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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T Sloan Management Review

초대형 프로젝트의 불확실성, 복잡할수록 ‘혁신의 기본’에 충실하라

앤드루 데이비스(Andrew Davies),마크 도지슨(Mark Dodgson), 데이비드 M. 간(David M. Gann),사무엘 C. 매콜리(Samuel C. MacAulay) | 249호 (2018년 5월 Issue 2)

Article at a Glance
질문

경영진은 복잡한 대형 프로젝트를 어떻게 하면 더 잘 관리할 수 있을까? 

연구를 통해 얻은 해답

- 복잡한 프로젝트에는 예측 가능하면서 표준화된 과업들과 혁신적인 단계들이 모두 포함돼 있다.
- 이 두 유형의 작업들을 다른 방식으로 관리해야 한다. 표준화된 과업은 정액도급계약으로 진행하고, 새로운 절차들은 좀 더 유연한 방식의 계약을 활용하라.
- 검증되지 않은 방식이나 기술을 도입할 때는 예행연습을 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하라.

‘메가프로젝트(megaproject)’는 일반적으로 10억 달러 이상의 예산이 투입되는 사업 계획들로 정의된다. 이런 프로젝트는 헬스케어, 국방, 광업, 통신, 운송, 에너지와 상수도 인프라, 스포츠 행사, 과학, 제조를 포함한 많은 분야에서 중요한 공헌을 한다. 메가프로젝트는 많은 국가의 경제 활동에서 상당히 큰 비중을 차지하며 그 나라의 생산력과 사회적 응집력, 환경에 중대한 영향을 미친다.1 그러나 이런 대형 프로젝트들은 정해진 일정과 예산에 맞춰 완수하기 어려운 것으로 악명 높다. 메가프로젝트들의 90%가 예산을 초과한다고 추정하는 통계 데이터도 있다.2 2가지 대표적인 사례를 보자. 먼저 호주의 시드니 오페라하우스는 예정보다 10년 늦은 1973년에 문을 열었으며 원래 예산의 1400%에 달하는 막대한 비용을 썼다.3 매사추세츠와 보스턴시의 중심 동맥 역할을 하는 지하 터널인 ‘빅디그(Big Dig)’ 프로젝트도 비슷한 사례다. 처음에는 약 26억 달러로 예산을 잡았지만 실제로는 148억 달러가 집행됐다.

메가프로젝트는 왜 이렇게 관리하기 어려운 걸까? 그 이유로는 기술적 난관, 설계와 운영 조건의 변화, 비용 증가, 책임 소재에 대한 분쟁, 새로운 규제 등 다양한 이슈를 들 수 있다. 보통 프로젝트 규모가 커지면 복잡성이 증가하고, 이런 복잡성은 불확실성을 초래함과 동시에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부딪치는 문제들과 변화하는 환경, 예상치 않은 기회 등을 예측하는 능력을 떨어뜨린다. 필자들은 본 기사에서 이런 불확실성을 관리하는 한 가지 방법으로 프로젝트를 수행하는 전 과정에서 혁신을 모색하라고 주장한다. 여기서 제안하는 방법은 단지 수십억 달러가 투입되는 초대형 프로젝트뿐 아니라 모든 유형의 대형, 장기 프로젝트에 적용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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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필자들은 높은 위험이 따르는 대형 프로젝트에서 혁신을 가능하게 하는 5가지 원칙을 도출했다. 이 원칙들을 통해 새로운 기회가 나타나거나 상황이 변할 때, 관리자들이 어떻게 프로젝트 계획과 과정을 조정할 수 있는지 지침을 제시한다. 이 글에서 전하는 내용은 필자들이 10년 이상 메가프로젝트들을 연구하면서 얻은 결과를 기초로 한다. (‘연구 내용’ 참고.) 필자들이 연구한 프로젝트에는 다음과 같은 사례들이 포함된다.

