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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 양식

AI 만난 바다… 통영선 ‘2주뒤 수온’ 예측, 부산선 연어 키워 출하

동아일보 | 업데이트 2026.10.30
[2026 Sea Farm Show]
통영, 10년치 양식장 데이터 모아
수온 맞춰 먹이 조절, 폐사 40% 줄여
고흥, 아쿠아팜서 청년 어업인 육성
부산, ‘스마트양식’으로 어종 다양화
“예전에는 당일 수온을 보고 오로지 경험과 감으로만 먹이를 줬는데, 요즘은 내일과 모레 수온까지 미리 확인하고 먹이양을 조절합니다.”

28일 오전 9시경 경남 통영시 산양읍 삼덕항에서 2km 떨어진 해상 가두리 양식장. 휴대전화 알림이 울리자 김민규 씨(37)가 화면을 확인했다. 카카오톡으로 전달된 양식장 주변 수온 정보를 확인한 뒤 양식장을 둘러봤다. 화면에는 현재 수온 19.9도와 함께 내일과 모레의 예상 최고 수온과 평균 수온이 표시돼 있었다. 김 씨가 매일 오전 9시경 통영시로부터 받아보는 정보다.

8년 차 어업인인 김 씨는 0.52ha(헥타르) 규모 양식장에서 참돔과 고등어, 조피볼락 등을 기른다. 한 해 참돔 약 5만 마리와 고등어 1만 마리 이상을 들여와 키운다. 처음에는 양식장 온도계로도 수온을 알 수 있어 예측 서비스가 필요한지 의문이었는데, 여름을 지나며 생각이 달라졌다. 김 씨는 “먹이를 준 다음 날 수온이 갑자기 올라 물고기가 대량 폐사하는 일이 있었다”며 “내일과 모레 수온을 보고 먹이양을 조절하니 폐사가 40%가량 줄었다”고 말했다.

● AI로 14일 뒤 수온까지 예측

김 씨는 ‘통영시 인공지능(AI) 기반 고수온 예측 서비스’를 쓰고 있다. 통영시는 지난해 예측 모델 개발을 마치고 올해 5월부터 어민들에게 카카오톡으로 예측 정보를 전달하고 있다. AI가 최대 14일 뒤 수온까지 예측해 어가에 제공한다. 이달 기준 200여 양식 어가의 운영을 돕고 있다. 서비스는 기후 변화로 반복되는 고수온 피해를 줄이기 위해 개발됐다. 수온 상승에 따른 양식 생물의 집단 폐사는 어가 소득은 물론이고 수산물 공급과 지역 경제에도 악영향을 미쳤던 것.

통영시는 양식 어가를 찾아 현장의 요구를 듣고, 스마트 양식장에 10년간 축적된 약 321만 건의 해황 실측자료를 활용했다. 여기에 해수 흐름과 기상, 해저·연안 지형 자료 등을 결합해 통영 해역에 맞는 AI 예측 모델을 개발했다. 표층뿐 아니라 중층과 저층의 수온도 예측한다. 양화자 통영시 스마트도시정보팀장은 “고수온뿐 아니라 겨울철 저수온까지 예측해 정보를 실시간 제공하면서 사계절 내내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어업인이 원하는 시간에 카카오톡으로 예측 정보와 고수온 행동 요령을 받아볼 수 있다는 것도 장점이다. 바다에서 작업하다가도 휴대전화로 수온 변화를 확인하고 먹이 공급량을 조절할 수 있다. 폐사 피해가 발생하기 전에 대응할 시간을 확보하는 것이다. 경험이 부족한 어업인에게는 판단을 돕는 수단이 된다. 김 씨는 “오래 일한 어른들처럼 바다를 예측하지 못해 도움을 많이 받는다”고 말했다.

● 양식장 빌려 청년 창업 지원, 첨단 기술로 대서양 연어 육상 생산

AI와 정보통신기술(ICT)을 활용하는 양식업은 청년 어업인 육성으로도 이어지고 있다. 전남광주 고흥군은 2030년까지 1900억 원을 투입해 도덕면 용동리 고흥만 간척지에 ‘스마트수산업 혁신 선도지구’를 조성한다. 스마트 아쿠아팜 시험장과 지능형 임대양식장, 수산 빅데이터 플랫폼 등을 갖출 계획이다.

시험장에서는 기후 변화 대응 기술을 개발하고 양식 데이터를 수집한다. 교육받은 청년들은 임대양식장에서 광어와 바다송어 등을 키우며 경험을 쌓는다. 고흥군은 생산한 수산물의 판매 등을 지원할 특수목적법인 설립도 추진한다. 교육부터 양식장 운영, 판로 확보까지 연결해 지역 정착을 돕겠다는 취지다.

스마트 양식은 생산 방식과 어종의 변화도 이끌고 있다. 부산 기장군 스마트 양식 클러스터에서는 대서양 연어의 발안란(부화 직전 단계의 알)을 들여와 육상 수조에서 기르고 출하하는 데 성공했다. 전국 6개 클러스터 가운데 양식 수산물을 생산, 출하한 첫 사례다.

민간 투자자인 GS건설의 자회사 에코아쿠아팜은 수질 데이터를 실시간 분석하고 사육 장치를 자동 제어하는 ICT를 적용했다. 핵심은 양식에 사용하는 물을 정화해 최대 99%까지 재사용하는 폐쇄식 순환여과양식시스템(RAS)이다. 외부 오염원 유입을 줄이고 배출수는 정화해 방류한다. 또 수중카메라로 연어의 성장 상태를 살피고 생육 단계별 이동 시기를 판단하는 기술도 개발했다.

부산시는 이 같은 기술을 활용해 연간 최대 생산능력이 500t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다. 예미경 부산시 수산정책과장은 “이번 출하는 수입 연어를 대체하고 국내 수산물 공급망을 다변화하기 위한 출발선”이라고 말했다.

통영=도영진 기자 0jin2@donga.com;고흥=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부산=강성명 기자 smk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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