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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uxury & Premium Frontiers: 스타벅스 리저브

스토리 입힌 마케팅으로 취향저격 커피 성공신화, 2라운드가 시작됐다

김현진 | 207호 (2016년 8월 lssue 2)

Article at a Glance

 

스타벅스는 17년 전 처음으로 국내에 상륙해 커피 전문점 문화를 확산시킨 주인공이다. 커피 전문점의 대중화 시기, 선구적인 브랜드로서의 리더십을 유지하기 위해 이 업체는 고급 스페셜티 커피를 제공하는리저브브랜드를 도입했다. 이 브랜드를 도입한 각국의 스타벅스 지사들 가운데 스타벅스코리아는 가장 확실하게 리저브 콘셉트를 브랜딩하고 확산시킨 모범 사례로 꼽힌다. 먼저 스페셜티 커피의 핵심인 맛을 최상의 상태로 발휘할 수 있게 하기 위해 고가의 전용 장비를 투입했다. 또 프리미엄 커피 서비스의 핵심은 고객과 커피 마스터와의 소통에 있다는 창업 초기초심을 떠올렸다. 이를 위해 고객과의 최전선에 있는 직원에 대한 교육을 강화하면서 맛에스토리를 입힐 수 있는 기술을 연마하게 했다.

 

 

 

편집자주

이 기사의 제작에는 동아일보 미래전략연구소 인턴연구원 최시영(고려대 경영학과 3학년) 씨가 참여했습니다.

 

 

 

 

스타벅스의 본사가 있는 미국 시애틀에는 커피와 관련된 다양한 체험을 할 수 있는스타벅스 리저브 로스터리 앤 테이스팅룸매장이 있다. 2014년 문을 연 이 공간은 스페셜티 커피 전문 매장으로, 커피 원두를 볶는 로스터리와 다양한 커피를 맛볼 수 있는 테이스팅룸이 갖춰져 있다. 커피와 관련된 모든 즐거움을 맛보게 해준다는 이유로커피의 디즈니랜드로도 불린다.

 

 

 

 

‘스타벅스 리저브라 불리는 이 매장에선 일반 스타벅스 매장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희귀한 원두들로 만든 스페셜티 커피만 판매한다. 스페셜티 커피는 통상 미국스페셜티커피협회(SCAA) 평가에서 80점 이상의 점수를 받은 상위 7%의 커피를 가리킨다. 스타벅스는 이보다 더 엄격한 잣대를 들이대 희소성과 품질 등의 측면에서 상위 3%의 커피를 가린 뒤 스페셜티 커피로 제공한다.

 

 

 

 

이 공간에 업계의 관심이 집중되는 이유는 스타벅스가 그동안 전 세계 커피 문화에 미친 영향력 때문이다. 커피라는 소재에 카페 문화라는체험을 담아 프리미엄 커피 문화의 선구자가 된 스타벅스가 디즈니랜드에 빗댈 만큼 풍성한 즐거움을 제공하고 나섰기에 전 세계 커피 팬들은 이미 이 매장을 성지(聖地)로 삼고순례에 나서고 있다.

 

 

 

이 매장 콘셉트를 직접 진두지휘한 사람은 스타벅스 최고경영자(CEO)인 하워드 슐츠 회장이다. 그는커피와 관련해 더 높은 품질의 제품을 찾는 소비자들이 많아졌다며 기존 스타벅스 커피 브랜드보다 한 단계 높은, 프리미엄 커피로 새로운 활로를 찾을 것을 선언했다.

