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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ckinsey Quarterly

무턱대고 실리콘밸리 진출? 자칫하면 돈만 날린다

알렉스 카자크 (Alex Kazaks) | 194호 (2016년 2월 Issue 1)

Article at a Glance

어떻게 실리콘밸리를 이용해야 하는가?

 

IT가 세상을 바꾸는 모습에 막연한 두려움을 느끼는 경영자들은 실리콘밸리에 네트워킹오피스를 설립하는 식으로 협업을 시도하지만 돈만 쓰고 성공하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 기존 대기업이 실리콘밸리의 도움을 받을 수 있는 방법으로 다음의 세 가지를 추천한다.

 

 

1. 이틀 정도의실리콘밸리 부트캠프에 임원진을 파견하라

 

2. 이름난 실리콘밸리 대기업보다는 작은 스타트업과 협업해서 각자 잘할 수 있는 일을

    맡아라

 

3. 시간이 충분하다면 GE처럼 제대로 된 연구센터를 설립하거나 월마트처럼 온라인 사

   업부 자체를 이전하라

 

편집자주

이 글은 <맥킨지쿼털리>에 실린 ‘How should you tap into Silicon Valley’을 전문 번역한 것입니다.

 

샌프란시스코만() 남동쪽에 위치한 약 4662㎢의 지역은 흔히 실리콘밸리로 알려져 있고, 미국 전체 인구의 1%보다 조금 적은 300만 명이 살고 있다. 그러나 세계 수준의 대학들과 최첨단 기업들이 위치한 이곳은 경제와 혁신의 중심이 됐다. 실리콘밸리의 작은 면적에 비해 그 중요성은 실로 엄청나다. 실리콘밸리의 경제 규모는 헝가리, 베트남, 뉴질랜드보다 크며 국가로 치면 세계 50위 안에 드는 경제 규모를 자랑한다. 2013, 미국 특허 등록의 12% 이상이 실리콘밸리에서 나왔으며, 미국 기업공개(IPO)의 약 11%가 이곳에서 유발됐다. 또한 미국 벤처캐피털(VC) 투자의 약 40%가 유입되기도 했다.1 실리콘밸리에서 탄생한 적잖은 아이디어들이 멋지게 수익을 냈다. 기업가치가 10억 달러 이상인 개인 스타트업 50개 중 32개가 실리콘밸리에 기반을 두고 있다. 물론 이것이 새로운 현상은 아니다. 실리콘밸리의 기업들은 수십 년 동안 새로운 시장을 창조해왔으며 광범위한 산업의 지각을 변동시켰다.

 

디지털 혁명의 선두에 서있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회사들에게 실리콘밸리와 의미 있는 교류를 하는 데 드는 비용은 상당할 수 있다. 20년 전, 처음으로 실리콘밸리와 협력을 시도한 BMW는 애플과 협력해 자동차 업계 최초로 아이팟을 자동차 오디오 시스템에 도입했다. 실리콘밸리와 협력하지 않았더라면 새로운 시도는 불가능했을 것이다. BMW i3 전기자동차 개발 역시 실리콘밸리의 또 다른 기업들과 협력하에 이뤄지고 있다.2

 

묘책은 없다

 

그러나 기업들은 별다른 결과도 내지 못하고 결국은 실망으로 끝나는 무수한실리콘밸리 이니셔티브(Valley initiatives)’를 되는 대로 시작한다. 예를 들어, 많은 외부 기업들이 선호했던 실리콘밸리에 네트워킹을 위한 사무소(networking office)를 두는 것에 대해 생각해보자. 이들은 실리콘밸리에 첫발을 들여놓기 위해 일반적으로 VC펀드와 접촉하기 위한 작은 전초기지를 설립하고, 지역 비즈니스를 이끌며, 실리콘밸리의 스타트업처럼 될 것을 약속한다. 그러나 많은 기업들이 이 모델을 성공시키기 어렵다는 것을 알게 됐다. 설사 회사 직원들이 성공적인 아이디어를 찾아낸다 해도 아이디어는 본사로 들어가거나 지휘 계통을 따라 올라가면서 희석되거나 길을 잃었다. 기회는 자주 허비됐고 낙담한 지사 직원들은 빠르게 성장하는 실리콘밸리의 다른 고용주와 함께하기 위해 떠나갔다.

