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artup Case Study: 마이리얼트립

가이드와 여행객이 온라인서 여행설계 플랫폼만 제공하지만, 트렌드를 장악

183호 (2015년 8월 Issue 2)

Article at a Glance

 

 

 

 가이드와 여행객을 직접 연결하는 온라인 플랫폼, 마이리얼트립(My Real Trip)의 성공요인은?

 

① 소셜 시스템을 통한 직접적 연결로 유통단계를 줄이고 거래구조를 투명화해 참여하는 주체들이 윈윈할 수 있도록 새로운 사업 모델 구축

 

② 가이드와 여행객 모두 제공해야 할 것과 제공받을 것을 실시간으로 확인해 공유함으로써 유휴자원 감축 및 자원의 활용도 제고

 

③ 소셜네트워크를 활용해 서비스의 질적 수준 관리

 

 

 

 

편집자주

 

스타트업은 자본이나 인력, 조직과 기술 등 모든 면에서 먼저 시장에 진입한 경쟁자들보다 부족할 수밖에 없습니다. 열세의 상황에서 생존하기 위해서는 차별화된 경쟁력이 필수입니다. 다양한 방식으로 치열하게 분투하고 있는 한국 스타트업들의 사례를 연재합니다. 스타트업 특유의 다양하고 혁신적인 생존 전략들을 배워 가시기 바랍니다.

 

이 원고는 작성자의 저서 <한국의 스타트업 부자들, 이콘출판, 2015>의 내용을 바탕으로 최근 현황이 덧붙여져 작성됐습니다.

 

 

매일 반복되는 일상에 심신이 지친 현대인들은 현재 삶에서 잠시 벗어난 시간, 즉 여행을 갈망한다. 어떤 이에게는 찰나의 휴식이, 다른 이에게는 새로운 도전이, 또 다른 이에게는 일탈이 되는 시간이다. 여행에 대한 욕구는 국민소득 증가 및 산업화의 가속화와 맞물려 해외 여행객의 급격한 증가로 이어졌다. 여기에 여행업계의 가격 경쟁으로 해외 여행비가 예전보다 저렴해진 덕분에 해외여행자 수는 꾸준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해외 여행객의 증가에 비례해 여행 서비스에 대한 불만도 늘고 있다. 특히 패키지 여행에서는 무슨 수를 써서라도 많은 여행객을 모집해 수익을 극대화하려는 여행사의 꼼수에서 비롯된 피해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여행객들은 원치 않는 쇼핑센터를 방문해 끊임없는 호객행위를 겪어야 하고, 불필요한 옵션을 울며 겨자 먹기로 선택해야 하며, 먹기 싫은 음식을 강제로 먹어야 한다. 이런 폐해들은 큰 맘 먹고 떠난 여행을 망쳐버리기 일쑤다.

 

몇몇 대표 관광지를 수박 겉핥기식으로 다녀오고 쇼핑센터를 강제로 돌아봐야 하는 패키지여행은 점차불만족스러운 여행과 동일어가 돼가는 추세다. 실제로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여행사의 해외여행 패키지 상품에 대한 만족률은 57.2%, 전체 해외여행 만족률인 68.4%에 비해 낮은 편이다. 전체 여행자 중 패키지상품을 구입하는 여행자 비중도 갈수록 줄어들고 있다.

 

해외 패키지여행이 이처럼 여행객들에게 좋지 않은 인상을 주는 것은 여행상품의 유통구조에 그 원인을 둔다. 해외 패키지여행은 대부분 <그림 1>과 같은 구조로 이뤄져 있다.

