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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 심리적 합병이 M&A 성공열쇠

하미드 부치키(Hamid Bouchikhi) | 117호 (2012년 11월 Issue 2)

 

 

편집자주

이 글은 슬론 매니지먼트 리뷰(SMR)> 2012년 가을 호에 실린 ESSEC 경영대학원 경영/기업가 정신 교수 하미드 부치키(Hamid Bouchikhi)와 와튼 경영대학원 경영학 교수 존 R. 킴벌리(John R. Kimberly)의 글 ‘Making Mergers Work’를 번역한 것입니다.

 

유럽에 기반을 두고 있는 건축 자재 제조업체 BPC(가명) CEO는 세계 시장에서 자사의 입지를 강화하기로 마음먹은 후 이를 위해서 북미 지역에서 사업을 확대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판단했다. CEO는 인수 대상을 물색하던 중 미 남부 지방에 위치한 대형 시멘트 생산업체가 적격이라고 판단, 이 기업의 주식을 공개매입하기 시작했다. 표적기업 경영진이 인수에 반대한다는 뜻을 이사회 측에 피력했음에도 불구하고 BPC는 갖은 책략과 압박을 동원해 마침내 거래를 성사시켰다. BPC CEO는 인수 당시 적대적으로 굴었던 경영팀을 교체하지 않고 그대로 뒀다. CEO는 인수를 마무리한 지 1년이 지난 후 유럽 본사 출신 임원 2명을 북미로 파견해 역할이 명확하지 않은 자리에 앉혔다. 당시 북미로 파견됐던 한 임원은 필자들에게 다음과 같은 이야기를 했다. “나는 당시 통합을 도우라는 지시를 받았다. 하지만 내가 통합에 별 다른 도움을 줄 수는 없었다. 사실 나는 BPC의 입장을 피인수 기업 경영진에게 전달했을 뿐이다. 피인수 기업의 CEO가 모든 결정을 내렸다.”

 

BPC는 시멘트 제조회사를 인수한 후에도 몇 년에 걸쳐 북미 지역에서 몇 차례 다른 기업을 인수했다. 하지만 BPC가 북미에서 인수한 기업들은 기대한 성과를 내지 못했다. CEO 자리에 앉아 여러 건의 인수를 추진했던 인물의 후임자가 필자들을 찾아와 그 이유가 무엇인지 분석해 줄 것을 부탁했다. 성과 데이터를 분석하고 북미 자회사 및 유럽 본사의 임원들과 인터뷰를 진행한 결과 심리적 시너지 효과에 관심을 쏟지 않은 탓에 기대했던 경제적 시너지 효과가 실현되지 않았다는 사실이 명확하게 드러났다. 북미 자회사의 임원들은 전반적으로 봤을 때 BPC라는 기업의 변방에 위치해 있으며 자원 할당 결정에 참여하지 못한다는 느낌을 받고 있었다. 심리적 참여도가 현저히 낮았으며 이런 현상이 유럽 본사에 대한 공공연한 적대감의 형태로 표출되는 경우도 있었다. 모기업과 자회사 간의 격차가 너무도 큰 탓에 유럽에서 일하는 관리자들은 북미 지역 계열사 CEO의 공식적인 허가 없이는 방문조차 할 수 없었다.

 

BPC 북미(BPC North America) 사업부의 CFO는 이 같은 간극을 직접 경험했다. “회의 차 피인수 기업 중 한 곳을 방문해 그쪽 CFO와 미팅을 한 적이 있다. 회의가 끝나자 그쪽 CFO가 모든 자료를 다시 돌려줄 것을 요구했다. 문서를 가져가도 좋다고 허락해줄 권한이 자신에게는 없다고 이야기했다. 자회사 사람들은 우리를 싫어했다.”

 

BPC CFO의 경험이 극단적이라는 생각이 들 수도 있다. 하지만 M&A 과정을 경험해 본 사람이라면 BPC CFO의 경험담이 익숙하게 느껴질 수도 있다. 새로운 합병 공식이 필요한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경제적인 측면에서 1 1을 더해 2 이상의 결과를 얻고 싶다면 심리적인 측면에서 1+1=1이 되도록 만들어야 한다. M&A를 성사시켰음에도 불구하고 기대한 성과를 얻을 수 없다면(실제로 그런 경우가 많다) 심리적인 시너지 효과가 부족한 탓일 가능성이 크다. (심리적인 시너지 효과의 부재가 전적인 원인은 아니라 하더라도 부분적으로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크다.)심리적인 관점에서 보면 새로 생긴 조직이 분열돼 있는 경우가 많다.