 

 

 

 

‘스타벅스 리저브 2014 3월 국내에 상륙했다. 유명 커피 전문점 브랜드로서는 선구적으로 국내에 스페셜티 커피를 본격 소개하면서 경쟁자들을 유입시키고 있다. 일반 커피에 비해 다소 비싼 데도 불구하고 고객들의 관심이 높아져 올 들어 5월까지 누적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40% 증가했다. 이는 일반 스타벅스 매장 매출 증가율(24%)의 두 배에 달하는 수치다. 또 영국 전체에 리저브 브랜드가 도입된 매장이 5개 남짓인 데 비해 한국 내에서는 이미 54개 매장이 리저브 브랜드를 도입하고 있다. 한국에서 유독 리저브 열풍이 거센 셈이다. 커피 전문점이 이미 포화에 이른 상태에서 고급화된 스페셜티 커피숍의 등장과 성공이 의미하는 바는 무엇일까.

 

 

 

 

‘스타벅스 리저브의 브랜딩 및 운영을 담당하는 스타벅스커피코리아 카테고리 음료팀의 박현숙 팀장과 서원주 파트장을 최근 새롭게 문을 연 서울 용산구 한남동 스타벅스 리저브 매장에서 만나 이 브랜드의 프리미엄 전략에 대해 들었다.

 

 

 

 

리저브 커피는 일반 커피보다 평균적으로 몇 천 원가량 더 비싸다. 비싼 원두를 사용할 경우 한 잔에 1만 원이 넘는 경우도 있다. 고가에 대한 가격 저항력이 클 줄 알았는데 예상외로 성장세가 좋다.

 

 

 

 

고품질에 희소성이 높은 커피에 대한 소비자들의 수요가 적지 않았던 것 같다. 스타벅스의 한국 진출을 국내 커피 전문점 시장 확대의 시발점으로 본다면 이제 한국에 일반적인 커피 전문점 시장이 자리 잡은 지 17년이 됐다. 이 시점에선 아무 매장에서나 맛볼 수 있는 균질한 맛의 커피보다 자신의 취향에 꼭 맞고 풍미가 남다르며, 커피를 추출하는 바리스타 또는 커피마스터에 따라 조금씩 다른 맛이 구현되는 고급 커피에 대한 수요가 커질 수밖에 없다.

 

 

 

아날로그적’이면서 맞춤식에 가까운 고급 커피에 대한 수요가 증대되는 것이다. 또 최근 패션보다 식품 시장에서 프리미엄 또는 럭셔리 제품의 수요가 커지고 있는 데서도 보듯소유보다경험을 원하는 이들이 커피를 통해 그동안 경험하지 못했던 최고급 커피를 찾게 된 게 아닌가 싶다.

 

 

 

 

 

 

 

박현숙 카테고리 음료팀장은 경희대 식품영영학과를 졸업하고 1999 7, ㈜스타벅스커피코리아에 입사했다. 국내 스타벅스 1호점인 이대점 점장, 지역 매니저, 마케팅팀 음료 기획 담당 등을 거쳐 현재 스타벅스커피코리아 내 최초의 여성 팀장으로 카테고리 음료팀을 이끌고 있다.

 

 

 

 

 

 

 

 

프리미엄 커피의시조격인 스타벅스는 시장 세분화(segmentation)의 성공 사례로 꼽힌다. 프리미엄 커피라는 새로운 영역을 만들면서 새로운 수요를 창출한 것이 성공의 핵심이라는 분석이다. 스타벅스 리저브는 기존 스타벅스에서도 또다시 세분화 전략을 펼친 콘셉트다. 국내에서도 수요가 충분했다고 봤나?

 

 

 

 

스타벅스는 17년 전 처음으로 국내에 상륙한 후 매장을 많이 늘렸다. 하지만 커피 전문점이 대중화된다는 사실은 스타벅스가 선구적인 브랜드로서의 리더십을 유지하는 데 있어 위기 요소가 될 수도 있었다. 스타벅스의리더십을 지키기 위해 어떤 신사업이나 영업 전략을 쓰는 것이 바람직할지 고민하던 시기에 마침 본사에서 리저브라는 새로운 콘셉트를 개발했다. 프리미엄 브랜드 내 럭셔리 라인처럼 희소성이 강하고 고객들의 충성도도 높이는, 특별한 심리적 효과를 주는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일반적인 커피보다 좀 더 고급화된 커피의 수요는 2010년 프리미엄 인스턴트 커피 브랜드비아(VIA)’를 스타벅스를 통해 선보였을 때 이미 확인할 수 있었다. 비아는 기존 식품업체에서 나오는 일반 커피 믹스보다 비쌌지만 판매가 꽤 잘됐다. 인스턴트 방식 외에도 좀 더 제대로 고급 커피를 제공할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한 끝에 리저브 콘셉트가 탄생했고 스타벅스의 기존 팬층을 중심으로 인기가 높아진 것 같다.

