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호 (2008년 1월)
한국의 대표기업인 삼성전자의 반도체부문을 보자. 주체론 관점에서는 1983년2월 도쿄 선언에서 21세기에 대한 비전을 가지고 반도체 산업으로 진출한 이병철 회장의 비전이 뛰어났다. 1987년 이병철 회장의 뒤를 이은 이건희 회장이 만 20년째 반도체에 대한 확고부동한 신념을 바탕으로 이 산업을 진두지휘하고 있다.
환경론 관점에서는 1986년 인텔 의CEO로 취임한 앤디 그로브 사장이 메모리 칩이 차별화하기 어려운 제품이라는 전제 하에 이 사업에서 철수한 이후, 미국의 여러 반도체 회사가 메모리 칩 생산을 포기했다. 1991년에는 미국과 일본 정부간의 자율적 수출규제합의에 따라 일본으로부터의 수입 역시 줄어들었다. 이두 사건이 겹치면서 미국시장에 대한 메모리 칩 공급은 대폭 줄어들었다.
반면 메모리 칩이 핵심부품인 PC에 대한 수요는 계속 늘어났다. 이처럼 공급은 줄고 수요는 늘면서 미국 시장에서 메모리 칩 수급에 큰 공백이 발생한 것이다. 그러나 바로 같은 해인 1991년 삼성은 메모리 칩 생산 수율에서 상업적 생산이 가능한 60%를 넘기며 대량생산을 시작했다. 메모리 칩이 없어서 못 팔던 미국 시장에서 주도적인 위치에 올라서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