 

가령 해피여행사 충무로점에서 여행자에게 홍콩 패키지여행 상품을 팔았다고 가정하자. 그러면 해피여행사는 홍콩 현지에 있는 에이전시에 언제, 몇 명이 갈 테니 가이드를 준비해달라고 연락한다. 현지 에이전시는 소속 가이드에게 이 여행 건을 전달한다. 여행사와 가이드 사이에 있는 현지 에이전시는 현지 여행사, 일명랜드사라고 불리는데 패키지여행 상품을 기획하는 주체 역시 이들 랜드사다. 랜드사는 항공권을 제외한 현지 진행비용(숙박, 식사, 가이드, 입장료 등)과 일정을 계획하고 현지 가이드를 고용해 여행상품을 만들어 한국 여행사에 납품한다. 한국 여행사는 각 대리점을 통해 이 상품을 이용할 여행객을 모집한다. 따라서 각각 다른 여행사의 해외 패키지상품이라도 동일한 랜드사에서 기획한 유사 상품일 수 있다. 여행상품 시장은 특히 가격 경쟁이 치열하므로 갑의 입장인 대형 여행사가 저가 압박을 가하면 랜드사는 어쩔 수 없이 가격을 낮춰 상품을 기획한다. 그 비용을 상쇄하고 수익을 내고자 여행객에게 쇼핑을 유도하거나 강제 옵션을 선택하게 하는 등의 방법을 사용한다.

 

 

여행을 소비하는 소비자의 인식은 빠르게 변하고 있다. 과거에는 해외여행을 다녀오는 것 자체가 동네방네 자랑할 일이었지만 해외여행이 그다지 어려워지지 않은 요즘은 사람들의 관심사가 여행지 자체보다는 여행의내용에 쏠리고 있다. 다들 한 장쯤 갖고 있는 관광명소에서의 인증 사진이 아니라 자신만의 특별한 경험을 하고 싶은 것이다.

 

그럼에도 대부분의 여행사들은 이런 변화를 반영하지 못하고 여전히 여행상품의 가격이나 항공, 호텔 등으로 소비자에게 어필하려고 한다. 아직도특가! 세부 럭셔리 콘도 34과 같은 프로모션 문구를 어느 여행사의 홈페이지에서나 쉽게 찾아볼 수 있다. 현재 국내 여행시장은 H투어나 M투어 등 소수의 대형 여행사들이 독점하고 있는데 이들은 새로운 업체가 등장했을 때 담합 아닌 담합을 통해 인적, 물적 경쟁전략을 펼쳐 신규 업체의 진입을 어렵게 한다. 기존 시장참여자들이 만들어 둔 이 같은 독과점 구조는 앞서 언급한 랜드사가 낀 유통구조와 더불어 소비자가 여행사별로 차별화된 상품이나 새로운 아이디어가 적용된 여행 프로그램을 찾는 일을 어렵게 하고 있다.

 

여행자들의 니즈가 변하는데 여행사들은 여전히 제자리다. 이대로라면 여행사는 소비자의 외면을 받을 뿐 아니라 경쟁력을 잃게 될 것이다. 항공과 호텔 시장이 성숙해지면서 온라인상에서 시작된 최저가 경쟁이 대표적인 예다. 요즘은 누구든 인터넷을 할 줄만 알면 원하는 호텔을 최저가로 예약할 수 있다. 또 여행시장은 소수 기업이 선점한 독과점 구조로 새로운 사업자에게는 기회조차 주어지기 힘든 레드오션이다. 이런 가운데 마이리얼트립은 불합리한 구조를 가진 기존 업체들의 정체된 모습과 여행을 대하는 소비자들의 변화한 자세 사이의 간극을 보며 오히려 여행시장을 뛰어들어 볼 만한 블루오션이라고 판단해 성과를 일궈낸 사례다.

 

 

DBR Mini Box

 

 

 

기업 소개

마이리얼트립은 가이드와 여행객을 직접 연결해주는 온라인 플랫폼이다. 일반 여행사와 달리 여행지 현지에 실제 거주하는 사람이 가이드가 돼서 여행상품을 직접 설계한다. 여행객 역시 단체로 몰려다니는 패키지 투어 대신 가이드와의 조율을 통해 자신에게 맞는 맞춤형 코스를 짤 수 있다. 2012 7월에 등장한 마이리얼트립을 통해 2014년 기준 총 23000여 명의 여행자가 500명의 가이드를 만나 200여 개 도시로 여행을 다녀왔다.

