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건희 코바나컨텐츠 대표 인터뷰
Article at a Glance-혁신
김건희 코바나컨텐츠 대표는 2008년부터 유명 전시회와 공연을 기획했다. 2013∼2014년의 ‘점핑위드러브’는 사진전으로 관람객 10만 명을 넘어서며 큰 흥행을 거뒀다. 올해는 세계적인 추상 작가이자 ‘미국의 혼’이라 불리는 마크 로스코의 전시회를 준비 중이다. 많은 전시회를 성공시킨 비결에 대해 김 대표는 “철학이 없으면 문화 비즈니스를 하기 어렵다. 수익만 생각해서는 생명력이 짧고 유치해진다”고 말했다. 예술의 진정성과 희망의 메시지를 줄 수 있어야 한다는 게 그의 철학이다.
편집자주
이 기사의 제작에는 동아일보 미래전략연구소 인턴연구원 백현(고려대 경영학과 4학년) 씨가 참여했습니다.
2008년 ‘까르띠에 소장품전’, 2009년 ‘앤디워홀, 위대한 세계전’, 2010년 뮤지컬 ‘미스사이공’, 2010∼2011년 ‘색채의 마술사 샤갈’, 2012∼2013년 ‘에펠탑의 페인트공, 마크리부 사진전’, 2012∼2013년 ‘불멸의 화가 Ⅱ 반고흐 in 파리’, 2013년 ‘피영전’, 2013년 ‘고갱:신화 속으로의 여행’, 2013∼2014년 ‘세기의 인물과 날다, 필립 할스만 사진전’.
회사 창립 이래로 기획하고 투자한 공연 및 전시회다. 어느 것 하나 뺄 것 없이 모두 성공적으로 막을 내렸다. 수만 명의 사람이 전시회와 공연을 찾았을 뿐만 아니라 전시에 대한 반응도 좋았다. 이 중 필립 할스만 사진전은 국내 사진전 최초로 관람객이 10만 명이 넘었다. SNS와 블로그 등 인터넷에는 사진전에 대한 호평이 넘쳤고 사진전의 도록은 일찍이 품절 사태를 빚었다. 현재 ‘미국의 혼’이라 불리는 마크 로스코의 국내 전시회를 준비하고 있다.
다양한 전시회 및 공연을 기획하고 준비한 김건희 코바나컨텐츠 대표를 만나 성공비결을 들었다. 문화예술 전문기업을 운영하는 김 대표는 단호했다. “철학이 없으면 문화 비즈니스를 하기 어렵다. 수익만 생각해서는 생명력이 짧고 유치해진다. 문화 비즈니스를 일반 비즈니스와 똑같이 생각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수익을 극대화하는 것이 비즈니스의 본질이지만 문화사업을 이와 똑같이 취급하면 실패한다는 그의 지론은 인터뷰 내내 이어졌다.
창업한 계기가 무엇인가.
어릴 때부터 그림 등 예술에 관심이 많았다. 대학에서 서양화를 전공했고 서울대에서 경영대학원에서 석사 학위를 받았다. 자연스레 예술의 가치를 사람들에게 잘 전달할 수 있는 비즈니스를 하고 싶다는 욕심이 커졌다. 단순히 전시회를 기획하는 것을 넘어 문화사업 전반에 대해 긍정적인 파급 효과를 만들어내고 싶었다. 그래서 2007년 문화예술 콘텐츠 기업 코바나컨텐츠를 만들었다.
김건희 코바나컨텐츠 대표
방향이 분명했기에 목표도 분명했다. 단순히 기업의 생존을 넘어 기업 창립 때부터 스스로가 원하는 사업의 최종 포트폴리오를 구성했다. 사업을 통해 이루고자 하는 목표와 비전이 확고했기 때문에 처음부터 사업에 대한 포트폴리오가 뚜렷했던 셈이다. 다른 문화기업이 하는 것처럼 좋은 콘텐츠에 투자하고 전시회를 기획하는 업무에 그치고 싶지는 않았다. 신진 아티스트 발굴, 출판, 전시공연, 홍보, 문화 레스토랑 운영 등 다양한 분야를 계획했다. 이 중 문화 레스토랑 운영만 빼면 창립 때 계획했던 사업을 성공적으로 운영하고 있다. 회사에서 차지하는 매출 비중과 업무 편중도를 고려하면 전시회 기획이 가장 많지만 나머지 사업에서도 점차 이익을 확대할 계획이다.
회사라는 게 수익도 중요하지만 어느 정도 문화산업에 기여해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었다. 코바나컨텐츠를 열 때 코바나보태닉이라는 자회사도 같이 만들었는데 그 이유도 사회기여 때문이다. 전시회 때마다 코바나보태닉에서 커피잔, 엽서, 수첩 등 아트상품을 파는데 수익의 일부를 사회단체에 기부한다. 수익이 많지 않아서 아직까지 기부액이 많지 않지만 야생동물협회와 유기견보호협회 등에 꾸준히 지원하고 있다. 또 문화 소외계층을 초대해 다양한 문화를 즐길 수 있도록 돕고 있다. 문화의 가치를 믿기 때문이다.
레스토랑 사업은 아직 계획 중이다. ‘외국에는 문화를 공유하고 책을 읽을 수 있는 카페가 많은데 우리나라에는 왜 이게 없을까’라는 고민에서 시작한 건데 조만간 실행에 옮길 것이다. 외국의 타쉔, 꼬르소꼬모처럼 문화 콘셉트를 기본으로 한 문화 공간을 만들고 싶다. 코바나컨텐츠라는 회사 이름을 지을 때부터 이런 철학을 고려했다. 컨텐츠는 모든 생산물을 일컫는 말이다. 코바나는 하와이의 코나와 쿠바의 하바나의 합성어로, 내가 제일 좋아하는 도시에서 따온 말이다. 이름만 들어도 기분이 좋아진다. 직관적으로 두 도시를 떠올렸을 때 청명한 느낌이 든다. ‘진정한 휴식을 취할 수 있는 문화적 기업이 되자’라는 생각에서 사명을 지었다. 문화가 너무 부담스럽게 다가가서는 안 되고, 편하게 다가와 일상에서 숨쉴 수 있도록 하자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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