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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T Sloan Management Review

완벽한 정보보호는 불가능한 시대… 의도하지 않은 투명성에 대처하라

로버트 D. 오스틴 (Robert D. Ostin) | 197호 (2016년 3월 lssue 2)

Article at a Glance

 

 

질문

기업은 초투명성(super-transparency)이 요구되는 사회 환경에 어떻게 맞춰 나갈 수 있을까?

 

연구를 통해 얻은 해답

- 정보의 경계선들을 모두 방어할 수 있다는 가정을 버려라.

- 정보 누설을 촉발할 수 있는 의심스런 행동이나 업무방식을 파악하라.

- 빨리 대응할 수 있도록 준비하라.

 

 

편집자주

이 글은 슬론 매니지먼트 리뷰(SMR)> 2016년 겨울 호에 실린 ‘Leading in the Age of Super-Transparency’를 번역한 글입니다.

 

 

 

 

 

 

 

스코틀랜드 아가일(Argyll) 주에 살고 있는 아홉 살 어린이, 마사 페인(Martha Payne) 2012 4월에 개인 블로그를 시작했을 때까지도 곧 자신이 어떤 파장을 일으킬지 짐작조차 못했다. 학교에서 나오는 급식이 어린 마사의정의감을 자극했고, 이런 생각을 혼자만 담아둘 필요가 없다고 느꼈다. 그래서 마사는 ‘Veg(veritas ex gustu의 약자로맛의 진실이란 의미)’란 닉네임으로 블로그를 시작했다. 학교 급식들에 대한 사진을 찍고 평점을 매긴 후네버세컨즈(NeverSeconds)’라 이름 붙인 블로그에 자신의 리뷰를 포스팅했다. 기술적인 부분은 아버지의 도움을 받았다.

 

마사는 정기적으로 새로운 리뷰를 올렸다. 처음에는 너무 적은 급식량이 문제였다. “크로켓 하나보단 더 많이 먹을 수 있을 텐데 말이죠.” 마사는 첫 달에 포스팅한 글에서 이렇게 썼다. “전 성장기 어린이고 오후 내내 집중력을 발휘해야 하는데 크로켓 하나로는 턱도 없어요. 제 생각과 다른 분 있나요?”

 

블로그 독자들은 마사의 의견을 지지했다. “이제 막 걷기 시작한 우리 애도 한 개는 더 먹어요란 댓글도 있었고, 다른 블로그 글들도애처롭다” “형편없다” “수치스럽다란 표현으로 급식의 영양 수준에 의문을 품었다. 그러던 중에 유명 셰프인 제이미 올리버(Jamie Oliver)가 마사의 블로그를 옹호하는 글을 트위터에 올렸다. 신문들은 그 내용을 기사화했다. 매체 홍보에 힘입어 네버세컨즈는 시작된 지 6주 만에 블로그 조회 수 200만을 기록했다. 마사는 전 세계 빈곤 지역에 무료 급식을 제공하는 비영리기관에 기부 활동을 시작했다.

 

하지만 이런 급식 프로젝트는 곧 급제동이 걸렸다. 마사가 블로그에서굿바이란 제목의 글을 통해 설명했듯이 학교 교장선생님이 수학 수업을 받고 있던 마사를 교장실로 데려가서 학교 급식에 대한 사진 촬영을 중단하라고 지시했기 때문이다. 또 다른 포스트를 통해 마사의 아버지는 마사가 이제 기부활동을 그만둘 것이며 그동안 마사를 지원했던 학교에도 감사를 전한다는 글을 남겼다. 당시 모금액은 거의 2000파운드(한화로 약 350만 원)에 달했다. 네버세컨즈 블로그 폐쇄는 지역 의회의 결정이라고 그는 밝혔다.

 

하지만 이야기는 거기서 끝나지 않았다. 거센 비난이 이어진 것이다. 블로그 폐쇄가 결정된 지 24시간 만에 네버세컨즈에는 총 2416개의 새로운 댓글이 달렸다. 댓글 대부분은 폐쇄 지시를 내린 지역 의회에 분노를 표출하고 있었다. 지역 의회 웹사이트는 쇄도하는 비난 여론으로 폭격을 당했고, 이런 사람들을 중심으로 마사의 블로그를 되살리자는 서명 운동이 일어났다. 네버세컨즈 조회 수는 추가로 100만이 늘었다. 트위터에는 #MyLunchforMartha라는 헤시태그가 번져 나갔고, 같은 주제로 만들어진 페이스북 계정에도 수많은 댓글이 쌓였다. 지구 반대편에선 <와이어드(Wired)>학교 급식 문화를 바꾼 아홉 살 어린이, 정치인들에 의해 침묵 당하다란 헤드라인으로 이 이야기를 온라인 기사화했다.

