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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리더로 가는 길

저성과, 의지박약 구성원…
애써 함께 가려 하지 말아야

이수민,정리=이규열 | 406호 (2024년 12월 Issue 1)
Article at a Glance

진짜 리더가 되기 위해선 먼저 리더가 빠지기 쉬운 다섯 가지 착각에서 벗어나야 한다.

1. 조직은 사람을 가장 중요하게 여기지 않는다. 성과가 1순위다.

2. 모두에게 동기를 부여할 필요는 없다. 싹이 보이는 꽃에 물을 주는 게 당연하다.

3. 지속적 실천 없이 간절히 원하기만 해서 이뤄지는 건 없다.

4. 나에게 문제가 있을 수 있다. 물론 직접적인 문제가 없을 수도 있다. 그런 때에도 책임은 있다. 리더이기 때문이다.

5. 건강한 콩나물시루에서 콩나물이 자라듯 모든 직원이 바람만큼 쑥쑥 성장하는 건 아니다.


편집자주 어려운 때일수록 리더의 역량이 더욱 강조되지만 막상 현장에서 리더십을 효과적으로 발휘하기란 쉽지 않습니다. 커뮤니케이션 전문가이자 리더십 코치로 활동하는 이수민 SM&J PARTNERS 대표가 ‘진짜 리더로 가는 길’로 새 연재를 시작합니다. 진짜 리더로 거듭나는 이정표로 삼으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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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 환경이 불확실하고 새로운 변화가 요구될수록 리더십 압박은 커진다. 일반적으로 조직은 리더십을 문제 해결의 가장 효율적 수단으로 여기기 때문이다. 물론 리더들도 손 놓고 있진 않는다. 조직의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나름 열심히 노력한다. 부족한 시간을 쪼개 리더십 강의를 듣거나 관련 도서들도 틈틈이 읽는다. 그런데 효과가 있을까? 대부분의 경우 리더십 향상은 생각보다 더디다.

강의나 책에서 소개한 리더십 개발 방법이 틀렸다는 것은 아니다. 구구절절 옳은 말들이다. 따라만 하면 조직과 구성원들에게 인정받는 진짜 리더로 성장할 것 같다. 그런데 실제 적용하면 어떨까? 기대와 현실은 다르다. 리더십 덫에 빠져 진짜 리더로 나아가지 못할 때도 많다. 왜 이런 일이 생기는 것일까?

미국 소설가 마크 트웨인(Mark Twain)의 말을 빌려보자.

“사람들이 곤경에 빠지는 건 뭔가를 몰라서가 아니라 뭔가를 확실하게 안다는 착각 때문이다. (What gets us into trouble is not what we don't know. It's what we know for sure that just ain't so.)”

진짜 리더가 되기 어려운 이유도 이와 같다. 특히 리더가 빠지기 쉬운 다섯 가지 착각에서 벗어나야 한다. 지반이 약한 땅에 건물을 높이 짓기 어렵듯 착각하는 리더에게 리더십 향상을 기대하긴 어렵다. 아무리 좋은 리더십 이론과 방법을 적용해도 학습된 무력감만 쌓일 뿐이다.

누군가에겐 다섯 가지 착각이 불편할 수 있다. 착하고 선한 마음을 가졌다면 더욱 그렇다. 하지만 진짜 리더는 자신의 성품이 아니라 자신에게 부여된 역할에 충실한 사람이다. 먼저 착각에서 벗어나자. 진짜 리더가 되고 싶다면 불편해도 가야 할 길이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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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번째 착각, 사람이 가장 중요하다

경영 환경은 점점 악화되고 있다. 한 기업의 사장인 당신은 매달 돌아오는 직원 월급날이 두렵다. 한때 100명이 넘던 직원 수가 이젠 50명으로 줄었다. 생존 방법을 고민하던 중에 산업 박람회에서 최신 장비를 봤다. 이 장비를 활용하면 현재 인력의 80%로도 동일한 생산성을 유지할 수 있다. 다만 문제는 고가의 구매 비용이다. 비용을 마련하기 위해서는 10명을 해고해 인건비를 줄이는 방법밖에 없다. 선택지는 두 가지다. 어떤 선택을 할 것인가?

① 사람이 가장 중요하다. 어떻게든 현재 인력으로 위기를 극복해야 한다. 살아도 같이 살고, 죽어도 같이 죽는다.

