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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기술

“인공관절 20년 쓰는 시대… 환자마다 다른 무릎 모양 살린다”

동아일보 | 업데이트 2026.10.28
의료혁신, 로봇수술의 시대 〈1〉 달려라병원
로봇으로 뼈 절삭 각도 정밀 조절
환자 고유의 모양-인대 균형 고려
근육-힘줄 보존해 회복 부담 줄여
달려라병원에서 무릎 관절과 스포츠의학을 담당하는 박준구 로봇 인공관절 센터장이 인공관절 분야 로봇수술의 최신 흐름에 관해 이야기하고 있다. 이진한 의학전문기자·의사 likeday@donga.com
로봇수술의 경쟁력은 첨단 장비 도입 여부가 아니라 그 기술이 실제 수술 결과를 얼마나 바꾸는가에 있다. 같은 로봇수술이라도 장비별 기술적 특성과 집도의의 숙련도, 적용 질환에 따라 치료의 접근법과 임상적 성과는 달라진다.

동아일보는 로봇수술 3회 시리즈를 통해 주요 로봇수술 시스템을 집중 조명하고 각 기술의 차별성과 임상적 활용 가치를 구체적으로 분석한다. 특히 해당 분야를 선도하는 전문의들을 직접 만나 기존 수술법과의 차이, 환자가 체감할 수 있는 이점, 기술적 한계 등을 짚어볼 예정이다.

1회로 서울 강동구의 달려라병원에서 무릎 관절과 스포츠의학을 담당하는 박준구 로봇 인공관절 센터장(정형외과 전문의)을 만나 인공관절 로봇수술에 대해 자세히 들어봤다. 달려라병원은 국내 최초로 3종류의 인공관절 수술 로봇을 운영하고 있으며 다양한 로봇수술 경험을 바탕으로 수술 술기를 고도화하고 있다.

―인공관절 수술이 시작된 지 약 50년이 지났다. 현재 수준은….

“현대적인 무릎 인공관절 수술은 1970년대에 시작했다. 이후 약 50년 동안 인공관절의 재질과 디자인, 수술 기술이 꾸준히 발전해 왔다. 현재는 인공관절의 10년 생존율이 95% 이상이고 20년 생존율도 약 90% 수준에 이를 만큼 내구성이 좋아졌다. 예전에는 인공관절을 얼마나 오래 쓸 수 있을지가 걱정이었다면 이제는 상당수 환자가 거의 평생 쓸 수 있을 만큼 발전했다.”

―수술 후 무릎에 불편함을 느끼기도 한다.

“그렇다. 인공관절이 오래 유지되는 것과 환자가 수술 결과에 만족하는 것은 별개의 문제다. 수술 후에도 무릎이 뻣뻣하거나 어색하게 느껴지는 경우가 있으며 환자의 10∼20%는 수술 결과에 충분히 만족하지 못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런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최근에는 환자 고유의 무릎 구조를 최대한 살리는 맞춤형 수술이 주목받고 있다. 로봇을 이용한 정밀한 뼈 절삭과 근육과 인대의 보존, 출혈 최소화 전략을 결합해 수술 후 관절의 기능과 회복까지 고려하는 방식이다.”

―기술 발전으로 인공관절 수술도 새 전환점을 맞고 있다. 무엇이 달라졌나.


“가장 큰 변화는 환자마다 다른 무릎의 모양에 맞춰 수술할 수 있게 됐다는 것이다. 과거에는 정해진 기구를 이용해 일정한 각도로 뼈를 잘랐다면 최근에는 로봇 기술이 발전하면서 사람마다 다른 무릎의 모양을 정확하게 파악하고, 뼈를 자르는 각도도 1∼2도씩 세밀하게 조절해 환자 본래의 무릎 모양에 최대한 가깝게 수술할 수 있게 됐다.

달려라병원에서는 이런 기술을 바탕으로 ‘제한적 운동학적 정렬법’을 적용하고 있다. 환자의 무릎 모양을 최대한 살리되 지나치게 휘어진 부분은 안전한 범위 안에서 교정하는 방법이다. 예전에는 모든 환자의 다리를 비슷한 모양으로 만드는 데 중점을 뒀다면 이제는 환자마다 다른 무릎의 형태와 인대 균형을 고려한다. 이를 통해 불필요하게 인대를 풀어주는 과정을 줄일 수 있고 수술 후에도 자연스럽고 편안한 무릎을 만드는 데 도움이 된다.”

―무릎 주변 근육과 인대 보존도 중요하다는데….

“인공관절 수술에서는 뼈를 정확하게 자르는 것만큼 주변 근육과 인대를 얼마나 보존하느냐도 굉장히 중요하다. 보통 무릎 앞쪽을 열면서 대퇴사두근 힘줄의 일부를 절개하는 방식을 많이 사용한다. 이 방법은 오랫동안 사용돼 온 안정적인 접근법으로 수술 시야를 확보하기도 좋다. 다만 무릎을 펴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는 힘줄을 절개하기 때문에 수술 후 초기 통증이나 근력 회복 측면에서 불리할 수 있다.

