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sian Case Study

정부에 맞서고, 비용절감 시스템 갖추고… 1등 물류회사, 혁신으로 日 열도 넘어서다

180호 (2015년 7월 Issue 1)

Article at a Glance – 운영관리, 혁신

 

 일본 택배시장의 시장점유율 1위 업체, 야마토가 최근3의 혁신을 시도하고 있다. 정부의 규제에 맞서 택배 산업의 혁신을 주도해온 이 회사가 내다보는 택배의 미래는 기존 택배 회사들이 상상조차 하지 못했던 모습이다. 야마토는 새로운 패러다임 변화를 위해 물류업에 제조업, 서비스업 등 부가가치 창출이 가능한 산업을 모두 접목해 이를 해외로 확대하는 원대한 꿈을 꾸고 있다. 이를 성공시키기 위해 야마토는아시아를 핵심으로 한 해외 택배 네트워크 구축 △해외와 일본의 연결거점인 종합물류터미널 구축일본 내 주요 도시 간 당일 배송을 실현하는게이트웨이구상아시아 익일 배송을 위한오키나와 물류허브가동 등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물류는 비용인가? 부가가치인가?

한 일본 학자로부터 도요타자동차가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순수작업 비율이 50% 미만이라는 말을 들은 적이 있다. 나머지는 물류를 포함해 순수 부가가치를 창출하지 않는 곳에 생산자원을 투입하고 있다는 말이다. ‘간판방식’ ‘Just in time’ 등 갖가지 창조적 기법을 도입해 세계에서 가장 효율적인 생산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는 도요타가 이 정도라면 물류가 얼마나 중요한 요소인지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물류는 눈에 잘 보이지 않는 블랙박스다. 만약 물류를 효율화하는 데 성공한다면 기업 비용도 대폭 줄일 수 있을 것이다. 나아가 물류를 통해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다면 물류는 새로운 성장산업이 될 수 있다.

 

이러한 이유 때문에 많은 일본 기업들은 물류 투자에 나서고 있다. 최근 도쿄·오사카 등 대도시권를 중심으로 대형 물류센터 건설이 진행 중이다. 2015년에만 도쿄의 실내 야구장도쿄돔’ 43개를 합쳐놓은 규모의 물류센터 건설이 일본에서 진행되고 있다. 인구의 고령화로 국내 수요가 줄어들어 시장 확대를 기대하기 어려운 가운데 일본 기업들이 물류 효율화를 통해 성장을 모색하고 있는 것이다. 여기에 일본 소비자의 기호변화도 한몫을 하고 있다. 일본의 전체 소매업 매출은 줄고 있지만 편의점과 인터넷 쇼핑의 매출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이들 업태는 물류와 깊게 연관돼 있다.

 

“일본의 물류산업은 야마토와 함께 진화했다는 말이 있다. 1976년에 세계 최초로 택배 비즈비스를 창안해 성공시킨야마토운수를 두고 하는 말이다. 2014년 택배취급 건수 166587만 건으로 일본 택배시장 시장점유율 46.3%를 차지한 1등 기업 야마토가 최근에는 물류 분야에서3의 혁신을 시도하고 있다. 이 혁신은 신속, 친절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물류에 새로운 부가가치를 부여하는 패러다임 변화에 목적이 있다. 야마토의 변신을 통해 일본 물류산업의 향방을 가늠해 보자.

 

 