 

이런 상황을 좋아하는 사람은 없다. 합병의 목표는 합병을 통해 구성 요소들이 갖고 있는 개별적인 가치를 산술적으로 단순하게 더한 것보다 커다란 가치를 만들어내는 것이다. 필자들이 직접 진행한 연구와 이 분야에서 진행된 광범위한 연구 자료를 볼 때 심리적인 측면에서 2개의 기업을 하나로 통합해야만 이와 같은 결과를 얻을 수 있다. (‘연구 내용참조) 하지만모두가 한마음이 돼 같은 방향으로 움직이지 않으면 훌륭한 결과를 얻을 수 없다는 단순한 개념을 실행에 옮기기는 쉽지 않다.

 

단순하게 들릴 수도 있다. 하지만 합병을 진행하면서 정체성 통합(identity integration) 문제를 간과하는 경우가 많다. 합병 후에 어떤 식으로 통합을 진행할지 계획을 수립할 때 두 회사의 제품 라인과 재무 정보 시스템, 인사 정보 시스템을 비슷하게 수정하는 문제, 재훈련을 시킬 직원 및 내보낼 직원을 결정하는 문제 등 운영과 관련된 문제에 집중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물론 합병된 기업의 정체성에 전혀 관심을 갖지 않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피상적인 수준에 그치는 경우가 많다. 인수 기업의 이름이 그대로 유지될 수도 있다. 혹은 새로운 로고나 새로운 이름을 만드는 경우도 있다. 심리적 시너지 원칙이 작용하기 바란다면 임원들이 좀 더 복잡하고 심층적인 정체성 문제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즉 새로운 조직의 본질을 정의하고, 직원들에게우리는 누구인가라는 질문에 대한 명확한 답을 제시하며 외부 이해관계자들에게저들은 누구인가’라는 질문에 대한 명확한 답을 제시하는 정체성 문제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첫 번째 질문은 수많은 조직 중 해당 조직을 특별하게 만드는 요인이 무엇인가에 관한 조직 구성원들의 관점에 관한 것이다. 두 번째 질문은 외부인들이 믿는 게 곧 조직의 본질임을 의미한다. 이와 같은 심층적인 정체성 문제에 관심을 기울이지 않으면 직원들의 참여 의식이 약화되고 결국 합병된 조직의 성과가 부정적인 영향을 받게 된다.

 

 

요점은 간단하다. 하지만 중요하다. 합병 후에 운영 부문을 통합하는 건 반드시 필요한 일이다. 하지만 그것만으로는 성공적인 성과를 얻기에 충분치 않다. 성공을 원한다면 정체성 통합에도 많은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BPC가 오랜 기간 부진한 성과로 어려움을 겪은 것은 정체성 문제에 충분한 관심을 기울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사전에 계획을 세워두면 합병 후에 정체성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얼마든지 예방할 수 있다. 하지만 이런 계획을 미리 세우지 못한 탓에 문제가 발생한 후에 엄청난 돈과 시간을 문제 해결에 쏟아붓는 기업이 많다.

 

M&A를 통해 경제적인 시너지를 얻으려면 심리적인 시너지가 필요하다. 그렇다면 심리적 시너지를 얻으려면 관리자들이 어떤 노력을 기울여야 할까? 필자들은 연구 끝에단 하나의 왕도(one best way)’는 없지만 상황에 따라 동화(assimilation), 연방(federation), 연합(confederation), 변형(metamorphosis) 등 정체성 통합에 도움이 되는 4개의 방법 중 하나를 활용할 수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그림 1) 인수나 합병을 앞둔 상황에서 관리자가 고민해야 하는 2개의 질문에 대한 답을 조합하는 방식에 따라 접근방법이 네 가지로 나뉜다. 첫 번째 질문은합병을 하는 당사자들이 합병 시에 갖고 오는 정체성(다시 말해서 합병 이전의 정체성)을 어떻게 해야 할까라는 것이고, 두 번째 질문은미래를 위한 공통의 정체성을 어떻게 정립할 것인가라는 것이다.

 

좀 더 구체적으로 설명하자면 관리자들은 다음과 같은 질문에 답을 해야 한다.

 

● 우리는 합병을 하는 각 당사자의 정체성을 보존할 수 있는가, 혹은 보존하기를 원하는가? 그렇지 않으면 그중 일부를 제거해야 하는가, 혹은 제거하기를 원하는가?

 

● 우리는 새로운 조직 정체성을 정립해 공통의 미래를 추구할 것인가, 그렇지 않으면 양측이 갖고 있는 기존의 정체성을 바탕으로 통합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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