 

회사 내 VC펀드나 투자를 담당하는 부서를 가지고 있는 기업들도 종종 실망스러운 결과를 내기는 마찬가지다. 결국 실리콘밸리에서는 연줄이 돈보다 중요하다. 실리콘밸리에서 안정된 사업가와 VC는 함께 협력해 승자를 고른다. 대기업을 등에 업은 자금 두둑한 조직들조차 로컬 네트워크에 끼어드는 데 어려움을 겪는다.다만 인텔캐피털(Intel Capital)은 실리콘밸리의 터줏대감인 인텔의 계열사로 눈에 띄는 예외다. 그러나 다른 많은 회사들은 모기업에 의미 있는 기여를 하지 못하거나 타깃 기업으로 관심을 집중하는 데 일관성 있는 기업 전략을 수행하지 않는다. 외부에서 실리콘밸리를 들여다보는 대기업들이 벤처 펀드를 만드는 것은 실리콘밸리의 기업가정신을 받아들이고 신선한 아이디어를 만들어내는 데 그리 좋은 방법이 아니다.

 

현실적 방안

 

우리의 경험을 놓고 볼 때 실리콘밸리와 교류하며 그것의 시대정신을 활용할 수 있는 세 가지 방법이 있다.

 

혁신의 부트캠프

첫 번째 옵션은 일반적으로 며칠 동안 실리콘밸리를 방문하는 것이다. 주로 기관의 이사진이나 고위 간부들이 방문한다. 이것을 혁신의 부트캠프(boot camp, 신병 훈련소)라고 하자. 이 부트캠프의 목적은 기업의 리더들을 실리콘밸리의 창업가적 접근법에 푹 담그는 것이다. 이것은 임원들이 행동하도록 충격을 주는 매우 유용한 수단이 될 수 있다.

 

 

한 예로 북미의 한 은행 이사회가 최근 실리콘밸리를 방문했다. 이 은행도 다른 금융기관들과 실로 많은 다른 산업 분야의 회사들처럼 전례 없는 기술 변화가 은행의 비즈니스 모델을 무너뜨릴 것이라고 예상했기 때문이다. 이사회가 부트캠프를 방문해서 얻은 가장 가치 있는 깨달음은 구체적인 디지털 플랫폼이나 새로운 핀테크 시스템에 대한 것이 아니었다. 그들은 부트캠프를 통해 혁신의 문화에 대해 배우고 은행 디지털화 프로그램 가속화의 중요성에 대해 이해하게 됐다. 이사회의 관점은 산업 변화를 고려해 실리콘밸리의 기업들이 어떻게 도전적인 상황에 기업가적으로 접근하는지 생각해 보는 식으로 바뀌었다. 이를테면, 실리콘밸리의 회사들은 어떤 자질을 요구하는지, 고객에게 초점을 맞추기 위해 은행은 어떻게 모델을 변화시켜야 하는지 생각하게 됐다. 실제로 이사회의 한 임원은 그 경험을 은행의 ‘ROI(투자수익률)가 가장 높은 프로젝트라고 표현했다. 또 다른 임원은우리는 지난 2일 동안 2년 동안 본 것보다 더 많은 변화와 시급성을 봤다라고 말했다.그 밖에 다른 회사들도 디지털 전략을 수립하고 실리콘밸리의 고위임원들과 유용한 관계를 만들기 위해 실리콘밸리를 방문해 비슷한 이득을 봤다.

 

타깃이 명확한 전략적 파트너십

실리콘밸리 기업들과 파트너십이 적절히 실행되면 제대로 한 방을 날릴 수 있다. 특히 테크놀로지가 핵심 비즈니스를 무너뜨리기까지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음을 감지한 기업들의 경우는 더욱 그렇다. 대개 이 조합은 두 가지 형태 중 하나를 취하는 경향이 있다. 첫째, 실리콘밸리의 대기업과 다른 곳에 기반이 있는 대기업이 어떤 새로운 테크놀로지에 대해 협력하기로 합의하는 것이다. 이런 로컬과 비()로컬 거인들의 조합은 성공할 수 있다. 예를 들어, 당뇨병 환자의 포도당 수준을 모니터할 수 있는 콘택트렌즈 개발을 위해 구글과 스위스의 제약회사인 노바티스(Novartis)가 추진하고 있는 이니셔티브는 초기 진전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동등한 파트너십은 중요한 장애에 부딪힐 수 있다. 두 개의 거대 기업은 자주 함께 일하는 것이 어렵다고 느끼며 복잡한 실행 계획에 발이 묶여 교착 상태에 빠진다.

