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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ix Principles of Effective Global Talent Management

글로벌 인재를 관리하는 6가지 원칙

귄터 K. 스탈(Gunter K. Stahl),필립 스틸스(Philip Stiles),패트릭 라이트(Patrick Wright),조너선 트레보(Jonathan Trevor),잽 파우위(Jaap Paauwe),잉마르 비요크만,엘라인 판데일(Elaine Farndale),섀드 S. 모리스(Shad S. Morris) | 100호 (2012년 3월 Issue 1)



편집자주
이 글은 <MIT슬론매니지먼트리뷰(SMR)> 2012년 겨울 호에 실린 비엔나 경제경영대 교수 귄터 K. 스탈, 알토대 경제대학원 교수 잉마르 비요크만, 펜실베이니아주립대 부교수 엘라인 판데일, 오하이오주립대 피셔 경영대학 부교수 섀드 S. 모리스, 틸부르그대 교수 잽 파우위, 케임브리지대 저지 경영대학원 부교수 필립 스틸스, 케임브리지대 강사 조너선 트레보, 코넬대 교수 패트릭 라이트의 글 ‘Six Principles of Effective Global Talent Management’를 번역한 것입니다.
 
전 세계의 기업들이 직면하는 최대의 과제 중 하나가 탄탄한 인재 공급망을 구축하고 유지하는 일이다. 기업은 인구 통계학적 요인 및 근로자 선호도의 변화에 적응해야 할 뿐 아니라 새로운 역량을 구축하고 조직에 활력을 불어넣는 동시에 신기술에 투자하고 영업활동을 세계화하며 새로운 경쟁자와 경쟁을 벌여야 한다. 여러 시장에서 영업을 하는 기업이 세계 무대에서의 경쟁력 확보를 위해 최고의 직원을 유치하고 육성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필자들은 주요 다국적 기업들이 인재를 얻기 위한 치열한 경쟁에 어떻게 대처하고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 전 세계의 다양한 산업에서 활동하는 선두 기업들에 관한 질적 자료 및 양적 자료를 분석했다. (‘연구 내용’ 참조.)
   
오늘날 다국적 기업들이 직면한 인재 관리 문제는 그 범위가 매우 넓다. 기업들은 재능 있는 인재들을 채용, 선발, 육성해야 하며 이들의 성과를 관리하고 이들에게 보상을 지급하며 가장 우수한 인재를 놓치지 않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모든 조직이 이와 같은 영역에 관심을 보여야 하는 게 사실이다. 하지만 필자들은 연구를 통해 주요 활동(예: 채용과 훈련)을 찾아내고 ‘모범 관행’을 실행하는 것만으로는 인재 관리 부문에서 경쟁 우위를 확보할 수 없다는 확신을 갖게 됐다. 대신 필자들은 성공적인 기업들이 1) 전략과의 일치 2) 내적 일관성 3) 문화적 조화 4) 경영진의 참여 5) 세계적인 욕구와 현지 욕구 간의 균형 6) 차별화를 통한 기업 브랜드 구축 등 6개의 원칙을 준수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연구 내용
 
이 논문은 인시아드, 코넬대, 케임브리지대, 틸부르그대의 교수들로 구성된 세계적인 연구진이 다년간 진행한 글로벌 인재 관리 관행 및 원칙에 대한 협동 연구 프로젝트를 바탕으로 한다. 연구진은 본 연구를 통해 11개 국에 본사를 두고 있는 33개의 다국적 기업을 살펴봤으며 18개 기업을 심층 연구했다. 필자들은 <포춘(Fortune)>에서 선정한 목록, 유사한 순위자료(예: 헤이그룹(Hey Group)과 치프이그제큐티브(Chief Executive)가 발표하는 ‘최우수 리더십 기업(Best Companies for Leadership)’ 목록)를 통해서 확인한 고용주로서의 명성, 우수한 비즈니스 성과 등을 바탕으로 본 연구에서 살펴볼 기업을 선정했다.
 