야마토의 첨단 부가가치 물류센터

‘하네다 크로노게이트

도쿄 하네다공항 가까이에 야마토가 자랑하는 일본 최대 물류센터하네다 크로노게이트가 있다. 하네다공항은 물론 도쿄항, 요코하마항, 도쿄화물터미널역과도 가깝다. 일본뿐만 아니라 전 세계로부터 화물이 오고가는 핵심 물류거점이다. 1시간당 48000, 하루 60만 개의 화물을 분류할 수 있는 물류센터다. 그러나 이곳이 주목받는 이유는 따로 있다. ‘하네타 크로노게이트안에 있는부가가치 영역에 세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이곳에서는 기존 물류회사가 하지 않았던 신사업이 진행되고 있다. 예컨대 수술에 사용된 의료기기를 병원으로부터 회수한 다음 이를 세척해 다시 병원에 배달해준다. 또 고장 난 전자제품을 수집해 이를 수리한 후에 다시 가정으로 배달한다. 다이렉트 메일이나 팸플릿을 고객이 주문한 양만큼 제작한 뒤 발송하는 업무도 한다. 쉽게 말하자면 제조·서비스업과 물류업이 한 장소에서 완결되는 것이다. 야마토의 혁신은 여기에 그치지 않는다. 야마토는 현재 당일배송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 당일배송 시스템이 확립되면 일본의 모든 기업들은 하루에 사용할 만큼의 부품만 재고로 보유하면 된다. 도요타의 ‘Just in time’ 시스템을 대기업뿐 아니라 중견·중소기업 등 일본의 모든 기업에 적용시킬 수 있는 패러다임 변화다. 이는 일본에만 국한된 서비스가 아니다. 야마토는 일본 기업의 진출이 많은 동남아시아에도 익일 배송 네트워크 구축을 서두르고 있다. 간단하게 말하자면 야마토는 물류업에 제조업, 서비스업 등 부가가치 창출이 가능한 산업을 모두 접목해 이를 해외로까지 확대하는 플랫폼을 구상하고 있다.

 

일본 물류혁신의 선구자, 야마토

그렇다면 야마토는 과연 어떤 기업이기에 지속적인 변신으로 일본의 물류 혁신을 선도하게 된 것일까. 1919년 오구라 야스오미(小倉康臣)는 트럭 4대로 운송 사업을 시작하며 야마토를 설립했다. 창업 당시는 화물운송 트럭을 빌려주는 트럭 전세사업에 전념했으나 1929년에는 일본 최초로 노선사업을 시작했다. 특정 고객의 화물만 운송하는 것이 아니라 대중교통처럼 행선지와 시간을 정해놓고 화물을 운반하는 비즈니스 모델이다. 지금은 별것 아닌 사업으로 보이지만 당시로서는 획기적이었다. 수익을 낼 수 있을지도 불확실했다. 이러한 도전에 성공한 시기를 야마토는1의 혁신을 펼친 시기로 규정한다. 야마토의 비즈니스 모델이 성공하자 이후 경쟁사들이 대거 진입했다. 이에 따라 수익성은 악화됐다. 게다가 사업영역을 수도권 지역에 한정하는 바람에 전국 수송으로 확대되는 추세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오일쇼크 여파로 인한 불황까지 겹치며 화물량이 대폭 줄면서 야마토는 큰 위기를 맞았다. 단순한 중견운송 업체로 전락하고 만 것이다.

 

야마토를 위기에서 구하며 일본 최대 물류업체로 변신시킨 사람이 2대 경영자인 오구라 마사오(小倉昌男) 사장이었다. 1971 46세의 나이로 부친의 사업을 물려받은 오구라 사장은 취임 5년 후인 1976, 세계 최초로 택배 비즈니스를 창안해 내고 이를 성공시켜 야마토를 위기로부터 구해낸다. 야마토는 이를2의 혁신이라고 부른다.

 

 

오구라 사장은 어떻게 택배업에 눈을 뜬 걸까. 당시에는 개인끼리 주고받는 소량 화물 수송 수요가 많지 않았다. 이에 따라 개인 간 화물 사업은 채산성이 맞지 않는다고 판단하는 회사들이 많았다. 또한 개인 간 화물사업은 이미 우편국이 독점하고 있었던 상황이라 민간 업체가 이에 대항하기는 어렵다는 인식도 널리 퍼져 있었다. 하지만 오구라 사장은 이러한 업계 상식에 의문을 제기했다. 우선 운송업체의 수익성은 대기업으로 위탁을 받은 대량 수송보다는 여기저기서 모은 소량 화물을 수송하는 편이 더 좋다는 것을 그동안의 경영경험으로 알 수 있었다. 하지만 개인 간 수송 화물의 비정형성·우발성을 해결할 수 있는 적절한 방안을 찾지 못하고 있었다. 그러던 중 타 업계의 비즈니스 모델이나 해외 트렌드 변화를 연구한 끝에 택배사업에도 승산이 있을 것이라는 결론을 내리게 됐다.