 

 

 

 

국내에 도입된 리저브 콘셉트는 본사와 동일한 모습인가.

 

 

 

 

콘셉트는 동일하지만 서비스는 더 충실하게 구현했다. 실제로 본사나 주변 아시아 국가에서 이미 벤치마킹을 하고 있다. 사실 리저브 매장의 도입 시기 및 방식을 놓고 매우 신중하게 검토했다. 이왕 이 리저브 콘셉트를 적용하려면 정말 제대로 해야 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국내보다 먼저 리저브 매장을 적용했던 일본도 방문해봤지만 뭔가 부족하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었다. 무엇보다 기존 매장 속에 리저브 콘셉트가 새롭게 포함됐다는 사실을 고객들이 잘 인식하지 못하는 듯했다. 클로버 머신 하나 들여놓고, 고품질 커피를 새로 제공하게 됐다는 것만으로는 리저브의 철학을 제대로 전달하지 못할 것이라고 생각했다.

 

 

 

 

물론 최상의 커피를 추출해내는 하드웨어적 투자도 중요한 요소다. 클로버 머신이 워낙 비싸다보니 외국에서는 리저브 매장 중에서도 이 기계를 갖추지 못한 곳도 많다. 따라서 해외에선 리저브 매장에서조차 POC(Pour over Corn) 방식이나 프렌치프레스 등 기존 추출 방식을 사용하는 경우가 더러 있다. 하지만 한국 스타벅스는 리저브 서비스가 도입된 매장 전체에 클로버 머신을 도입했다. 리저브 매장 전체에 이런 장비를 갖춘 나라는 한국이 유일하다.

 

 

 

 

 

서원주 파트장은 경희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2003 12월 ㈜빙그레에 입사해 바나나맛 우유, RTD커피 브랜드 매니저 등을 담당했다. 2015 7월 스타벅스에 합류해 현재 카테고리 음료팀 내에서 리저브 브랜드를 맡고 있다.

 

 

 

 

2016 2월 기준, 아시아 지역 내에 리저브 매장 210개 가운데 클로버 기기를 보유한 매장은 110개다. 이 중 절반가량인 54개 매장이 국내에 있는 셈이다.

 

 

 

 

스타벅스커피코리아 직원들이 리저브 매장을 먼저 도입한 국가들을 연구한 결과, 스페셜티 커피라는 고급 커피와 서비스에 있어 가장 결정적인 성공 요인은 바로 교육이란 사실을 알게 됐다. 또 커피를 추출하는 커피 마스터의 능력은 최적의 커피 맛을 뽑아내는 기술뿐 아니라 맛에 스토리를 입힐 수 있는 힘이라는 생각도 하게 됐다.

 

 

 

 

커피를 서빙하는 전문 인력에 대한 교육은 구체적으로 어떻게 실시했나.

 

 

 

 

커피 마스터에게 요구되는 가장 큰 능력 중 하나는 고객과 대화하는 소통 능력이다. 최근 문을 여는 리저브 매장 전체에 도입 중인익스피리언스 바에서는 커피 마스터가 커피 한 잔을 내리는 동안 원두의 종류, 추출 방식, 맛의 차이 등을 고객에게 끊임없이 스토리텔링해준다.

