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마트, 외부 AI에 상품검색 개방
아마존은 가격 떨어지면 자동구매
‘AI와 대화’로 결제까지 쇼핑 쉽게
“개인정보 보호 등 보안장치 필요”
인공지능(AI) 에이전트의 성능이 고도화되면서 수익을 늘리려는 쇼핑 업체들이 AI를 이용해 판매 방식을 바꾸고 있다. 직접 쇼핑몰에 가거나 인터넷을 둘러볼 필요 없이, AI와의 대화 몇 번이면 구매부터 결제까지 가능해졌기 때문이다. 이에 유통업체들은 외부 AI가 자사의 상품 정보를 볼 수 있게 공개하거나 자사 AI를 고도화하는 등 쇼핑 과정에 AI를 적극 연결시키고 있다.
● 상품 검색부터 구매까지 AI에 위탁
21일(현지 시간) 미국 월마트는 외부 AI가 자사 상품을 검색하고 구매하는 과정을 연결해주는 시스템인 ‘에이전트 게이트웨이’를 발표했다. 사람이 일일이 조작하지 않아도, AI가 알아서 쇼핑몰에서 검색하고 구매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다음 달부터는 AI가 사용할 수 있는 고객의 지출 한도를 정해 놓는 기능도 도입한다. 월마트는 “고객이 쇼핑하기로 선택한 곳이라면 어디든 함께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대형 전자상거래 기업 아마존은 자체 쇼핑 AI인 ‘알렉사 포 쇼핑’을 강화하고 있다. 올 5월 선보인 이 서비스는 소비자의 취향과 구매 이력 등을 반영해 상품을 비교·추천한다. 소비자가 미리 정한 가격까지 상품 가격이 내려가면 자동으로 구매하는 기능도 제공한다. 상품 탐색부터 구매까지 자체 AI로 해결하는 것이다.
이처럼 기업들이 AI 노출에 공들이는 이유는 최근 AI 에이전트 출시 이후 단순 검색뿐만 아니라 구매, 결제의 전 과정을 AI로 해결할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실제 AI를 통한 쇼핑몰 유입은 계속 늘고 있다. 전자상거래 플랫폼 쇼피파이에 따르면 보온병 브랜드 ‘스탠리1913’은 미국 내 AI 추천으로 발생한 주문량이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 5배로 늘어났다. 화장품 브랜드 일리아의 AI 유입 매출도 지난해 대비 3배 가까이로 증가했다. 소비자가 쇼핑몰 이름이나 상품명을 직접 검색하지 않아도 AI의 추천을 따라 구매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는 뜻이다.
● 외부 AI에 정보 공개할지는 갈려
국내에서도 AI가 새로운 고객 유입 경로로 떠오르고 있다. CJ온스타일은 챗GPT에서 상품을 탐색한 고객을 자사 앱으로 연결하고 있다. 회사에 따르면 대화형 AI를 통한 앱·웹 유입은 올해 7월 기준 1월의 10배로 늘어났다. 풀무원도 지난달 공식몰인 ‘#풀무원’에 AI 전용 상품 카탈로그를 구축했다. 소비자가 원하는 조건을 말하면 AI가 적합한 상품을 찾도록 데이터도 정비했다.
하지만 이 같은 AI 쇼핑 도입이 외부 AI에 고객 개인정보 등 민감한 내용을 내줄 수 있다는 점에서 위협이라는 시선도 적지 않다. 최근 AI가 보안 취약점을 발굴한 사이버 공격이 이어지고 있다는 점도 보안 우려를 더한다. 대표적으로 아마존의 경우 자체 AI는 강화하면서도 개인정보 위험을 이유로 메타의 AI 에이전트인 ‘뮤즈’ 접근을 차단한 바 있다.
전문가들은 각 쇼핑몰이 외부 AI를 새로운 판매 창구로 활용하되, 고객 정보와 거래 주도권을 지킬 장기적인 전략을 세워야 한다고 조언한다. 황석진 동국대 국제정보보호대학원 교수는 “쇼핑 업체가 AI에 의존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이지만 얼마나 많은 권한을 줄 것인지 등은 업체의 재량”이라며 “결제와 개인정보 변경 등 주요 업무는 반드시 고객 추가 인증을 거치도록 하는 보안 장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임재혁 기자 heok@donga.com
ⓒ dongA.com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인기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