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봇이 산업의 핵심 인프라로 자리 잡고 있다. 오는 11월 5일부터 8일까지 일산 킨텍스에서 열리는 ‘2025 로보월드’는 이런 변화를 가장 선명하게 보여주는 무대다.
20주년을 맞은 로보월드는 350여 개 기업이 참여해 제조·물류를 비롯해 휴머노이드, 피지컬AI, 전력제어 등 로봇 생태계 전반의 혁신 기술을 선보인다. 단순한 기술 전시를 넘어, 로봇이 바꾸는 산업 구조를 한눈에 조망할 수 있는 장이 될 예정이다. 생산·물류 라인부터 인프라, 서비스 산업 등 산업 현장에서 가장 주목 받고 있는 실 제품들이 시연된다.
특히 ▲일체형 구동 모듈 ▲로봇 제어 풀 스택 솔루션 ▲협동 로봇 기반 자동화 라인 ▲로봇 툴링·조리·물류 등 실사용 데모 등 ‘구동-제어-응용’을 아우르는 전방위 기술이 총출동한다.
본격적인 개막을 앞두고 올해 로보월드를 빛낼 주요 기업들을 소개한다. (ㄱㄴㄷ순)
알에스오토메이션, 핵심 부품 제어 솔루션 데모 선보인다
D8와 CSD7 서보 드라이브 제품군. 알에스오토메이션 제공
알에스오토메이션(대표 강덕현)은 2010년 출범 이후 스마트 팩토리에 적용되는 관련 부품을 개발해 왔다. 알에스오토메이션의 주력 전방 산업은 휴머노이드 로봇·스마트제조, 방산, AI 데이터센터 전력 인프라 시장에 주력하고 있다.
알에스오토메이션은 특히 제어 구동 모듈 분야에서 자체 개발 역량을 확보하고 있다. 컨트롤러, 서보드라이브, 엔코더, 스마트튜닝 소프트웨어를 자체 기술로 수직 통합해 ‘모션 제어 풀 스택’을 구축했다. 통합 공급이 가능해 제품 성능, 원가, 납기, 커스터마이징을 모두 최적화할 수 있는 게 강점이다. 최근에는 휴머노이드와 방산 로봇 등 고정밀 제어가 필요한 산업에서 핵심 부품으로 주목받고 있는 모터·드라이브·엔코더·AI 알고리즘을 통합한 일체형 구동 모듈(스마트액추에이터) 개발을 추진 중이다.
이번 로보월드에선 완제품 로봇이 아닌, 로봇의 심장과 두뇌 역할을 하는 핵심 부품군, 서보드라이브, 모션제어기, PLC, I/O 제품을 중심으로 로봇 및 스마트팩토리의 구동 구조를 시각화한 제어 시스템 시연을 진행한다.
추후 풀 스택 모션제어, 센서 국산화, 전력 제어 등 세 축을 패키지로 제시해 휴머노이드·방산 분야에서는 로봇 본체 및 구동계로, 데이터센터 분야에서는 전력 인프라의 핵심 모듈 공급자로 포지셔닝을 강화한다는 구상이다.
34년 기술력으로 ‘로봇의 심장’ 감속기 만드는 에스피지
다양한 SH 감속기 제품군. 에스피지 제공
인천 남동구에 있는 에스피지(SPG·대표 여영길) 는 올해로 창립 34주년을 맞았다. 에스피지는 1991년 설립 이후 30년 넘게 기어드모터와 정밀감속기 분야를 개척해 온 구동 기술 전문기업으로, 협동 로봇의 관절부터 산업용 로봇 팔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용도와 크기의 감속기를 생산한다.
여영길 에스피지 대표는 “1991년 창업 당시만 해도 일본 제품이 시장을 완전히 장악하고 있었다”며 “창업자인 이준호 회장이 일본 업체를 만난 후 토종 감속기 개발을 결심했다”고 말했다. 당시만 해도 감속기를 비롯해 핵심 부품이 전량 수입에 의존하고 있었다는 것이다.
이후 연구개발 끝에 에스피지는 2002년 상장 기업으로 성장했고, 현재 국내에서 유성형·하모닉형(SH)·RV형(SR) 등 3종의 정밀감속기를 모두 양산할 수 있는 유일한 기업으로 자리 잡았다. 세 가지 감속기를 모두 생산할 수 있는 기업은 전 세계적으로도 손에 꼽힌다.
2021년부터는 로봇용 정밀감속기를 상용화해 시장을 빠르게 확장하고 있다. 레인보우로보틱스와 파트너십을 맺어 협동 로봇과 휴머노이드 로봇에 탑재되는 감속기를 전량 공급 중이며, 이외에도 코카콜라, GE, 스트라이커 등 글로벌 기업을 고객사로 확보했다. 2024년 기준 해외 매출 비중이 77%에 달할 만큼 해외 시장에서도 입지를 넓히고 있다. 일본 제품과 품질은 비슷하나 공급 속도와 가격 경쟁 면에서 월등히 앞선다는 평가를 받는다.
