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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조업 엑소더스:美國, 혁신의 도구 포기할건가

게리 P. 피사노(Gary P. Pisano),윌리 샤이(Willy C. Shih) | 117호 (2012년 11월 Issue 2)

 

 

 

편집자주

이 글은 <하버드비즈니스리뷰(HBR)> 2012 3월 호에 실린 개리 피사노(Gary P. Pisano)와 윌리 스(Willy C. Shih)의 글 ‘Dose America really need manufacturing?’을 전문 번역한 것입니다.

 

많은 미국 기업들은자국 내라는 위치가 주는 잠재적인 전략적 가치를 무시한 채 재정적 기준에만 초점을 맞춰 어디서 생산할지를 결정한다. 공장 건설 계획은 다른 투자 계획과 동일한 방식으로 다뤄지며 엄격한 수익성 기준이 적용된다. 이 과정에서 세무, 정부 규제, 지적재산권 및 정치적 사항들도 중요한 기준이 된다. 하지만 임원들은 제조를 주로 원가 중심적으로 보기 때문에 아웃소싱이나 해외 소싱이 기업 혁신력에 미칠 수 있는 영향을 간과한다. 사실 임원의 대부분은 제조가 회사의 혁신 체계에 포함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 결과, 이전에 언급했듯 미국은 제조의 엑소더스를 겪고 있다. (HBR 2009 7-8미국의 경쟁력을 회복한다참조) 이로 인해 창의력을 품질이 좋으면서도 가격경쟁력 있는 제품으로 연결하는 능력이 심각하게 훼손됐다. 미국은 많은 분야에서 선두를 유지할 능력을 잃었다. 최근 수십 년간 평판 디스플레이, 차세대 전지, 공작기계 및 캐스팅, 스태핑, 냉각 단조와 같은 금형 산업, 정밀베어링, 광전자공학, 태양광, 풍력 터빈을 포함한 많은 산업에서 미국은 대가를 치렀다. 또한 생명공학, 우주항공, 고급 의학 장비와 같은 다른 산업에서도 주도권을 위협받고 있다.

 

문제는 제조가 혁신에 중요한 때와 원가 및 자본지출 절감을 위해 아웃소싱해도 괜찮은 때를 구별하는 것이 지독히 어렵다는 것이다. 이번 아티클에서는 기업 경영인들과 정부정책 결정자들이 이런 이슈를 다루는 데 도움이 될 틀을 제공할 것이다. 이를 통해 미국이 소싱과 관련해 더 나은 결정을 내려서 혁신 주도 경제의 활력을 되찾을 수 있기 바란다.

 

 

소싱 결정의 틀

생산기지를 자국의 R&D 조직에서 멀리, 지구 반대편으로 옮기는 것이 장기적으로 기업의 혁신 능력을 해칠지, 아닐지를 어떻게 알 수 있을까? 여기에 대답하기 위해서는 R&D와 생산의 모듈화, 즉 이 두 과정이 독립적으로 진행될 수 있는지, 그리고 생산기술의 성숙도를 살펴봐야 한다:

 

모듈화.R&D와 제조가 서로 독립적이면 제품의 주요한 성질(특징, 기능, 미적인 면 등)은 생산 공정에 의해 결정되지 않는다. 따라서 두 활동이 서로 멀리 떨어져 진행돼도 아무 문제가 없다. 반면 모듈화 정도가 낮으면 제품 디자인을 설명서로 완벽히 정형화하는 것이 불가능하다. 디자인에서 어떤 선택을 하는지에 따라 제조 과정이 미묘하면서도 예측 불가능한 영향을 받는다. 이럴 때는 생산기지를 R&D 조직 가까이에 두는 것이 좋다.다음과 같은 두 가지 기본 질문을 통해 모듈화 정도를 판단할 수 있다.

 

1. 제품 디자이너들이 생산 프로세스에 대해 얼마나 알아야 하는가?

생명공학이나 신소재 같은 분야에서는 모든 제품 디자인이 각각의 고유한 제조 프로세스를 필요로 한다. 디자이너들은 제조 프로세스를 깊이 이해해야만 그들의 일을 할 수 있다. 이런 상황에서는 제품 혁신이 종종 프로세스의 혁신을 수반한다.

