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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arvard Business Review

성능과 매출, 위대한 기업을 향한 길

마이클 E. 레이너,뭄타즈 아메드 | 143호 (2013년 12월 Issue 2)

 

 

편집자주

이 글은 <하버드비즈니스리뷰(HBR)> 2013 4월 호에 실린 딜로이트 서비시즈 LP 이사 마이클 E. 레이너(Michael E. Raynor)와 딜로이트 컨설팅 LLP 최고전략책임자 뭄타즈 아메드(Mumtaz Ahmed)의 글 ‘Three Rules for Making A Company Truly Great’을 전문 번역한 것입니다.

2013 Harvard Business School Publishing Corp

 

비즈니스 리더의 귀를 사로잡는 전략과 경영에 관한 조언 중 상당수는 신뢰할 수 없거나 비현실적이다. 조언자들은 우연의 위력을 과소평가하기 때문이다. 경영 구루들은 위대해 보이는 기업을 통해 명확한 교훈을 찾아낸다. 하지만 이런 기업들이 일궈낸 놀라운 결과가 실제로는 임의성 짙은 변동에 불과할 수도 있다. 경영자들은 다행스러운 우연의 일치에 불과할지도 모르는 기업 성과를 자랑스레 떠벌린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비즈니스 리더라면 누구나 궁금해 할 만한 뛰어난 성과에 관한 기본적인 질문(연구할 만한 가치가 있는 기업은 어디인가? 무엇이 이 기업들을 남다르게 만들었는가? 이런 기업들처럼 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에 과학적으로 신뢰할 수 있는 답변을 내놓는 사람은 거의 없다.

 

철저한 연구가 부족하다는 사실에 불만을 느낀 필자들은 수천 개 기업을 상대로 통계 연구를 진행했다. 필자들은 연구를 통해 진정으로 오랜 기간 뛰어난 성과를 자랑해 온 수백 개의 위대한 기업을 찾아냈다. 그런 다음 필자들은 아주 놀라운 사실을 발견했다. 일부 기업들을 위대하게 만든 다양하고 수많은 선택이 아주 기초적으로 보이는 단 3개의 원칙과 일치했던 것이다. 3개의 원칙을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1. 저렴한 가격보다 뛰어난 성능 먼저:가격보다는 차별 요인을 앞세워 경쟁해야 한다.

 

2. 비용보다 매출 먼저:비용 절감보다는 매출 증가에 우선순위를 둬야 한다.

 

3. 그 외에 다른 원칙은 없다:첫 번째 원칙과 두 번째 원칙을 따르기 위해서 필요하다면 어떤 것이든 바꿔야 한다.

 

이 원칙에 구체적인 행동이 명시돼 있는 것은 아니다. 보편적인 전략이 언급돼 있지도 않다. 필자들이 찾아낸 3개의 원칙은 기업들이 오랜 기간 위대함을 이뤄내는 토대가 돼 온 근본적인 개념이다. 진정으로 위대한 조직의 리더들은 어떻게 이런 원칙을 받아들이게 됐을까? 필자들도 그 답을 모른다. 뿐만 아니라 진정으로 위대한 기업의 경영자들이 의식적으로 이런 원칙을 따랐다고 장담할 수도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늘날의 리더와 미래의 리더들이 앞서 언급한 3대 원칙을 따른다면 이들이 이끌어나가는 기업들이 앞으로 수십 년 동안 뛰어난 성과를 자랑할 가능성이 좀 더 높아질 것이다.

 

뻔한 말을 뛰어넘어

 

30년이 넘는 기간 동안성공사례연구를 주제로 하는 비즈니스 서적과 논문의 인기가 점차 높아졌다. 이런 현상이 필자들이 연구를 시작하는 계기가 됐다. 그중에서도 가장 유명한 책은 아마도 토마스 피터스(Thomas Peters)와 로버트 워터맨(Robert Waterman)이 집필한 <초우량 기업의 조건(In Search of Excellence)>과 짐 콜린스(Jim Collins)가 발표한 <좋은 기업을 넘어위대한 기업으로(Good to Great)>인 듯하다. 그 외에도 비슷한 주제의 책과 논문이 수없이 많다. 하지만 이런 책이나 논문에는 한 가지 문제가 있다. 제시된 사례에 등장하는 기업들이 정말 뛰어난 기업인지 판단할 방법을 알려주지 않는 것이다. 임의성으로 인해 평범한 기업이 1년간, 혹은 2년간, 심지어 10년간 위대한 기업처럼 보였으나 어느 순간 기업 성과가 평균 수준으로 급락할 수도 있다. 성공 사례에 언급된 기업의 성과가 단순히 행운의 결과가 아니라는 확신을 가질 수 없다면 이들의 행동을 모방하는 것이 좋을지 확신할 수도 없다.

