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企 리더스포럼 ‘美진출 전략 세미나’
“美진출 위해 상해-책임보험 등 필수… 미가입땐 과징금-형사 책임 물수도”
中企, 美투자규모 20년만에 19배↑… “현지 법률-규제, 꼼꼼히 확인해야”
김기문 중소기업중앙회 회장이 24일 제주 롯데호텔에서 열린 ‘중소기업 미국 진출 전략 세미나’에서 발언하고 있다. 중소기업중앙회 제공
“물티슈가 고객 컴플레인이 많다 보니 미국에 진출할 때 어떤 보험에 가입해야 할지 결정하는 게 가장 까다로웠는데, 오늘 현지 전문가가 한 번 정리해주니 도움이 많이 됐습니다.”
24일 제주 롯데호텔 크리스털볼룸에서 열린 ‘중소기업 미국 진출 전략 세미나’에서 한종오 한울생약 대표(47)가 이렇게 말했다. 이날 세미나는 23일 개막한 ‘2025 중소기업 리더스포럼’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열렸다. 세미나에는 미국 진출을 희망하는 중소기업이 가장 많이 어려움을 겪는 미국 금융·보험·법률·행정 분야의 현지 전문가들이 대거 참여했다
한울생약은 2020년부터 미국 시장에 진출해 물티슈를 판매하고 있다. 이날 한 대표는 세미나에 참석한 전문가들에게 미국 보험과 법인 설립 시 받을 수 있는 혜택 등에 대해 물었다. 한 대표는 “저출산으로 국내 시장이 줄어들다 보니 미국에 진출하는 것이 생존의 문제가 됐다”며 “국내에서 미국으로 진출하려는 중소기업을 위한 수출보험 등이 더 생겨나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번 세미나는 미국 진출을 희망하는 중소기업이 늘어나며 이들의 애로 사항을 해소하기 위해 마련됐다. 중소벤처기업부와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 중소기업중앙회가 지난달 11일부터 20일까지 미국 수출 중소기업 609곳을 대상으로 설문한 결과에서도 응답 기업의 63.1%가 미국의 상호 관세가 대미 수출에 ‘부정적 영향을 끼쳤다’고 답했다. 가장 큰 애로 사항은 ‘미국 바이어의 가격 인하 요구’(47.8%)와 ‘수출 계약 감소·지연·취소’(40.7%)였다. 기업들은 정부에 바라는 정책으로 ‘물류 지원’(73.2%), ‘정책 자금 확대’(38.8%) 등을 꼽았다.
이날 세미나에서 바니 리 한미은행장은 투자·금융 환경과 한인은행 인프라 활용 전략을 제시했다. 박기홍 허브인터내셔널보험 회장은 인사 위험관리와 배상책임보험을 발표했다. 박 회장은 “미국 진출 기업은 종업원 상해보험, 제품 책임보험, 고용주 책임보험은 필수적으로 가입해야 한다”며 “미가입 시 막대한 보상금이나 과징금, 심지어 형사 책임까지 발생할 수 있다”고 했다.
중기중앙회는 중소기업의 미국 진출에 박차를 가하겠다는 계획이다. 지난해 한국 중소기업의 미국 투자 규모는 49억 달러(약 6조8000억 원)로 20년 만에 19배 늘었다. 미국 내 신규 법인도 424개로 파악됐다. 중기중앙회는 미주한인상공회의소총연합회와 업무협약(MOU)을 체결하고 내년 하반기(7∼12월)에 미국 라스베이거스 등에서 한국 상품 전시회를 개최해 중소기업의 미국 시장 진출을 지원할 방침이다.
김기문 중기중앙회장은 “조지아주 비자 관련 한국인 구금 사태에서 드러난 것처럼 미국에 진출할 때는 현지 법률과 규제 등을 사전에 꼼꼼히 점검해야 한다”며 “금융·보험·법률·행정 분야에서 한국 기업 문화에 대한 이해가 높고 전문성이 뛰어난 한인 인프라를 적극 활용하는 것도 좋은 해법이 될 것”이라고 했다.
서귀포=이소정 기자 soj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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