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7호 (2020년 10월 Issue 2)
우리는 자율주행 자동차와 관련해 트롤리 딜레마를 종종 언급한다. 윤리적인 가치 판단이 요구되고 사람들조차 선택에 애를 먹는 이 난제를 AI에 답하도록 요구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것은 우리가 AI에 거는 기대감이 높기 때문이다. 특히 코로나19 대응에 AI가 적극적으로 활용되고 일부 의미 있는 성과가 나타나면서 이 기술에 대한 기대감은 더욱 커지고 있다. 그러나 실제 업무 최전선에 있는 개발자들은 수많은 AI 프로토타입이 세상의 기대에 한참 미치지 못한다는 것 또한 알고 있다. 지금은 인간이 설계한 자율주행차에 윤리적인 판단을 강요하는 우문(愚問)을 던질 것이 아니라 과도한 기대를 거두고 책임감 있는 설계와 냉철한 검증에 몰입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