 

 

 

 

 

 

 

 

 

리저브 서비스를 도입할 때 벤치마킹으로 생각한 대상은 호텔 레스토랑 서비스였다. 사실 음식이나 음료를 먹는 손님에게 서비스 제공자가 끊임없이 말을 거는 모습은 국내 소비자들에게 익숙하진 않은 풍경이다. 하지만 최고급 호텔 식당에서는 셰프나 서버가 식재료나 조리 방식 등에 대해 사소한 얘기(small talk)를 종종 들려주고 있고, 고객들은 이를 오히려 친절하고 세심한 서비스로 인식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아마도 숙련된 서비스 정신과 전문성 덕분에 고객들로 하여금 경청하게 하고, 이를 통해 어색한 느낌을 경감시킬 수 있었을 것이다.

 

 

 

 

 

 

 

 

이를 제대로 실현하기 위해 리저브 론칭에 앞서 각 매장의 파트너를 본사로 불러들였다. 또 커피에 대한 전문적인 설명은 물론 고객과의 대화 방법, 말을 거는 법 등을 교육했다. 이제 파트너들도 리저브 커피를 주문한 고객들에게 원두를 갈아 시향을 권유하고 이 원두가 어떤 농장에서 누가 재배한 것인지를 설명하는 것을 어색해 하지 않고 있다. 상황별로 직원들끼리 롤플레이를 하는 등 어떻게 응대하고 어떤 코멘트를 할지 다양한 시나리오를 통해 연습한 결과다.

 

 

 

 

이른바 프리미엄 마케팅의 핵심을 결국 서비스, 그리고 이를 잘 수행하기 위한 직원들에 대한 교육으로 이해한 것인가.

 

 

 

 

리저브 매장을 굳이 프리미엄 마케팅을 위한 수단이라고 소개하진 않고 있다. 하지만 최고급 커피를 제대로 제공하기 위한 방법으로 기존 서비스 방식과는 다른 무언가를 고민한 것은 사실이고 이것이 프리미엄 마케팅으로 구현되고 있다. 예를 들어 매장 내에서 서비스되는 모든 비주얼 요소들에 프리미엄 이미지를 입혔다. 먼저 리저브 커피를 주문하면 원두가 생산된 지역, 가공 방법, 산미 및 보디감의 정도 등 스토리가 담긴 작은 엽서 형태의 카드를 준다. 또 음료를 서빙하는 쟁반, 냅킨, 포스터, 커피 잔을 감싸는 종이(슬리브), 빨대에 이르기까지 커피의 브랜딩을 돕기 위한 도구 15종도 새롭게 개발했다.

 

 

 

 

사실 아이스컵을 제외하고 나머지 도구들은 국내에서 자체 제작한 것이다. 이렇게 리저브 콘셉트를 중심으로 새롭게 음용 도구 디자인을 한 것은 한국이 유일하다. 이것이 강력한 브랜딩에 모티브가 돼 다른 국가들보다 빠르게 리저브 콘셉트가 확대되는 계기가 된 것 같다. 리저브 브랜드가 별도의 브랜드로 독립해 따로 위치한 것이 아니라 기존 스타벅스 매장 내에서 운영되다보니 뭔가 차별화 요소가 필요하다고 생각해 고안한 것이었다. 리저브의 콘셉트 컬러인 블랙을 주조색으로 하다보니 최근 문을 연 한남동 매장의 경우에는 외부 인테리어에도 기존의 그린+화이트가 아닌 블랙을 주조색으로 도입했다.

 

 

 

 

이렇게 음용 도구를 자체 제작할 정도로 공을 들인 이유는 브랜드에 대한 경험을 충분히 제공하기 위해서다. 사실 이런 도구들은 기능적 측면에서 기존에 사용하던 것들과 차이가 없다. 색상만 눈에 띄게 달라졌을 뿐이다. 그런데도 굳이 이렇게 제작한 것은 고객들이 스타벅스 내에서 겪을 수 있는 경험을 다양화하기 위해서다. 같은 공간이지만 리저브 커피를 선택했을 때 뭔가 특별한 경험을 하고 있다는 느낌을 갖게 하고 싶었다.이는경험이 결국 리저브의 핵심 철학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리저브 커피가 제공되는 공간을익스피리언스 바라고 부르기도 한다.