② 마음 아픈 일이지만 어쩔 수 없다. 성과가 낮은 10명을 떠나보낸다. 남은 40명과 조직이 생존하는 길이다.

어려운 선택이다. 그럼에도 리더라면 두 번째 안을 선택해야 한다. 누구를 보낼지와 남은 자들의 사기 관리는 그다음 문제다. 이 과정에서 냉정하고 비인간적이란 소리를 들을 수 있다. 하지만 그 말의 감수 또한 리더의 일이다. 조직이 위태로운 것보다 리더가 힘든 것이 낫다.

첫 번째 안을 선택했다면 마음이 따뜻한 사람일 수 있다. 하지만 그런 마음은 개인적으론 미덕이지만 리더에겐 아니다. 온정주의는 리더의 역할 수행에 방해가 될 수 있다. 자신의 성격, 가치 등을 이유로 조직이 기대하는 역할을 수행하지 못한다면 리더로서 자격은 없다.

조직이 리더에게 기대하는 것은 무엇일까? 관념적 세계에서만 존재하는 조직은 실제 눈으로 볼 수도, 손으로 만질 수도, 말로 대화할 수도 없다. 이런 이유로 현실의 다양한 커뮤니케이션 상황에서 자신을 대신할 실체적 존재가 필요하다. 그 존재가 리더인 셈이다. 조직이 리더에게 바라는 것은 명백하다. 조직을 대변하라는 것이다. 그것이 리더의 가장 본질적 역할이다.

이런 점에서 리더는 변호사와 비슷하다. 만약 변호사가 의뢰인의 뜻과 다르게 변론하면 어떨까? 존재 가치가 없다. 조직과 다른 목소리를 내는 리더도 마찬가지다. 조직의 리더는 반드시 조직 관점에서 생각하고 행동해야 한다.

조직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무엇일까? ‘성과’다. 조직의 생존과 성장을 좌우하는 결정적 요소이기 때문이다. 반대로 성과와 관련 없는 것이라면 어떤 말로 포장해도 부차적 요소에 불과하다. 필요하면 언제든 포기해야 하는 것이란 의미다.

조직을 대변하는 리더라면 사람이 아니라 성과를 기준으로 판단해야 한다. 성과를 내지 못하거나 낼 가능성이 낮은 구성원들과 애써 함께 가려고 하지 말자. 조직을 위태롭게 만들 수 있다. 리더의 가장 본질적 역할을 망각하는 일이다. 사람이 가장 중요하다는 것은 조직의 눈으로 바라보지 않았을 때 생기는 리더의 착각이다.


두 번째 착각, 누구에게나 동기를 부여해야 한다

리더가 동기부여를 하는 일이 필요할까? 물론이다. 리더가 해야 하는 중요한 일 중 하나다. 하지만 누구에게나 동기부여해야 한다는 것은 착각이다. 모두가 아니라 ‘자발적으로 요청’한 직원에게만 동기부여해야 한다. 이 말을 완전한 문장으로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달리는 말을 더 빨리 달리게 할 수는 있다. 하지만 달리기 싫은 말을 억지로 달리게 할 수는 없다. 당근을 주면 될까? 비용이 든다. 게다가 더 큰 문제도 있다. 한계 효용 체감 법칙에 따라 당근의 효용은 점점 감소한다는 것이다. 그 결과 시간이 지나면 이제 당근만으로는 동기가 생기지 않는 순간이 온다. 달리지 않는 말도 필요할까? 다른 쓸모가 없다면 버려야 한다.

구성원 모두에게 동기를 부여할 수 있다는 것은 착각이고 오만이다. 효과를 볼 수 있는 직원에게 선택적으로 동기를 부여해야 한다. 달리기 싫은 말처럼 동기가 없는 직원의 의욕을 높이기 위해 애쓰지 말자. 인센티브를 제공한다고? 최악의 선택이다. 말과 당근처럼 한계 효용 체감 법칙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동기부여 효과를 볼 수 있는 직원은 어떤 사람일까? 꽃을 키우는 과정에 비유해 찾아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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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을 보려고 물을 뿌려야 한다면 어느 쪽을 택해야 할까? 당연히 B다. 싹이 보이지 않는 A에 물을 뿌린다? 이것 역시 비효율적이다. 물론 땅속에 씨앗이 있을 수 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도 꽃이 피지 않았다면 없거나 죽은 씨앗일 가능성이 크다. 물통의 물이 무한하다면 모든 곳에 물을 뿌려도 좋다. 하지만 현실은 다르지 않은가. 물의 양은 언제나 제한적이다. 싹이 난 곳에 물을 뿌려야 한다. 그것이 꽃을 볼 가능성이 높은 선택이다.

