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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학 / 신약개발

첫 국산 비만약 ‘에페’ 처방 시작… “마운자로 반값, 문의 잇따라”

동아일보 | 업데이트 2026.10.30
한미약품 개발, 위고비 등과 경쟁
용량 증가 방식, 나중엔 가격 올라
다른 국내 업체들도 출시 준비 중
국내 제약사 한미약품이 개발한 첫 국산 비만치료제 ‘에페’가 29일부터 일선 의료기관에서 본격적으로 처방되기 시작했다. 7일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시판 허가를 받은 지 20여 일 만이다. 미국 일라이 릴리의 ‘마운자로’, 덴마크 노보노디스크의 ‘위고비’가 주도해 온 국내 비만치료제 시장에 국산 신약이 가세하면서 경쟁이 한층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에페는 식욕을 억제하고 포만감을 유지하도록 돕는 주 1회 주사제로 2·4·6·8·10mg 등 5개 용량이 있다. 한국인 비만 환자 448명을 대상으로 한 임상 3상에서 40주간 평균 9.75%의 체중 감소 효과가 나타났다. 첫 4주 투약분 공급가는 12만9800원으로 마운자로 시작 용량의 절반 수준이다. 다만 2mg으로 시작해 12주에 걸쳐 10mg까지 용량을 늘리는 방식이어서 13주 이후 4주 공급가는 29만9200원까지 올라간다. 건강보험이 적용되지 않아 환자 부담액은 병원마다 다르다. 한미약품 관계자는 “사전에 주문한 병·의원을 중심으로 순차적으로 공급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서울 서초구의 한 내과에 에페 처방을 받으러 온 김모 씨(50)는 “에페는 국산이기도 하고, 처음 맞는 용량의 가격이 저렴해 한번 써보고 싶었다”고 말했다. 김 씨는 앞서 마운자로를 3개월간 사용하며 약 8kg을 감량했지만 약값이 100만 원이 넘자 비용 부담으로 투약을 중단했다. 이후 식욕이 돌아오며 체중이 다소 늘었고, 상대적으로 저렴한 에페에 관심을 갖게 됐다는 것.

병원에서 만난 윤건호 내분비내과 전문의는 이날 오전부터 에페를 찾는 환자들의 문의가 잇따랐다고 전했다. 윤 전문의는 “근육량과 체지방, 동반 질환 등을 고려해 환자에게 맞는 약을 처방한다”며 “특히 에페는 약효가 서서히 나타나 오래 지속되는 특성이 있어 기존 비만약으로 감량한 환자가 체중을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에페를 시작으로 국내 제약·바이오기업의 비만치료제 개발 경쟁도 이어지고 있다. JW중외제약과 HK이노엔은 중국에서 도입한 후보물질의 국내 임상 3상을 추진하거나 진행 중이다. 일동제약은 먹는 약을, 대웅제약은 월 1회 주사제를 개발하고 있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국내 바이오기업 지투지바이오와 함께 약효가 오래 지속되는 비만치료제를 개발하고 있다. 셀트리온은 체중 조절에 관여하는 여러 기능에 동시에 작용하도록 설계한 신약을 연구하고 있다. 다만 대부분 아직 개발 단계로, 기존 비만약과 경쟁하려면 효능과 안전성을 입증해야 한다.

전혜진 기자 sunris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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