최근에는 로봇용 ‘통합형 액추에이터’ 출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에스피지는 올해 5월 미국 디트로이트에서 열린 ‘오토메이트 2025’ 전시회에서 국내 최초로 휴머노이드용 액추에이터를 선보이며 시장 진출 가능성을 확인했다.
여 대표는 “감속기는 로봇이 정확하고 부드럽게 움직일 수 있게 하는 핵심 부품”이라며 “우리가 만든 감속기 하나하나가 로봇 시대를 현실화한다는 자부심과 책임감으로 일하고 있다”라고 강조했다.
코라스로보틱스, 세계 최초로 구현한 로봇 툴 자동 교체 기술
코라스로보틱스가 개발한 ‘그리퍼’ 라인업. 코라스로보틱스 제공
2022년 설립된 코라스로보틱스(대표 송재복)은 로봇 팔과 관련된 종합적인 솔루션을 제공하는 기업이다. 고려대에서 국내 20여 개 기업에 기술을 이전하는 등 다년간 현장에서 인정받은 기술력을 바탕으로 설립됐다.
코라스로보틱스의 핵심 기술은 로봇 작업 중 필요한 도구를 자체적으로 교체하고 활용하는 ‘로봇 툴링 시스템’이다. 세계 유일한 시스템으로 인정받아 국제 특허를 확보하기도 했다. 사람 손과 손가락에 해당하는 ‘그리퍼’와 ‘핑거’를 다양하게 갖추고 있으며, AI 기반의 소프트웨어가 작업에 적합한 도구의 종류와 파지점까지 자동으로 선택해 준다.
현재 의료 로봇, 협동 로봇, 양팔 로봇 등 자체적인 툴링 솔루션, 자동화 솔루션, 로봇 솔루션을 적용한 ‘고객 맞춤형 로봇’을 국내 20여 개사에 공급하고 있다. 내년부터는 동남아시아를 필두로 유럽, 미국까지 해외 시장 진출을 본격적으로 준비 중이다.
코라스로보틱스는 “사람 손을 대체할 수 있는 서비스 로봇 솔루션의 최강자가 되겠다”는 포부로 연구개발을 이어가고 있다. 이번 로보월드 현장에서는 로봇 툴링, 요리 자동화, 중력 보상 로봇, 빈피킹, 양팔 로봇 등을 선보일 예정이다.
푸른기술, ‘심포니(Symphony)’ 필두로 협동 로봇 자동화 솔루션 선보여
푸른기술의 협동 로봇 라인업. 푸른기술 제공
협동 로봇 및 로봇 솔루션 전문기업 푸른기술(대표 함현철)은 이번 로보월드에서 협동 로봇 ‘심포니(Symphony)’를 중점으로 협동 로봇 자동화 솔루션을 선보인다.
심포니는 푸른기술에서 순수 국내 기술로 개발한 협동 로봇이다. 1997년 설립된 푸른기술은 정밀 메카트로닉스 및 컴퓨터 비전 기반 인식 기술을 바탕으로 금융 자동화, 역무 자동화 및 실생활과 밀접한 다양한 자동화기기를 개발해 왔다. 지난 2007년 코스닥에 상장했으며 최근 협동 로봇으로 사업을 적극 확장하고 있다.
이번 로보월드에선 푸른기술의 플래그십 모델 5종 ‘SYMPHONY-5, 10, 15, 25, 40’을 만날 수 있다. 모델에 표기된 숫자는 모델별 가반하중으로, 로봇이 들 수 있는 최대 무게를 의미한다. 다양한 선택지로 산업별 맞춤형 솔루션 제공이 가능하다.
각 모델에는 사용자가 직접 로봇을 가동하며 학습할 수 있는 ‘직접 교시(Direct Teaching)’ 기능, 버튼 하나로 동작을 제어할 수 있는 ‘콕핏(Cockpit)’ 기능과 직관적인 사용자 인터페이스, 고충격 내성을 고려한 설계 등이 적용됐다.
특히 ‘심포니 40’은 ‘중력 보상(Gravity Compensation)’ 알고리즘이 적용돼 고중량 작업에서도 균형적인 동작을 유지하는 제품이다. 푸른기술 관계자는 “기존 협동 로봇은 주로 경량 작업에 한정돼 있었다”며 “현장 작업자의 부상 방지나 안전을 담보할 수 있는 솔루션으로 시장 확대를 기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더불어 “협동 로봇 사업을 본 궤도에 올리기 위해 지속해서 라인업을 확대하고 있다”며 “이번 로보월드 전시회를 통해 로봇 및 로봇자동화 솔루션 시장에서의 입지를 강화해 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푸른기술은 제조 현장뿐만 아니라 물류, F&B, 의료 등 다양한 전문서비스 분야로 사업을 확장해 나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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