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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IST EMBA Field Trip Interview②: 란델 S. 칼록 교수

“100년 기업 3M의 효자종목은 新제품 리더의 끊임없는 혁신노력이 열쇠다”

최한나 | 137호 (2013년 9월 Issue 2)

 

 

어느 때보다 리더의 역할이 중요한 시대다. 리더 스스로 혁신적인 기업가(entrepreneur)가 되지 않으면 조직 전체의 혁신이 불가능하다. 기업가적 리더(entrepreneurial leader)는 혁신을 제도화한다. 혁신을 전략의 일부로 끌어들여 상시화한다. 새로운 아이디어를 촉진하고 장려하는 데 노력을 아끼지 않는다. 리더가 의지를 가지고 추진하지 않으면 어느 조직도 성공적인 혁신을 달성할 수 없기 때문이다. 카이스트 EMBA의 필드트립(field trip) 프로그램에 참여해 강연한 란델 S. 칼록 교수를 만나 기업가 리더십(entrepreneur leadership)의 특성과 오늘날 리더들이 가져야 할 조건에 대해 묻고 들었다.

 

일반적인 리더십과 기업가 리더십 (entrepreneurial leadership)의 차이는 무엇인가.

 

우리가 알고 있는 경영은 변하고 있다. 나는 전통적인 의미의 경영이 죽었다고 생각한다. 지금까지 해 왔던 대로 재무나 마케팅을 기능적인 측면에서 배우고 가르친다면 혁신을 가능하게 하는 아이디어와 관련된 리더십의 가장 중요한 부분을 놓치고 말 것이다.

 

21세기 기업의 리더들은 중요한 기술을 필요로 한다. 오늘날 기업에 가장 중요한 것은 혁신이다. 이제까지 경제는 3단계를 거쳐 발전했다. 첫째, 수렵 단계다. 우리는 땅에서 무언가를 파내거나 사냥하거나 물고기를 잡아먹고 살았다. 굉장히 오래 전, 선사시대 얘기다. 그 다음 17∼19세기 산업혁명이 일어났다. 자동차와 철도 같은 것들이 산업혁명 시대의 유물이다. 2차 세계대전 이후 나타난 지식 경제가 3단계다. IBM이 시작되고 컴퓨터 혁명이 일어났다. 1980년대 후반부터 또 다른 시대가 시작됐다. 이 시기는 최첨단 기술을 필요로 하지 않는다. 대표적인 기업이 애플이다. 애플은 기술을 핵심으로 하는 회사가 아니다. 역설적이게도 그렇기 때문에 혁신 기업이다. 이 시대 가장 중요한 것은 혁신이다. 아울러 리더의 필수적인 역할도 혁신이다. 시장 측면에서, 종업원 측면에서 어떻게 하면 혁신이 반복되도록 관리할 수 있을 것인가, 변하는 세상에 맞게 기업도 변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 이것이 오늘날 리더들이 해야 할 고민이다. 내가 연구하는 주제의 핵심이기도 하다.

 

entrepreneurial leadership entrepreneur들의 세계를 이끌어가는 리더의 자질이다. entrepreneur은 제품이나 기술, 아이디어에 영향을 크게 미친다. 하지만 MBA 프로그램이나 비즈니스 스쿨에서 가르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이는 비전과 가치, 전략, 권한과 재능 개발에 대한 것이다. entrepreneur leadership에 대해 다시 생각해봐야 하는 이유다. 이는 21세기 기업에 아주 중요한 요소다.

  

 

3M을 대표적인 예로 들었다. 3M 100년 역사를 자랑하는 오래된 기업이다. 6500여 개의 제품을 갖고 있다. 포스트잇으로 유명하지만 약품 카테고리를 갖고 있을 정도로 제품 라인이 다양하다. 3M이 혁신적인 기업인 이유는 분명하다. 이 기업은 매출의 30% 이상을 5년 이내 개발된 제품에서 낸다. 100년 이상 역사를 가진 기업이 이렇다는 것은 매우 주목할 만한 점이다. 오래된 기업에서 흔치 않은 일이다. 기업 역사가 길수록 매출의 80∼90%를 기존 제품, 오래된 제품에서 얻기 마련이다. 포드를 보라. 그들이 파는 핵심 제품인 자동차는 100년도 훨씬 전에 만든 것이다. 포드가 혁신적인 기업이 되려면 전자 제품이라든지, 다른 종류의 교통수단이라든지, 다른 카테고리 제품에서 매출을 일으키고 키워가야 할 것이다.