 

반대편 극단에는 어떤 제품 디자인이든 동일한 프로세스로 생산하는 것이 기술적으로나 경제적으로 합당한 경우가 있다. 디자이너들은 제조 공정을 생각하거나 이해하지 않고도 그들의 일을 할 수 있다. 문인, 프로그래머, 작곡가 등이 이런 자유를 누리며 일한다. 어떤 산업들은 이 중간에 위치한다; 제품을 개발할 때 제조 프로세스를 고려하는 공식적인 접근법을 사용한다. 여기에는디자인 룰이 정해져 있어 일련의 제품에 특정 프로세스 공식이 적용된다. 이 디자인 룰을 지키는 한 디자이너들은 제조 프로세스가 작동될 것이라고 확신할 수 있다. 제품 디자인이 이 룰을 벗어나려 하면 프로세스의 제약이 강해진다.

 

 

2. 제품 디자이너가 생산 프로세스에 관한 정보를 얻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가?

프로세스 기술의 영역은 순수예술에서 순수과학까지 넓게 퍼져 있다. 순수예술 영역에 위치한 프로세스 기술의 요건은 불명확하다. 이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요건을 꼼꼼히 봐야 하는데, 설사 이해한다 하더라도 재현하기 힘들 수 있다. 제품 혁신을 위해서는 제품 개발과 프로세스 개발을 오가며 반복하고 실제 생산 단계에서 피드백을 얻는 것이 필요하다.

 

성숙도.이는 기술이 얼마나 오래 됐는지보다는 프로세스가 얼마나 진화했는가를 뜻한다. 기술의 역사와 프로세스의 진화가 서로 연관돼 있기는 하지만 말이다. 아직 성숙되지 않은 프로세스라면 개선될 여지가 아주 많다. 1960년대에 듀퐁사 소속 과학자들이 방탄복과 기타 고장력 용품에 쓰이는 폴리아라미드 섬유인 케블러를 발견한 후 듀퐁사는 15년에 걸쳐 5억 달러를 쏟아부으며 제조 프로세스를 상용화하고 이 물질의 방적 방법을 익혔다. 프로세스가 성숙하면 대개 개선의 기회도 증가한다.

 

제조 기술이 미숙하다면 기업들은 프로세스를 개선해 번창할 수 있다. 1980년대 초, 일본 반도체 회사들은 미국 경쟁사들이 놓친 제조기술의 개선을 통해 메모리칩 분야에서 절대적 지위를 차지했다. 오늘날 차세대 평판디스플레이나 바이오의약품, 신소재 같은 분야에서 최첨단 프로세스 기술은 너무나 빨리 변하고 있다. 따라서 경쟁에서 뒤처지지 않기 위해서는 세계적 수준의 혁신이 필수적이다.

 

모듈화와 프로세스의 성숙도라는 기준으로 보면 제조와 혁신의 관계는 네 개의 영역으로 분류할 수 있다(‘모듈화-성숙도 매트릭스참조).

 

순수한 제품 혁신:이 영역에서는 제품 혁신과 제조를 결합시킬 유인이 적으며 프로세스 혁신의 기회가 거의 없다. 제조를 아웃소싱하는 것이 옳다. 반도체 산업의 많은 분야가 이 영역에 해당된다. 제품 설계만 하고 생산시설은 없는 퀄컴 같은 회사들이 있는 반면 TSMC처럼 생산만 하는 회사들도 있는 이유다.

 

순수한 프로세스 혁신:이 영역에서는 프로세스 측면에서는 개선의 여지가 많고 급속도로 발전하고 있지만 이는 제품 혁신과는 별 관계가 없다. 디자인 룰이 충분히 정해져 있기 때문에 수직적 통합이나 R&D 시설과 생산시설의 근접은 별로 중요하지 않다. 특화된 하청 제조업체가 디자인에 중점을 둔 업체를 위해 주문생산을 하는 방법이 적합하다. 하지만 생산을 아웃소싱하기 전에 프로세스 개선이 상당한 가치를 창출할 수 있음을 명심할 필요가 있다. 아이패드의 회로판처럼 전자 부품들을 연결하는 고밀도 연성회로가 바로 이 영역에 해당한다. 여기에는 각각 다른 층의 전선을 연결할 작은 구멍이 수천 개 있다. 이 미세한 배선과 구멍들은 개선의 여지가 많다. 하지만 연성회로의 생산규격으로 구현된 디자인 룰이 있어 디자인과 제조는 독립적으로 진행될 수 있다.