DBR mini box 
연구내용

필자들은 2005년부터 2015년까지 10년간 런던에서 진행된 3가지 메가프로젝트를 중심으로 본 연구를 수행했다. 히드로터미널 5와 2012년 런던올림픽, 크로스레일 프로젝트가 이에 해당한다. 또한 필자 중 일부가 과거 수행했던 관련 분야에 대한 연구에서도 내용을 차용했다. 그 예로는 2002년부터 2003년까지 진행된 하이-스피드 1 프로젝트의 1단계에 대한 연구와 2014년부터 2015년까지 수행된 히드로터미널 2, 2013년부터 2016년까지 진행된 템스 타이드웨이 터널에 대한 연구를 들 수 있다. 필자들은 메가프로젝트의 전략적 관리를 중점적으로 탐색하는 과정에서 관련 프로젝트의 후원자, 고객사, 협력사, 주요 계약업체들과 함께 장기 연구를 공동으로 수행했다.

필자들은 연구를 위해 정성적 사례 연구와 반구조적 인터뷰, 에스노그라피(ethnography) 방식의 관찰법을 활용했다. 이들은 프로젝트와 관련된 CEO, 프로젝트 감독 및 관리자, 관련 단체의 이사, 프로젝트 담당 팀원들과 170건 이상의 인터뷰를 진행했다. 인터뷰에는 프로젝트 주관사의 본사 직원뿐 아니라 공사 현장에서 일상적인 작업을 담당하는 프로젝트 관리자들도 참여했다. 프로젝트마다 연구 방법은 조금씩 달랐지만 필자들은 프로젝트별로 혁신을 어떤 식으로 강구했는지 심층적인 사례 연구 보고서를 작성할 수 있었다. 또한 그 결과를 연구 협력자들과 가진 회의에서 확인하고 검증했다.

2005년부터 2009년까지 진행한 히드로터미널 5에 대한 연구 활동은 2010년부터 2011년까지 수행한 2012 런던올림픽 프로젝트와 2011년부터 2015년까지 수행한 크로스레일 프로젝트에 대한 연구로 이어졌다. 각 프로젝트는 다음 프로젝트가 시작될 즈음에 완료됐으며 그 덕분에 필자들은 프로젝트 관계자들과 새로운 아이디어, 그리고 작업 방식이 한 프로젝트 안에서, 그리고 각 프로젝트 사이에서 어떻게 영향을 미치는지 관찰할 수 있는 값진 기회를 얻었다. 필자들은 혁신이 대두되는 뚜렷한 패턴과 더불어 혁신 역량과 프로세스가 한 프로젝트에서 다음 프로젝트로 어떻게 전파되는지 확인할 수 있었다.

히드로터미널 5 프로젝트에 대한 첫 번째 연구와 이후 진행한 2012 런던올림픽에 대한 연구에서는 메가프로젝트를 수행하는 과정에서 혁신이 어떤 식으로 일어나는지 관찰하고 분석했다. 크로스레일 프로젝트를 연구할 때도 관찰 방식을 계속 이용했다. 다만 이때는 프로젝트 주관사로부터 이전 프로젝트를 통해 얻은 교훈을 바탕으로 크로스레일 프로젝트의 혁신 전략을 개발하고 이행하는 데 도움을 달라는 요청을 받았다. 본 기사에서 설명한 혁신에 대한 5가지 원칙은 3가지 프로젝트를 연구하는 과정에서 개발하고 분류했다. 이 원칙들은 펜실베이니아대, 유니버시티 칼리지 런던, 임페리얼 칼리지 런던, 퀸즐랜드대, 하펜시티 함부르크대(HafenCity Universität Hamburg), 에콜폴리테크니크(École Polytechnique), BI 노르웨이 경영대학원(BI Norwegian Business School), LUISS 경영대학원에서 열린 다양한 학술 세미나를 통해 검증했다.