 

필자들은 임의성 문제에 정면으로 접근했다. 잡음으로 가득한 환경 내에서 약한 신호를 찾아내려면 방대한 데이터가 필요하다는 사실을 깨달은 필자들은 활용 가능한 가장 방대한 데이터베이스(1966년부터 2010년까지 미 증권 거래소에서 거래된 25000개 이상의 기업에 관한 데이터베이스)에서부터 출발했다. 총자산수익률(return on assets·ROA)을 성과 측정을 위한 지표로 활용했다. 근본적인 기업 성과가 아니라 주식시장의 예상치 못한 변동과 투자자 기대치의 변화를 반영할 가능성이 있는 총주주수익률(total shareholder return·TSR)보다는 확실하고 안정적인 성과를 반영하는 총자산수익률이 성과를 좀 더 정확하게 알려준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필자들은 우수한 성과를 내는 기업들을 2개의 범주로 분류했다. 첫 번째 범주인기적의 일꾼(Miracle Worker)’은 조사 대상인 25000개 기업 중 총자산수익률을 기준으로 상위 10%에 드는 기업이다. 기적의 일꾼으로 분류된 기업들은 우수한 성과가 요행 때문이라고 주장하기에는 너무나 빈번하게 총자산수익률 기준 상위 10%에 포함됐다. 두 번째 부류인장거리 주자(Long Runner)’는 상위 20∼40%에 드는 기업이다. 이들 역시 행운이 뛰어난 성과의 원인이었다고 보기에는 오랜 기간 지속적으로 우수한 성과를 자랑했다. 이와 같은 두 부류에 속하는 기업들을 특출한 기업이라고 볼 수 있다. 비교를 위해 평범한 성과를 내는 기업(Average Joe)도 찾아냈다. (‘잡음 속에서 신호를 찾기 위한 노력참조.)

 

174개 기업과 170개 기업이 각각 기적의 일꾼과 장거리 주자로 분류됐다. 이들은 총자산수익률을 기준으로 자사를 잡음과 구별하는 데 성공한 기업들이다. (필자들이 검토한 19개의 유명 성공 사례에 언급된 소위 뛰어나다고 불리는 기업 중 필자들이 정해 놓은 기준을 통과한 곳은 12%에 불과했다. 기적의 일꾼이 아니라 장거리 주자를 기준으로 삼았음에도 불구하고 기준을 충족시킨 곳은 12%뿐이었다.)

 

연구 결과 특출한 기업의 형태와 규모가 다양한 것으로 밝혀졌다. 예컨대, 끊임없이 혁신을 추구하는 것으로 잘 알려져 있으며 소비재 시장과 산업용 시장에서 수천 개에 달하는 제품을 판매하는 3M도 특출한 기업에 포함됐다. 하지만 핵미사일의 부식을 예방하는 단일 제품을 개발했으나 특허도 신청하지 않았고 경첩 부위가 삐걱삐걱 소리를 내는 것으로 가장 잘 알려져 있는 WD-40이라는 기업도 특출한 기업으로 분류됐다. 세계 어디에서나 찾아볼 수 있는 맥도날드(McDonald’s)도 특출한 기업으로 밝혀졌지만 불과 43개의 매장을 갖고 있을 뿐인 카페 체인 루비스(Luby’s)도 특출한 기업으로 분류됐다. (조사 당시 루비스의 매장 수는 43개에 불과했지만 이후 루비스의 매장 수는 약 100개 정도로 증가했다.) IBM도 특출한 기업으로 분류됐지만 조사 당시 규모가 IBM 0.5%에 불과했던 신텔(Syntel) 역시 특출한 기업으로 분류됐다.

 

무엇이 뛰어난 성과를 내는 데 도움이 되는지 찾아내기 위해 9개 산업을 골라 각 산업에서 활동하는 3개의 대표 기업을 찾아냈다. 각 산업에서 3개의 성과 범주를 대표하는 기업을 하나씩 골랐다. 오랜 기간 공통점을 갖고 있었으며 비교하기에 적당한 규모를 갖고 있는 기업을 세심하게 골랐다. 필자들이 찾아낸 구체적인 성과의 차이를 설명하는 데 도움이 될 가능성이 있는 행동의 차이를 탐색했다. 예컨대, 기적의 일꾼으로 분류된 기업이 탁월한 매출총이익 덕에 총자산수익률 우위를 얻은 경우에는 해당 기업이 매출총이익을 높이기 위해 어떤 행동을 했는지 탐색했다. 자산이용률이 눈에 띄는 경우에는 어떤 행동이 자산이용률 개선에 도움이 됐는지 살폈다. 데이터를 구할 수 있는 경우에는 이와 같은 행동의 차이가 성과에 미치는 영향을 측정하기 위해 재무 모형을 구축했다. 예컨대, 기적의 일꾼으로 분류된 트럭 수송기업 하틀랜드 익스프레스(Heartland Express)가 총자산수익률 부문에서 우위를 얻을 수 있었던 것은 전적으로 매출총이익 덕이었다. 또한 하틀랜드 익스프레스의 매출총이익이 높게 나타난 것은 높은 가격 때문인 것처럼 보였다. 가격 프리미엄을 배제하고 하틀랜드의 재무 상황을 다시 계산한 결과 하틀랜드의 가격 책정 전략이 매출총이익 및 총자산수익률을 개선시키는 원동력이 됐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다.

