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S엔텍 울산 용잠공장 가보니
석유화학-정유 플랜트 설비 제조서
미래 먹거리에 2년간 3000억 투자
‘초대형’ 생산능력 갖춘 곳 제한적
수출 속도… 전용부두 없는 건 문제
허태수 GS그룹 회장(가운데)이 26일 울산 남구 GS엔텍의 용잠 공장에서 해상풍력 모노파일 생산 설비들을 둘러보고 있다. GS그룹 제공
“오늘 준공식은 단순히 새롭게 단장한 공장을 선보이는 자리가 아니라 오랫동안 쌓은 기술과 역량을 바탕으로 새로운 전환점으로 나아가는 자리입니다.”
26일 울산 남구 용잠동에 있는 GS엔텍 용잠 공장에서 열린 ‘모노파일 전용 자동화 생산설비 준공식’에서 허철홍 GS엔텍 대표는 이같이 말했다. 준공식에는 허태수 GS그룹 회장, 홍순기 GS그룹 부회장, 쿤 보허스 네덜라드 시프(Sif) 최고경영자(CEO) 등 60여 명이 참석했다.
GS엔텍 용잠 공장의 전경. GS그룹 제공
해상풍력 모노파일 생산 공장으로 완전히 탈바꿈한 이 공장은 2년 전인 2024년에만 해도 석유화학·정유 플랜트 설비를 제조하던 곳이다. 하지만 세계적인 신재생에너지 붐이 일고 GS엔텍이 새로운 미래 먹거리로 해상풍력 모노파일 사업을 낙점하며, 2024년부터 약 2년간 3000억 원을 투자해 새롭게 변신했다.
‘모노파일’은 해상풍력 설비를 지탱하기 위한 대형 말뚝으로, 외경 9∼11m의 거대한 강철 원통 형태다. 워낙 크고 두꺼운 강철로 만들어지다 보니 이를 잘 이어 붙이는 용접이 모노파일 제작에서 가장 중요한 핵심 역량이다. GS엔텍은 기존 플랜트 설비 제조 사업에서 쌓은 용접 역량을 기반으로 국내 유일의 초대형 모노파일 생산 기업이 됐다. 유럽 해상풍력 모노파일 시장의 40%를 차지하고 있는 네덜란드 시프와의 협력도 큰 힘이 됐다. GS엔텍은 2022년 시프와 전략적 파트너십을 맺고, 용잠 공장에 최신 공정 자동화 생산 체계를 구축했다.
26일 2년 만에 새로 문을 연 용잠 공장에서는 해상풍력 모노파일 시제품을 만드는 작업이 한창이었다. 제작 중인 모노파일 시제품의 지름(외경)은 아파트 3층 높이에 달하는 9.6m에, 두께는 75mm였다. 송원길 GS엔텍 각자대표 겸 생산본부장은 “갈수록 해상풍력 터빈이 대형화되면서 이를 받치는 모노파일도 더 굵고 무거워지고 있다”며 “용잠 공장은 최대 외경 11m, 두께 160mm, 높이는 80∼100m에 달하는 초대형 모노파일을 생산할 수 있는 체계를 갖추고 있다”고 강조했다.
초대형 모노파일에 대한 수요는 늘고 있지만 이를 정밀하게 용접하고 생산할 수 있는 곳은 한정적이다 보니 ‘일감’도 충분하다는 설명이다. GS엔텍은 2023년 영광낙월 해상풍력에 약 2000억 원 규모의 모노파일 64기 공급 계약을 맺고, 올해 6월 전량 설치를 마쳤다. 올해 9월에는 504MW(메가와트) 규모의 태안해상풍력 발전사업에 모노파일 37기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태안에 공급되는 모노파일은 외경 10.6m, 두께 100mm 상당의 대형 모노파일로, 내년 7월부터 2028년 8월까지 순차적으로 공급할 예정이다.
태안에 공급할 물량은 무게 기준으로 약 5만1000t 정도로, 용잠 공장에서 연간 생산 가능한 15만 t의 약 3분의 1 수준이다. 회사는 2028년부터 2030년까지 한국에서 6개, 일본에서 3개의 해상풍력 프로젝트 수주하는 것을 목표로, 가동률을 높여갈 계획이다.
일본을 시작으로 동남아시아, 호주 등 아시아태평양까지 수출에도 속도를 낼 방침이다. 하지만 모노파일 한 개의 무게가 1600t에 달하는 만큼 이를 쌓아 놓고 이동시킬 만한 전용 부두가 없는 것이 ‘문제’로 꼽힌다. 송 대표는 “해상풍력 부자재들이 워낙 무거워 일반 항만에 보관하는 데 한계가 있다”며 “에너지 안보 문제가 심각해지고 있는 가운데 해상풍력 전용 부두와 같은 인프라 확대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울산=최지원 기자 jwcho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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