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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학 / 연구

인하대병원 비뇨의학과, 로봇수술로 신장암·방광암 치료 혁신

동아일보 | 업데이트 2025.09.22
정두용 인하대병원 비뇨의학과 교수(왼쪽)가 방광절제 로봇수술을 앞두고 환자와 수술 로봇을 연결하는 ‘도킹’ 작업을 하고 있다. 인하대병원 제공


당뇨와 고혈압을 오랫동안 앓아온 김 모 씨(64)는 신부전 3기 진단을 받고 고통스러운 삶을 이어가고 있었다. 정상인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신장 기능을 간신히 유지하던 김 씨에게 왼쪽 신장에 지름 6㎝의 신장암이 추가로 발견됐다. 보통 이 정도 크기의 암이면 신장을 통째로 절제하는 수술이 고려된다. 수술 이후에는 투석을 피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인하대병원 비뇨의학과 로봇수술팀은 암 부위만 정밀하게 도려내는 ‘부분 절제술’을 선택했다. 로봇 장비를 활용해 남은 신장 조직을 최대한 보존했다. 암을 제거하는 동시에 신장 기능도 유지해 투석을 피할 수 있었던 대표적인 로봇수술 사례로 꼽힌다.

또 다른 환자인 최 모 씨(55)는 2기 방광암 진단을 받았다. 근치적 방광절제술(방광을 완전히 제거)이 필요했다. 일반적인 개복수술은 배를 크게 절개해야 하고 회복 과정에서 고통과 합병증 위험이 적지 않다. 인하대병원 로봇수술팀은 로봇수술 기기인 다빈치 Xi 장비를 이용해 최 씨의 방광을 제거하고 동시에 인공 방광을 만드는 수술을 진행했다. 작은 절개 구멍을 통해 섬세하게 기구를 조작해 출혈을 줄이고 통증을 최소화했다. 환자는 빠른 회복 속도를 보이며 현재 일상으로 복귀해 직장을 다니고 있다.

로봇수술은 단순히 절개를 줄이는 수준을 넘어 기능을 보존하고 삶의 질을 높이는 새로운 수술 수단으로 자리 잡고 있다. 과거에는 암의 크기와 위치에 따라 장기를 절제해야 했다면, 이제는 필요한 부위만 정밀하게 제거하고 기능을 보존하는 치료가 가능해졌다.

로봇수술은 개복수술보다 절개 범위를 최소화할 수 있다. 수술을 맡은 의료진의 손이 직접 닿기 어려운 깊은 부위까지 들어가 미세한 동작을 구현할 수 있다. 여러 개의 관절을 가진 로봇 팔은 이러한 섬세한 조작을 가능하게 한다. 덕분에 암 조직을 정밀하게 제거하면서 주변 신경이나 혈관 손상을 최소화할 수 있다. 이는 환자의 장기 기능 보존은 물론 삶의 질 향상에도 기여한다.

최근에는 전립선암이나 신우성형술(신장에서 방광으로 내려가는 소변의 흐름을 정상화하기 위해 막힌 부위를 교정하는 수술) 같은 분야에서도 단일공 로봇수술이 많이 활용된다. 하나의 작은 구멍만으로 수술할 수 있어 미용 효과가 뛰어나고 회복이 빨라 환자들의 만족도가 높다.

인하대병원 비뇨의학과 로봇수술은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연간 100여 건 수준이던 수술은 최근 두 배 이상 늘었다. 의료 공백이 우려되던 의정 사태 당시에도 수술을 멈추지 않았다. 그 결과 병원을 찾은 환자들이 꾸준히 수술을 받으면서 실적이 1000례를 넘어섰다.

로봇수술은 더 이상 일부 환자만을 위한 첨단 치료가 아니다. 다양한 비뇨기 질환에서 환자의 개별 조건과 질환 특성을 고려한 표준 치료로 자리 잡아가고 있다. 특히 장기를 보존하거나 회복 시간을 단축하는 것이 중요한 환자에게 로봇수술은 기존 치료와는 다른 선택지를 제공한다.

정두용 인하대병원 비뇨의학과 교수는 “비뇨의학과 로봇수술은 단순히 절개 범위를 줄이는 차원을 넘어섰다”며 “장기 기능 보존과 환자 삶의 질 향상이라는 두 가지 목표를 동시에 달성할 수 있는 중요한 치료 전략”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다양한 임상 근거를 축적해 로봇수술의 치료적 가치를 확장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차준호 기자 run-jun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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