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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학 / 연구

귀에 전기 자극… ‘뇌 청소’로 치매 치료[이진한 의사·기자의 따뜻한 의료기기 이야기]

동아일보 | 업데이트 2026.09.09
뉴로그린 치매 전자약 ‘새로그린’


이진한 의학전문기자·의사
치매는 국내 65세 이상 인구 10명 중 1명이 앓고 있을 만큼 발병률이 높은 질환이다. 최근 알츠하이머성 치매 치료제가 등장했지만 인지 기능 저하 속도를 늦추는 수준에 머물러 있고 혈관성 치매는 뚜렷한 치료제가 없는 상황이다.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약물이 아닌 신경 자극으로 치매를 치료하는 전자약을 개발한 기업이 있다. 서울바이오허브에 입주한 뉴로그린이다. 정지훈 뉴로그린 대표(사진)에게 치매 치료 전자약 ‘새로그린(CEROGRIN)’에 대해 들어봤다.

―뉴로그린은 어떤 기업인가.

“뉴로그린은 난치성 신경질환을 진단하고 치료하는 기술을 개발하는 기업이다. 신경과학 연구자들이 모여 2021년 설립했으며 연구 성과를 실제 임상에 적용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특히 신경 자극을 통해 신체의 이상 상태를 조절하는 기술을 연구하고 있고 현재는 치매 치료 기술 개발을 주력 분야로 삼고 있다.”

―기존 치매 치료법에는 어떤 한계가 있나.

“치매는 다양한 치료법이 개발되고 있지만 근본적인 치료가 어려운 질환이다. 최근 미국 식품의약국(FDA)에서 승인된 알츠하이머성 치매 치료제 역시 인지기능 저하 속도를 늦추는 수준에 그치며 환자의 상태를 정상으로 회복시키지는 못한다. 특히 치매 중 두 번째로 많은 혈관성 치매의 경우 효과가 입증된 치료제가 사실상 없는 상황이다. 현재 치료법에는 분명한 한계가 있기 때문에 새로운 치료 접근법이 필요한 상태다.”

―새로그린은 어떤 제품인가.

“새로그린은 미주신경을 비침습적으로 자극해 뇌척수액 순환을 촉진하는 치매 치료 전자약이다. 최근 연구에 따르면 다양한 치매 질환의 공통 원인 중 하나로 뇌척수액 순환 장애와 그에 따른 뇌 내 노폐물 축적이 주목받고 있다. 뉴로그린은 미주신경 자극을 통해 이러한 ‘뇌 청소’ 과정을 활성화함으로써 치매 증상을 완화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새로그린은 귀에 분포한 미주신경 분지를 자극하는 웨어러블 기기로 수술 없이 장기간 사용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새로그린의 차별점은 무엇인가.

“새로그린은 귀의 앞면과 뒷면에 있는 자석 전극을 활용해 미주신경을 자극하는 독자적인 방식을 적용했다. 또 동물실험을 통해 효과를 확인한 자극 파라미터를 기반으로 설계돼 뇌척수액 순환과 뇌 내 노폐물 제거를 돕는다. 일반적인 뇌 자극 치료가 뇌를 직접 자극해 일시적인 활성화를 유도하는 방식이라면 새로그린은 뇌 환경 자체를 개선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앞으로는 약물 치료와 병행해 시너지 효과를 낼 가능성도 기대하고 있다.”

―새로그린은 어떻게 사용하나.

“새로그린은 일상생활에서 간편하게 사용할 수 있는 클립 모양의 웨어러블 기기다. 전원을 켠 뒤 귀에 장착하면 미주신경이 분포한 부위를 비침습적으로 자극한다. 감각신경을 직접 자극하는 방식이 아니기 때문에 대부분 사용 중 특별한 통증이나 불편함을 느끼지 않는다. 의료기관에서는 별도의 컨트롤 스테이션을 통해 자극 강도와 빈도 등을 설정할 수 있고, 설정 후에는 기기만 착용해 일상에서 간편하게 사용할 수 있다.”

―향후 목표는….

“뉴로그린은 창업 초기부터 서울바이오허브 지원사업에 선정돼 연구 장비와 시설 지원, 사업화 연계, 규제 교육 등 다양한 도움을 받았다. 현재 뉴로그린은 새로그린의 치매 적응증에 대한 임상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임상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재원으로 국가과학기술연구회 글로벌 탑 전략연구단 지원을 받아 수행되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향후 의료기기 품목허가를 추진할 계획이다. 또 신경병성 통증, 치료 저항성 우울증, 비만, 중독 질환 등 다양한 분야로 적용 범위를 확대하려고 한다. 생체 신호 측정 기술과 전자약을 결합한 차세대 맞춤형 치료 플랫폼으로 발전시키는 것이 목표다.”

이진한 의학전문기자·의사 likeda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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