 

지역 의회는 재빨리 결정을 철회했다. 의회는 급식에 대한 논의를 억누르려던 게 아니라 그저 학교 식당에서 일하는 근로자들의 감정을 고려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블로그에 대한 압박이 대대적으로 비난받았던 것처럼 폐쇄 결정 철회 소식은 대중의 환영을 받았다. 마사는 제이미 올리버와 함께 TV에 출연했다. 모금 활동과 학교 급식 개선을 위한 캠페인도 재개됐다.

 

마사의 이야기에 깔려 있는 기본 패턴이 이제 일반화되고 있다. 대중의 분노를 자극할 만한 잠재력을 가진 영상과 사건들이 날마다 디지털을 통해 감지되고, 웹사이트에 포스팅되며, ‘입소문을 타고 퍼진다. 마사의 경우에는 웹사이트에 올린 급식 사진이 발단이 됐다. 하지만 이런 일은 무례한 고객서비스 상담원과의 통화 내용을 녹음하는 것(2014년에 콤캐스트(Comcast)에 전화를 건 한 고객이 당한 사례처럼)이나, 도로를 무단 횡단했다는 혐의로 경찰이 한 남자를 체포하는 과정에서 과잉 진압하는 장면이 동영상으로 찍히는 것(얼마 전에 텍사스 오스틴에서 벌어졌던 사례처럼)만큼이나 쉽게 일어날 수 있다.1 소셜미디어 덕분에 사람들은 자신의 경험을 친구나 동료들과 나누고, 또 이 지인들은 그 내용을 더 많은 사람들과 공유한다. 따라서 사건들은 이제 초창기에 들어선 가상 커뮤니티를 통해 순식간에 사람들의 신경을 자극할 수 있다. 그리고 무방비상태의 단체가 갑자기 불거진 불확실한 문제에 대응해야만 하는 처지에 놓이기도 한다. 마사 페인이 살던 지역의 의회처럼 말이다.

 

함축성이 강한 이미지와 사건들은 언제나 논란의 원인이 돼왔다. 하지만 그런 사건들이 늘 애매하고 예기치 않게 지리적으로 멀리 떨어진 곳에서부터 퍼져오거나, 또 그렇게 빠른 속도로 전파되지는 않았다. 과거에 논란은 사람들이 함께 모였을 때 발생했다. 그리고 그 논란들이 충분히 커지면 비로소 몇몇 매체를 통해 대중에 퍼졌고 매체들은 그 과정에서 문지기 역할을 하기도 했다. 하지만 오늘날 벌어지는 논란들은 이와 반대로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들에서 무수한 방식으로 중복적으로 발생하며 사건과 무관한 개인과 그룹들이 실시간으로 정보를 공유하는 네트워크를 통해 퍼져나간다. 원인과 논란을 거의 즉각적으로 발생시키는 능력은 아마도 우리가초투명 사회라 부르는 현대의 가장 두드러진 특징일 것이다. 초투명성은 새로운 표준으로 빠르게 자리잡고 있다. 이런 현상은 아주 최근에 형성됐기 때문에 대부분의 사람들, 특히 조직의 리더들은 세상이 얼마나 많이 변했는지 인식하지 못하고, 또 초투명 시대에 살면서 조직을 이끄는 데 어떤 이점과 리스크가 따르는지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다.

 

우리는 이런 변화가 일어난 원인과, 그 결과로 나타난 새로운 현실의 특징, 그리고 조직과 그 리더들에게 주는 시사점들에 대해 연구했다. (‘연구 내용참조) 종합하자면, 이 변화들은 일반적으로 알려지고, 또 알 수 있는 사실들을 근본적으로 바꾸고, 우리가 이전에 의지했던 일부 가정들과 생활 방식을 무너뜨릴 것이다. 경영인들은 이런 사회의 변화를 이해하고, 이런 변화가 경쟁 시장과 고객 관계, 그리고 회사가 속한 업계 내외에 작용하는 폭넓은 정치적 맥락과 관련된 법칙들에 어떤 변화를 몰고 올지 이해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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