사례 연구를 위한 인터뷰는 반구조적(semi-structured) 방식으로 진행됐으며 비즈니스 맥락, 인재 관리 관행, 인사 부문 등에 관한 질문도 인터뷰에 포함됐다. 필자들은 각 기업이 조직 내에서 뛰어난 잠재력을 보유한 직원을 어떤 식으로 찾아내고, 유인하고, 선발하고, 육성하고, 승진시키고, 이동시키는지 파악하기 위해 인사 전문가, 관리자, 일부 경영자 및 라인 관리자를 인터뷰했다. 연구의 2단계는 20개 기업에 대한 웹 기반 조사로 이뤄졌다. 2단계 조사에는 6개의 주요 인재 관리 관행 영역(직원 채용, 훈련과 육성, 평가, 보상, 직원 관계, 리더십과 승계) 및 인사 서비스 방식(아웃소싱, 공용 서비스, 웹 기반 인사, 오프쇼어링, 온쇼어링의 활용 및 효과 포함)에 관한 내용이 포함됐다. 필자들은 최종적으로 미대륙, 아시아태평양, 유럽, 중동, 아프리카 지역으로부터 답변이 모두 기술된 총 263개의 조사서를 확보했다.
 
인재에 대한 기업의 정의
 
기업 내에서 ‘인재’의 구성 요소 및 인재 관리 방법에 대해 상당한 수준의 논쟁이 진행되고 있는 만큼 본 논문에서 필자들은 ‘인재 관리(talent management)’라는 용어를 포괄적으로 사용했다. 1  (그림 1)
 
맥킨지(McKinsey)가 1998년에 ‘인재 쟁탈 전쟁(War for Talent)’이라는 제목의 연구 2 내용을 발표한 후 많은 관리자들이 인재 관리를 인적 자원 관리와 동의어로 여기고 있다. 필자들은 여러 기업을 연구하던 중 인재를 평가하고 관리하기 위한 최고의 방법에 대한 기업의 관점이 2개로 나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첫 번째 관점은 일부 직원들이 다른 직원들에 비해 좀 더 많은 ‘가치’ 혹은 ‘잠재력’을 갖고 있다고 가정하는 것이다. 따라서 이와 같은 관점을 갖고 있는 기업들은 회사 차원의 관심 및 자원 중 상당 부분을 이들에게 집중시켰다. 두 번째 관점은 좀 더 포괄적이다. 이와 같은 관점을 갖고 있는 기업들은 최우수 직원들에게 과도하게 집중하면 직원들의 사기가 떨어지고 좀 더 많은 이익을 얻기 위한 기회를 놓칠 수 있다고 믿었다.
 
차별화된 접근 방법.
성과와 잠재력을 바탕으로 직원을 분류하는 방법은 비난의 대상이 된다. 3 그럼에도 불구하고 본 연구에서 살펴본 많은 기업들이 잠재력이 우수한 직원들을 매우 중요시했다. 이 접근 방법을 선호하는 기업들은 보상, 인센티브, 관심의 대부분을 최우수 인재(A급 직원)에 집중시킨다. 대다수의 나머지 직원들(B급 직원)에게 할당되는 인정, 금전적 보상, 발전에 대한 관심 등은 그보다 적다. 뿐만 아니라 이런 접근 방법을 택하는 기업들은 성과 기대치를 충족시키지 못하며 잠재력이 많지 않은 것으로 여겨지는 직원(C급 직원)을 제거하기 위해 적극 노력한다. 4 제너럴일렉트릭(GE·General Electric)이 상위 20%와 중위 70%, 하위 10%에 해당되는 직원들을 차별적으로 대우하는 ‘활력 곡선(vitality curve)’을 선보인 후 이 접근 방법이 대중화됐다. ‘뛰어난 잠재력(high potential)’에 대한 실질적인 정의는 기업마다 다르다. 하지만 직원의 문화적 적합성(cultural fit)과 가치관을 중요하게 여기는 기업이 많다. 스위스 제약회사 노바티스(Novartis)는 직원들이 자사가 미래의 리더에게서 보고자 하는 핵심 가치관 및 행동을 드러내 보이는지 유심히 관찰한다.
 
뛰어난 잠재력을 보유한 그룹으로 분류되는 직원의 비율 또한 기업마다 다르다. 영국과 네덜란드의 합작사이자 소비재 회사인 유니레버(Unilever)는 매년 각 관리 직급 직원 중 15%를 뛰어난 잠재력을 보유한 직원 범주에 포함시킨다. 유니레버는 이 범주에 포함된 직원이 향후 5년 내에 다음 관리 직급으로 승진할 것으로 기대한다. 좀 더 선별적인 태도를 취하는 기업도 있다. 인도 방갈로르에 본사를 두고 있는 세계적인 기술 서비스 업체 인포시스(Infosys)는 기대치를 관리하고 좌절감 확산, 생산성 저하, 유해한 마찰 발생 등의 가능성을 제한하기 위해 전체 직원 중 3% 이하만 잠재력이 뛰어난 그룹으로 분류한다.
 