 

 

 

유통구조의 혁신으로 진짜 여행을 제공하다

 

마이리얼트립은 여행객들이 여행의장소보다 여행의내용을 더 중요하게 여기는 경향을 다른 여행사보다 한발 빨리 파악했다. 그래서 여행상품의 질을 높이는 방안으로가이드에 주목했다. 소비자가 기존 여행상품을 선택할 때의 기준은 여행 장소, 숙박, 항공권 등이었고 가이드는 여행객이 선택할 수 있는 대상이 아니었다. 원활한 관광을 위해 여행상품에 보조적으로 제공되는 요소였다. 그래서 패키지여행을 떠나면 현지 공항에 도착해서 한국어 팻말을 들고 있는 가이드를 만나야 가이드가 누구고 어떤 사람인지 알 수 있었다.

 

마이리얼트립은 여행객들에게 현지에서의 진짜 여행을 제공하기 위해 여행상품의 전면에 가이드를 등장시켰다. 마이리얼트립에서는 가이드가 여행상품의 보조적인 수단이 아닌 여행상품의 질을 보장하는 인증마크와 같다. 현지를 가장 잘 아는 가이드가 직접 자신의 얼굴과 이름을 걸고 프로그램을 구성하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이들이 기존 여행시장에서 랜드사가 담당했던 역할을 수행하는 셈이다. 이렇게 가이드가 주체가 돼 만들어진 마이리얼트립의 여행상품은 가이드 개인이 브랜드가 돼서 마이리얼트립 온라인 사이트에서 소비자의 선택을 받는다. 따라서 가이드들은 더 많은 소비자로부터 선택받기 위해 여행객들의 만족도를 올리기 위한 내용으로 상품을 기획할 유인을 갖는다.

 

가이드와 여행객을 직접 연결해주는 마이리얼트립의 방식은 여행객과 가이드에게 모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기존 가이드들은 중간 유통사인 랜드사의 개입으로 수입이 감소해 여행객들에게 쇼핑 등을 강권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마이리얼트립은 가이드와 여행객 사이의 중간 과정을 생략했고, 수익이 줄어들 염려가 사라진 가이드들은 더 이상 쇼핑센터나 음식점 방문을 여행객에게 억지로 권하지 않는다. 여행객 입장에서는 자신만의 특별한 여행을 할 수 있는 즐거움을 누릴 수 있게 됐다. 지루한 박물관이나 궁궐 구경 일색이던 프로그램에서 벗어나 빵을 좋아하는 사람은 파리에서 하루 종일 유명 빵집을 찾아다니는 코스로, 뮤지컬을 좋아하는 사람은 런던에서 유명 뮤지컬을 계속 관람하는 코스로 일정을 구성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이는 가이드와 개별 상의를 통해 가능하다.

 

이처럼 마이리얼트립 플랫폼에서 가이드와 여행자는 동등한 위치에서 서로에게 이익을 준다. 여행자는 다양하면서도 차별화된 여행상품을 선택할 수 있고, 가이드는 중간 유통과정을 건너뛰어 고객과 직접 만남으로써 보다 많은 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 또 스스로 제작한 여행상품을 통해 점차 자신만의 브랜드를 쌓아갈 수 있다. 즉 마이리얼트립이 확보한 기존 여행사들과 차별화된 전략은 수많은 가이드들의 다양한 여행상품을 중계하는 플랫폼으로 가이드와 여행자를 직접 연결하는 데 있다. 이 같은 유통구조의 혁신은 IT의 발전에 기인한다.

 

 

 

유통구조 혁신과 온라인 신뢰 구축

 

마이리얼트립의 비즈니스는 현지를 잘 아는 사람이 가이드가 돼서 직접 설계한 다양한 여행상품을 제공하지 않으면 불가능하다. 따라서 믿을 만한 가이드 확보는 마이리얼트립에 생존과 연관된 매우 중요한 문제였다. 하지만 믿을 수 있는, 그것도 해외에 있는 인력을 확보하는 것은 만만치 않은 일이었다. 가이드 수급 문제는 기존 여행사들에도 마찬가지로 어려운 일이었고 이것이 랜드사가 중간에 낄 수밖에 없는 원인이기도 했다. 즉 국내 업체들은 해외 가이드를 일일이 직접 만나는 데 한계가 있기 때문에 이 일을 대신할 현지 에이전시를 필요로 했다.

