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메모리 수요 확대·DS부문 회복이 실적 견인
삼성전자 서초사옥 /뉴스1
삼성전자는 14일 2025년 3분기 연결기준 잠정실적을 발표했다. 매출은 86조 원, 영업이익은 12조1000억 원으로 전기 대비 각각 15.3%, 158.6% 증가했다. 전년 동기와 비교해도 매출은 8.7%, 영업이익은 31.8% 늘었다.
1월부터 9월까지 누적 기준으로는 매출 239조7100억 원, 영업이익 23조4600억 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누계(매출 225조800억 원, 영업이익 26조2300억 원)와 비교하면 매출은 6.5% 늘었고 영업이익은 10.6% 줄었다.
이번 분기 영업이익은 2022년 이후 3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으로 업황 침체를 겪은 최근 실적 흐름 속에서는 어닝서프라이즈로 평가받는다.
이번 실적의 가장 큰 배경은 DS(디바이스솔루션) 부문 실적 회복이다. 글로벌 인공지능(AI) 확산으로 고대역폭메모리(HBM) 수요가 급증하면서 메모리 반도체 가격이 반등했고 주요 고객사 서버용 DRAM·낸드 수요도 회복세를 보였다는 분석이다.
업계에서는 DS 부문 영업이익이 5조~6조 원 안팎에 달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는 HBM3E 등 고부가 메모리 제품 비중이 확대되면서 제품 믹스가 개선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또한 HBM 생산 효율화와 함께 파운드리(위탁생산) 부문 가동률이 높아지며 적자 폭이 축소된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AI 반도체용 메모리 수요가 예상보다 빠르게 늘면서 DS 부문이 전체 실적 절반 이상을 차지한 것으로 추정된다”면서 “삼성전자가 HBM3E 공급 확대에 이어 차세대 HBM4 양산 준비까지 진행 중인 점이 향후 실적에도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는 3분기 DX(디바이스경험) 부문 영업이익이 약 3조 원 수준에 달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7월 출시된 갤럭시 Z폴드6·Z플립6 등 프리미엄 스마트폰 신제품 효과와 생활가전 부문 원가 안정이 맞물리며 수익성이 개선된 것으로 풀이된다. TV·생활가전 등 소비자 제품군 역시 환율 효과와 비용 효율화에 힘입어 전 분기 대비 실적이 소폭 개선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증권가에서는 4분기 삼성전자 영업이익을 10조~11조 원 수준으로 전망하고 있다. 특히 반도체 업황 회복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제기된다. AI 서버 수요 확대에 따른 HBM 및 DDR5 메모리 출하 증가가 예상되는 가운데 미국과 유럽 주요 클라우드 사업자 주문이 유지될 경우 메모리 가격 안정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다만 HBM4 조기 양산 준비 등 신규 투자 확대가 단기 비용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도 나온다.
연말에는 스마트폰과 가전 등 소비자 제품 수요가 계절적으로 둔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일부 메모리 가격 조정 가능성도 남아 있어 4분기 영업이익 증가 폭은 3분기보다 완만할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황소영 기자 fangs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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