포괄적 접근 방법.
좀 더 포괄적인 접근 방법을 선호하며 조직 내 모든 직급의 직원들이 갖고 있는 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해 노력하는 기업도 있다. 5 쉘(Shell)이 인재를 정의하는 방식에 대해 질문을 던지자 쉘의 신임 인재 관리 책임자는 다음과 같이 답했다. “아직 명확한 정의를 세우지 못했다. 하지만 내가 정의를 세우게 되면 직급을 막론하고 쉘에 고용된 모든 직원들이 인재로 간주될 잠재력을 갖게 될 것은 분명하다.” 포괄적인 접근 방법을 취하는 기업들은 각 부류의 직원들이 회사에 안겨 줄 수 있는 가치를 활용하기 위한 최고의 방법이 무엇인지 평가한 다음 그 평가를 바탕으로 각 그룹에 각기 다른 인재 관리 전술을 적용한다. 6
 
인재 관리에 관한 위와 같은 2개의 철학은 상호 배타적이지 않다. 필자들이 연구한 기업 중 상당수가 2개의 방법을 적절히 섞어 활용했다. 각 인재풀(고위급 임원, 기술 전문가, 직급이 낮지만 잠재력이 뛰어난 직원 등)마다 성공을 위한 진로 및 발전 전략이 달라지게 마련이다. 두 가지 접근 방법을 혼용하면 차별화가 가능하며 ‘일부 직원 그룹이 다른 직원 그룹보다 본질적으로 좀 더 많은 가치를 갖고 있는 것인가’라는 논란 등 많은 문제를 피해갈 수 있다.
 
 
연구를 통해 발견한 사실
 
필자들은 18개 기업에서 채택하고 있는 인재 관리 관행을 관찰하면서 인터뷰 참가자들에게 자사에서 채택하고 있는 각 관행이 효과적이고 가치 있다고 생각하는 이유가 무엇인지 물었다. 필자들은 이들의 대답을 바탕으로 6개의 핵심적인 원칙을 만들었다. 필자들은 모범 관행이 아니라 일련의 원칙을 도입하는 방안이 통념을 거스른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 하지만 모범 관행이라는 것은 해당 관행이 만들어진 환경 내에서만 ‘모범적일’ 뿐이다. 반면 원칙이라는 것은 좀 더 포괄적으로 활용할 수 있다.
 
원칙 1  전략과의 일치
 
기업 전략은 당연하게도 인재 관리에 대해 고민할 수 있는 출발점이 된다. 기업 전략을 감안했을 때 지금 우리에게 어떤 부류의 인재가 필요할까? GE의 경우를 생각해 보자. GE의 성장 전략을 떠받치는 5개의 기둥은 기술적 우위, 신속한 서비스, 영속적인 고객 관계, 자원 할당, 세계화다. 하지만 GE의 최고 경영진은 이런 계획을 실행하려면 전략적인 기획보다 이런 노력을 추진할 적임자를 유치하고, 채용하고, 육성하고, 배치하는 게 더욱 중요하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 GE의 CEO 제프리 이멜트(Jeffrey Immelt)는 GE의 인재 관리 시스템이 자사가 갖고 있는 가장 강력한 실행 도구라고 이야기한다. 7 예를 들어 GE는 기술적 우위와 혁신을 다시금 강조하기 위해 매년 실시하는 조직 검토 및 개인 검토 과정(GE는 이 과정을 ‘세션 C[Session C]’라 부른다)에서 기술 역량을 주요 개발 요건으로 삼기 시작했다. GE의 모든 사업 부문은 해당 부문의 엔지니어링 개발 상황, 엔지니어링 부문의 조직 구조, 엔지니어링 부문의 인재들이 갖고 있는 잠재력 평가 내용을 검토하는 데 모든 시간을 할애했다. GE의 고위경영진 중 기술 부문의 전문성을 갖고 있는 관리자의 수가 충분치 않다는 이멜트의 우려로 세션 C 검토 과정을 통해 좀 더 많은 엔지니어들이 GE의 고위급 임원 대열에 합류했다. GE의 인재 관리 방식은 또 다른 전략적 우선순위(예: 좀 더 다양하며 국제적인 경험이 많은 경영팀 구축)를 추진하고 실행하는 데도 도움이 됐다.
 