 

프로세스에 포함된 혁신:이 영역에서 프로세스 기술은 성숙했지만 제품 혁신에 필수적이다. 프로세스에서의 작은 변화는 제품의 특성이나 품질에 기대 이상의 변화를 가져올 수 있다. 프로세스를 수정하면서 제품의 혁신이 점점 늘어난다. (와인의 경우를 생각해보라.) 그러므로 이 영역에서는 R&D와 생산시설을 조직적으로 통합하고 지리적으로 가까이 위치시킬 필요가 있다. 고급 패션과 같은 많은 전통적인 크리에이티브 산업이 여기 해당한다. 천을 어떻게 자르고 솔기를 어떻게 꿰매는지에 따라 옷이 걸쳐지는 느낌이 미묘하지만 유의미하게 달라진다. 우리가 연구한 유럽의 어떤 명품 의류업체의 경우 디자이너가 원단 납품업체의 엔지니어와 수시로 정보를 주고받아야 하기 때문에 자국의 원단 납품업자들과만 일을 했다.

 

프로세스가 주도하는 혁신:최첨단 과학으로 획기적인 제품을 개발하는 분야에서는 프로세스 혁신이 빠른 진화를 겪고 있다. 프로세스에서의 아주 작은 변화도 제품에 주는 영향은 막대하므로 R&D와 생산 시설을 가까이 통합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둘을 떨어뜨려 놓을 때 감수해야 할 리스크도 크다. 관리자나 투자자, 애널리스트들은 이런 위험을 잘 인지하지 못한다. 그들은 종종 제조작업을 하찮으면서도 자본을 갉아먹는 것으로 여기기 때문에 제조를 아웃소싱하거나 R&D 시설에서 멀리 떨어진, 원가를 낮출 수 있는 곳으로 옮긴다. 이는 재앙이 될 수 있다. 간단히 말해 제조기능을 잃게 되면 상용화할 만한 새로운 제품을 창조할 능력을 잃게 되는 것이다. 생명공학이 좋은 예다. 유전공학기술로 만들어진 의약품은 한 세기 넘는 역사를 지닌 화학합성법으로 만들기에는 너무 복잡한 단백질 분자로 이뤄진다. 동물세포 대량 배양기술과 같은 프로세스상 큰 발전이 없었다면 암젠사의 빈혈 치료제인 에리스로포이에틴이나 제넨테크사의 유방암 치료제인 허셉틴과 같은 블록버스터급 신약은 만들어지지 못했을 것이다.

 

 

 

혁신가들을 위한 제조 전략

제조시설에 투자할 때 재무적 분석을 철저하게 하지 않아도 된다는 얘기는 아니다. 또한 고객 접근성이나 시장진입에 있어서의 정치적 장벽, 세금, 규제 등 제조 장소 결정에 영향을 주는 다른 요소들을 간과하는 것도 아니다. 우리의 목적은 관리자들이 R&D와 제조를 지리적으로 분리했을 때 어떤 결과가 발생할지를 좀 더 전략적으로 생각하도록 도움을 주는 것이다.

 

적절한 제조 전략을 세우기 위해서는 당신의 사업이 네 가지 중 어떤 영역에 해당하는지를 알아야 한다. 여기 도움이 될 만한 질문과 가이드라인이 있다. (‘디자인-제조의 관계를 알아보기 위해 해야 할 질문참조) 하지만 제조 기술이 성숙했는지, 제품 디자인과 프로세스 기술이 상호 독립적인지 등을 결정하는 간단한 공식이란 없다. 많은 판단이 필요하다.

 

프로세스 기술이 오랫동안 바뀌지 않았고(또는 그 변화가 엄청나게 컸거나) 생산량, 품질, 비용과 같은 측면에서 회사의 실적이 시장의 요구를 만족시키는 것으로 보인다면 아마 당신의 회사는 성숙 영역에 포함될 것이다. 생산원가가 줄어들고 생산량이 급증하며 프로세스가 급속히 변하고 있고 경쟁업체나 장비 판매업체들이 프로세스 R&D에 많은 투자를 계속 할 것이라고 예상된다면 당신의 회사는 미성숙 영역에 있다고 볼 수 있다. 벤더(vendor)나 다른 산업에 속한 업체들과 대화해 본다면 제조 프로세스가 의미 있게 변할지 아닐지를 진단할 수 있을 것이다.

