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쿡방’ 전성시대다. 따져보면 필자도 일주일에 요리 관련 프로그램을 한두 개는 꼭 챙겨본다. 그런데 TV에 나오는 요리사들은 대부분이 남자다. 남자 셰프가 요리하는 모습은 같은 남자가 봐도 섹시하다. 정갈한 복장, 현란한 칼질, 집중하는 동작과 화려한 음식, 그리고 완성된 음식을 내었을 때 나오는 당당한 자부심까지. 그런데 재미있는 건 같이 쿡방을 봐도 아내와 내가 보는 시선이 참 다르다는 점이다. 아내는 레시피에 집중하지만 내 눈에는 ‘도구’가 먼저 들어온다. 핸드블랜더의 성능을 비교해가며 온라인 쇼핑 장바구니를 채웠다 비웠다 한 지가 일주일이다. 가만히 보니 카메라나 노트북을 고를 때만큼이나 신중하다.
이번 DBR 206호의 스페셜 리포트는 ‘Marketing to Men’이다. 새롭게 부상하고 있는 남성 시장 마케팅에 대한 인사이트를 케이스뿐만 아니라 역사적 고찰과 사회학적 관점을 넘어 진화생물학 측면의 분석도 시도했다. ‘남성’이라는 대상을 이렇게 다각도로 해부해 놓은 글을 최근에 본 기억이 있나 싶을 정도로 풍족한 접근이었다. 그간 DBR을 읽을 때는 작전 장교가 전장을 훑듯 객관적으로 분석하며 봤었는데, 이번 스페셜 리포트는 요즘 수컷(?)의 입장에서 편하게 읽히는 부분이 많았다. 다이슨 청소기에 남자가 더 관심을 보이고, 기운 센 천하장사가 더 이상 남자들의 워너비가 아닌 이유를 알 수 있었다. 또한 남녀의 기호 차이가 어디에서 오는지 설명하는 논리적 근거가 흥미로웠다. 특히, 남성의 소비 심리 분석을 통한 시사점에서 남성의 체계화 사고에서 파생된 소비 동기를 ‘키덜트’ 문화와 혼동해서는 안 된다는 주장은 곱씹어볼 만했다. 이번 호 스페셜 리포트와 함께 지난 199호의 ‘덕후 경영학’을 다시 보면 좋을 것 같다.
스페셜 리포트 외에 눈길을 끌었던 건 케이스 스터디로 다룬 국민 볼펜 ‘모나미의 턴어라운드 전략’이었다. 디자인싱킹의 국내 사례라는 측면에서도 좋았고 성공 요인 분석과 시사점을 균형감 있게 풀어낸 부분이 인상적이었다. H&M 자기계발 코너의 ‘원 포인트 코칭’에서는 신입사원의 동기부여를 ERG이론으로 풀어낸 부분이 신선했다. 신규 입사자의 조직 적응이나 선임과 후임 사이의 관계를 고민하는 기업에게 좋은 프레임이 되리라 생각한다.
‘그나저나 핸드블랜더는 뭘 사야 할까?’
박주훈 DBR 제11기 독자패널 (스토리웍스 컴퍼니)
What’s Next?
DBR 다음 호(209호, 2016년 9월 2호, 9월 셋째 주 발간 예정)에는 스페셜 리포트로 ‘Agile Strategy’를 다룰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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