 

맨해튼 사거리에서 택배사업 성공을 직감

그가 영감을 받은 첫 번째 모델은 요시노야였다. 소고기 덮밥을 패스트푸드화해 대성공을 거둔 이 업체의 성공 사례를 보고 택배에도 이 모델을 적용할 방법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요시노야가 소고기 덮밥 하나에 집중해 전국적으로 체인점을 구축한 것에 주목했다. 야마토도 자신들이 제일 잘할 수 있는 분야인 화물 수송에 사업 영역을 집중한다면 운송에서도 전국 단위의 새 비즈니스 모델을 창출할 수 있을 것이라는 확신이 섰다.

 

두 번째로 오구라 사장은 미국에서 소량 화물 운송을 취급하는 UPS(United Parcel Service)의 운송 시스템을 유심히 관찰하며 트렌드 변화를 읽었다. 그는 1973년 미국의 맨해튼 거리를 걷다가 교차로에 정차한 UPS 운송차 네 대를 목격했다. 일본에서도 미국처럼 개인 화물 시대가 열릴 것이라고 예감한 순간이었다. 운송 서비스 내용이 좋으면 화물 밀도도 높아져 언젠가 수익성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실제로 택배사업은 시작 2년 후에 손익분기점을 넘어섰다. 야마토는 이때부터 미쓰코시백화점 등과 맺었던 상업 화물 배송 계약을 중단했다. 기업의 상업화물 배송을 중단하고 개인 화물사업에 전념하기 위해서였다.

 

영감을 받을 수 있었던 세 번째 모델은 유선전화 등 통신 산업이었다. 오구라 사장은 택배 사업을 네트워크 사업으로 인식했다. 유선전화 사업처럼 처음에는 네트워크 구축비용이 적잖게 들겠지만 일단 구축만 되면 활용성이 높아져 안정적으로 수익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여긴 것이다.

 

오구라 사장이 사업을 구상하기에 앞서 참고로 한 네 번째 요소는 항공운송 업계의 허브··스포크 시스템이었다. 항공업계는 네트워크 구축을 위해 각 지역의 화물이나 승객을 거점공항인 허브 공항에 모으고, 이를 도착지의 허브공항으로 운송한 다음 다시 각 지역으로 운송하는 시스템을 구현하고 있었다. 그는 이를 택배 시스템에도 도입할 수 있을 것으로 봤다. 실제로 야마토는 허브공항 역할을 하는 중심 거점을베이스’, 각 지역에서 화물을 모으는 곳을센터’, 화물을 집하하는 곳을데포라고 부른다. 이러한 3단계 배송망이 구축된 것은 항공업계를 벤치마킹한 결과다. 그외에도 오구라 사장은 1965년 일본항공(JAL)이 처음으로 출시한 단체여행 패키지 ‘JAL파크등에서도 고객 기호 트렌드를 읽었다고 한다. 차별화와 소비자 기호 변화가 핵심인 여행업에서조차 노선을 고정해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상품을 낸다면 화물에서야말로 더 큰 수요를 기대할 수 있겠다고 여긴 것이었다. 지금은 누구나 이용하는 택배 서비스라 이런 것들이 대수롭지 않게 여겨지겠지만 40년 전으로선 획기적인 발상의 전환이었다.

 

정부에 대항해 비즈니스 모델을 개척

그러나 일본 정부의 규제가 이 회사의 비즈니스 모델 추진에 걸림돌이 됐다. 택배사업을 시작할 당시, 일본 내 개인 간 소량 화물 운송은 정부가 사실상 독점하고 있었다. 국영철도가 운반하는 소포들은 운송기간이 3∼5일이나 걸렸을 뿐 아니라 포장 규격도 까다로웠다.

 

친절하고 빠른 서비스로 승부를 걸면 정부가 독점해온 사업을 뺏어올 수 있을 것으로 판단했다. 하지만 각종 규제가 이를 가로 막았다. 우선 사업 확대를 위해서는 전국적인 네트워크를 구축해야 했는데 지역 면허를 따는 것이 선결과제였다. 트럭이 달리는 전 지역에서 면허를 취득해야 했다. 그러나 각 지역 운송업자들이 이에 격렬하게 반대했다. 심지어는 지역 출신 정치인을 내세워 정부에 압력을 가하기도 했다. 정부는 몸을 사렸다.