 

 

 

 

리저브를 좋아할 만한 이른바커피 덕후들은 브랜드 가치에 따른 심리적 만족 외에 커피 자체에 대한 품질을 더 중시할 것 같다. 리저브는 품질 측면에선 어떤 점에서 더욱 고급화된 것인가.

 

 

 

 

리저브 브랜드의 특징은 블렌딩된 기존 아메리카노나 에스프레소와 달리 단일 원산지의 원두, 즉 싱글 오리진이라는 점이다. 이 원두들은 심지어 단일 농장 내 같은 밭에서 자란 경우가 많다. 싱글 오리진 원두의 특성은 위스키로 치면 싱글 몰트 위스키에 비유할 수 있을 것 같다. 원두 특유의 맛, 오리지널리티를 제대로 즐길 수 있다는 게 장점이다.

 

 

 

 

 

 

 

 

 

 

 

리저브 브랜드가 인기를 끄는 또 하나의 요인은 단일 품종이라이력출신 성분을 추적하기가 용이하다는 점도 꼽을 수 있을 것 같다. 최근 소비자들은 안전성 측면에서 자신이 먹는 식품이 어떤 환경에서 누구에 의해 재배됐는지 등에 관심이 많다. 청담동에 위치한 SSG 같은 프리미엄 식품관을 가보면 이 식품의 재배 히스토리에 대해 자세한 설명이 붙어 있다. 요즘의 소비자들, 특히 건강에 대한 의식이 높은 소비자들이 인지하는 프리미엄의 핵심은 결국 더 건강하고 윤리적이라는 데 있는 것이었다. 그런 점에서 리저브 콘셉트가취향 저격역할을 한 것이 아닐까 싶다.

 

 

 

 

실제 리저브 커피를 찾는 주 고객층은 누구인가.

 

 

 

 

스타벅스 카드로 구매하는 고객을 대상으로 조사해보면 30대 여성의 구매 비율이 가장 높다. 일반 스타벅스 커피 역시 30대 여성 고객 비율이 가장 높은 편인데 리저브의 경우 남성 고객 비율이 일반 스타벅스 남성 소비자 대비 10%가량 높다는 점이 흥미롭다. 리저브라는 콘셉트가 일반적으로 일반 커피보다 한 단계 높다보니 커피의 음용 빈도도 높고 관심도 높은, 즉 관여도가 높은 소비자들이 주를 이룬다. , 커피를 자주 마시는 사람이 결국 리저브에 관심을 갖는다는 뜻이다. 커피 시장에도덕후수준의 관심과 지식을 가진 소비자들이 적지 않은데 이런 극단적인 취향을 갖는 비율이 대개 남성들 사이에 높게 나타나다보니 리저브 커피에 대한 남성 고객 비율이 상대적으로 높아진 것이 아닐까.

 

 

 

 

 

 

 

 

리저브 커피를 주문하면 별도로는 판매하지 않는 특별한 마카롱을 준다. 비싼 가격에 대한 저항감을 낮추기 위한 수단인가.

 

 

 

 

그렇지는 않다. 리저브 브랜드가새로운 경험을 테마로 하는 만큼 각각의 원두에 맞춰 맛의 경험을 다양하게 할 수 있는 마카롱을 함께 매치해본 것이다. 인도네시아의 수마트라 커피는 보디감이 무겁고, 남미산 원두는 지역에 따라 조금씩 다르기는 하지만 견과류 또는 코코아 같은 풍미가 강한 편이다. 이러한 원두의 특성에 맞는 맛과 마카롱을 매치해 미각의 즐거움을 풍성하게 하기 위해 고안했다. 이 역시 한국에서만 도입된 서비스인데 반응이 좋아 다른 국가에서도 관심을 갖고 있다.