유사한 맥락에서 대형 다국적 기업의 최고인사책임자를 대상으로 최근 실시한 조사에서 인재 관리를 비즈니스 전략과 일치시키기 위한 또 다른 접근 방법이 등장했다. 한 인사 담당 이사는 다음과 같이 기술했다.
 
우리는 인재 관리 프로세스와 비즈니스 기획 프로세스를 통합시켰다. 우리 회사의 주요 비즈니스 부문은 각각 해당 부문의 3개 년 비즈니스 목표를 논의하고 설정하는 과정에서 3개 년 인적 자본 목표를 수립하고 해당 목표를 비즈니스 계획 내에 포함시킬 것이다. 우리 회사의 경영 프로세스를 통해 이런 목표의 달성 여부를 추적하게 될 것이다. 8
 
전략적 탄력성도 중요하며 조직은 비즈니스 환경 변화에 적응하고 필요한 경우 인재 접근 방법을 수정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춰야 한다. 하드웨어 및 소프트웨어 시스템 업체인 오라클(Oracle)은 객관적으로 목표를 설정하고 성과를 평가하기 위해 설계된 자사의 프로세스가 더 이상 적절하지 않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오라클 경영진은 직원들이 팀 목표, 리더십 목표, 관리 방식에 집중할 수 있도록 비금전적 방안 및 행동 중심 방안을 추가하고자 했다. 이를 위해서는 오라클의 기존 성과 관리 시스템을 대폭 변경하고 라인 관리 역량에 투자하고 라인 관리자 및 직원들의 마음가짐을 전면적으로 변화시켜야 했다.
 
원칙 2 내적 일관성
 
개별 관행을 뚝 떼서 별도로 실행하면 기대한 효과로 이어지지 않을 수도 있다. 뿐만 아니라 오히려 역효과를 낳을 수도 있다. 내적 일관성의 원칙이란 기업이 보유한 인재 관리 관행이 서로 어우러지는 방식을 뜻한다. 필자들은 연구를 통해 일관성이 중요하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가령, 어떤 조직이 잠재력이 우수한 인재를 육성하고 훈련시키는 데 많은 투자를 한다면 그 조직은 직원 유지, 경쟁력 있는 보상 및 경력 관리도 강조해야 한다. 뿐만 아니라 직원들이 조직에 기여할 수 있도록 자율성을 부여해야 하며 주도적으로 노력을 기울이는 직원에게 보상을 제공해야 한다.
 
서로 잘 어울리는 관행을 조합해 활용하면 단순히 여러 관행을 모아놓은 것보다 뛰어난 효과를 얻을 수 있다. 물론 시간이 흘러도 지속성이 유지돼야 함은 물론이다. 지멘스(Siemens)의 어느 관리자가 한 이야기에 귀를 기울여보기 바란다. “지멘스가 경쟁 우위를 가질 수 있는 이유는 시스템 간에 일관성이 있는지 관찰하기 때문이다. 여러 프로세스와 기준들이 서로 잘 어우러져야만 한다.” 예를 들어, 지멘스의 어느 사업부는 다양한 인사 관리 요인 간의 내적 일관성을 보장할 수 있는 방식으로 인재 관리와 관련된 모든 것을 묶어 놓았다. 이 사업부는 매년 10∼12명의 졸업생을 채용한 다음 신입사원을 학습 캠퍼스(사업부 내에서 운영하는 최우수 졸업생 네트워크)에 배정하고 개발 센터에서 이들을 평가한다. 그 후 임명된 직원들은 리더십의 질을 평가받고 검토받는 과정(피드백 및 성과 평가 포함)을 거쳐 최고관리자들이 주도하는 멘토링 프로그램에 참여하게 된다. 이 모든 프로세스는 검토를 통해 지속적으로 관찰되며 지멘스의 보상 시스템과 연결된다.
 
안보 방위 기업 BAE시스템스(BAE Systems)도 지멘스와 같이 일관성을 강조한다. 장래성이 있는 관리자가 회사에 도착하는 순간, 혹은 경영진의 일원으로 임명되는 순간 이들은 끊임없이 평가를 받는다. 물론 평가의 목적은 이들을 육성하는 것이다. 360도 평가 데이터와 행동 성과 피드백, 비즈니스 기획 프로세스 기여도에 대한 경영진의 평가 등을 바탕으로 관리자들은 리더십 평가에서 드러난 구체적인 요구 사항을 개선하는 데 도움이 되는 리더십 개발 프로그램에 참여한다.
 