그래서 최근에는 근육과 힘줄의 손상을 최소화하는 내측광근하 접근법을 쓰고 있다. 무릎을 펴는 데 중요한 대퇴사두근 힘줄을 자르지 않고 무릎 안쪽 근육 아래쪽으로 들어가서 수술하는 방법이다. 기존 방식이 힘줄의 일부를 절개해 수술 공간을 확보했다면 새 수술법은 그 힘줄을 최대한 보존한다는 차이가 있다. 통증과 재활 측면에서도 장점이 있다. 뼈는 정확하게 맞추고 근육과 인대는 최대한 살리는 것, 이것이 저희가 추구하는 수술 방향이다.”

달려라병원은 로사(왼쪽부터), 코리, 큐비스 조인트 등 3종, 총 6대의 인공관절 수술 로봇을 운영하고 있다. 환자의 무릎 상태와 각 로봇의 특성을 고려해 맞춤형 인공관절 수술을 시행한다.

―세 가지 무릎 로봇수술의 특징을 비교한다면….

“우리 병원에는 코리, 로사, 큐비스 조인트라는 세 가지 인공관절 수술 로봇이 있다. 세 로봇 모두 정밀한 인공관절 수술을 돕는 장비지만 뼈를 자르는 방식이나 수술을 계획하는 방법에는 차이가 있다. 코리는 의사가 직접 손에 쥐고 조작하는 정밀 절삭형 로봇이다. 작은 절삭 기구가 빠르게 회전하면서 뼈를 조금씩 갈아내는 방식이다. 미리 계획한 범위를 벗어나지 않도록 제어해 주기 때문에 필요한 부분을 정밀하게 절삭할 수 있다. 일반적인 수술에서 사용하는 큰 톱날과 달리 작은 절삭 기구를 이용한다. 실제로 코리 로봇수술에서 기존 수술보다 출혈 관련 지표가 낮았다는 연구도 보고돼 있다. 다만 이러한 결과가 절삭 방식 자체 때문인지는 추가적인 연구가 필요하다.

두 번째는 로사다. 로사는 로봇 팔을 이용해 뼈를 자르는 위치와 각도를 정확하게 안내하는 방식이다. 특히 수술 중 다리의 정렬과 인대의 긴장도를 수치로 확인하면서 인공관절의 위치를 세밀하게 조정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세 번째는 큐비스 조인트이다. 큐비스 조인트는 수술 전에 컴퓨터단층촬영(CT)을 통해 환자의 무릎을 입체적으로 분석하고 수술 계획을 세우는 방식이다. 이후 로봇 팔에 장착된 절삭 기구를 이용해 계획된 위치에 맞춰 뼈를 절삭한다. 세 로봇 모두 방식에는 차이가 있지만 공통적인 목적은 환자에게 맞는 인공관절을 더욱 정확하게 삽입하는 것이다.”

―로봇 인공관절 수술의 발전 방향은….

“크게 세 가지다. 첫째, 로봇을 이용해 환자 본래의 무릎 모양을 최대한 살리는 맞춤형 수술이다. 두 번째는 무릎을 움직이는 데 중요한 근육과 인대를 최대한 보존해서 빠른 회복을 돕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중요한 것이 수술 중 출혈과 불필요한 수혈을 최소화하는 것이다. 특히 수혈은 수술 후 감염이나 여러 합병증과 연관될 수 있기 때문에 가능한 한 줄이려고 노력하고 있다. 특히 우리 병원에서는 수술 전 빈혈을 적극적으로 교정하고 로봇을 이용해 대퇴골 안쪽에 정렬봉을 삽입하지 않는 방식으로 수술한다. 주변 조직 손상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도 노력 중이다.”

―인공관절 수술을 고민하는 환자들에게 전할 말은….

“인공관절 수술을 앞둔 환자들은 수술이 아프지는 않을지, 회복하는 데 얼마나 걸릴지, 수술 후 예전처럼 걸을 수 있을지 등 걱정이 많을 것이다. 인공관절 수술은 지난 50년 동안 정말 많이 발전했고 이제는 교체 없이 오래 사용할 수 있는 수준에 도달했다. 저희는 여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가 환자들이 수술 후 통증과 불편함을 줄이고 더 빠르게 일상생활로 복귀하도록 노력하고 있다. 다만 로봇수술이라고 해서 모든 환자에게 반드시 더 좋은 결과가 보장되는 것은 아니다. 환자의 무릎 상태에 맞는 적절한 수술 방법을 선택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인공관절이 단순히 오래 유지되는 것을 넘어 환자들이 자기 무릎처럼 자연스럽고 편안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우리의 목표다.”

이진한 의학전문기자·의사 likeda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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