 

 

 

 

 

 

리저브에 대한 반응이 좋으니 기존 스타벅스 매장에 모두 리저브 브랜드를 도입하는 방법을 고민해볼 수도 있지 않을까.

 

 

 

 

스타벅스 매장 수가 전 세계적으로 2만 개에 달한다. 그런데 리저브 브랜드는 전 세계적으로 상위 3% 내에 드는 품질의 원두만 선별한다. 공급 부족 때문이라도 이 브랜드를 모든 매장에 도입하기는 어려울 것 같다. 일단은 고급 커피에 대한 관심과 수요가 높은 오피스 타운 등을 중심으로 공급하고 있다. 리저브의 역할은 스타벅스가 얼마나 커피에 전문성이 있는지, 또 얼마나 커피 문화를 선도할 의지가 있는지를 보여주는 것이다. 즉 브랜드의 리더십을 유지하기 위한 수단으로, 실제로 고객들이 스타벅스를 보는 눈이 많이 달라지고 있음을 체감한다.

 

 

 

 

최근 다른 커피 전문점들도 스페셜티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SPC그룹은 커피전문점파스쿠찌와 차별화한커피앳웍스를 선보이면서 콜롬비아, 과테말라 등의 산지에서 직접 생두를 구매, 국내에서 로스팅한 원두를 사용해 커피를 추출하고 있다. 탐앤탐스는탐앤탐스 블랙’, 할리스는커피클럽’, 엔젤리너스는엔젤리너스 스페셜티등의 이름으로 고급 스페셜티 커피를 선보이고 있다. ( 1) 이들 경쟁자와 비교해 리저브 브랜드가 가진 강점은 무엇일까?

 

 

 

 

스타벅스 본사의 글로벌 커피팀은 매년 25만 잔의 커피를 테이스팅하고 있다. 고객들에게 최상의 품질의 원두를 소개하기 위해 지구 곳곳을 여행하면서 다양한 커피를 맛보고 있는 것이다. 이들의 여정 속에서 발견한 이국적이고, 희귀하고, 특별한 커피들이 리저브 커피로 소개된다. 스타벅스가 축적한 글로벌 소싱 능력을 능가하는 업체를 찾기 힘들다보니 고객들도 브랜드가 가진 능력을 믿는 편이다.

 

 

 

 

 

 

 

 

 

물론 스타벅스가 대중적인 브랜드이다보니 스페셜티 커피만 취급하는 전문 인디 브랜드들의 원두에 비해 질이 떨어지지 않을까 우려하는 고객도 없지 않았다. 하지만 희귀한 세계 3대 커피가 리저브를 통해 소개될 수 있다는 사실, 또 이들 인디 브랜드도 발견하지 못한원석들을 끊임없이 개발하고 있다는 사실이 플래그십 스토어 역할을 하는 시애틀의커피 성지와 전 세계 리저브 매장을 통해 소개되면서 스타벅스에 대한 브랜드 이미지와 신뢰감이 더욱 높아지는 효과를 낳았다.

 

 

 

 

미국의 커피 업계에서는 이미 스페셜티 커피의 인기가3의 물결로 불리고 있는 것으로 안다. 미국 커피 시장의 50% 이상을 이미 스페셜티 커피가 차지하고 있다는 통계도 봤다. 대형 식품업체들이 만드는 인스턴트 커피가1의 물결을 이뤘다면 스타벅스를 필두로 한 대형 체인 커피 전문점이 등장한 것이2의 물결이다. ‘3의 물결은 이미 커피 시장이 더 성숙한 선진국에서 대세로 불리는 만큼 앞으로도 수요가 더욱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스타벅스는 이 시장을 국내에 소개하는 데도리더십을 발휘했고 이런 선점 효과는 고객들의 뇌리에 상당히 오랫동안 남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시장 내 리더의 지위를 유지하기 위해 고객들이 열망하는, 즉 그들의원츠(wants)’에 맞는 새로운 콘셉트를 끊임없이 개발하는 것이 시장 내 선도 기업의 사명이자 숙명인 것 같다.