IBM 역시 일관성을 매우 강조한다. IBM은 모든 자회사의 직원 관리 시스템이 일관성을 유지할 수 있도록 많은 노력을 기울인다. IBM은 자사의 인재 관리 관행이 모든 조직에서 일관성 있게 도입되고 실행될 수 있도록 분기마다 질적 데이터 및 양적 데이터를 수집한다. IBM은 직원들이 관련 프로그램에 어떻게 반응하는지 확인하고 직원들의 불만족도가 높은 영역을 파악하기 위해 1년에 두 차례씩 직원들을 상대로 고객 만족도 검사를 실시한다.
 
원칙 3 문화적 조화
 
성공적인 기업 상당수가 자사의 기업 문화를 지속 가능한 경쟁 우위의 원천으로 여긴다. 성공적인 기업들은 자사의 핵심 가치와 비즈니스 원칙을 인재 관리 프로세스(예: 채용 방식, 리더십 육성 활동, 성과 관리 시스템, 보상 및 이익 프로그램)로 통합하기 위해 세심한 노력을 기울인다. 9 가령 기업들이 직원을 채용할 때 전통적으로 직무 관련 역량 및 경험을 중시해 온 게 사실이다. 하지만 필자들이 살펴본 일부 다국적 기업은 선택의 기준을 확대해 문화적 조화도 포함시켰다. 이런 기업들은 지원자가 기업 문화와 잘 어우러질 수 있을지 판단하기 위해 지원자의 성격과 가치관을 평가한다. 이런 접근 방법은 형식적인 자격 요건이 항상 성과와 직원 유지를 예측하기 위한 최고의 변수가 되는 건 아니며 성격적 특성과 사고 방식, 가치관보다는 필요한 능력을 가르치는 게 좀 더 쉽다는 가정을 바탕으로 한다. 10
 
스웨덴에 본사를 두고 있는 가구 소매업체 이케아(IKEA)는 직원을 채용할 때 가치관과 문화적 적합성을 중시하는 도구를 활용한다. 이케아가 직원 채용 시에 활용하는 표준 질문지는 기술이나 경험, 학위를 대단치 않게 여기는 반면 지원자의 가치관과 신념을 중요하게 생각하며 이를 바탕으로 심사, 면접, 훈련, 육성 대상을 결정한다. 이후 직원들이 사내에서 임원의 자리에 지원할 때도 마찬가지다. 이케아는 일관성을 유지하기 위해 또다시 직원의 가치관을 가장 중요하게 고려한다. 마찬가지로 IBM도 인사 관리에 강력한 가치관 중심 접근 방법을 적용한다. IBM은 가치관을 바탕으로 인재를 채용하고 승진시킬 뿐 아니라 회사 전체에서 직원들이 일관성 있는 가치관을 가질 수 있도록 주기적으로 직원들의 참여를 독려한다. IBM은 이를 위해 ‘밸류잼(ValueJam)’11 과정을 진행하며 주기적으로 직원 건강 지표 조사를 실시한다. IBM의 밸류잼은 직원들에게 자신들이 지지하는 가치의 근본적인 요인에 대해 논의하고 고민할 수 있는 시간을 준다. 밸류잼은 직원들이 갖고 있는 가치관이 상부에서 독단적으로 강요한 게 아님을 확인하는 기회가 된다.
 
필자들은 연구를 통해 성공적인 글로벌 기업에서 문화적 조화와 가치를 매우 중요시하는 현상이 흔히 발견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인포시스는 신입사원을 채용할 때 문화적 조화, 적절한 태도, 인포시스가 ‘학습 가능성(learnability)’이라 표현하는 성향 등의 측면에서 지원자의 자질이 우수할 경우 특정한 직무를 수행하기 위해 당장 필요한 일부 기술 요건을 포기하기도 한다. 뿐만 아니라 인포시스는 지원자의 대학 성적을 평가하는 동시에 지원자들을 상대로 분석·적성 검사를 실행하며 지원자의 문화적 조화와 인포시스가 지지하는 가치와의 조화를 평가하기 위해 포괄적인 인터뷰를 진행한다.
 
