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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AI 슈퍼사이클’ 올라탄 삼성전자, 13분기만의 최대 흑자

동아일보 | 업데이트 2025.10.14
3분기 영업이익 12.1조원…전년대비 31.8% 증가
AI 경쟁으로 수요 뛰면서 메모리 가격 크게 올라
발목 잡던 HBM도 엔비디아 납품 등 정상화 궤도
삼성전자가 올해 2분기 실적을 발표한 31일 서울 삼성전자 서초사옥에 삼성깃발이 바람에 휘날리고 있다. 이날 발표된 삼성전자 올해 2분기 연결 기준 매출은 74조5663억원, 영업이익 4조6761억원의 실적을 기록했다. 전년 같은 분기 대비 매출은 0.67%, 영업이익은 55.23% 하락했다. 2025.07.31 뉴시스


삼성전자가 3분기(7~9월) 시장 예상치를 크게 웃도는 잠정실적을 발표했다. 인공지능(AI)발 반도체 수요 폭증 덕분에 서버용 메모리 판매가 크게 늘었고 그동안 부진했던 고대역폭메모리(HBM) 실적이 하반기(7~12월) 들어 살아난 결과다. 폴더블폰 신제품이 흥행한 영향도 큰 것으로 보인다.

14일 삼성전자에 따르면 3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86조 원, 12조1000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8.7%, 31.8% 증가했다. 매출은 역대 분기 최대로 80조 원을 넘어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영업이익은 2022년 2분기(4~6월) 14조1000억 원 이후 가장 큰 수치다. 최근 증권가에서 예상한 3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는 10조~11조 원 수준이었는데 1조 원 이상 이를 상회했다.

● AI 수요 폭증에 범용·HBM ‘쌍끌이’


삼성전자가 3분기 기대 이상의 실적을 거둔 가장 큰 배경으로 그동안 부진했던 반도체 실적이 정상화되기 시작한 점이 꼽힌다. 최근 반도체 시장은 갈수록 치열해지는 빅테크들의 AI 경쟁 때문에 수요가 폭증하는 상황이다.

먼저 삼성전자가 가장 강점을 갖는 범용 메모리 분야에서 최근 가격이 가파르게 상승하는 추세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이번 실적과 관련해 “3분기 D램 뿐만 아니라 낸드에서도 서버용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의 수요가 크게 늘었다”고 설명했다. 메모리 제조사들이 HBM 생산에 집중하며 범용 D램의 공급량이 줄어든 것도 가격 상승에 영향을 미쳤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범용 D램인 더블데이트레이트(DDR)4 8Gb 평균 거래가는 올 3월 1.35달러에서 9월 6.30달러로 366.7% 뛰었다. DDR5 16Gb 제품도 4.25달러에서 6.10달러로 43.5% 올랐다. 트렌드포스는 이 같은 현상이 지속되며 올 4분기 D램 가격이 3분기보다 3∼8% 오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그동안 메모리 사업의 발목을 잡았던 HBM도 3분기 정상화되는 모습이다. 삼성전자는 2분기 기준 HBM 판매량이 전 분기보다 30% 늘었고, HBM 판매량 가운데 HBM3E의 비중이 80%까지 확대됐다. 3분기에는 HBM 판매 실적이 이보다 크게 늘었을 것으로 분석된다. 삼성전자는 앞서 2분기 실적 발표 이후 컨퍼런스콜에서 “주요 서버 업체들의 투자가 이어지며 AI 수요가 강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하반기(7~12월) HBM3E 비중은 90% 후반 수준이 될 것”이라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삼성전자는 실제 9월 엔비디아로부터 HBM3E 퀄테스트를 통과하며 본격적인 정상 궤도에 오르기 시작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동안 SK하이닉스, 미국 마이크론 등 경쟁사는 엔비디아에 일찍이 HBM3E를 납품한 반면 삼성전자는 AMD 등 일부 빅테크에만 공급하던 상황이었다.

● 4분기 HBM4 경쟁 본격화


메모리 외에도 파운드리, 모바일, 디스플레이, 하만 등 주요 사업부 실적이 전반적으로 개선됐을 것으로 분석된다. 파운드리는 장기간 삼성전자 실적을 끌어내리는 ‘아픈손가락’이었지만 3분기 가동률이 개선되며 적자폭이 줄어든 것으로 파악된다. 한국투자증권은 “7나노미터(nm·1nm는 10억분의 1m) 이상 공정에서 신규 고객을 추가 확보하며 가동률이 점진 상승 중”이라고 했다.

모바일은 폴더블폰 신제품이 7월 출시 직후 진행한 국내 사전 판매에서 역대 폴더블폰 최대인 104만 대를 기록했다. 미국에서도 역대 폴더블폰 가운데 가장 높은 사전 판매량을 기록했고, 전작보다 초기 판매량이 50% 이상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이 같은 흐름에서 폴더블폰 관련 디스플레이 매출이 덩달아 늘어 SDC(삼성디스플레이) 실적도 크게 개선됐을 것으로 분석된다. 아울러 3분기 아이폰17 출시 효과도 큰 것으로 보인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애플에 납품하는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패널 최대 공급사다.

4분기도 AI 반도체 수요 강세가 지속되는 가운데 차세대 HBM4에서 누가 승기를 잡을지가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HBM4부터는 이전 세대와 달리 구조 변경이 크게 일어나며 사실상 ‘제로베이스’에서 다시 경쟁이 벌어진다고 평가된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마이크론 등 D램 3사는 사활을 걸고 HBM4 수주 및 양산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최근 파트너십을 맺은 오픈AI와의 협력에 대한 기대도 크다. 오픈AI는 엔비디아와 별개로 브로드컴, AMD 등과 함께 별도의 AI 반도체 생태계를 구축하고 있어 국내 메모리 반도체 기업들에게 큰 기회가 될 전망이다.

박현익 기자 beepar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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