 

 

 

 

김현진 기자 bright@donga.com

 

 

 

 

 

 

 

DBR mini box

 

 

 

 

 

 

 

 

 

 

스타벅스 리저브란?

 

 

 

하워드 슐츠 스타벅스 회장이 젊었던 시절, 미국에는 여유롭게 커피를 마시는 카페 문화가 없었다. 그가 지금처럼 대형 살롱 같은 느낌의 커피 음용 공간에 대해 영감을 받은 곳은 바로 이탈리아였다. 그가 우연히 방문한 이 카페에서 숙련된 바리스타들은 누군가에는 작은 에스프레소를, 누군가에는 하얀 거품이 떠 있는 카푸치노를 건네며 활기찬 표정으로 손님들과 소통했다. 맛있는 커피를 나누는 따뜻한 공간, 슐츠 회장은 이곳에서스타벅스다운이상향을 찾을 수 있었다고 본인의 저서 <스타벅스, 커피 한 잔에 담긴 성공신화(Pour your heart into it)>를 통해 소개했다.

 

 

 

 

물론 스타벅스 같은 대형 커피 전문점에서 이탈리아의 작은 동네 카페처럼 친밀한 11 서비스를 기대하긴 어렵다. 하지만 스타벅스는 고객들로 하여금 그런 이탈리아 카페를상상하게만들어 살롱 같은 휴식 공간으로 조성했다. 홍성태 한양대 경영학과 교수는 저서 <모든 비즈니스는 브랜딩이다(쌤앤파커스)>에서 스타벅스는 커피의 품질만으로 성공한 것이 아니라 심리학자 겸체험경제선구자인 크리스티안 미쿤다가 말하는3의 공간을 창출하는 데 성공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3의 공간이란 집(1의 공간)이나 일터(2의 공간)와는 다른, 편안함을 자아내는 놀이문화 공간이다. 스타벅스는 편안한 의자와 무료 인터넷, 좋은 음악 등을 제공함으로써 편안한 문화공간이라는, 새로운 라이프스타일의 체험을 가능케 했다는 설명이다.

 

 

 

 

기존 스타벅스 매장에서 구현하기 어려웠던 친밀한 11 서비스가 이 리저브 매장을 통해 비로소 실현됐다는 점도 눈에 띈다. 리저브 매장에서는 단일 원산지에서 극소량만 재배돼 한정된 기간에만 만날 수 있는 스페셜티 커피 원두를 서빙하며 주문과 동시에 저울에 1잔 분량의 원두를 계량하고 전용 그라인더에 분쇄한 뒤 커피 추출 기계로 단 한 명의 고객을 위한 커피를 추출해 제공한다. 최근 새로 문을 연 리저브 매장에는익스피리언스 바(bar)’를 설치해 커피를 추출하는 커피 마스터가 고객이 고른 커피에 대해 자세히 설명하는 등 전문성을 바탕으로 적극적인 소통을 시도하고 있다.

 

 

 

 

국내 스타벅스 리저브 브랜드는 2014 3, 5개 매장에 처음 도입됐으며 현재 전국 스타벅스 매장 900개 가운데 6% 수준인 54개 매장에서 운영되고 있다. 스타벅스코리아 측은 올 연말까지 총 60개로 매장을 확대할 예정이다. 리저브 브랜드가 도입된 매장에서는 모두 2008년 스타벅스 본사가 인수한 커피 추출기기, ‘클로버(Clover)’가 설치돼 있다. 클로버 머신은 진공압착기술을 활용하며 마이크로 필터를 통해 커피를 위로 밀어내 추출하는 원리로 작동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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