 

그러나 마이리얼트립은 믿을 만한 가이드 확보라는 문제를 IT로 해결했다. 현지 에이전시를 통하거나 현지에 직접 가이드를 만나러 가는 것이 아니라 온라인을 통해 가이드를 선발한 것이다. 이 과정은 총 네 단계를 통해 이뤄진다.

 

첫 번째 단계에서는 가이드 지원자의 의지를 테스트한다. 홈페이지에서 지원을 클릭하면 질문지가 나오는데 지원자는 4페이지에 걸친 꽤 길고도 많은 질문들에 모두 답변해야 한다. ‘한번 지원이나 해볼까?’ 하는 가벼운 생각으로 답하기에는 문항 수가 매우 많다.

 

두 번째 관문은 스크리닝(screening) 과정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스카이프(Skype) 인터뷰다. 직접 만나 얼굴을 맞대는 것은 아니지만 온라인에서 가이드의 얼굴을 보며 다양한 질문을 할 수 있기 때문에 가이드로서의 능력 외에도 서면으로는 파악하기 어려운 인간성이나 세계관 등의 요소를 알 수 있다. “스카이프가 없었다면 마이리얼트립도 없었을 것이라고 이동건 마이리얼트립 대표가 말할 정도로 이 과정의 중요성은 매우 크다.

 

세 번째는 지원자의 신분증을 확보해 현지 거주 사실을 확인하는 단계다. 마지막으로는 전 세계 각국에 있는 마이리얼트립 글로벌 마케터들이 가이드를 직접 만난다. 앞의 세 단계 온라인 스크리닝 과정만으로도 온라인에서 엄격한 사용자 신뢰평가로 유명한 에어비앤비(Airbnb)보다 까다롭지만 오프라인에서 한번 더 평가하는 것이다.

 

여행자 입장에서도 마이리얼트립의 상품을 선택할 때 프로그램과 가이드의 신뢰도는 매우 중요하다. 이를 위해 마이리얼트립은 여행에 대한 리뷰를 확보하고, 가이드의 페이스북이나 블로그 등을 공개해 소비자가 여행과 가이드에 대해 안심할 수 있도록 한다. 가이드는 페이스북이나 블로그를 통해 현지 소식을 직접 게시하기도 하고 여행자는 가이드와 페이스북 친구가 되거나 카카오톡으로 연락해 자신이 원하는 여행을 맞춤 제작할 수 있다. SNS를 가이드와 여행자 사이의 신뢰 형성 도구로 십분 활용하는 것이다. 가장 영향력이 큰 것은 리뷰다. 실제로 리뷰가 있는 상품은 그렇지 않은 상품에 비해 더 많이 팔린다. 여행자 수가 늘면서 리뷰도 함께 증가하고 있다. 최근에는 글과 사진, 리뷰에 덧붙여 가이드별로 직접 현지에서 촬영한 동영상을 여행자에게 제공해 가이드의 매력을 보다 어필할 수 있도록 하는 동시에 여행자가 가이드를 선택할 때 참고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성장을 촉진시킨 타깃 변화

 

