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0호 (2019년 9월 Issue 1)
2010년 이준익 감독의 영화 ‘구르믈 버서난 달처럼’이 개봉할 당시 필자들은 막 클라우드를 접하고 관련 기술을 익히던 중이었다. 영화의 제목은 시대에 먹구름을 드리우던 조선 후기 통치 계급과 이를 벗어나려는 민초들의 사투를 비유적으로 표현했지만 새로운 기술과 씨름하던 필자들은 이 제목이 마치 뜬구름 같기만 한 클라우드를 표현한다고 느꼈다. 구름 속에 달이 있으면 그 구름의 형상을 제대로 파악하기 힘들다. 그러나 달이 구름을 벗어나 빛을 비추면 구름의 윤곽이 선명하게 드러난다. 그 무렵만 해도 클라우드는 구름처럼 손에 잡히지 않는 것이었지만 지금은 어스름이 걷히고 달이 구름을 벗어나면서 클라우드의 실체를 많은 사람이 확인할 수 있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