여기서 물통은 리더, 물은 리더의 에너지, 싹은 직원의 동기와 같다. 물통의 물처럼 리더의 한정된 에너지를 아무 곳에나 사용할 수 없다. 싹이 보이는 직원에게 리더의 에너지를 부어야 한다. 리더의 역할은 구성원의 동기를 발견하는 것이 아니라(그건 본인 스스로 할 일이다) 함께 키우는 것이다. 싹이 보이는 직원이 동기부여 효과를 얻을 수 있는 직원이다.

싹의 유무는 어떻게 알 수 있을까? 상대의 ‘요청’으로 알 수 있다. 작은 동기라도 없으면 요청하지 않기 때문이다. 따라서 힘들고 답답해도 직원이 먼저 도움을 요청하기 전까지는 기다리자. 기다림도 리더의 능력이다.


세 번째 착각, 간절히 원하면 이뤄진다

배가 고프다. 마침 감나무가 보인다. 그 아래서 입을 벌리고 감이 떨어지길 바랐다. 그런데 아무리 기다려도 감이 떨어지지 않는다. 바람이 부족한 것 같다. 이번엔 온 정성을 다해 간절히 바란다. 이번엔 감이 떨어질까?

건강한 조직에서 건강한 리더라면 누구나 진짜 리더로 성장하길 바란다. 조직과 구성원 모두에게 인정받는 모습을 꿈꾼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진짜 리더는 드물다. 이유가 뭘까? 간절하지 않아서? 아니다. 아무리 감을 원해도 그 바람만으로 감이 입에 떨어질 리 없다. 만에 하나 그렇게 되더라도 우연일 뿐이다. 리더가 의지할 변수는 아니다.

원하면 모두 이뤄진다고 착각하지 말자. 아무리 간절히 원해도 이것이 없거나 부족하면 원하는 결과를 얻을 수 없다. 무엇일까? 행동? 반만 맞는 말이다. 정확히는 행동의 ‘지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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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한 몸을 만들려고 운동하는 경우를 예로 들어보자. 헬스장에 등록해 처음 몇 주 동안은 매일 열심히 운동한다. 그런데 시간이 갈수록 운동 횟수는 점점 줄어든다. 이제 주 1회 하기도 버겁다. 원하는 몸이 만들어졌을까? 아니다. 일시적 행동만으로 완성되는 변화는 없다.

실패한 리더십 변화 과정도 같다. 원한다 → 변화된 행동을 한다 → 행동을 지속하지 않는다 → 다시 원래 모습으로 돌아간다. 여기서 ‘원한다’를 ‘간절히 원한다’로 바꿔도 행동의 지속이 없다면 달라지는 건 없다.

문제는 행동의 지속이 말처럼 쉽지 않다는 데 있다. 간결한 커뮤니케이션으로 빠른 일처리를 선호하는 리더를 예로 들어보자. 그는 리더십 교육을 받고 직원 말을 끝까지 잘 들어주는 리더가 되고 싶어 한다. 가능할까? 처음 몇 번은 직원 말 하나하나 경청하려고 노력할 것이다. 직원들의 달라진 시선을 보며 원하면 이뤄진다는 착각도 한다. 하지만 ‘지속’은 다른 문제다. 원래의 모습으로 돌아가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러면서 자신의 의지력을 탓하기도 한다. 정말 의지력이 문제일까?

아니다. 의지력과 지속성은 완전히 다른 영역이다. 지속성을 만드는 것은 의지가 아니라 ‘습관’이다.2 의지력을 유지하려면 뇌는 인지적 자원(cognitive resources) 소모가 많은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그런데 문제가 있다. 인지적 자원의 양이 제한적이란 것이다. 따라서 의지력에 무한정 주의를 기울일 수 없다. 게다가 주의가 필요한 곳도 리더십 변화만이 아니다. 무궁무진하다. 보고, 회의, 의사 결정, 팀원 평가, 사업 분석 등 리더의 활동 중 어느 하나 주의가 필요하지 않은 곳은 없다.

뇌과학의 발달 이후 행동 변화에 습관이 특히 강조되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습관은 주의를 기울이지 않아도 나오는 무의식적 행동으로 자원의 소모가 아주 적다. 따라서 행동을 지속하려면 행동의 습관화가 필수적이다.