마이리얼트립의 비즈니스 모델을 가능하게 한 것은 IT, 그리고 온라인이었다. 상품 선택, 예약, 결제 등 여행을 제외한 모든 활동이 온라인 공간에서 이뤄진다는 점에서 마이리얼트립은 사업 초기 타깃 고객을 온라인과 인터넷 사용에 익숙하고 가장 활발하게 사용하는 20대로 설정했다. 그래서 내건 슬로건이특이한 경험(Unique Experience)’이었다. 젊은 고객들의 도전적인 성향을 십분 반영한 캐치 프레이즈였다. 이에 걸맞게 여행상품 역시 어디서도 볼 수 없는 특이한 내용으로 구성했다. 프랑스 파리에서 파티셰와 함께 유명 빵집을 돌아보는 상품을 선보였는가 하면 필리핀 세부에서 고래상어와 스노쿨링을 하는 상품을 내놓기도 했다. 홈페이지도 젊은 감성에 맞게 구성했다. 외국 홈페이지를 참고해 직관적인 UI를 지향했고 20대의 경제력을 고려해 가격 때문에 뒷걸음질치지 않도록 첫 페이지에서 가격을 노출하지 않기도 했다. 상품 구성과 마케팅, 홍보 등을 모두 20대에 맞춰 진행한 셈이다.

 

 

 

 

하지만 서비스 출시 이후 사업은 예상대로 흘러가지 않았다. 사업 아이템에 대한 외부 평가는 나쁘지 않았지만 기대와 달리 매출이 쉽게 늘지 않았다. 타깃으로 삼은 20대 고객은 마이리얼트립의 서비스 자체에는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지만 정작 구매에는 나서지 않았다. 원인을 파악하기 위해 이용자들의 데이터를 분석해보니 실제로는 20(구매율 18%)보다는 30(구매율 28%) 고객의 비중이 높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다시 처음부터 고민에 들어갔다. 원인을 분석한 결과 스스로 여행을 계획하고 낯선 현실에 부딪히는 것을 선호하는 20대는 가이드를 제공하는 마이리얼트립에 그다지 니즈가 없었다. 일단 내가 계획하는 여행에 가이드가 붙는다는 자체를 패키지여행으로 인식해 선호하지 않았다. 30대보다 20대가 상대적으로 가격에 민감하다는 것을 간과했던 것도 실수였다. 20대는 여행의 질적 측면보다는 낮은 가격을 선호했다. 20대 집단에 대한 충분한 이해 없이 주요 타깃을 20대로 설정한 것에 문제가 있었다.

 

20대가 적절한 타깃이 아니라고 판단한 후 마이리얼트립은 사업방향을 전체적으로 전환했다. 30대 이상으로 타깃을 수정함과 동시에 젊은 층이 선호할 만한특이’ ‘도전보다는편안함’ ‘안전과 같은 키워드에 초점을 맞추기 시작했다. 기존에 구축했던, 20대 취향에 맞는 홈페이지 이미지와 여행상품 아이템(‘자전거로 도시 일주같은) 등의 요소를 보다 직관적인 UI와 편리함을 강조하는 상품(‘전용 벤으로 떠나는 편하고 빠른 여행같은) 등으로 바꿔 보다 편하고 믿을 만한 서비스를 선호하는 30대 이상의 취향에 맞추도록 노력했다. 또 여행상품의 신뢰도를 높이기 위해 마이리얼트립의 가이드가 되는 데 필요한 4단계의 까다로운 인증 절차와 생생한 여행 리뷰, 가이드들이 꾸준히 올리는 현지 소식 등을 적극 알려 안전하고 특별한 여행이 될 수 있음을 홍보했다. 이런 노력의 결과 마이리얼트립의 비즈니스가 본격적인 상승세를 타기 시작했고 안정적인 궤도에 오를 수 있었다. 2015 6월 기준 매출은 2014년 같은 달 대비 4배 증가했고, 제공하는 투어 서비스 수는 1000개를 넘어섰다. 작년 6월에는 벤처캐피털로부터 10억 원 규모의 자금을 유치하기도 했다.

 

더 높은 도약을 위해

 

2015 2월부터 마이리얼트립은 중국인 여행객을 대상으로 한국 여행 서비스를 제공하는韩国(아이요우한궈)’를 운영했다. 한국에서 해외로 나가는 아웃바운드(Out-bound) 여행을 넘어 인바운드(In-bound)로 사업을 확장한 것이다. ‘아이요우한궈는 그동안 자유 여행자들을 대상으로 사업을 전개해 온 마이리얼트립의 노하우와 경험을 바탕으로 급격하게 늘고 있는 요우커(한국을 찾는 중국인)를 타깃으로 하는 서비스다. 그러나 서비스를 운영해보니 매출이 기대를 밑돌았다. 요우커의 여행 특성상 일반적인 관광이 아니라 쇼핑과 의료를 목적으로 하는 중국인이 많았던 탓이다. 여기에는 마이리얼트립이 그동안 목적으로 삼았던, 새롭지만 깊이 있는 여행지의 추억을 만들려는 여행자들의 니즈와는 차이가 있다.