 

또 네트워크 구축비용을 줄이기 위해 전국의 주류·쌀 판매점 등을 취급 대리점으로 만들기로 했으나 이 또한 규제의 벽에 가로막혔다. 주류 판매점이나 쌀집이 택배화물을 취급하기 위해서는 도로운송법에 의해 화물취급소 인가를 받아야 했다. 게다가 운임 역시 도로운송법에 의한 최소 비용이 책정돼 있었다. 중량 기준 50, 거리 기준 50㎞에 해당되는 배달비를 최저 가격으로 정해 그 아래로는 받지 못하게 했다.

 

오구라 사장은 각종 규제에 정공법으로 대처했다. 그는 비논리적인 것과는 절대 타협하지 않는 성격이었다. 직접 지역 운송업자를 설득하기도 하고 공청회를 열기도 했다. 또 정부를 상대로 행정소송을 제기했다. 운임규제와 관련해서는 운임가격을 인하하고 소비자에게 새로운 서비스를 제공하려 하는데 운수성이 이를 가로막고 있다는 신문광고를 냄으로써 소비자와 미디어를 자기편으로 끌어들이는 여론전을 펼쳤다. 오구라 사장의 부친조차도논리만으로 이익을 낼 수 있는 건 아니다며 정공법에 올인 하는 것을 나무랐지만 이러한 노력이 힘을 발하면서 주위 시선도 변하기 시작했다.

 

일본 정부는 1988년 운송사업 면허제를 폐지하고 노선과 구역 등 영업구역제도도 폐지했다. 또한 운임 인가제를 신고제로 바꾸는 등 트럭사업의 규제완화 조치를 발표했다. 1951년에 제정된 통운사업법까지 폐지됐다. 일본 정부와의 싸움에서 오구라가 이긴 것이다. 이후 오구라는 일본 규제완화의 아이콘이 됐다. 그는 이를 계기로 우정성에 대한 민영화를 추진한 고이즈미 준이치로 전 수상과 친분도 쌓게 됐다.

 

 

야마토는 정부와 대립하는 이단자

운수성의 규제 완화가 실현되자 오구라 사장은 1980년대 후반부터 우정성과의 싸움을 시작했다. 정부의 우편 독점에 대한 도전이었다. 그는 먼저 연하우편엽서 가격을 40엔에서 20엔으로 낮춰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자 우정성은눈이 쌓인 홋카이도 외딴 지역에서도 신문을 싸게 받아 볼 수 있게 하려면 이 정도의 우편요금이 필요하다고 했다. 그러나 오구라 사장은제가 이틀 전에 홋카이도에 갔다왔는데 눈은 없고 길이 잘 뚫려 있더라고 응수했다. 2005년 사망한 오구라 사장의 DNA는 그가 사망한 후에도 야마토에 깊이 각인돼 있다. 최근 야마토는신서(信書)’에 대한 규제완화 문제로 일본 정부와 대립했다. 일본의 우편법에 의하면 신서란특정 수취인에 대해 차출인의 의사를 표시 또는 사실을 통지하는 문서라고 정의하고 있다. 도대체 이것이 무슨 뜻일까. 문장 자체를 이해하기 어렵고 범위도 애매모호하다. 예컨대 취업을 위해 기업에 보내는 이력서는 신서에 해당된다. 그런데 신서를 배달할 수 있는 업체는 전국에 포스트(우편 취급소) 10만 개 소 이상 설치해야 한다. 일본 정부의 이러한 규제에 야마토는 정면으로 맞섰다.

 

우정성은 표면상으로는 싼 요금으로 공평한 우편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규제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이것이 우편 사업을 독점하기 위한 수단이라는 것이 야마토 측의 판단이었다.

 

야마토는 그동안흑고양이 메일서비스로 서적·잡지·카탈로그·다이렉트 메일 등 신서 이외의 문서에 대해 82엔 또는 164엔으로 일본 전국에 송부할 수 있는 서비스를 실시해왔다. 수취인을 확인할 필요 없이 그냥 우편함에 넣기만 하면 됐다.

 

이 서비스에 따른 배달 건수는 2013년 기준 21억 건으로 매출은 1200억 엔에 달한다. 야마토 전체 매출의 10%를 차지한다. 그러나 야마토는 올 3, 이 사업을 폐지하기로 결정했다. 소비자들이흑고양이 메일서비스로 보내는 우편물 중 신서가 포함돼 있을 수 있었지만 고객이 이를 잘 모른 채 이용하면서 의도치 않게범법자가 되는 일을 막기 위해서였다. 그러나 여전히 야마토는 신서 규제가 소비자의 선택권을 무시하는 전형적인바보 규제라고 여기고 있다. 아마도 오구라 사장이 살아 있었다면 끝까지 정부와 싸웠을 것이라는 목소리도 나왔다.