 

혁신의 중요성은 휴렛팩커드에서도 발견할 수 있다. 휴렛팩커드는 1950∼1960년대 우수한 지식기업이었다. 이 기업 이전에는 실리콘밸리가 없었다. 휴렛팩커드가 시작되면서 실리콘밸리가 문을 열었다. 하지만 지금 그들은 고전하고 있다. 컴퓨터업계의 진화 속도를 따라잡지 못했다. 지금도 많은 제품을 팔고는 있지만 더 이상 업계 리더는 아니다. ‘구글처럼 되고 싶어, 애플처럼 되고 싶어, 이베이처럼 되고 싶어라고 말하는 기업이 많지만 아무도휴렛팩커드처럼 되고 싶어라고는 말하지 않는다.

 

 

 

3M의 창립년도는 1902. 올해로 111주년을 맞았다. 늙은 기업은 창의적일 수 없다는 관념이 3M에서 깨졌다. 3M은 세계에서 가장 창의적인 기업 중 한 곳으로 꼽힌다. 스카치테이프와 포스트잇 같은 사무용품부터 각종 공업용 연마제와 화학용품에 이르기까지 3M의 포트폴리오는 그 범위를 잴 수 없을 만큼 넓고 다양하지만 3M은 안주하기를 거부했다. 지금도 3M 매출의 30% 이상은 제조하기 시작한 지 5년이 안 되는 제품에서 나온다.

 

3M의 창의적인 문화는 1949년에서 1966년까지 회장으로 재직한 윌리엄 맥나이트(William McNight)에 의해 시작되고 완성됐다. 그는 재임 기간 중 그만의 경영 규칙을 만들었는데 3M은 이를 McNight Principles라고 부르며 아직도 준수한다. 이 중 대표적인 것이 “never again 3M say no to a new product idea”. 새로운 아이디어를 죽이지 말라는 의미다. 그는 실수를 용인하고 책임을 묻지 않는 문화를 만들어야 다양하고 참신한 아이디어가 계속 나올 수 있을 것으로 확신했다. 그 스스로 직원들의 실패나 실수를 꾸짖지 않았으며 오히려 계속 시도해보라고 독려하고 지원했다.

 

3M이 세계적인 기업으로 도약하도록 만든 제품은 우리에게도 친숙한 포스트잇(psot-it)이다. 이 제품은 대히트를 기록하며 3M의 세계적인 발돋움을 견인했다. 잘 알려져 있다시피 이 제품은 한 종업원의 실수로 만들어졌다. 스펜서 실버(Spencer Silver)라는 연구자가 강하게 붙지 않는 접착제를 개발했는데 동료 직원 아트 프라이(Art Fry)가 이 접착제를 종잇조각에 묻혀 페이지 표시용으로 사용하기 시작하면서 포스트잇이 나왔다. 실패로 여겨졌던 제품이 사장되지 않고 생존한 배경에 윌리엄 맥나이트 회장의 전폭적인 지지가 있었다. 맥나이트 회장은 실패한 연구진을 호통 치는 대신 사비를 털어 지원할 테니 계속해서 연구에 매진하라고 독려했다.

 

맥나이트 회장은 본래 재무 담당 직원이었다. 꼼꼼하고 성실했던 그는 입사 후 20여 년 만에 최고경영자 자리에 오른다. 그는 강한 호기심과 추진력을 가진 사람이었다. 직원에 대한 간섭을 최대한 줄이고 자유롭게 연구 활동을 할 수 있도록 지원했으며 실패를 감싸 안고 성공을 확실히 보상하며 아이디어가 발현할 수 있는 토대를 닦는 데 애썼다. 특히 실수를 범한 직원을 비판하면 창의적인 아이디어로 흘러나올 수 없을 것으로 생각했다. 직원들이 자신감을 갖고 잠재적 창의성을 충분히 발휘할 수 있도록 신뢰와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오늘날 구글이 차용해서 제도화한 ‘15%(근무시간의 15%를 자유롭게 쓸 수 있도록 하는 제도)’이 그에게서 비롯됐다.

 

entrepreneurial leader는 어떤 특징을 지니는가.

 

entrepreneurial leadership은 혁신을 제도화한다. 혁신을 전략의 일부로 만든다. 이것은 어느 날 우연히 발생하는 것이 아니다. 아이디어 하나로 완성되는 일도 아니다. 기업 내 모든 이들이 혁신을 생각해야 가능한 일이다. 리더가 이 과정을 이끌어야 한다.