 

이를 깨달은 마이리얼트립은아이요우한궈서비스를 종료하고 아웃바운드 여행 서비스 대상을 확대하는 방향으로 글로벌 진출을 다시 기획했다. 요우커를 잡으려면 쇼핑이나 의료에 특화된 새로운 모델을 개발해야 하는데, 이제까지 경험이 없고 하기 어려운 새로운 모델을 개발하기보다는 그동안 노하우와 경험이 쌓인 해외여행의 폭을 확장하고자 한 것이다. 다만 타깃을 넓혀 한국인의 해외여행뿐 아니라 외국인의 해외여행을 지원하는 방식을 시도하기로 했다. 예컨대 미국인이 마이리얼트립을 통해 대만 가이드의 상품을 선택하고 대만을 여행하는 일이 가능하도록 하는 것이다. 2015년 하반기 중 선보일 예정인 이 서비스는 영어, 중국어가 가능한 해외 거주 가이드들이 해당 언어로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마이리얼트립은 기존 유통구조를 흔들어 여행자와 참여자 모두에게 이익을 주는 플랫폼으로 성장 중이다. 양질의 가이드와 좋은 여행상품이 얼마나 많으냐에 따라 앞으로 더 많은 여행자들이 마이리얼트립의 여행을 선택할 것이고, 이용자들이 증가하면 더욱 뛰어난 가이드들이 마이리얼트립 플랫폼에 참여할 것이다. 이는 닭이 먼저냐, 달걀이 먼저냐의 문제일 수 있는데 지금까지 마이리얼트립은 유통의 혁신으로 양쪽 측면 모두에서 순조롭게 성장하고 있다. 2012 7월 서비스를 개시한 이래 2014년 기준 총 23000명의 여행객과 전 세계 200개 도시 이상에서 500여 명의 가이드를 확보했고, 2015년 상반기 기준 총 870여 개의 상품을 활성화했다. 또 여행 거래 기준으로도 2013년 한 주에 약 30건이던 예약건수가 2014 4월에는 120여 건, 2015 6월에는 한 주 평균 750건에 달할 정도로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다. 이런 수치들은 하반기에도 꾸준히 늘어나는 중이다.

 

기존 플레이어가 소비자의 기호 변화를 만족시키지 못하는 틈을 유통구조의 혁신으로 파고든 마이리얼트립. 이들의 비즈니스는 기존 강자들이 이미 독과점을 형성해 뛰어들기 어려워 보이는 시장이라도 자세히 살펴보면 기회가 있을 수 있고, 아무도 시도해보지 않은 새로운 방식으로 그 기회에 접근한다면 성과를 거둘 수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다. 기성 플레이어들이 득실대는 레드오션이라도 새로운 기회를 발굴하는 눈과 추진력만 있다면 얼마든지 충분한 가능성을 기대해볼 수 있다.

 

성공요인 및 향후 과제

 