 

‘보다 글로벌, 보다 로컬이란

비전을 내걸었다. 해석하자면

글로벌화는 공격적으로 하고,

서비스는 지역밀착형으로

추진한다는 것이다. 야마토는

이 전략을3의 혁신으로

삼고 있다.

 

3거점 체제로 비용 절감

1976년 택배를 시작한 첫날 수십 건에 불과했던 야마토의 화물 배송 건수는 2014 166587만 개로 훌쩍 뛰었다. 화물 집하를 위한 택배센터는 4000개에 달해 2800개를 거느린 우편국을 능가한다. 매출액 13967억 엔, 임직원 수 197056(3월 말 현재)으로 성장한 이 회사는 명실공히 일본 최대의 물류회사다.

 

 

일본에 거주해본 사람이라면흑고양이 야마토의 택배 편이라는 CF송이 친숙하게 느껴질 것이다. 어미 고양이가 새끼 고양이를 옮기듯 고객의 화물을 더욱 소중하게 배달하겠다는 의지로 1957, 흑고양이 로고(그림 1 참조)를 처음 만들었다. 야마토의 강점은 일본 전국에 갖춰진 4000개의 집배 거점과 함께 6만 명의 택배기사들이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는 점이다.

 

그러나 이처럼 우수한 수송품질을 지속적으로 유지하기 위해선 택배비를 올리지 않을 수 없다. 특히 고객이 직접 수취하지 못할 경우 다시 찾아가는 재배달 서비스 때문에 인건비 압박이 컸다. 현재 야마토 매출의 51%는 인건비다. 고품질의 서비스를 유지하면서 비용 상승을 억제하기 위한 야마토의 해결책은 무엇일까.

 

야마토에 맡겨진 화물은 현재 약 4000개 소에 달하는 집배 거점으로부터 전국에 약 70개 소에 설치된 터미널 거점에 모여진다. 이를 대형 트럭으로 배송처와 가까운 베이스에 전달하고, 다시 집배거점으로 수송해 배송처로 전달한다. 비용 절감을 위해서는 이러한 배송 시스템을 개혁할 필요가 있었다. 그래서 생각해 낸 것이 ‘3거점 체제였다. 2013 8월 도쿄와 가까운 요코하마 아쓰기에 36000평방미터에 달하는 대형 허브 거점을 개설했다. 이어 2016년에는 나고야, 2017년에는 간사이에 각각 대형 허브 거점을 구축할 계획이다. 3거점(게이트웨이) 체제가 완성되면 베이스로부터 3거점에 화물을 수송하고 3거점 간 간선수송을 실시할 계획이다. 지금까지 간선수송은 하루 심야 1편이 기본이었다. 적재효율을 올리기 위해 화물이 다 모아질 때까지 기다렸다가 배송했다. 하지만 3거점 체제가 완성되면 물량이 늘어나기 때문에 더 자주 배송할 수 있다. 즉 화물 체재시간을 대폭 줄일 수 있다. 총 배송시간이 단축되며 상당수 지역에 당일 배송 시스템이 구축될 수 있다.

 

 

야마토의 개혁은 여기에 그치지 않는다. 트럭에서 가정으로 배달하는 시스템도 개선하고 있다. 야마토도 이전에는 현재 우리나라 택배 회사들처럼 택배기사가 트럭 한 대에 화물을 싣고 온 뒤 집집마다 직접 배달하는 시스템을 택했다. 하지만 인구가 많고 주택이 밀집한 도시 지역에서는 배송 효율성이 떨어졌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2012년부터 본격적으로 도입한 시스템이팀 집배버스정류장 방식이다. 운송회사가 가장 피하고 싶은 것은 비용이 많이 드는 재배달이다. 따라서 각 고객이 집에 있을 확률이 높은 오전 중에 집중적으로 배달하기 위해 이런 방식을 도입했다.

 

먼저 운송차가 정차할 수 있는 정해진 지점(포인트)에 배달원(필드캐스터)들이 자전거나 손수레 등을 가지고 집합한다. 여기서 물류센터에서 가져온 화물을 분배받아 최종 목적지에 배달한다. 배달이 끝나면 다음 포인트로 이동한다.