 

새로운 아이디어를 촉진하고 혁신을 장려하며 사람들이 지속적으로 훈련받는 문화를 만드는 것이 리더의 역할이다. 성공한 기업들에서 그 특징을 찾아볼 수 있다. 애플을 보라. 애플은 자체적으로 교육 시스템을 갖고 있다. 사람들을 지속적으로 훈련하기를 원하기 때문이다. 그곳에서는 일반 비즈니스 스쿨을 넘어서는 교육이 이뤄진다. 애플 방식으로 사람들을 훈련시킨다. 리더가 의지를 갖고 추진해야 한다. 혁신이 일상 속에 스며들고 너무 당연하고 자연스러운 일이 돼야 한다.

 

기업 문화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기업 문화를 만드는 가장 중요한 요소는 무엇인가.

 

예를 들어보겠다. 다시 3M이다. 3M은 굉장히 혁신적인 문화를 가진 기업이다. 끊임없이 새로운 제품을 생산하고 새로운 제품을 만들어내기 위한 노력을 아끼지 않는다. 이는 그들의 이사회가보너스를 받으려면 새로운 제품을 만들어라. 20년 된 오래된 제품에는 보너스를 줄 수 없다는 정책을 갖고 있는 데 기인한다. 보상 구조 자체가 신제품 개발을 촉진하는 방향으로 설계돼 있다. 만약 내가 어떤 회사에서 일할 때 리더가 내게 원하는 것이 단지 2% 정도 성장하게 만드는 것이라면, 즉 이전보다 2%만 성장하게 만들면 보너스를 받을 수 있다면 난 그렇게 할 것이다. 내가 10% 성장하게 만들기를 (리더가) 원하고 그것에 보상이 걸려 있다면 나는 그것을 위해 노력할 것이다. 보상 체계의 중요성이다.

 

또 다른 점도 있다. 포스트잇이 처음 시장에 나왔을 때 이 제품은 인기를 끌지 못했다. 사람들이 사지 않았다. 철저하게 실패했다. 포스트잇을 만든 직원들이 포기하려고 할 때 CEO가 사비를 털어 다시 한번 시도해보라고 격려했다. 그는이럴 때야 말로 CEO가 주머니를 열어야 할 때라고 말했다. 이 과정을 통해 포스트잇이 다시 시장에 나올 수 있었다. CEO가 너희는 실패했다, 배정된 예산은 다 떨어졌고 이제 더 이상 자금을 지원할 수 없다고 말할 수도 있었을 것이다. 그러면 해당 프로젝트는 취소됐을 것이다. 이것이 전통적인 매니지먼트의 방식이다. 하지만 그는 그렇게 하지 않았다. 그는여기 내 개인 자금이 있다. 가서 이 제품을 다시 테스트해보라. 그리고 이 제품이 가동되도록 만들어보라고 독려했다. 이것이 리더십이다.

 

리더는 시작하게 만드는 사람이다. 리더가 혁신적이지 않으면 아무도 혁신적일 수 없다. 이것은 상식이다. 리더가 문화를 만든다. 리더가 스스로 어떻게 행동하는지, 그와 그의 매니지먼트팀이 어떻게 일하는지, 조직원들을 어떻게 자극하며 보상하는지가 그 기업의 문화를 만든다.

 

오늘날 리더들이 가져야 할 가장 중요한 특성은 무엇인가.

 

기존에는 리더가 리더로 키워지는 특정한 코스가 있다고 여겨졌다. 개인적 성격이나 행동이 아니라 특정 절차 같은 것이다. 이를 Trait Theory라고 한다. 하지만 이것은 작동하지 않았다. 톱 리더들에게 필요한 코스 같은 것은 없다. 이들에게 공통된 특성도 존재하지 않는다. 간디, 히틀러, 오바마, 메르켈, 처칠은 모두 훌륭한 지도자였지만 이들이 동일한 코스를 밟지도 않았고 이들에게 공통된 특성도 존재하지 않는다. 애플의 창업자 스티브 잡스와 스티브 워즈니악을 생각해보라. 스티브 잡스는 극단적으로 외향적인 리더였고 스티브 워즈니악은 극단적으로 내성적인 리더였다. 이들은 5050 비중을 차지했고 밤과 낮의 파트너였다. 이들 중 누구를 진정한 리더라고 할 수 있을까? 리더의 특성이 프로모션에 능하고 언변이 뛰어나며 사람들에게 동기 부여를 잘하는 것이라면 스티브 잡스겠지만 새로운 아이디어를 창조하는 점에 초점을 둔다면 스티브 워즈니악일 것이다. 리더십 측면에서 정해진 특성은 없다. 다만 비전이 중요하다. 비전이야말로 환경에 대해 생각하는 법을 제시하고 그 환경에서 기업이나 비즈니스, 조직이 어떻게 포지셔닝해야 할지를 생각하게 한다.

