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상반기, GS칼텍스는 59일간의 여수 공장 대정비작업(TA, Turn around)을 마무리했습니다. 대정비작업은 정유·화학 공장에서 진행하는 정기 보수 작업으로, 공장이 한창 가동되는 동안에는 진단, 조치가 어려운 영역을 기한 내에 일괄 점검하고 보수하는 과정인데요. 전년 대비 두 배 늘어난 3158억 원의 예산을 투입해 역대 최대 규모로 진행한 이번 대정비작업에서 눈길을 끈 건 다름 아닌 AI와 로봇이었습니다. 높은 곳에서 일하는 작업자가 안전벨트를 착용하지 않으면 AI CCTV가 이를 감지해 스피커로 경고 메시지를 자동 송출하는가 하면 비계(飛階, scaffolding)를 설치해 사람을 직접 투입하던 설비 외부 점검과 폭발 사고에 대비한 기압 테스트 등 위험한 작업에는 로봇이 동원됐습니다.
이처럼 GS칼텍스가 AI와 로봇 활용도를 높이는 배경에는 2019년부터 추진하고 있는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즉 DX가 있습니다. 단순히 원유를 수입, 정제해 판매하는 기존 업무에 안주하지 않고 DX를 전 밸류체인에 확산해 미래 경쟁력을 확보하겠다는 구상인 건데요. 스타트업 등 규모가 작은 조직과 달리 GS칼텍스와 같이 몸집이 큰 전통 대기업의 혁신은 더욱 까다롭기 마련입니다. 의사결정 체계가 복잡하고, 오랜 기간 기존 사업 분야와 강점을 강화하며 성장해 왔기 때문에 전략을 수정하는 데 있어 내부 저항이 큰 편이기 때문인데요. 이런 악조건 속에서도 GS칼텍스가 구성원들의 자발적 참여를 이끌어내며 조직에 디지털 DNA를 내재화할 수 있었던 비결은 무엇이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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