 

프로세스를 성문화하기 힘들고 프로세스상 변화가 제품 특징에 상당한 영향을 주며 표준화된 프로세스가 없다는 것은 모두 모듈화 정도가 낮다는 증거지만 제품 디자이너, 공정 엔지니어, 생산 담당자가 심도 있게 논의해 볼 필요가 있다. 서로 다른 일을 하는 사람들은 이 문제에 대해 매우 다른 의견을 갖고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제품 디자이너는 종종 자신의 디자인이 제조 공정에 끼치는 영향을 과소평가한다. 공정 엔지니어나 생산 담당자는 공정이나 작업에서의 변화가 디자인에 어떤 영향을 줄 수 있는지 모른다.

 

제조 장소의 선택이 혁신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가장 잘 아는 사람들이 결정 과정에 발언권이 전혀 없는 경우가 많다. 연구 과정에서 접했던 한 생명공학업체는 프로세스 개발 담당자들에게 아무런 조언을 구하지 않고 지구 반대편에 위치한 하청업체에 제조를 아웃소싱하기로 결정했다. 이 결정은 순전히 자본 비용과 수익 분석만 고려한 것이었다. 경험 많고 유능한 하청업체를 썼는데도 불구하고 하청업체는 생산을 늘리고 수익을 끌어올리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 제품 부족이 심각해지면서 이 업체의 주가가 휘청거렸으며 결국 다른 회사에 인수되고 말았다.

 

이 가이드라인을 적용할 때는 현재 상황뿐만 아니라 앞으로의 방향성도 고려하는 것이 중요하다. 트렌드를 분석할 때 다음을 명심하라:

 

제조기술은 회춘할 수 있다.프로세스 기술이 성숙한 분야의 기업은 프로세스 혁신의 가능성은 묵살한 채 생산을 아웃소싱하거나 해외소싱해서 원가를 낮추려는 유인을 갖는다. 하지만 판세를 바꾸는 프로세스 기술이 출현할 수도 있다. 이러한 가능성을 과소평가하는 기존 업체들은 경쟁력을 잃거나 새로운 기회에 뒤처지는 상황에 처할 수 있다. 철강, 직물, 콘택트렌즈와 가전제품 같은 산업에서 이런 현상이 나타나곤 한다.

 

‘탈모듈화’를 주의하라. 때로는 새로운 기술로 제품 디자인과 생산 프로세스가 상호 의존적으로 바뀔 수 있다. 제트 여객기가 그 예다. 수십 년간 제트여객기의 디자인과 생산은 매우 독립적이었다. 보잉사는 항공기 제조 과정을 잘게 쪼개 전 세계에 흩어진 하청업체에 아웃소싱하고 워싱턴주에 위치한 생산기지에서 이를 조립했다. 하지만 787드림라이너 개발에서 알루미늄 합금이 탄소섬유합성물질로 대체되기 시작하며 변화가 일어났다. 보잉이 제대로 된 시스템을 미처 세우지 못했기 때문에 이전의 모듈화된 설계로는 대처할 수 없었다. 그 결과, 보잉사는 이탈리아의 알레니아 아에로노티카사로부터 들여온 수평안전판과 일본의 미쓰비시중공업으로부터 들여온 날개박스와 같은 수많은 부품들을 조립하는 데 문제를 겪었다. 상당한 수준의 재설계와 재작업이 필요했고 787드림라이너 프로젝트는 지체됐다.

 

낮은 모듈화의 이점을 살려라.많은 기업들은 제품 디자인과 생산 프로세스의 긴밀한 결합이 신규 업체에 커다란 진입장벽이 된다는 사실을 인식하지 못한다. 신규 업체는 제품 기술이나 프로세스 기술뿐만 아니라 둘 사이의 상호작용에도 통달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기존 업체는 생산을 아웃소싱하지 말아야 한다. 보통은 제품 디자인을 역설계하는 것이 상대방의 고유한 생산 프로세스를 이해하는 것보다 훨씬 쉽다. 제냐, 아르마니, 페라가모, 막스마라와 같은 패션업체들이 원가 부담에도 불구하고 명품 생산의 대부분을 이탈리아 현지에서 하는 이유다. 이를 통해 고유 디자인을 보호하고 모방 위험을 줄일 수 있다.