 

한국 기업들은 어떤가. 이들에게 조언을 한다면.

 

한국 기업에만 적용되는 조언은 아닐 것이다. 해줄 수 있는 말은 종업원을 파트너로 대해야 한다는 것, 즉 관계의 본질을 바꿔야 한다는 것이다. 리더와 종업원은 이제까지보다 훨씬 더 한 팀으로 움직여야 한다. 전통적인 위계질서가 사라지고 있다. 아시아는 서구 사회에 비해 위계질서가 강한 편인데 이것도 점점 무너지고 있다. 아시아권 기업들은 점점 더 글로벌화하고 효율적으로 발전하기 위해 스스로를 새로운 방식으로 조직화하는 방법을 생각해야 한다.

 

하나 더, GE 사례에 주목해야 한다. 잭 웰치는 GE 수장이었을 때 주목할 만한 업적을 많이 남겼지만 그중 가장 중요한 일은 후계자 양성에 힘을 쏟았다는 것이다. 그가 은퇴할 때 GE에는 CEO 후보 5명이 존재했다. 그중 한 명은 GE 수장을 이어받았고 나머지는

<포천>에서 선정하는 500대 기업의 수장들이 됐다. 내가 만약 삼성의 수장이라면 직원들의 재능을 키우는 툴을 만들고 교육하는 시스템을 갖추겠다. 사람들이 시도하고 실험할 수 있는 문화를 만들겠다. 그리고 더 많은 사람이 배우고 준비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

 

아시아 기업들의 또 다른 이슈는 가족이 경영하는 기업이 많다는 점이다. 가족 경영은 내 전문 분야이기도 한데 장기적인 관점에서 생각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이상적인 형태다. 아시아 기업들의 큰 장점이라고 생각한다. 가족 경영은 비가족 경영에 비해 좋은 성과를 낼 수 있다. 가족 경영 기업들은 한 분기 혹은 1년 단위로 생각하지 않는다. 10년 또는 그 이상 단위로 계획을 짜고 행동에 옮기는 일이 가능하다. 보상과 수익이 더 장기적인 관점에서 가능하다.

 

물론 단점도 있다. 대표적인 것이 후계자 문제다. 내 아들이기 때문에, 내 딸이기 때문에 승진시키고 윗자리에 앉힌다면 궁극적으로 기업을 망칠 수 있다. 이런 일이 반복되면 단지 그 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실력 있는 인재들이 떠나는 결과로 이어질 것이다. 만약 가족 경영을 하고 있다면 내가 professional emotion이라고 부르는 일을 염두에 둬야 한다. 당신은 아이를 사랑하는 만큼 전문적으로 행동해야 한다. 후계자로 키우고 싶다면 좋은 학교에 보내 교육하고 인턴십을 하거나 현장 경험을 쌓으며 신입사원부터 단계를 밟게 해야 한다. 외부에서 경험을 쌓거나 더 좋은 학위를 받거나 해볼 수 있는 것은 다 해보게 해야 한다. 스스로 커리어를 쌓을 수 있게 해야 한다. 삶에서 가장 나쁜 일은 노력 없이 돈을 갖게 하는 것이다. 당장은 보트나 비싼 차를 살 수 있겠지만그 다음이 없다. 사람은 일을 해야 한다. 스스로 표현하고 재능을 갖출 수 있게 해야 한다. 그래야만 진정한 리더로 자격을 갖출 수 있다.

 

퐁텐블로=최한나 기자 han@donga.com

란델 S. 칼록 교수

란델 S. 칼록(Randel S. Carlock) 프랑스 인시아드 경영대학원 교수는 가족기업을 연구하는 웬델(Wendel) 국제센터의 창립 책임자이자 인사이드 국제 리더십 센터의 창립이사다. ‘가족 경영(family business)’기업가정신(entrepreneurship)’을 주요 연구 주제로 삼고 있다. 현재 아시아와 유럽, 중동 지역을 오가며 다양한 기업과 가족기업 종사자 등에게 자문을 제공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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