원하는 것 자체가 나쁘다는 말은 아니다. 다만 그것만으로 무언가를 이룬 것 같다는 착각에선 벗어나야 한다. 당연하다고 생각하는가? 하지만 감이 저절로 떨어지기만 바라는 리더들이 참 많다. 예를 들면 다음과 같다.

•구성원들에게 진짜 리더로 인정받기 원한다. 하지만 행동의 변화는 없다.

•조직에 해가 되는 직원이 떠나기만 바란다. 하지만 어떤 조치도 취하지 않는다.

•조직의 성과가 높아지길 간절히 원한다. 하지만 리더십과 업무 방식은 그대로다.

착각에서 벗어나 원하는 것을 이루고 싶다면 다음 두 가지를 반드시 염두에 둬야 한다.

1. 변화에 필요한 행동을 지속할 자신이 없으면 처음부터 시도하지 않는다.

2. 일단 새로운 행동을 시작하면 그 행동이 습관이 될 때까지 지속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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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번째 착각, 나는 문제없다

“13연패를 끊을 때도 제가 홈런 두 개 치면서 끊었고, 18연패할 때도 제가 홈런 치고 끊었어요. 결국에는 그런 생각이 들더라고요. 내가 문제였구나. 내가 진작에 잘했으면 13연패도, 18연패도 없었을 거고.“

인터뷰 프로그램 ‘유 퀴즈 온 더 블록’에 소개된 프로야구 한화의 레전드, 김태균 선수의 이야기다. 담담히 “자신이 문제였다”고 말하는 모습이 인상적이다. 그 정도 선수라면 긴 연패의 원인으로 얼마든지 다른 사람이나 시스템을 탓할 수도 있었다. 하지만 그러지 않았다.

지금까지 리더십 코칭으로 만난 리더들은 안타깝게도 그와 달랐다. CEO는 임원을, 임원은 팀장을, 팀장은 직원이 문제라고 했다. 그러면서 자신보다 다른 사람이 코칭받는 게 더 좋겠다고 말했다. 말은 정중하고 논리는 그럴듯하다. 하지만 실제로도 그럴까? 아니다. 착각이다. 그들과 몇 번 대화를 나누다 보면 슬며시 이런 생각이 든다. ‘문제는 당신 같은데….’

그들은 왜 착각했을까? 리더의 책임 범위 인식과 메타인지3 능력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다음 사례를 보자.


A는 평소 일처리가 분명해 리더가 신뢰하는 직원이다. 권한도 많이 위임했다. 그런데 어느 날 A가 실수를 해 회사에 손실을 많이 끼쳤다.


누가 책임을 져야 할까? A일까? 물론이다. 그런데 한 명 더 있다. 그에게 일을 맡긴 리더다. 권한을 위임했다고 책임이 사라지지 않는다. 위임한 것은 ‘권한’이지 ‘책임’이 아니지 않은가. 게다가 책임은 리더가 원한다고 위임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자신의 업무 범위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에 리더는 무한 책임을 져야 한다.

그런데도 직원 탓을 한다면 어떨까? 누워서 침 뱉는 격이다. 리더의 책임 범위에 대해 착각하고 있다. 이런 리더 밑에서 직원들이 심리적 안전감을 느끼며 성과를 낼 수 있을까? 진짜 리더는 아니다.

문제를 남 탓으로 착각하는 다른 이유는 메타인지 능력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메타인지란 자신의 생각을 제3자 관점에서 생각하는 것을 말한다. 이 능력이 떨어지면 더닝-크루거 효과(Dunning-Kruger Effect)에 의해 다음과 같이 착각하기 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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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타인지 능력이 떨어지면 자신은 문제없고 다른 사람이 문제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강하다. 설령 자신에게 문제가 있더라도 스스로 해결할 수 있는 사소한 것으로 여긴다. 이런 이유로 코칭의 대상이 자신이 아니라 남이 돼야 한다고 말하는 것이다. 이런 착각에 빠져 있는 리더에게는 어떤 리더십 이론과 도구들도 도움 안 된다. 착각 수준만 높일 뿐이다.

‘나는 문제없어!’라는 착각에서 벗어나는 데 유용한 마음가짐이 있다. ‘책인지심(責人之心)’과 ‘서기지심(恕己之心)’이다. 『명심보감』의 ‘책인지심책기(責人之心責己), 서기지심서인(恕己之心恕人)’에서 유래한 말이다. ‘남의 잘못을 꾸짖는 엄격한 마음으로 자신을 돌아보고 자신의 잘못에 관대한 마음으로 다른 사람을 용서하라’는 의미다.

