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IT Sloan Management Review
Article at a Glance
질문 신흥시장의 현지 법인에서 혁신을 주도하기 위해서는 어떤 역량들이 필요할까?
연구를 통해 얻은 해답 - 숙련된 R&D 기술, 시장 기회, 경영진의 후원이 신흥개발국 주도의 혁신을 이루는 3대 핵심 요인이다. - 시제품 개발을 위해 법인 스스로 현지 자원을 창의적으로 동원하는 ‘자력 해결(bootstrap)’이 필요한 경우도 있다. |
편집자주
이 글은 슬론 매니지먼트 리뷰(SMR)> 2016년 봄 호에 실린 ‘Developing New Products in Emerging Markets’을 번역한 것입니다.
지난 10여 년간, 선진 다국적 기업들은 회사의 연구·개발(R&D) 활동의 상당 부분을 인도나 중국 같은 신흥시장으로 이전해 왔다. 물론 시장 수익성과 현지 에코시스템을 통한 전문가 활용 측면에서 선진국에 R&D 센터를 둔 기업들도 있지만 저렴한 비용에 숙련된 노동력을 쓸 수 있다는 장점은 개발도상국에 R&D 센터를 세우는 주요 이유가 됐다. 신흥시장의 초기 R&D 센터들은 대개 모기업 R&D 부문의 일부로서 본사의 철저한 감독하에 체계 잡힌 과제들을 수행했다.
하지만 최근 다국적 기업 R&D 부문의 역학관계가 급변하고 있다. 신흥개발국들이 글로벌 경제 성장을 주도하는 새로운 동력이 되면서 이들 시장에 존재하는 독특한 기회와 장애 요인들이 결합해 다국적 기업의 혁신을 주도하는 원천이 된 것이다.1 동시에 신흥시장의 많은 R&D 센터들이 진보된 기술 역량을 축적하게 되면서 자신들도 부가가치가 더 높은 일에 참여하고 완제품이나 기술 개발을 주도하고 싶다는 희망을 강력히 개진하게 됐다. 특히 인도나 중국처럼 현지 시장 규모가 클수록 법인 직원들의 이런 요구는 더욱 거세진다.
이런 트렌드에 발맞춰 신흥시장에 위치한 법인들은 다국적 기업이 혁신 전략을 추진하는 데 주요 역할을 담당하는 독특한 위치를 차지하게 됐다. 하지만 이런 견해도 종종 선진국 본사가 갖고 있는 혁신에 대한 일반적 태도나 구조, 프로세스와 충돌을 일으킨다. 또 신흥개발국 R&D 센터에서 제품 개발을 주도하는 시스템이 다국적 기업 내부에 제대로 정착돼 있지 않은 점도 큰 장애가 된다. 이런 상황에 맞서 우리는 다음과 같은 여러 의문들에 대해 고민했다. 언제쯤이면 현지 법인이 주도적으로 R&D 과제를 수행할 수 있을까? 현지 법인은 어떤 종류의 제품이나 기술을 개발하는 게 적합할까? 이런 제품과 기술은 어떻게 개발돼야 할까? 많은 기업들이 이런 문제들과 씨름해 왔지만 시스코시스템스의 인도 R&D 센터는 ASR 901이란 모바일 백홀 라우터(mobile backhaul routers) 계열의 혁신적 애그리게이션 라우터(aggregation routers)2 개발에 성공함으로써 우리가 가진 질문들에 대한 통찰력을 제시한다. (‘연구 방법’ 참조.)
ASR 901 라우터 시리즈는 소비자의 음성과 데이터를 이동통신 네트워크로 송신하는 게이트웨이로서 소위 네트워크의 ‘라스트 마일(last mile, 광대역 통신망에서 사무실 또는 가정까지의 마지막 구간에 적용되는 근거리 통신-역주)’에 놓인다. (그림 1) ASR 901은 인도 시스코 R&D 센터에서 신흥개발국 고객들의 독특한 니즈를 충족하고자 아이디어를 내고 제품 개발까지 담당했다. 하지만 이 제품은 선진 시장에서도 좋은 반응을 얻으면서 글로벌 시장으로 확대 판매됐다. ASR 901을 인도 현지에서 개발하기로 결정한 배경, 그리고 이 제품의 기술 사양과 자원 소싱 전략은 기업이 신흥시장에 위치한 법인을 어떻게 혁신의 원천으로 만들 수 있는지 본사와 지사 모두에게 값진 교훈을 준다.
결정 #1
신흥시장에서 혁신을 주도하는 핵심 요인
신흥개발국에서 R&D를 담당하는 관리자들은 현지 시장에 맞는 혁신에 착수하기 전에 3가지 핵심 요인을 고려해야 한다. 이 3가지 요인이란 현지 조직의 R&D 역량, 시장 기회의 규모와 독특성, 그리고 본사와 지사 양쪽 경영진의 지원을 말한다.
R&D 역량.우선 가장 중요한 것은 R&D 조직이 숙련된 R&D 역량을 갖춰야 한다는 사실이다. 즉, 현지 R&D 조직은 제품을 처음부터 끝까지 개발하기 위해 필요한 기술적 지식을 풍부하고 깊이 있게 보유해야 한다. 이런 역량이 결여된 법인은 본사나 혹은 다른 부문에 의지할 수밖에 없다. 또한 제품 개발을 주도한다고 해도 시간이 이유 없이 계속 지연되거나 프로젝트가 조기 종료될 수 있다.
ASR 901 프로젝트를 주도하게 되면서 시스코 인도 지사의 R&D 역량은 현격하게 발전됐다. 시스코는 1996년 인도 방갈로르에 R&D 센터를 설립했다. 센터는 현지 엔지니어 몇 명으로 시작됐고, 본사 조직의 연장선에서 한두 사업부의 특정 과제들을 수행했다. 인도에 R&D 센터를 건립한 주요 이유는 영업 비용이 낮고 영어로 소통 가능한 엔지니어들이 많기 때문이다.
설립 후 몇 년간 인도 R&D 센터는 꾸준히 정해진 기간 안에 완성도 높은 성과를 만들어냈고, 덕분에 본사로부터 더 많은 투자를 받으며 센터 규모를 확장해 나갔다. 이와 동시에 R&D 센터는 자체 기술 역량의 폭과 깊이를 높여가며 2009년
까지 170개 이상의 특허를 보유하게 됐다. 비록 시스코의 제품 혁신은 계속해서 본사에 의해 주도됐고 선진 시장의 니즈에 맞춰졌지만 인도 R&D 센터도 특정 제품의 부품을 자체적으로 개발할 수 있는 권한을 갖게 됐다.
인도 R&D 센터가 조직적으로 성숙하면서 현지 관리자들과 직원들은 단순한 실행 업무를 넘어서 스스로 혁신을 이루는 욕심을 갖게 됐다. 즉, 혁신과 기업가정신의 문화가 꿈틀거리기 시작했던 것이다. 더욱 중요한 사실은 이제 지사도 이런 열망을 실현할 만큼 충분한 역량을 갖추고 있다는 점이다.
질문, 답변, 연관 아티클 확인까지 한번에! 경제·경영 관련 질문은 AskBiz에게 물어보세요. 오늘은 무엇을 도와드릴까요?
Click!
회원 가입만 해도, DBR 월정액 서비스 첫 달 무료!
15,000여 건의 DBR 콘텐츠를 무제한으로 이용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