 

제조능력은 습득하기는 힘들고 잃기는 쉽다.기업이 제조능력 및 이와 관련된 공급체계를 갖추는 데는 수십 년이 걸릴 수도 있다. 그러므로 이는 강력한 이점이 된다. 제조-아웃소싱은 종종 일방통행로다: 한번 그 길에 들어선 기업들은 다시 돌아올 수 없다. 오늘날 미국 기업들은 더 많은 제조 과정을 미국 내로 다시인소싱하는 것을 논의하고 있다. 우리는 이것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본다. 하청업체, 숙련된 노동력, 제조 경험이 있는 관리자들 등 제조를 지원하는 데 필수적인 산업 요소들이 이미 오래 전에 사라졌다.

 

 

정부가 할 일

 

중국, 인도, 브라질, 동유럽 국가들이 능력을 키워가면서 혁신에 기반한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이다. 미국이 계속 우위를 점하려면 기업 경영의 변화로는 충분치 않다. 정부 정책의 변화도 필수적이다.

 

혁신을 대한 정책적 논의는 과학 연구와 교육, 세제 및 규제에 초점을 맞춰왔다. 물론 이는 모두 중요하다. 하지만 제조가 혁신에 별로 중요하지 않다는 잘못된 생각 때문에 제조는 이런 논의에서 배제돼 왔다. 이런 태도는 바뀌어야 한다. 혁신 정책은 제조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 특히 제품 디자인과 밀접히 연관된 제조 과정을 해외로 이전하면 궁극적으로는 R&D 또한 해외로 옮겨가게 될 것이므로 더욱 그렇다.

 

어떤 정책이 필요한가? 어떤 정책을 피해야 할지를 먼저 논해보도록 하겠다. 정부가 승자를 선택하도록 하는 강압적인 산업정책은 반대한다. 연방정부 및 주정부의 대출 및 보조금을 놓고 난리법석을 벌였지만 결국 미국 내 생산을 접거나 축소한 태양전지판 업체들의 예에서 볼 수 있듯 정부는 은행이나 벤처캐피털의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한다.

 

중요한 역량을 잃은 후에는 보조금이나 다른 지원으로 국내 업체를 받쳐주려는 노력이 해결책이 될 수 없다. 태양광 발전 산업의 상황을 보자. 미국 업체들은 중국 경쟁사들이 중국 정부의 보조금 덕분에 불공평한 우위를 누리고 있다고 주장한다. 그들의 주장에는 일리가 있다. 하지만 중국 경쟁업체들은 다른 이점을 갖고 있다. 태양광 발전 산업은 기술 인프라와 공급체계를 상당 부분 전자산업과 공유하는데 이 전자산업이 현재 아시아에 집중돼 있다. 정부 지원을 아무리 쏟아부은들 유럽이나 미국 업체들이 이러한 불리함을 뛰어넘을 수는 없을 것이다.

 

우리는 특별지원정책은 반대하지만 정부가 제조와 관련된 혁신을 포함해 혁신을 지원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믿는다. 과거 사례로 볼 때 효과가 있을 것으로 여겨지는 두 가지 정책적 접근을 제안한다.

 

제조 과학의 연구를 통해 능력을 키운다.과거, 정부의 기초 및 응용과학 연구 자금지원은 미국 혁신의 초석을 다졌다. 20세기에 미국은 국가과학재단, 국립보건원, 국방성 및 국방첨단과학기술연구소를 통해 과학, 기술 및 교육에 상당한 투자를 했다. 이러한 결단은 인터넷, 전자설계자동화, 차세대 컴퓨터 그래픽, 농업생산성의 폭발적 향상 및 유전학에 기반을 둔 신약 발견의 초석이 됐다.

 

정부는 또한 주요 제조기술 개발의 핵심 재원이었다. 오늘날 제트 엔진은 극한의 열과 압력에서도 작동할 수 있는 신비로운 금속과 세라믹을 사용한다. 이러한 물질을 제조하는 것은 매우 어렵다. 이러한 프로세스의 뼈대가 된 과학은 1960년대 정부의 재정지원을 받은 금속공학의 기초 연구들로부터 나왔다고 보면 된다. 하지만 지난 20여 년간 금속공학에 대한 재정지원은 다른 프로세스 관련 과학에서와 마찬가지로 대부분 고갈됐다.