 

그러자 일이 복잡해졌다. 오랜 기간 성과에 영향을 미쳐 온 측정 가능한 행동을 찾아내려 반복적인 노력을 거듭했지만 실패하고 말았다. 예컨대, 처음에는 M&A를 피하는 전략이 트럭 수송 산업에서 특출한 성과를 거두는 데 도움이 됐던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트럭 수송 부문에서 가장 높은 성과를 내는 기업인 하틀랜드가 15년에 걸쳐 가장 M&A에 적극 참여했던 시기가 있었다. M&A가 다른 산업에서 지속적으로 긍정적인 기여를 했다는 결론을 내릴 수도 없었다. 제과 산업을 살펴보면 기적의 일꾼 리글리(Wrigley)와 평범한 기업 록키마운틴 초콜릿팩토리(Rocky Mountain Chocolate Factory)는 내부 역량을 토대로 유기적인 성장을 거듭한 반면 장거리 주자 툿시 롤(Tootsie Roll)은 다른 기업을 인수하는 데 주력했다.

 

고객에게 주목하는 전략이 주효했던 것일까? 그렇지 않았다. 그렇다면 혁신이나 위험 감수 전략이 답일까? 아니다. 이 모든 요인이 위대한 성과로 이어지기도 하고, 적당히 괜찮은 성과로 이어지기도 하고, 평균적인 성과로 이어지기도 했다. 이런 요인이 성과에 미치는 영향을 기준으로 판단을 내릴 수는 없었다. 결국상황에 따라 달라진다는 말 외에는 어떤 답도 내놓을 수가 없었다.

 

어쩌면 기업이 올바른 거래를 하거나, 올바른 혁신을 추구하거나, 올바른 방식으로 올바른 위험을 감수하는 경우에만 성공하는 것인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너무 뻔한 말이라무조건 올바른 일을 하라고 가르치는 경영대학원에서 비즈니스맨에게 들려주는 조언만큼이나 쓸모가 없다. 가령, 올바른 사람을 뽑으라거나(누군들 맞지 않는 사람을 뽑고 싶었겠는가?), 명확한 전략을 수립하라거나(누군들 혼란스러운 전략을 수립하려 하겠는가?), 고객에게 원하는 것을 주라거나(고객에게 의도적으로 원치 않는 무언가를 내놓는 사람이 어디 있겠는가?) 하는 조언과 다를 바가 없는 것이다. 이 조언들은 모두 많은 사람들이 독파한 성공 사례에서 발췌한 것들이다.

 

그래서 필자들은 좀 더 깊이 파고들기로 했다.

 

이런 기업들이 무엇을 했는지 집중적으로 살피는 대신 특출한 기업들의 사고에 대한 가설에 주목하자 유용하고 설득력 있는 틀이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필자들은 이 틀을 토대로 특출한 기업이 무엇을 했는지 살펴보는 차원을 넘어서서 이들이 어떤 식으로 결정을 내렸는지 연구했다. 기업의 행동은 끊임없이 변화하는 반면 기업이 결정을 내리는 방식은 매우 일관성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인수를 고려하는 경우를 생각해 보자. 기적의 일꾼들은 자사의 비가격 경쟁 요소(nonprice position)를 개선하고 불균형적일 정도로 많은 매출을 올리는 데 도움이 되는 거래를 추구하는 등 마치 필자들이 제안한 3개의 원칙을 따르는 것처럼 행동했다. 다각화에서부터 좁은 부분에 초점을 맞추는 행위, 세계화에서부터 본국 시장에 머무르는 행위 등에 이르기까지 다른 행동 요인 역시 마찬가지였다. 연구를 거듭할수록 특출한 기업들이 오직 3개의 원칙을 준수하는 것만을 중요시하는 것처럼 보였다.

 

이 원칙들이 뻔한 소리가 아니라고 장담할 수 있다. 가격 기반 경쟁이 수익 창출에 좀 더 커다란 도움이 된다는 결론이 나왔을 수도 있고 비용 우위가 우수한 성과를 주도한다는 결론이 나왔을 수도 있다. 하지만 연구 결과는 그렇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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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마이클 E. 레이너

    - 딜로이트 서비시즈 LP(Deloitte Services LP) 이사 - 책 <3개의 원칙: 뛰어난 기업은 어떻게 생각하는가> 공동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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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뭄타즈 아메드

    - 딜로이트 컨설팅 LLP(Deloitte Consulting LLP) 사장 겸 딜로이트 LLP(Deloitte LLP) 최고전략책임자
    - 책 <3개의 원칙: 뛰어난 기업은 어떻게 생각하는가> 공동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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