소셜미디어가 강화되고 스마트폰 사용이 확산되면서 서비스 분야의 모든 것이 빠른 속도로 ‘P2P(Peer to Peer)’화하고 있다. 2000년대 초반 음악을 P2P로 공유해 듣게 한 냅스터의 출현 이후 다양한 분야에서 P2P 현상을 관찰할 수 있다. <월스트리트저널>에 기고하고 있는 기술 컬럼니스트 제프리 파울러는 교통, 빨래, 요리, 안마, 배달 등 다양한 서비스가 스마트화하는 컨시어지 경제(Concierege economy)가 실리콘밸리 지역을 중심으로 집중적으로 나타나고 있다고 지적한다. 지역의 특성상 이 지역의 성공한 사업모델(예컨대 반도체, 인터넷 서비스, 소셜네트워크 등)은 전 세계로 쉽게 확산될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서 이러한 현상은 다른 나라로 빠르게 확산될 것으로 예상된다. 하버드 비즈니스스쿨의 크리스토퍼 마퀴스 교수가 P2P 서비스를 분석한 프레임워크를 기초로 볼 때 마이리얼트립의 성공요인은 다음 세 가지로 정리해볼 수 있다. 첫째, 소셜 시스템을 통해 서비스 제공자와 고객을 직접 연결한다. 둘째, 활용되지 못했던 자원을 효율화한다. 셋째, 소셜네트워크의 사회적 평판을 활용해 품질을 관리한다.

 

 

① 소셜 시스템을 통한 직접적 연결:전통적인 해외여행 구조에서 여행가이드는 계약관계상 이른바의 위치에 해당한다(-고객, -여행사, -랜드 여행사, -여행가이드). 마치 하청, 재하청의 구조처럼 물리고 물려 고객은 실제로 여행가이드에게 서비스를 받지만 실제로 여행가이드가 받는 대가나 보상은 가장 적다. 그러나 실제 여행에서는 현지 가이드가 많은 정보를 갖고 있고 고객은 정보가 부족한 상황, 즉 정보의 비대칭 문제가 발생한다. 고객에게는 가이드의 서비스 품질을 판단하기에 정보가 부족하다. 또한 전통적인 여행업 구조에서 여행사는 랜드 여행사에 단체 관광객을 제공할 뿐 마진을 일절 지급하지 않아 현지에서 랜드 여행사는 여행서비스를 제공하는 동시에 여행객들에게 장사를 해야 하는 경우가 많았다. 여행객은 여행객대로 정보가 부족해 본인이 받는 서비스가 영업인지, 서비스인지 분간할 수 없다. 마이리얼트립은 이 문제를 해소한다. 어떤 여행 서비스를, 누구로부터 어떻게 받게 되는지, 소셜 시스템을 통해 사진과 자세한 설명을 제공하며 여행객이 내는 금액에 포함되는 서비스와 추가 서비스를 명시적으로 표시한다. 이를 통해 유통단계마다 존재하는 정보의 사각지대를 해소하고 투명한 거래구조를 확립해 참여하는 주체들이 함께 윈윈할 수 있는 새로운 사업 모델을 제시했다.

 

여행의 목적이나

관심사는 여행객마다 다를 텐데

다양한 여행가이드 정보를

제공받을 수 있다면 기억에 남는

즐거운 여행을 계획할 수 있다.

이런 측면에서 마이리얼트립은

현지 가이드와 함께하는 여행의

새로운 장을 열었다.

 

② 자원의 효율화:초기의 P2P는 반자본주의적 성향을 띠며 무료 공유라는 개념이 강했으나 곧 결제 및 지불 구조를 구축하며 서비스 플랫폼에 더 많은 서비스 제공자들이 참여할 수 있는 동기를 부여했다. 이전에는 여행가이드가 얼마나 많은 일거리가 있는지 알 수 없는 상태에서알음알음으로 서비스를 제공하고 제때 돈을 받지도 못할 때가 많았다. 마이리얼트립 플랫폼을 통해 여행가이드는 자신이 가능한 시간을 등록하고 모객 수준에 따라 일정을 계획할 수 있는 한편 여행객은 예약상황을 직접 볼 수 있어 자신이 지불해야 하는 금액에 걸맞은 서비스가 제공될지를 미리 알 수 있다. 에어비앤비(AirBnB)를 통해 비어 있는 집을 활용하고 우버(Uber)를 통해 차의 공간을 이용해 돈을 벌 수 있듯 현지 유학생이나 파트타이머 등이 파편적으로 갖고 있는 시간을 활용해 서비스를 제공하는 구조다. 덕분에 사회 전체적으로 유휴자원이 줄고 효율적인 활용이 가능해졌다고 평가할 수 있다.