● 하이-스피드1(High-Speed 1, 1998-2007): 런던과 채널 터널(Channel Tunnel, 영국과 프랑스를 연결하는 도버 해협의 해저 터널-역주)을 잇는 109㎞ 길이의 철로를 부설하는 프로젝트로 총 58억 파운드가 투입됐다(기사 작성 시점의 환율로 계산하면 약 75억 달러에 상응하는 비용).4

● 히드로터미널5(Heathrow Terminal 5, 2002∼2008): 히드로공항의 신규 터미널로 호텔과 주차장, 지하철, 항공 관제탑 등이 포함돼 있으며 총 45억 파운드가 들어갔다.
● 2012년 런던올림픽을 위한 인프라 구축 프로젝트(2006∼2012): 총 68억 파운드가 투입
됐다.
● 크로스레일(Crossrail, 2007년에 시작돼 2018년 준공 예정): 런던을 관통하는 118㎞ 길이의 철로로 148억 파운드의 예산이 책정됐다.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42㎞ 길이의 새로운 철도 터널이 뚫리고, 10개의 역이 신설되며, 기존 역 30개도 새롭게 단장할 예정이다.
● 히드로터미널2(Heathrow Terminal 2, 2009∼2014): 기존 터미널을 개조한 신규 터미널로 현재 29개 항공사가 이용하고 있다. 터미널 건설에 총 25억 파운드가 들어갔다.
● 템스 타이드웨이 터널(Thames Tideway Tunnel) 프로젝트: 2016년에 착공된 총 25㎞ 길이의 터널로 런던의 하수 시스템을 업그레이드하는 프로젝트다. 완공까지 총 7년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되며 42억 파운드의 예산이 잡혀 있다.

혁신을 위한 5가지 원칙

필자들은 MIT 슬론 경영대학원의 도널드 설(Donald Sull)과 스탠퍼드공과대학의 캐슬린 M. 아이슨하트(Kathleen M. Eisenhardt)가 그들의 저서인 『심플, 결정의 조건(Simple Rules): 세상 모든 복잡한 문제에 대응하는 단순한 규칙』에서 밝힌 견해를 따른다. 복잡하고 불확실한 환경에서 경영 전략은 보통 일련의 단순한 규칙들로 가장 잘 설명된다는 것이다.5 필자들은 여러 메가프로젝트들을 연구하고 그 과정에 참여한 경험을 바탕으로 메가프로젝트를 추진하는 5가지 원칙을 여기서 소개한다. (표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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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이전에 효과적이었던 방법들을 분석하라. 히드로터미널 5 건설을 계획할 때 프로젝트팀은 지난 15년간 신축된 모든 국제공항과 지난 10년간 영국에서 수행된 신규 건설 사업 중 10억 파운드 이상이 투입된 프로젝트들을 모두 체계적으로 연구했다.6 그 과정에서 발견한 주요 문제점 중 하나는 프로젝트 주관사가 위험 요인을 계약업체에 전가하기 위해 정액도급계약(fixed-price contract)을 맺는다는 점이었다. 이런 계약 형태는 계약 주체들 간에 적대적 관계를 형성했으며 이보다 더 나쁜 점은 진행 초기에 프로젝트 디자인을 확정해 버림으로써 혁신을 제한한다는 점이었다. 터미널 5 기획자들이 산출해 보니 정액도급계약을 채택할 경우에는 프로젝트가 초과 예산으로 계획보다 1년 더 늦게 완수될 것으로 보였다. 기획자들은 그동안 쌓은 교훈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려 애썼고, 그 결과 융통성 없는 정액도급계약 대신 협력적이고 혁신적이며 유연한 프로세스를 기초로 새로운 프로젝트 모델을 개발했다. 안타깝게도 대중은 히드로터미널 5 프로젝트를 터미널 개통 초기에 벌어졌던 불행한 사건들로 기억하고 있다. 당시 2만 개 이상의 수하물이 잘못 배치되고 수백 편의 비행이 취소되는 사태가 벌어졌기 때문이다.7 하지만 터미널 5와 관련해 쉽게 간과되는 사실은 이 프로젝트가 계획했던 일정과 예산에 맞춰 완료됐으며 이후 몇 년간 승객들의 투표로 세계 최고의 공항 터미널로 선정됐다는 점이다.8 게다가 터미널 5를 개통했을 때 발생했던 문제들은 메가프로젝트를 더 잘 완수할 수 있는 주요 개선 포인트들을 제시했다. 그 내용은 아래서 상세히 다룰 것이다.

