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의 성과평가(Perfomance Management)는 잘 짜인 시스템으로 움직인 게 사실이다. 물론 현재도 대다수 기업들이 시스템에 의존한다. 평가자와 피평가자, 그리고 둘 사이를 조정하는 HR부서도 이 시스템에 따라 일사불란하게 움직이면 그만이다. 성과평가가 조직의 경쟁력 강화를 위한 핵심 업무임에도 그간 우리는 너무 안일하게 성과평가를 대했던 것 같다. DBR 198호에서는 성과평가의 문제점을 살펴보고 해답을 제시해줬다. 많은 인사 제도들이 그 조직의 문화를 대변하기도 하고 문화가 또한 제도에 투영되기도 한다. 성과평가제도도 단지 승진과 보상의 척도가 아니라 조직의 문화를 만드는 든든한 자양분이라는 생각이 든다.
이런 논지에서 ‘평가란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과정이며 성과를 관리하기 위한 수단’으로 정의해보면 그 운영의 중심에는 성과 관리, 종업원 개발, 코치 및 피드백을 책임지는 관리자가 존재하게 된다.
또한 평가자는 구성원의 역량 개발을 책임지고 성과를 개선하는 적극적인 역할을 보여줘야 하며 피평가자는 성과를 개선하는 적극적인 참여자가 돼야 한다. 이 모든 것이 톱니바퀴처럼 잘 맞아 떨어지려면 목표를 함께 설정하고 성과 개선을 위해 지속적으로 커뮤니케이션하는 조직 문화가 선행돼야 한다.
요즘 글로벌 기업들이 성과평가를 조직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구성원의 역량을 개발하고 성과를 개선하기 위한 적극적인 인적자원 관리의 중요한 도구로 활용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실제로 글로벌 기업들은 성과평가에 대한 다양한 시도를 통해서 그들만의 문화를 만들어가고 있다. 급변하는 환경과 경쟁양상에 맞서 즉각적이고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역량이 중요한 지금 “연초에 한번 목표를 주고 연말에 평가를 하는 기존의 방식은 전혀 맞지 않다”고 말한 액센츄어 CEO 페에르 낭텀의 일침은 한국의 기업들에도 많은 고민을 안겨주기에 충분하다.
기업들이 성과평가에 대한 직원들의 ‘볼멘소리를 어떻게 해소하는 것이 가장 좋을까’에 대한 답을 찾기보다는 성과평가에 대한 다양한 시도를 통해서 조직의 경쟁력 강화에 힘써야 할 시기라는 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이번 스페셜 리포트 중 ‘평가자 오류의 최소 방안’ 관련 기고문에는 조직의 비전에 대한 공유, 평가지표의 상하좌우 연계, 블라인드 평가, 평가와 SNS의 결합 등 다양한 시도들에 대한 소개가 이뤄졌다. 이런 시도는 평가 오류를 최소화하고 평가 결과에 대한 객관성을 높이며, 피평가자의 수용도 제고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평가에 대한 피드백 시스템 개선’도 조직의 동기부여를 높이는 효과적인 성과평가를 실행하기 위해 선결돼야 하는 중요한 요소이며 평가자에 대한 교육은 일회성이 아닌 반복적이고 일관적으로 이뤄져야 함이 강조됐다. 성과평가에 대한 다양한 고민과 시도는 HR부서만의 역할이 아니라 조직 구성원의 공유와 실행이 바탕이 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평가보다는 일하는 게 더 중요하다’ ‘조직의 목표 달성에 매진하기보다 우리 부서만 잘하면 된다’ 등의 비겁한(?) 핑계를 내세우기보다는 성과평가가 조직의 지속적인 성장을 견인하는 중요한 요소임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성과평가는 코칭 방법과 역량 개발에 도움을 주고, 새로운 목표설정 및 관리방법을 고안하고 전략적으로 보상에 연계되며, 공통의 목표에 협력, 매진할 수 있는 문화를 형성시키는 근거가 돼야 한다는 글로벌 기업의 목표가 우리 기업에도 빨리 적용되기를 기대해본다.
민병훈
DBR 제10기 독자패널(삼성물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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