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 ENM 음악 사업의 경쟁력은 1) 글로벌 오디션 프로그램을 통한 아티스트 IP 기획과 발굴 2) 엠넷플러스와 KCON 등 온오프라인(O2O) 플랫폼에서의 팬덤 결집 3) 웨이크원이라는 매니지먼트 회사를 통한 트레이닝과 마케팅이라는 삼박자를 갖추고 있다는 점이다. 그리고 회사가 이를 골자로 한 ‘IP 생태계 확장 시스템’을 구축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차별화된 IP 기획력이 있다. CJ ENM의 음악 전문 채널 Mnet은 콘텐츠 제작 단계에서는 편견을 거부하고 틀을 깰 것을 요구하는 조직 문화로, 콘텐츠 유통 단계에서는 1539 타깃층을 뾰족하게 겨냥한 숏츠 및 영상의 생산과 유포로 연일 화제성 있는 K-서바이벌 예능들을 탄생시켜 왔다. 이렇게 축적된 IP와 전 세계에 있는 K-팝 소비자를 연결하는 O2O 팬덤 소통 플랫폼을 구축하고 나아가 매니지먼트 역량까지 강화해 아티스트의 ‘발탁-성장-지지-성공’을 지원하는 풀 밸류체인을 완성하는 게 CJ ENM이 그리는 청사진이다.
‘스트릿 우먼 파이터’ ‘쇼미더머니’ ‘슈퍼스타K’ ‘프로듀스101’ 등 이름만 대면 알 수 있는 이들 프로그램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바로 CJ ENM의 음악 전문 채널인 Mnet이 방영한 오리지널 서바이벌 예능이라는 점이다. 개별 프로그램에 대한 평가나 선호를 떠나 그 누구도 이견을 제기할 수 없는 Mnet의 경쟁력을 꼽자면 단연 ‘화제성’이다. 내놓는 프로그램마다 폭발적인 대중의 관심을 받으며 이슈몰이를 하고, 특히1539 타깃층을 중심으로 한 높은 인지도를 바탕으로 대중음악의 트렌드를 선도해왔기 때문이다. 가령, 전 국민을 대상으로 한 신인 가수 발굴 프로젝트였던 슈퍼스타K는 총 8번의 시즌을 거듭하며 대한민국 오디션 열풍에 불을 지폈고, 힙합 서바이벌 장르를 연 쇼미더머니는 11번째 시즌을 이어 나가며 국내 오디션 프로그램 최초 10주년을 넘긴 프로그램이 됐으며, 스트릿 우먼 파이터는 시리즈는 힙합과 마찬가지로 비주류 문화였던 스트리트 댄스를 수면 위로 끌어올렸다.
이처럼 K-서바이벌 예능 포맷의 포문을 연 Mnet 콘텐츠의 영향력은 글로벌 오디션 프로그램이 형성하는 팬덤의 규모에서도 확인된다. 2023년 7월 데뷔한 신인 그룹 ‘ZEROBASEONE(제로베이스원)’이 대중에게 이름을 알리기도 전에 팬덤의 화력에 힘입어 각종 K-팝 기록을 경신하고 있는 배경에도 Mnet의 글로벌 오디션 프로그램이 있다. 제로베이스원은 2023년 초 5세대 신인 K-팝 보이 그룹 데뷔 프로젝트로 Mnet에서 방영된 ‘보이즈 플래닛’을 통해 탄생한 아이돌이다. 이 프로그램은 관련 영상 및 숏츠가 유튜브와 틱톡에서 각각 누적 조회 수 4억 뷰, 47억 뷰를 기록했을 정도로 Z세대 사이에서 화제를 모았다. 이렇게 데뷔도 전에 다양한 채널을 통해 노출되고 대규모 팬덤을 구축한 결과 제로베이스원은 미니 앨범인 ‘유스 인 더 셰이드(YOUTH IN THE SHADE)’를 발매 하루 만에 약 124만 장 판매(한터차트 기준)하는 성과를 거뒀다. 단 하루 사이에 앨범 판매량이 100만 장을 넘겨 밀리언셀러 반열에 오른 것이다. 그뿐만 아니라 8월 15일 서울 구로구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첫 팬 콘서트 ‘2023 ZEROBASEONE FAN-CON’의 티켓 1만8000장은 예매 오픈과 동시에 매진됐다. 고연차 아이돌에게도 ‘꿈의 무대’ 중 하나인 고척스카이돔에 데뷔한 지 갓 한 달 된 신인이 입성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