 

그에 반해 실리콘밸리에 기반을 둔 작은 스타트업과 실리콘밸리 외부의 거대 기업이 파트너십을 맺으면 보다 민첩하게 움직일 수 있다. ‘빅 브랜드파트너가 제품의 개량과 대량 생산을 맡는 동안 작고 날렵한 회사는 최첨단 아이디어와 기술을 테스트한다. 두 회사의 C레벨(최고경영자급)이 변화의 필요성에 공감하는 상황이라면 이 조합은 모두에게 유리한 파트너십이 될 수 있다. 좋은 예로 메이저 호텔 체인인 포시즌스(Four Seasons)와 고객의 피드백을 수집하고 고객 경험 관리를 돕는 디지털 플랫폼 개발자인 메달리아(Medallia)의 협력을 들 수 있다. 이 협력 관계로 작은 회사였던 메달리아는 업계의 리더가 됐고, 포시즌스는 세계적인 수준으로 고객의 니즈를 예측할 수 있게 됐다.

 

 

 

 

과감한 베팅

기업은 더 야심차고 잠재성도 큰 방법을 택할 수도 있다. 이를테면, 실리콘밸리에 테크놀로지 센터를 열고 다른 회사를 인수해 지역 인재들과 접촉하는 식의 기존 방식에서 벗어나 더 획기적인 문화를 구축하는 것이다. 이런 시도들은물 속에 발가락만 담그는식의 지사 설립보다 해당 기업을 실리콘밸리의 문화 속으로 더 깊이 이끈다. 신뢰도 더 준다. 전형적인 사례는 2012년 문을 연 제너럴일렉트릭(GE)의 산라몬 소프트웨어 센터다. GE는 사물인터넷이 회사의 여러 핵심 비즈니스에 매우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예상했다. 아직은 밑바닥에서부터 사물인터넷 역량을 기를 수 있는 시간이 남아 있다고 결론 내리고 이 센터를 설립했다. GE는 업계의 리더와 스타트업에서 지역 인재를 모았고 필요한 규모를 이루기 위해 상당한 투자를 했다. 현재 이곳에서 만들어지는 연간 수입은 약 10억 달러에 이르며 계속 증가하고 있다.

 

미국의 대표적인 유통업체인 월마트는 또 다른 예다. 몇 번의 잘못된 시도를 경험하고, 또 거대 인터넷 소매업체와의 경쟁이 주는 압력 때문에 월마트의 e커머스 비즈니스는 실리콘밸리로 이전했다. 그러나 이곳에서 월마트는 임직원만 2000명이 넘는 미국 3 e커머스 기업 중 하나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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궁극적으로 실리콘밸리의 비법은 비밀이 아니다. 실리콘밸리의 생태계는 고등 교육을 받은 인력과 전 세계에서 모여든 우수한 인재들로 이뤄져 있다. 2011, 실리콘밸리의 과학과 엔지니어링 부문 일자리 중 미국 외 국가에서 태어난 대졸자들의 비중은 60%에 달했다. 이러한 특징은 개인 네트워크가 깊고, 이직을 거의 제한하지 않으며, 기존의 것을 무너뜨리는 것이 미덕이고, 실패가 통과의례로 여겨지는 문화 속에서 번창할 수 있다.

 

우리가 실리콘밸리의 생태계를 이용하기 위해 강조한 3가지 모델들은 일부만을 설명해준다. 이 모델들의 적용 가능성은 최고경영진이 자신들의 시야에 들어온 도전에 대해 얼마나 잘 준비돼 있는지, 위험이 현실화되기 전에 얼마나 시간이 남아 있는지, 위험의 잠재적인 영향력이 얼마나 될지에 달려 있다. 예를 들어, GE의 사물인터넷에 대한 과감한 도전은 GE 경영진이 도전에 대해 얼마나 잘 준비돼 있었는지, 다가올 혼란을 얼마나 잘 이해하고 있었는지 보여준다. 또한 당시 회사가 스스로 행동을 취할 충분한 시간을 가지고 있다고 믿었다는 것도 보여준다. 배가 이미 떠나버려 어쩔 수 없이 큰돈을 써서 진입하거나 완전히 다른 방향으로 가는 방법밖에 없을 수도 있다. 빠르게 디지털화되는 세상에서 대부분의 기업들에게 핵심 열쇠는 실리콘밸리가 그들에게 무엇을 제공할 수 있는지 찬찬히 살펴보고 그에 따라 진로를 결정하는 것이다.

 

감사의 말씀

이 글을 쓰는 데 도움을 준 맥킨지의 디피카 초한(Deepika Chauhan)에게 감사를 전한다.

 

번역 |바른번역 이주영

 

알렉스 카자크·에릭 쿠처·마이클 울

알렉스 카자크(Alex Kazaks)는 맥킨지 샌프란시스코 사무소의 파트너(principal).

에릭 쿠처(Eric Kutcher)는 실리콘밸리 사무소의 디렉터다.

마이클 울(Michael Uhl)은 실리콘밸리 사무소의 파트너(principa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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