 

일본의 물류업계도 인력 부족 문제가 심각하다. 야마토는 계약직 사원의 노동시간 중 하루 2∼3시간을 자택 주변에서 일할 수 있게 하면서 근무 만족도를 높이고 있다. 화물 개수가 많고 주택 밀도가 높은 지역에선 팀 집배의 효율성이 극대화된다. 현장에서의 지혜로 인력난 해소, 비용 절감을 실현하고 있다.

 

그러나 이것만으로는 환경변화에 대응할 수가 없다. 개인 택배가 성공할 수 있었던 시대와는 환경이 많이 달라졌다. 먼저 개인 택배수요가 줄고, 인터넷 쇼핑이 늘면서 C2C보다는 B2C 화물이 급증하고 있다. 현재 C2C 간 택배는 10% 미만으로 줄었다. 택배 물량 자체가 B2C를 중심으로 한 다()빈도 소량배송으로 바뀌고 있는 것이다. 게다가 화물 취급량이 증가하는 것과 맞물려 평균 단가는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다. 2009년 택배 화물 1개당 평균단가는 645엔이었으나 2015년에는 595엔으로 떨어졌다.

 

또 글로벌화로 해외 물류도 증가하고 있다. 야마토는 2019년 창립 100주년을 맞는다. 이에 대비해 새롭게 책정한 전략이밸류 네트워킹 구상이다. 또한보다 글로벌, 보다 로컬이란 비전을 내걸었다. 해석하자면 글로벌화는 공격적으로 하고, 서비스는 지역밀착형으로 추진한다는 것이다. 야마토는 이 전략을3의 혁신으로 삼고 있다.

 

아시아 익일 배송 시스템 구축

먼저 야마토의 글로벌 전략부터 살펴보자. 야마토는 국내 당일 배송 시스템을 해외로까지 넓혀 동남아시아에서는 익일배송 시스템을 구축하겠다고 나섰다. 오전에 홋카이도에서 잡은 생선을 오후에 하네다 또는 오키나와 허브 공항으로 공수하고 밤사이 홍콩이나 방콕으로 운송하는 전략이다. 이러한 시스템이 구축되면 생선을 잡은 바로 그 다음날 홍콩의 레스토랑에서 이 생선을 먹을 수 있게 된다. 이를 위해 하네다, 오키나와 등 국제공항 가까운 곳에 국제물류 허브를 건설해 해외, 그중에서도 아시아 지역의 배송 시간을 대폭 단축할 계획이다.

 

야마토는 2014년 오키나와 공항 내 ANA항공의 화물허브 옆에오키나와 국제물류허브를 세웠다. ANA항공과 함께 아시아 각국으로의 익일 배송 택배사업을 추진하기 위해서다. 일본 전역에서 모은 화물을 밤을 이용해 오키나와로 운송하고 통관까지 하면 아시아 지역으로 익일 배송이 가능해진다. 지금까지 국제물류는 해상 컨테이너로 화물을 대량으로 수출입한 뒤 이를 재고로 창고에 넣어놓고 필요할 때 조금씩 출고해 쓰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그러나 지금은 국제물류도 다빈도 소량수송으로 바뀌어가고 있는 만큼 국제물류라도 익일 배송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화물을 빨리 배달하는 게 전부가 아니다. 부가가치를 붙여 배달하겠다는 전략도 세웠다. 오키나와 공항의 국제물류허브 안에는부품센터가 들어 있다. 이곳에는 도시바자동기기와 같은 제조업자들이 입주해 아시아 지역에 판매하는 제품의 부품들을 갖추고 있다. 부품 공급과 AS를 이곳에서 직접 하기 위해서다. 납기일을 최대한 단축해 부가가치를 높이는 것이 목표다. 부품센터의 경제효과는 의외로 크다. 관세 부과가 보류되는 허브 내 보세(保稅) 지역에 AS 체제를 갖추면 납기단축·경비절감이 가능해지고, 또 아시아 각 지역에 AS센터를 만드느라 큰 투자를 할 필요가 없다. 제조기업이 해외로 생산거점을 옮기는 것을 막을 수 있을 뿐 아니라 이를 통해 기술이나 노하우가 유출될 우려를 덜 수 있다. 허브 지역을 조립제조 거점으로 육성하면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이바지할 수 있다.