2. 예기치 못한 상황을 위해 준비하라. 정액도급계약이 예측 가능하고 안정적인 상황을 처리하는 데는 적합할 수 있지만 예측할 수 없고 빠르게 변화하는 환경에서는 좀 더 유연한 계약이 필요하다. 예를 들어 원가가산계약(cost-plus contract), 혹은 실비정산계약(cost reimbursement contract)을 활용하면 고객사와 계약업체가 서로 신뢰를 구축하고, 협업 문화를 조성하며, 위험과 기회를 공유하는 이점을 누리는 관계형 합의를 이룰 수 있다.

진짜 유연한 계약은 초기 투입 비용이 높기 때문에 처음에는 부적절해 보일 수도 있다. 그러나 유연한 계약은 예기치 않은 상황에 대처하기 위해 프로젝트 일정 및 활동들이 실시간으로 변경될 때 계약자들의 상호 조정에 의한 화합을 이끈다. 고객사는 계약업체가 문제를 드러내고, 비용을 회수하고, 합의한 수익 마진을 달성하고, 혁신적인 가능성들을 발전시키고, 솔루션을 구축하는 방향으로 프로젝트를 수행하도록 고취하는 인센티브를 창출한다. 터미널 5 메가프로젝트의 경우에는 고객사와 주요 계약업체들이 체결한 ‘T5 협정’이 불확실성을 처리하는 새롭고 유연한 프로세스의 기반이 됐으며 이후 2012 런던올림픽과 크로스레일 메가프로젝트를 수행할 때도 기본 모델로 사용됐다.

메가프로젝트를 관리하는 또 다른 비법은 생각이 혁신적인 사람들로 프로젝트팀을 구성하고 팀이 유연함을 유지하도록 독려하는 것이다. 결국 메가프로젝트는 다수의 소규모 프로젝트로 구성되며 각각은 프로젝트팀에 의해 수행된다. 다양한 지식과 기술을 가진 사람들은 효과적인 조직과 적절한 인센티브가 갖춰졌을 때 빠르게 변하는 상황과 예기치 않은 문제, 새롭게 등장한 기회에 유연하게 대응하고 맞춰 나갈 수 있다. 이런 팀들은 기존 지식과 기술을 바탕으로 낡은 방식을 수정하고 새로운 방식을 발전시킨다.

2012년 런던올림픽을 기획했을 때는 올림픽추진위원회가 유연한 프로젝트팀을 활용함으로써 이 접근법에 대한 모범 사례를 만들었다. 올림픽추진위원회의 한 선임 관리자는 필자들에게 “팀의 역동성은 빠른 판단과 의사결정에 대한 진지한 태도로 이슈를 발견하고, 논의하고, 결정을 내리고, 다음 단계로 나아갈 수 있는 특출한 인력을 충분히 보유하고 있는지 여부에 달려 있다”라고 말했다. 체계적인 팀 구조는 유연성을 발휘하는 동시에 협력을 구축하며 이해관계가 다른 회사들이 함께 일할 때 발생하는 긴장을 극복한다.

3. 예행연습을 하라. 새로운 기술과 방식을 채택하면 비용과 시간이 초과될 수 있는 위험이 존재한다. 히드로터미널 5, 런던올림픽, 크로스레일, 터미널 2 프로젝트에서는 기존에 확립된 기술과 방식에 의존함으로써 이를 최소화됐다. 새로운 기술과 방식을 도입할 경우에는 먼저 외부에서 실험을 통해 검증하거나 시운전을 하고, 규모가 더 작은 공항 터미널처럼 다른 운영 환경에서 테스트를 수행했다.

