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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BR 121호를 읽고

장경영 | 123호 (2013년 2월 Issue 2)

DBR 121호를 읽고

 

 

저성장이 사회적 이슈로 부상했다. 글로벌 금융위기의 여파에다 급속한 고령화와 저출산이 겹쳐 중장기적인 저성장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경제성장률이 둔화되면 개인은 소득 감소와 자산 수익률 하락에 직면한다. 그만큼 소비여력이 줄어든다. 기업은 이런 상황에서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 121호 스페셜 리포트 ‘Adapting to Slow Economy’에서 이 질문에 대한 실마리를 찾아볼 수 있었다.

 

저성장 시대 기업들의 마케팅 전략을 행동경제학으로 풀어낸 것이 특히 돋보였다. ①주머니 사정이 팍팍해질수록 검증되지 않은 신상품보다 오랜 기간 판매된 익숙한 상품을 선호하는 소비자 심리를 이용해야 한다. ②기존에 쓰던 제품에 대해아직 본전도 못 뽑았다라고 아쉬워하는 심리적 회계(Mental Accounting)가 강해지는 것에 대응해 보상판매를 적극 활용하라. ③마일리지나 포인트는 거래를 중지하면 사용할 수 없는 일종의 매몰비용(sunk cost)이란 점을 상기시켜서 적은 비용으로 기존 고객을 유지해야 한다. ④구매 전 예측효용과 구매 후 경험효용 간의 차이로 생기는 차이식별오류(distinction bias)를 최소화하기 위한 다양한 커뮤니케이션 활동이 요구된다. 행동경제학을 활용한 저성장 시대 마케팅 전략이다.

 

물론 행동경제학에 기반을 둔 이런 마케팅 전략은 비단 저성장 시대에만 유효한 것은 아니다. 곽준식 동서대 교수의 설명처럼 행동경제학에서 다루고 있는 소비행동심리를 마케팅 전략에 섬세하게 적용한다면 저성장기에도 지속적 경쟁우위를 확보할 수 있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글로벌 저성장 기조로 국내 수출 기업들에 닥칠 위험을 지적한 점도 눈길을 끌었다. 각국 정부가 보호무역주의 성향을 강화하게 되므로 국내 수출 기업들은 선진국의 혁신 기업과 개발도상국의 저비용 기업 사이에서넛크래커(Nut Cracker)’ 상황에 직면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지적이었다. 현지 고용 창출에 효과적인 Country Marketing(대국가 마케팅)을 각국 보호무역주의의 돌파구로 삼으라는 제언은 신선했다. 그러나 개별 기업의 수준을 뛰어넘는 정부 차원의 적극적인 지원이 요구된다는 점은 유념할 대목이다.

 

일본의 저성장기(잃어버린 20)에 성공한 기업들에서 시사점을 모색한 것은 매우 적절한 시도였다. 이탈리안 레스토랑사이제리아와 인테리어 생활용품 전문점니토리’, 세계적인 의류기업으로 성장한유니클로등은 SPA(자사의 기획브랜드 상품을 직접 제조해 유통까지 하는 전문 소매점) 비즈니스 모델로 성공을 거뒀다는 공통점이 있다. SPA 비즈니스 모델이 성공을 무조건 보장해주지는 않는다. 그러나 저성장 시대를 헤쳐가야 하는 국내 기업들로선 벤치마킹의 가치가 충분하다.

 

121호 스페셜 리포트는 기업들의 저성장 시대 대응 전략 수립을 위한 의미 있는 단초를 제공했다. 이를 출발점으로 삼아 다양한 실천 노력이 시도되기를 기대한다. 저성장은 많은 기업들에 위기 요인이지만 새로운 도약의 기회를 잡으려는 기업들의 도전은 계속될 것이다.

 

 

 

 

 

 

장경영

DBR 5기 독자패널(삼성생명 은퇴연구소)

 

 

 

What’s Next?

DBR 다음 호(124, 2013 3 1일자, 2월 다섯째주 발행 예정)에는

스페셜 리포트로 ‘The Age of Strategy’를 다룰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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