 

 

‘프로젝트 G’로 고령화·지역 활성화에 기여

야마토가 현재 추진 중인프로젝트 G’는 고령화와 지역 활성화에 대응하기 위한 국내용 프로젝트다. 고객·지자체와 협력해 고령화로 인한 지역 이슈를 해결하는 일종의 사회공헌 프로젝트라 할 수 있다. 구체적으로는 재택 의료 지원이나 고령자의 간병 지원 등 지자체를 대신해 주민생활지원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것이다. 예를 들면 도호쿠지역인 이와테현 산간지역에서 야마토는진심 택배라는 프로젝트를 실시하고 있다. 거동이 불편한 고령자의 주택에 벨을 설치해 야마토의 콜센터와 직접 연결한다. 고령자가 벨을 누르고눈을 치워 달라” “전구를 교환해 달라는 등의 요구를 하면 직원들이 직접 가정을 방문해 문제를 해결해준다. 고령자 돌보기 지원사업을 통해 6만 명의 택배기사는 노인들의 쇼핑을 대행하거나 사회복지협회에 연락해 도움을 주는 등 지역 내 파수꾼 역할을 한다.

 

야마토는 또 지자체와 협력해 지역 활성화에 기여하는 일에 앞장서고 있다. 예를 들어 지역 항만에서 중소·중견기업을 위한 통관 등의 항만 업무를 대행하면서 지역 기업의 부가가치를 높이는 것이다. 이뿐 아니라 조달, 판매 등의 유통 과정도 지원한다. 지역 특산품을 국제 배송 시스템을 이용해 해외로 배송하는 서비스는 판로 확대에도 도움이 된다. 2015 4월 기준으로 각 지자체들과 포괄연계협정을 체결한 곳은 1000건을 넘어선다. 야마토의 이러한 사업은 마이클 포터 미 하버드대 교수가 제창한 CSV(Creating Shared Value)의 일환이라고 볼 수도 있다. 기업의 경쟁력 강화와 사회공헌을 동시에 꾀하는 비즈니스 모델이다. 동일본 대지진 이후 야마토는 택배 1건당 10엔씩을 기부하고 있다. 기부액 총액이 이미 연간 순이익의 40%를 넘어섰다.

 

 

사업구조와 기반의 동시개혁

한국은 지금까지 자동차·전자 산업 등 일본의 제조업에 큰 관심을 가져왔다. 일본 GDP에서 제조업이 차지하는 비중이 20% 정도에 불과한데도 말이다. 지금 일본은 제조업보다는 서비스업의 생산성 향상에 더 주목하고 있다. 특히 야마토는 일본 서비스업 혁신의 대표적인 사례로 볼 수 있다.

 

우리나라에는 1992년에 택배 시스템이 도입됐다. 일본보다는 16년이나 뒤처졌다. 그리고 일본이 과거 그랬던 것처럼 현재 기업 간 경쟁을 치열하게 펼치고 있다. 일본은 국영업체라 할 수 있는 일본우편을 제외하면 야마토운수(46.3%)와 사가와(33.9%)가 시장을 양분하고 있다. 일본의 추세를 따르자면 우리나라 택배시장도 이런 식으로 재편될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택배업이 미래 유망사업이라는 점을 잘 알면서도 국내에서 눈에 띄는 혁신은 일어나지 않고 있다. 일본의 1등 업체 야마토가 정상의 자리에 만족하지 않고 자사의 사업구조 개혁을 뛰어넘어 일본 전체의 물류산업을 선도하는 모습에서 교훈을 얻을 필요가 있다. 이들이 추진하는물류의 부가가치화는 우리 기업들이 새겨들어야 할 핵심 개념이다.

 

 

이우광 한일산업기술협력재단 연구위원 wklee@kjc.or.kr

필자는 중앙대 통계학과를 졸업하고 일본 도쿄대 경제학연구과에서 박사 과정을 수료했다. 1989년 삼성경제연구소에 입사해 주로 일본 경제와 산업·기업 등을 연구했고 일본연구팀장, 해외연구실장 등을 지냈다. 저서로 <일본재발견> <일본시장 진출의 성공비결, 비즈니스 신뢰> <도요타: 존경받는 국민기업이 되는 길>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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