예를 들어 터미널 본관의 ‘지붕 프로젝트’는 터미널 5 프로젝트의 세부 과업 중 가장 불확실성이 높은 것 중 하나로 여겨졌다. 폭이 150m 이상 이어진 터미널 지붕을 받치는 교대를 세우는 데 대한 우려가 있었기 때문이다. 그 해법으로 계획한 지붕 구조를 외부 다른 장소에서 미리 세워 보기로 했다. 프로젝트 리더들은 외부 파일럿 테스트를 통해 새로운 교훈을 140개나 파악했다. 각 항목에 대해 위험을 줄이는 사전 계획을 세웠고, 계약업체들은 이를 통해 실제 현장에서 더 빨리 공사를 진행할 수 있었다.9 그 결과 지붕 프로젝트는 원래 일정보다 3개월 빨리 완료됐다.

반면 히드로공항의 터미널 5는 부족한 예행연습으로 인해 처음 며칠간 불명예스러운 고난을 겪었다. 터미널 2를 맡은 프로젝트 리더들은 터미널 5 개통 시 발생했던 문제들을 통해 얻은 교훈을 바탕으로 예행연습 중심의 프로세스인 ‘소프트’ 개통 계획을 수립했다. 여기서 중요한 점은 터미널 2의 소프트 개통이 공식 개통의 2년 전인 2014년 6월에 이뤄졌다는 점이다. 터미널 2의 소프트 개통은 ‘운영준비팀’이 전담했다. 운영준비팀은 1만4000명의 자원봉사자와 함께 진행한 180건의 테스트 및 1700건의 교육을 포함해 터미널 운영과 관련된 일들을 점진적으로 이관해 나갔다. 소프트 개통에는 공항 체크인 소프트웨어를 테스트하기 위해 ‘모델 터미널’ 모형을 제작하는 일도 포함돼 있었다. 또한 실제 비행 테스트와 각 항공기를 터미널 건물로 이동시키는 단계별 프로세스도 진행했다.

문제가 많았던 터미널 5 개통에서 얻은 교훈을 터미널 2만 활용했던 건 아니었다. 영국 올림픽추진위원회는 2012년 런던올림픽을 계획하면서 2011년 7월까지 공사 프로그램을 전부 완료하기로 결정했다. 이로써 실제 올림픽이 개최되기 전 1년 동안 모든 제반 활동들을 실제 상황처럼 테스트할 수 있었다.

4. 위험을 적절히 조정하고 분담하라. 메가프로젝트에는 이전 프로젝트를 통해 여러 번 수행된 예측 가능하고 표준화된 반복적인 작업들이 상당 부분 포함될 뿐 아니라 처음으로 시도되는 새롭고 혁신적인 절차들도 활용된다. 이런 조합에는 균형 있는 행동이 필요하며 ‘목표 지향적 유연함’이란 개념은 그 해법이 될 수 있다.10 이는 하나의 메가프로젝트를 여러 개의 개별 프로젝트나 구조, 혹은 프로세스로 나누는 개념으로 각 항목을 수행함으로써 불확실성을 구성하는 서로 다른 요인들을 처리할 수 있다.

목표 지향적 유연함은 대형 프로그램 안에 포함된 개별 프로젝트가 가진 다양한 난제들을 처리하는 여러 계약 및 협업 방식을 창출한다. 앞서 언급한 원가가산계약은 불확실성이 높을 때 활용할 수 있다. 반면에 정액도급계약은 불확실성이 낮을 때 더 적절한 계약 방식이다. 2012 런던올림픽 메가프로젝트의 경우에는 익숙한 상황을 처리하고 위험을 분담하기 위해서는 정액도급계약을 활용했고, 런던올림픽 수영장(London Aquatics Centre), 벨로드롬(Velodrome, 사이클 전용 경기장-역주), 올림픽 스타디움(현재의 런던 스타디움) 건설같이 예측력이 떨어지는 프로젝트에는 실비 중심의 계약을 적용했다. 후자에는 소위 ‘NEC(New Engineering Contracts)’11 라는 일련의 옵션으로 구성되는 새로운 방식의 계약들도 포함됐다.

