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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삼성-오픈AI가 건설하는 ‘플로팅 데이터센터 ’는 무엇? 바닷속부터 우주까지 ‘저세상’ 데이터센터 시도하는 빅테크들[테크챗]

동아일보 | 업데이트 2025.10.13

동아일보 IT사이언스팀 기자들이 IT, 과학, 우주, 바이오 분야 주목할만한 기술과 트렌드, 기업을 소개합니다. “이 회사 뭐길래?” 기술로 세상을 바꾸는 테크 기업들의 비하인드 스토리! 세상을 놀라게 한 아이디어부터 창업자의 요즘 고민까지, 궁금했던 그들의 모든 것을 파헤칩니다.

이달 1일 챗GPT의 개발사인 오픈AI가 삼성전자, SK하이닉스와 미국의 대규모 데이터센터 프로젝트인 ‘스타게이트’에 협력하겠다고 밝혔다. 그 일환으로 삼성물산과 삼성중공업은 오픈AI와 바다 위에 떠 있는 ‘플로팅 데이터센터’를 개발할 계획이다.

삼성, 오픈AI와 ‘스타게이트’ AI 데이터센터 협력


바다의 ‘위 아래’ 모두 점령하는 AI 데이터센터
삼성과 오픈AI가 개발하려는 플로팅 데이터센터에 대한 수요는 빠르게 늘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글로벌인포메이션에 따르면 2023년 2억2420만 달러(약 3217억 원)였던 플로팅 데이터센터의 시장 규모는 2033년 7억3260만 달러(약 1조 513억 원)로 3배 이상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플로팅 데이터센터의 장점은 명확하다. 우선 바다 위에 떠 있기 때문에 냉각에 필요한 저온의 바닷물을 가까이에서 사용할 수 있다. 지상 데이터센터가 사용하는 전체 에너지 중 서버가 소모하는 에너지가 약 35%, 냉각에 사용되는 에너지가 약 50% 정도로 알려져 있다. 배보다 배꼽이 더 큰 셈이다. 플로팅 데이터센터는 냉각에 들어가는 전력을 크게 낮출 수 있어 데이터센터 운영 비용도 줄어들 수 있다.

바다 위에서 이동할 수 있는 것도 큰 강점이다. 필요시 원하는 지역 근처로 이동할 수 있고, 이를 통해 데이터 전송 과정에서 발생하는 ‘지연 시간’도 줄일 수 있다. 토지를 활용하지 않기 때문에 부지를 확보할 필요가 없고, 이에 수반되는 여러 규제를 피할 수 있는 것도 이점이다. 다만 염분과 습도가 높은 해수로부터 부식을 막기 위한 방수, 방염 설계가 필수적이고 파도로 인한 기계적 진동 등에서 안정성을 유지해야 한다는 점 등에서 기술적으로 어려운 편이다.

삼성과 오픈AI에 앞서 일본의 미쓰이OSK라인즈는 튀르키예의 카파워십과 협력해 플로팅 데이터센터를 구축 중이다. 이들은 최대 73메가와트(MW) 규모의 데이터센터를 개발 중이며 2027년 시범 운영하는 것이 목표다. 중고 선박을 개조해 개발 중으로 지상에서 4년 걸릴 공사 기간을 1년으로 단축하겠다는 방침이다.

중국이 세계 최초로 구축한 수중 데이터센터의 모습. 중국중앙텔레비전(CCTV) 화면 캡처


중국은 세계 최초로 수중 데이터센터를 운영하기 시작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7일 중국 하이난성 링수이현에 상업용 데이터센터를 구축했다고 보도했다. 이 데이터센터는 승용차 1000대에 해당하는 1300t(톤) 무게로 수심 35m에 가라앉아 있다.