이런 마음으로 문제를 바라보면 어떨까? 좀 더 객관적으로 문제를 인식할 수 있다. 물론 그렇게 봤는데도 직원이 문제일 수도 있다. 하지만 어떤 경우든 리더는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최소한 그런 사람을 채용했거나, 그렇게 만들었거나, 아니면 아직까지 정리하지 못한 것도 리더의 책임이다. 상대가 상사라면 제대로 보좌하지 못한 책임을 져야 한다.

이렇게 보면 리더란 자리는 아무나 감당하기 어렵다. 세상에 리더보다 팔로어가 훨씬 많은 이유도 그 때문이다. 그중에서도 진짜 리더는 더욱 드물다. 그래도 가야 할 길이지 않은가.


다섯 번째 착각, 그래도 좋아질 것이다

콩나물시루에 물을 부으면 콩나물은 그대로인데 매번 물만 시루를 빠져나가는 것 같다. 물 붓기가 효과 있을까 의심이 든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 어느새 콩나물은 커져 있다.

HRD 분야에서 종종 활용되는 콩나물시루 비유다. 당장은 가시적인 성과가 보이지 않지만 꾸준히 투자하면 결국은 원하는 것을 얻는다는 이야기다. 특히 직원 육성에 자원을 계속 투입해야 할 이유를 설명할 때 많이 활용된다. 지금은 보이지 않지만 ‘그래도 좋아지겠지’라는 마음으로 직원 성장을 기다리라고 한다. 그런데 정말 기다리면 될까?

콩나물시루 비유에서 얘기하지 않는 전제 조건이 있다. ‘콩나물이 건강해야 한다는 것’이다. 건강하지 않은 콩나물은 아무리 물을 주고 기다려도 성장할 리 없다. 직원도 같다. 마음이 건강하지 못하다면 아무리 리더가 지원을 해도 성장하지 않는다. 그래도 언젠가 좋아지겠지? 착각하지 말자. 그건 자식을 바라보는 부모에게 어울리는 마음이다. 리더는 절대 부모가 아니다. 어설픈 부모 놀이하지 말자.

여기서 건강한 사람이란 캐럴 드웩 스탠퍼드대 교수가 말한 성장 마인드셋을 가진 사람과 같다.4 성장 마인드셋을 가진 사람은 미래는 자신의 노력에 따라 얼마든지 바꿀 수 있다고 생각한다. 반면 고정 마인드셋을 가졌다면 노력의 힘을 하찮게 보고 미래는 이미 정해진 것이라고 여긴다. 당연히 성장 마인드셋을 가진 사람이 성과와 조직 만족도가 훨씬 높다. 어느 콩나물에 물을 줘야 할지 분명하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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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원을 투입했다면 반드시 결과가 나와야 한다. 이때 결과가 부족하다면 원인을 분석하고 피드백하자. 물이 부족했다면 물을 더 주고, 온도가 낮았다면 온도를 올리고, 썩은 콩나물이 있었다면 뽑아 버려야 한다. ‘그래도 좋아지겠지’라는 막연한 기대감으로 조직을 효율적으로 관리할 수 없다. 그것은 리더의 길이 아니다.
  • 이수민sumin@smnjpartners.com

    SM&J PARTNERS 대표

    이수민 대표는 성균관대 법학과를 졸업하고 서울대 경영전문대학원(EMBA)에서 경영전문석사 학위를 받았다. 잡 크래프팅 전문가 백수진 박사와 강의 중심 교육 컨설팅사인 SM&J PARTNERS를 운영하며 문제해결 중심 리더십 코칭 및 기업 교육 강의 전문가로 활동하고 있다. 주된 강의 분야는 ‘리더십’ ‘전략’ ‘잡 크래프팅’ ‘강의스킬’ ‘조직관점 MBTI’ ‘B2B 협상스킬’ 등이다. 자세한 내용은 홈페이지(http://www.smnjpartners.com)에서 확인할 수 있다. 저서로는 『불편하지만 진짜 리더가 되고 싶은가요?』 『좋은 강사가 되고 싶은가요?』 『이제 말이 아닌 글로 팔아라』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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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리=이규열kylee@donga.com

    동아일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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