벨로드롬을 만든 건설사인 ISG는 이런 실비 중심의 접근 방식 덕분에 철강 지붕 대신 케이블망 지붕을 올리자는 제안을 할 수 있었고, 그 결과 공사 기간 및 비용을 상당히 줄일 수 있
었다.12

5. 처음부터 끝까지 혁신을 활용하라. 혁신에 대한 논리적인 성명서를 작성하면 프로젝트 리더들이 프로젝트 처음부터 끝까지 연구 파트너 및 다른 협력자들과 함께 계획을 세우고, 협력하고, 소통하는 데 도움을 받을 수 있다.13 이 사실은 공사 단계를 위한 혁신 전략을 수립했던 크로스레일 메가프로젝트를 통해서도 증명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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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에 확정된 크로스레일의 혁신 전략은 프로젝트 공급망에 속한 일원들이 혁신 아이디어를 제시하도록 장려하는 공식적인 프로세스를 만들었다. 크로스레일 프로젝트의 리더들은 임페리얼 칼리지 런던과 공동으로 조직 내부나 프로젝트 공급망에 속한 단체에서 발의된 새로운 아이디어를 확인하고, 평가하고, 발전시킬 목적으로 소규모 팀을 구성했다. 크로스레일팀은 내부 인력은 물론 외부 조력자들이 아이디어를 제안할 수 있도록 ‘이노베이트18’이라는 온라인 디지털 플랫폼을 개발했다. 이들의 아이디어 제안 메커니즘에는 아이디어가 발전하는 과정을 관리하고, 추적하고, 보고하는 ‘혁신 관리 시스템’도 포함돼 있었다. 혁신에 대한 이런 노력 덕분에 크로스레일은 실제 공사에 들어가기 전부터 프로젝트에 관심 있는 단체들로부터 적절한 후원과 적극적인 협력을 확보하는 기회를 얻었다. 크로스레일 프로그램은 2015년 여름까지 드론이 탑재된 고해상도 카메라를 활용해 현장을 점검하는 것부터 인접 건물들로 열을 전달하는 방식으로 철도 터널을 냉각시키기 위해 그라우트(grout, 토목공사에서 지반의 갈라진 틈 등에 충전재를 주입하는 갓-역주)식 수직 통로를 조정하는 것까지 800건 이상의 다양한 아이디어를 얻을 수 있었다.

크로스레일 프로젝트 리더들은 프로그램을 성공적으로 수행하는 과정에서 혁신 전략을 더 일찍 추진할수록 더 많은 혜택을 얻을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이에 따라 크로스레일 프로그램의 이사였던 앤디 미첼(Andy Mitchell)은 2014년 템스 타이드웨이 터널을 만드는 메가프로젝트의 CEO가 되면서 이노베이션18 디지털 플랫폼을 다시 한번 활용하기로 결심했다. 그는 터널이 완공된 이후에 시설을 관리할 리더들을 프로젝트에 참여시키는 것이 중요하다는 점을 인식했다. 철도 시스템이나 공항, 터널 등은 한 번 지으면 수십 년간 운영되므로 이를 설계하고 건설하는 비용보다 운영하는 비용이 훨씬 더 많이 든다. 이런 자산을 궁극적으로 관리할 사람들이 프로젝트를 계획하고 설계하는 초기 단계에 참여하면 종종 혁신적 기회를 발견하거나 이행함으로써 이후 시설의 운영 성과를 높이고 비용도 절감할 수 있다. 크로스레일과 템스 타이드웨이 터널 프로젝트에 참여한 사람들은 인프라 산업용 혁신 플랫폼으로서 업계 전체에서 활용할 수 있는 i3P라는 프로그램을 개발함으로써 그 개념을 발전시켰다. i3P 프로그램은 다수의 신규 메가프로젝트에서 혁신을 지원하기 위해 활용돼 왔다.14

