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BR Column
트럼프 행정부 관세 전쟁의 배경에는 제조업 리쇼어링이라는 목표가 있다. 2000년 3월 클린턴 행정부 시절, 중국이 WTO(국제무역기구)에 가입한 이후 지난 25년 동안 미국의 제조업 기반은 해외로 흩어지기 시작했다. 노동력 중심의 제조업은 제3 세계로 보내고 정보기술(IT)과 금융 등의 서비스업에 집중하는 것이 선진국으로서 번영을 지키는 데 더 유리하다는 판단 때문이었다. 하지만 그 결과 미국의 제조업은 이제 GDP의 10%를 맴돌고 있다.
한국도 사실 지난 20여 년간 비슷한 길을 걸었다. 언제부턴가 제조업은 중국에 넘겨줘야 할 사양산업 취급을 받았고 서비스 중심의 고부가가치 산업을 키워야 선진국이 될 수 있다는 믿음이 커졌다. 이렇게 오랫동안 믿음이 유지되던 상황에서 갑자기 미국의 태도가 돌변한 이유는 무엇일까.
그 이유는 부가가치가 크다는 이유로 제조업 없이 기술 및 금융 산업만 키워서는 중산층 일자리를 충분히 만들 수 없고 부의 낙수 효과도 꿈꿀 수 없기 때문이다. 제조업이 사라진 미국 러스트 벨트의 현실은 왜 제조업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한지를 생생하게 입증한다. 한국 역시 미국의 제조업 리쇼어링을 남의 나라 얘기로만 볼 수 없다. GDP의 25% 정도를 차지하고 있는 한국 제조업의 풀뿌리 기반이 빠르게 사라져가고 있기 때문이다. 반도체 같은 첨단제조업의 위기에는 전 국민적인 관심이 쏠리지만 꼼꼼하고 실력 있는 장인들을 중심으로 수많은 일자리를 창출해 온 경공업 분야의 몰락은 큰 관심을 받지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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