 

최근 미 대통령 과학기술자문위원회는 연방정부가 로봇, 나노전자, 재료, 바이오생산 같은 분야의 기초 및 응용 연구에 매년 5억 달러를 투자하고 궁극적으로는 그 액수를 10억 달러까지 늘리는 ‘advanced manufacturing initiative’를 창설할 것을 요구했다. 이는 제조 관련 과학연구 지원의 부족을 해소하는 첫걸음이 될 것이다. 연간 10억 달러도 정부의 총 R&D 예산인 1430억 달러나 미국립보건원의 310억 달러 예산에 비하면 대단치 않은 액수다. (물론 현재 예산 상황에서 위원회의 이러한 권고가 받아들여질 가능성은 낮다.)

 

한 기업의 특정 시장이나 고객 혹은 프로세스와 직접 연관된 문제에 집중해서 본다면 민간부문의 R&D가 가장 효율적이다. 이런 분야의 솔루션 개발을 위해서는 정부 기관들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상업적 통찰력이 필요하다. 하지만 기업들은 기초나 응용과학 연구에 투자할 여건에 있지 않다. 대가가 너무 먼 미래의 일이고 너무 분산돼 있기 때문이다. 정부가 주도하지 않는 한 미국의 제조업 르네상스는 올 것 같지 않다.

 

국내 제조를 위한 비옥한 환경을 만들어라.세제와 규제정책에 대한 상세한 논의는 이 아티클의 범위를 벗어나지만 높은 법인세율과 복잡하면서도 계속 변하는 규제는 미국 내 제조 투자를 명백히 방해하는 요인이다. 이런 분야에서 기본을 바로잡는 한편 정부가 국내 제조를 독려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방법은 트레이닝에 대한 지원일 것이다. 우리는 많은 임원들로부터 같은 얘기를 들었다: “미국 내에서 더 많이 제조하고 싶지만 기술을 제대로 갖춘 사람들을 찾을 수가 없습니다.” 장비 및 금형 기술공, 정비 기술공, 고도의 컴퓨터 컨트롤 장비를 다룰 수 있는 오퍼레이터, 숙련된 용접공이나 생산 엔지니어가 부족하다.

 

부족의 원인은 간단하다. 제조 기지가 문을 닫거나 축소되면서 이런 직업에 종사하던 많은 사람들이 직업을 바꾸거나 은퇴한 것이다. 일자리 전망이 어두워지자 젊은이들도 다른 직업을 택했다. 지역학교 및 직업학교는 학생 부족으로 기술 프로그램을 축소시켰다.

 

정부 정책담당자들은 제조가 교육이나 트레이닝 수준이 낮은 사람들에게 적합한 분야라는 생각을 갖고 있다. 그 결과, 미국은 예를 들어 독일 같은 나라와 달리 제조에서 필요한 특별한 기술직의 훈련에 거의 투자하지 않는다. 이것이 바뀌어야 한다.

 

지식과 역량이 성장의 원동력이 되는 글로벌 경제에서 경쟁력은 관리자와 정부정책담당자가 결정한다. 미국이나 다른 선진국이 제조업에서는 잘하지 못할 것이라는 생각은 이론적 토대나 경험적 증거가 없다. 그것은 위험한 전설일 뿐이다. 미국은 탈산업 경제로 번영해 나갈 수 있다는 가정을 수십 년간 실험해오고 있다. 미국의 기업 경영인들과 정책담당자들은 이 실험을 즉시 중단해야 한다. 너무 늦기 전에 말이다.

 

번역 |윤자영 pompomy@gmail.com

 

 

개리 피사노·윌리 스

Gary P. Pisano Willy C. Shih Harvard Business School 교수다.

  • 게리 P. 피사노(Gary P. Pisano) 게리 P. 피사노(Gary P. Pisano) | -하버드 경영대학원의 해리 E. 피기 2세(Harry E. Figgie, Jr.) 경영학 교수
    gpisano@hbs.ed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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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윌리 샤이(Willy C. Shih) 윌리 샤이(Willy C. Shih) | - 하버드 경영대학원 선임강사
    - IBM, 실리콘그래픽스(Silicon Graphics), 코닥 임원직 역임
    wshih@hbs.ed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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