해당 프로젝트를 진행한 선전 하이클라우드 데이터센터 테크놀로지의 프로젝트 매니저인 푸 딩은 “바닷물이 온도를 낮추는 데 도움이 된다”며 “지상 데이터센터에 비해 해저 데이터센터는 에너지 소비를 줄여 운영 비용을 낮춘다”고 설명했다. 회사는 올해 말부터 본격적인 운영에 돌입한다는 방침이다.

마이크로소프트가 진행했던 ‘프로젝트 네이틱’. 스코틀랜드 앞바다에서 2018년부터 2년간 잠겨있었던 수중 데이터센터가 2020년 끌어올려지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 제공


중국에 앞서 마이크로소프트(MS)는 2018년부터 스코틀랜드 앞바다 수심 36.5m에 서버 855대 서버를 가라앉힌 뒤 2년간 운영하는 ‘프로젝트 네이틱’을 진행한 바 있다. 금속 컨테이너에 담겨있던 855대의 서버 중 단 6대만이 고장 나 지상 데이터센터보다 8배가량 안정적으로 운영되는 것을 확인했다. 하지만 2024년 해당 프로젝트는 공식적으로 완료되며 상업화까지 이어지지는 않았다.

아예 지구 벗어난 ‘우주 데이터센터’도 주목
“향후 10~20년 이내에 기가와트(GW) 규모의 데이터 센터가 우주에 건설될 것이다. 20~30년 이내에 우주 데이터센터의 비용을 지구 데이터 센터보다 저렴하게 제공할 수 있다.”

제프 베이조스 아마존 창업자는 4일(현지 시각) 이탈리아 토리노에서 열린 ‘이탈리안 테크 위크’에 참석해 우주 데이터센터의 실현 가능성에 대해 언급했다. 베이조스 창업자는 현재 우주개발 기업 블루오리진을 창업해 우주 발사체를 개발하고 있다.

뜬구름 같은 소리 같지만, 우주 데이터센터는 우리의 예상보다 꽤 가까이 와 있다. 미국 기업인 스타클라우드는 올해 말 엔비디아 그래픽처리장치(GPU) ‘H100’을 탑재한 소형 데이터센터 ‘스타클라우드-1’을 우주 저궤도로 발사할 계획이다.

스타클라우드의 우주 데이터센터 상상도. 스타클라우드 제공


여기서 구글의 인공지능(AI) 에이전트 ‘제미나이’가 제대로 작동하는지를 확인하게 된다. 만약 제미나이가 무리 없이 작동되는 것을 확인하면 데이터센터로서의 상업성을 증명하게 되는 셈이다. 스타클라우드는 내년에는 상업용 소형 데이터센터인 ‘스타클라우드-2’를 발사할 예정이다. 이외에도 론스타 데이터 홀딩스, 유럽의 항공우주 기업 탈레스와 레오나르도의 합작법인인 탈레스 알레니아 스페이스 등도 우주저궤도에 데이터센터 구축을 추진 중이다.

빅테크들이 해저부터 우주까지 데이터센터의 후보지를 개척하고 나선 것은 인공지능(AI) 개발로 인해 급증하는 서버 용량 수요로 데이터센터가 턱없이 부족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블룸버그통신은 10일(현지 시각) 마이크로소프트의 데이터센터 부족 문제가 당초 예상했던 것보다 더 오래 지속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올해 7월 에이미 후드 MS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이런 용량 부족 상황이 올해 말까지 이어질 것이라고 언급했지만, 블룸버그통신은 관계자 말을 빌려 최소 2026년까지는 지속될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데이터센터를 지구에 무한정 늘릴 수는 없는 노릇이다. 데이터센터에서 배출되는 온실가스로 인한 지구온난화 가속화가 꾸준히 지적돼 오고 있으며, 엄청난 열기를 식히기 위한 냉각 시설 등에도 큰 비용이 수반되기 때문이다. 장기적으로 데이터센터 규모를 확대하기에 적합한 부지를 찾다 보니 해저, 바다 위, 우주까지 여러 곳이 차세대 데이터센터 용지로 거론되는 상황이다.


최지원 기자 jwcho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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