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계는 사람 눈에 보이지 않을 정도의 아주 미세한 결점도 단숨에 잡아낼 수 있습니다.”
지난달 30일 베트남 빈프억 성에 있는 한세실업 C&T VINA 3공장 안. 이 기계의 기술 개발자인 응우옌 반 다이 씨(27)가 한세실업이 시범적으로 도입한 인공지능(AI) 원단 결점 검사 기기를 소개하며 이렇게 말했다.
이날 이 기계는 285m짜리 원단을 2분여 안에 검사하며 총 113개의 불량을 찾아냈다. 이 중 대다수는 육안으로 발견해내기는 힘든 먼지 크기 정도의 오인쇄였다. 그는 “이 안에는 8대의 카메라 세트가 들어있고 그 안의 센서가 불량을 감지한다”며 “센서가 오염이나 인쇄 불량 등 사람이 보기 힘든 부분을 일관성 있게 잡아내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세실업이 미국 관세 리스크를 완화하기 위해 2026년 3분기(7~9월) 과테말라에 수직계열화 공장을 가동하는 가운데, 해당 공장에도 이같은 ‘스마트 설비’를 적극 도입한다고 3일 밝혔다.
과테말라 미차토야 지역에 들어서게 될 공장은 원사, 원단, 봉제를 아우르는 수직계열화 공장이다. 총 부지 면적은 50만㎡로 투자 금액은 3억 달러(한화 4286억 원)다. 2027년까지 16만㎡를 우선 증축하고 이후 2028년까지 증축한다는 방침이다. 2026년 3분기(7~9월)부터 가동되는 물량은 염색 기준 화학섬유 하루 3만kg, 면방 1만 kg 정도다. 완공될 경우 하루 최대 7만kg(화섬 5만, 면방 2만kg)을 염색할 수 있게 된다.
한세가 과테말라에 적극 투자하는 이유는 관세와 더불어 리드타임(납품소요시간)까지 줄일 수 있는 ‘일석이조’ 효과를 볼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김영조 C&T 중미사업전략 이사는 “과테말라의 대미 상호관세는 약 10%대 수준으로 베트남(20%)보다 상대적으로 낮다”며 “최근에는 시장의 상황을 보고 컬러와 스타일을 정하는 방식이 늘어나면서 니어쇼어링에 대한 바이어의 요구도 있었다”고 설명했다. 과테말라에서 미국으로 납품하게 될 경우 항만 기준 최대 11주가 걸리는 아시아 대비 6주를 단축시킬 수 있다.
과테말라 공장에서는 화학섬유 소재의 요가복, 러닝복 등 액티브웨어를 주로 제작할 예정이다. 문제는 인건비다. 과테말라의 경우 인건비가 베트남 대비 높다. 이에 한세실업은 디자인을 보다 단순화해 의류를 대량생산하는 방식을 고려하고 있다. 이를 위해 판매품질관리(QC) 공정에 베트남 C&T 3공장에 시범 도입한 것과 같은 AI시스템을 적극 도입할 방침이다. 한세실업 관계자는 “과테말라에서는 완제품 검사에서 AI를 활용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라며 “로봇을 이용해 원단을 자동 포장해 배송하는 등의 자동화 시스템도 구축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김익환 한세실업 부회장은 “중남미에 대한 과감한 투자가 향후 몇 년간 더 많은 매출과 성장성을 견인할 수 있는 기반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며 “수직계열화와 디지털 공급망 강화, AI기술을 활용한 디지털 친환경 공급망 등으로 지속 가능한 성장을 구축해 나가겠다”고 했다.
쩐탄=이소정 기자 soj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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