까지… AIP 트렌드 확산
지난해 발표한 국토연구원 자료에 따르면 고령자 AIP를 위해 필요한 주요 서비스로 주택 유지·관리 서비스와 편리한 생활을 위한 주택환경 개조가 꼽혔다. 국토연구원은 “주택 유지·관리와 주택 개조 등 주거에 대한 지원이 중요하며 지원 대상 확대와 60∼80대 연령별 특성, 도시와 군 지역의 특성을 고려한 차별화된 지원 방식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최근 건설사들도 이 같은 AIP 트렌드를 염두에 두고 고령 입주민을 고려해 로봇과 인공지능(AI) 등 스마트 기술을 활용한 주택 공급에 나서고 있다. 이동이나 자동화 서비스, 헬스케어 기술을 주택에 접목해 영올드가 노후에 스스로 생활을 꾸려 나갈 수 있도록 할 수 있다.
대표적인 것이 원격의료, AI 챗봇 등을 활용한 헬스케어 서비스다. 이달 5일 현대건설은 원격의료 솔루션 전문기업 솔닥과 공동주택 입주민을 대상으로 온·오프라인 헬스케어 서비스를 개발하기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이번 협약으로 AI 챗봇 기반의 맞춤형 건강관리 콘텐츠, 헬스케어 데이터 연계 서비스 모델 등 다양한 신규 서비스를 발굴할 예정이다. 스마트 의료 기반의 원격 건강 관리 솔루션은 입주민의 건강 데이터와 라이프스타일을 통합 분석하고 AI 챗봇으로 상담도 진행할 수 있다. 해당 서비스는 현대건설 아파트 브랜드 디에이치 플랫폼인 마이디에이치 애플리케이션(앱)과도 연동할 계획이다.
특히 고령 입주민을 위한 건강 돌봄 서비스로 제공하기 위해 AI 챗봇과 비대면 진료 서비스를 연계했다. 이를 통해 장기적인 건강 모니터링 결과를 기반으로 의료 상담이 필요할 때 전문의 상담 예약까지 한 번에 가능할 수 있게 설계할 방침이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디지털 의료 환경에 익숙하지 않은 고령층도 집 안에서 쉽고 안전하게 의료 서비스를 경험할 수 있는 체계를 구축할 것”이라고 했다.
앞서 GS건설도 통합 서비스 앱 자이홈을 통해 비대면으로 입주민에게 맞춤형 건강 관리 보고서를 제공하는 서비스를 개발했다. HDC현대산업개발은 송파한양2차 재건축 사업에서 AI를 기반으로 한 건강 특화 서비스를 제시하기도 했다.
● AI·로봇 기술 아파트에 접목해 입주민 편의↑
입주민들의 이동 편의를 돕는 기술도 도입되고 있다. 이달 18일 삼성물산 건설부문은 서울 서초구 ‘래미안 원페를라’에 래미안 AI 주차장을 도입했다. AI 기술과 결합해 입주민의 주차 데이터를 분석하고 선호하는 주차 위치나 거주동과 가까운 곳을 추천하는 서비스를 제공한다. 주차 위치는 집 안에 설치된 월패드와 삼성물산의 홈 플랫폼 홈닉 앱으로 확인할 수 있다.
현대건설은 올 9월 압구정2구역 재건축 사업에 제안한 로봇 친화형 아파트 모델을 제안했다. AI 플랫폼이 적용된 로봇이 단지 내에서 자율적으로 움직이면서 입주민의 생활을 돕는 구조다. 단지 내부에는 현대차·기아의 모빌리티 서비스 플랫폼 셔클을 적용한 무인 셔틀을 운영할 예정이다. 셔클은 실시간 승객 수요에 따라 노선과 운행 시간을 조정할 수 있다.
이 외에도 현대건설은 8월 준공한 ‘디에이치 대치 에델루이’에 자율주행 로봇 배송 서비스도 선보였다. 로봇 전문 스타트업 모빈과 공동 개발한 자율주행 로봇 배송 서비스로, 단지 입구에서 엘리베이터를 타고 집 앞 현관까지 식음료와 택배 물건을 배송해 준다.
정순둘 이화여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AIP는 집을 넘어 지역사회에 거주하는 개념으로 확대되고 있다”며 “앞으로도 고령자에게 맞는 주거와 커뮤니티 서비스 수요가 확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임유나 기자 imyou@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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