좀 더 유연한 접근법

위험도가 높은 대규모 프로젝트에는 다양한 유형이 있지만 프로젝트의 성과를 전반적으로 높일 수 있는 몇 가지 간단한 원칙들이 존재한다. 필자들이 지금까지 설명한 5가지 원칙들은 불확실성을 해결하기 위해 혁신을 활용한다. 이 원칙들은 프로젝트를 효과적으로 완수하는 데 필요한 안전성을 유지하면서 변화를 위한 유연성도 부여한다. 또한 프로젝트에 참여하는 여러 집단이 전체적으로 혁신 활동을 조율하도록 돕는다. 이런 단순한 원칙들은 전통적인 프로젝트 관리 방식에 도전장을 내민다. 기존 방식은 통제와 지시만 지나치게 강조하고 유연성과 혁신을 억누르는 복잡하고 융통성 없는 계약으로 대표된다. 이 5가지 원칙이 상식적으로 보일 수도 있다. 그러나 이제껏 진행된 메가프로젝트들이 실패했던 이력을 보면 이런 상식적인 원칙들을 훨씬 더 일반적으로 적용해야 한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번역 |김성아 dazzlingkim@gmail.com

편집자주

이 글은 MIT 슬론 매니지먼트 리뷰(SMR) 2017년 가을 호에 실린 ‘Five Rules for Managing Large, Complex Projects’를 번역한 것입니다.

감사의 글

필자들은 본 기사의 기초가 된 논문의 초기 버전에 대해 의견을 제시했던 다음과 같은 기업인들과 학자들에게 감사를 표한다: 존 아르밋(John Armitt) 경, 앤드루 울스턴홀름(Andrew Wholstenholme), 앤디 미첼(Andy Mitchell), 존 펠턴(John Pelton), 피터 한스퍼드(Peter Hansford), 브라이언 콜린스(Brian Collins), 피터 모리스(Peter Morris), 티머시 맥매너스(Timothy McManus). 또한 익명으로 통찰력 깊은 의견을 개진한 두 논객에게도 진심 어린 고마움을 전한다.


앤드루 데이비스 · 마크 도지슨 · 데이비드 M. 간 · 사무엘 C. 매콜리

앤드루 데이비스(Andrew Davies)는 유니버시티 칼리지 런던(University College London), 바틀렛 건축계획 대학원(the Bartlett Faculty of the Built Environment)의 프로젝트 관리 부문 교수다. 마크 도지슨(Mark Dodgson)은 호주 브리즈번에 있는 퀸즐랜드대(University of Queensland) 경영대학원에서 혁신 연구 부문의 교수로 있다. 데이비드 M. 간(David M. Gann)은 임페리얼 칼리지 런던(Imperial College London)의 임페리얼 칼리지 경영대학원에서 혁신 & 기술 경영 교수로 있으며, 사무엘 C. 매콜리(Samuel C. MacAulay)는 퀸즐랜드대 경영대학원에서 티에스(Thiess) 후원 연구원으로 있다. 이 기사에 의견이 있는 분은 http://sloanreview.mit.edu/x/59103에 접속해 남겨 주시기 바란다. 저자와의 연락을 원하시는 분은 smrfeedback@mit.edu로 e메일을 보내 주시기 바란다.

  • 앤드루 데이비스(Andrew Davies) | 유니버시티 칼리지 런던(University College London), 바틀렛 건축계획 대학원(the Bartlett Faculty of the Built Environment)프로젝트 관리 부문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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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무엘 C. 매콜리(Samuel C. MacAulay) | 퀸즐랜드대 경영대학원 티에스(Thiess) 후원 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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