 

③ 소셜네트워크에서의 사회적 평판:전통적인 여행업에서는 이따금 가는 여행에서 좋은 서비스를 받았는지 받지 못했는지, 얼마나 만족했는지에 대한 피드백을 남기기가 어렵다. 좋은 서비스를 받아도 팁을 제공하는 정도이고, 만족스럽지 못한 서비스를 받아도 여행사에 불만을 제기하는 정도였다. 마이리얼트립은 소셜 시스템을 통해 여행가이드가 자기 이름을 걸고 서비스를 하고, 서비스를 받은 여행객들이 평가와 리뷰를 남겨 피드백을 주며, 다음 여행객이 이런 피드백을 중요한 구매결정 정보로 활용하게 했다. 이는 소셜네트워크를 적극 활용해 서비스의 질적 측면을 관리할 수 있는 구조로, 참여자들의 열정이나 만족도를 높일 수 있는 효과적인 방법이다.

 

 

낯선 곳을 여행하는데 현지에 친구가 있다면 마음이 편하고 알찬 여행이 될 것이다. 여행의 목적이나 관심사는 여행객마다 다를 텐데 어떤 지역을 다양한 관점에서 소개하는 다양한 여행가이드 정보를 제공받을 수 있다면 기억에 남는 즐거운 여행을 계획할 수 있다. 이런 측면에서 마이리얼트립은 현지 가이드와 함께하는 여행의 새로운 장을 열었다고 평가할 수 있다.

 

다만 P2P 서비스가 더 큰 성공으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진정한 동료(Peer)가 될 수 있도록 규모의 네트워크를 확보하는 동시에 서비스 품질을 관리하려는 노력을 게을리하지 말아야 한다. 마이리얼트립은 양면 시장(two sided market)으로서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할 여행가이드와 충분한 수의 여행객을 확보해야 더 큰 가치를 만들어낼 수 있다. 이를 위해 네트워크 확산과 다양한 여행 콘텐츠를 확보하는 데 끊임없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끝으로 여행가이드가 약속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여행객은 그 서비스에 대해 대가를 지불하는 것에 오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충분한 커뮤니케이션이 필요하다. 비정형적인 서비스 제공 중에 발생하는 위험은 반드시 관리해야 하며 고객 불만족이 발생하는 요인을 분석하고 분쟁을 해결하는 절차를 지속적으로 정형화해야 한다.

 

최기영현대오토에버 과장 stefhano0930@gmail.com전성민 가천대 경영학과 교수 smjeon@gachon.ac.kr

 

정새롬비석세스 편집장 sr.jung@besuccess.com

 

최기영과장은 서울대 항공우주공학과와 카이스트 테크노 MBA를 거쳐 스타트업 전문 미디어 비석세스에서 스타트업 취재 및 IT 트렌드 분석을 담당했다. 현재 현대오토에버에서 기술기획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저서에 <한국의 스타트업 부자들> <왜 지금 드론인가>가 있다.

 

전성민교수는 서울대에서 경제학 학사를 마치고 동 대학 경영대학원에서 경영정보 박사 학위를 받았다. IBM과 삼성에서 다수의 IT 프로젝트에 참여했으며 서울 및 미국 산호세에서 창업자로 일한 경력도 갖고 있다. 벤처회사들의 실증 데이터 분석을 통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으며 P2P lending, 소셜 커머스, 비트코인 등 신규 사업 모델을 분석 중이다. 역서에 <페이스북 시대>가 있다.

 

정새롬편집장은 성균관대 사학과를 거쳐 마케팅 전문 미디어 트렌드인사이트에서 마이크로트렌드 전반에 대한 분석을 담당했다. 현재 스타트업 전문 미디어 비석세스에서 국내외 최신 IT와 신규 비즈니스 모델 취재, 국내 스타트업 인터뷰, 미디어 운영 전반을 담당하고 있다.

동아비즈니스리뷰 286호 Leadership for the New Era 2019년 12월 Issue 1 목차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