태도와 문화적 조화를 고려해 직원을 채용하는 방안보다 조직의 핵심 가치 및 행동 기준을 장려하기 위해 좀 더 흔히 사용되는 접근 방법은 이차적 사회화 및 훈련(secondary socialization and training)이다. 필자들이 연구를 통해 살펴본 기업 중에는 표준화된 안내 프로그램을 널리 활용하며 개별화된 코칭 활동이나 멘토링 활동을 함께 진행하는 곳이 많았다. 필자들은 선도 기업들이 훈련 및 육성 프로그램을 활용해 직원들의 기술과 지식을 개선하는 동시에 문화를 관리하고 강화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반도체 및 휴대전화 제조업체 삼성은 근무 지역을 막론하고 전 세계의 모든 직원들에게 자사의 철학, 가치, 경영 원칙, 직원 윤리에 대한 정보를 제공할 수 있도록 자사의 훈련 프로그램을 조정했다. 삼성 경영진의 목표는 기존 문화를 동결시키는 게 아니라 변화를 지지하기 위한 효과적인 수단을 확보하는 것이다. 삼성의 최고경영진은 몇 해 전 디자인 중심의 기업이 되기 위해서는 전통적이고 계층적인 문화를 버리고 창의력과 권한 부여, 개방적 의사소통을 장려하는 문화를 도입해야 한다는 깨달음을 얻었다. 삼성은 젊은 디자이너와 관리자들이 상사들과 맞서고 자신의 생각을 좀 더 자유롭게 공유할 수 있는 분위기를 조성함으로써 변화를 이끌어 내고자 한다.
 
성공적인 기업들은 젊은 리더의 머릿속에 핵심 가치를 주입하는 대신 자사의 인재 관리 관행이 끊임없이 변화하는 직원들의 요구에 발맞춰 변화할 수 있도록 집중적인 노력을 기울이는 경우가 많다. 12 삶과 일 간의 건강한 균형에 대한 관심이 나날이 커져 가고 있는 점을 생각해 보자. 개인적인 삶과 업무적인 삶 간의 균형을 추구하는 직원의 숫자가 나날이 늘어나면서 최고의 인재를 유치하고 잠재력이 뛰어난 직원을 유지하기 위해 탄력적인 업무 방식을 제시하는 기업 또한 늘어나고 있다. 컨설팅 및 기술 서비스를 제공하는 액센츄어(Accenture)도 삶과 일 간의 균형을 위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액센츄어가 이 프로그램을 도입한 최초의 목적은 여성들이 직면하는 직장 생활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었다. 하지만 액센츄어는 남성에게까지 이 프로그램을 확대했다. 이 프로그램의 주요 특징으로는 근무시간 자유 선택제, 잡셰어링, 재택 근무, 집에서 멀리 떨어진 곳에서 근무하는 직원을 위한 ‘비행기표 제공’ 서비스 등이 있다. 13 액센츄어는 이 프로그램 덕에 여성 직원 이직률을 대폭 낮추는 동시에 여성 파트너의 수를 늘릴 수 있었다. 내부 조사 결과 이 프로그램 덕에 여성 직원들의 생산성, 업무 만족도, 개인적인 동기 부여 등이 대폭 개선됐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런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기업의 숫자가 여전히 상대적으로 적은 게 사실이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런 부류의 기업이 늘어나고 있는 것 또한 사실이다.
 
가치를 한층 강조하는 동시에 ‘가치 중심’ 성과 관리 시스템이라 불러도 좋을 프로그램을 도입하는 기업도 있다. 이런 부류의 기업들은 직원들의 성과뿐 아니라 직원들이 기업 공동 가치에 대해 생각하거나 몸소 모범을 보이는 방식을 기준으로 뛰어난 잠재력을 지닌 직원들을 평가한다. 영국의 대형 통신업체 BT는 2개의 차원(직원들이 개인적인 성과 목표를 달성한 정도, 직원들이 성과를 내기 위해 드러낸 가치와 행동)에서 직원들을 관찰하는 성과 관리 시스템을 실행했다. 2개의 측면에서 더한 점수는 관리자의 변동 급여에 영향을 미친다. BT 외에도 지속 가능성, 준수, 사회적 책임 등의 목표와 재정적 성공 간 균형이 중요하다는 사실을 깨닫는 기업들이 많다.
 
 
 
원칙 4 경영진의 참여
 
성공적인 기업들은 인사 담당자뿐 아니라 CEO를 비롯한 모든 직급의 관리자 등 조직 내 많은 사람들이 인재 관리 프로세스에 대한 주인 의식을 갖고 있어야 한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 고위급 리더들은 인재 관리 프로세스에 적극 참여하고 주요 직원들의 채용, 승계 계획, 리더십 개발, 유지 등을 최우선 순위로 삼을 필요가 있다. 또한 이들은 업무 시간 중 상당 부분을 이런 활동에 할애해야 한다. 프록터앤드갬블(P&G·Procter & Gamble)의 전 CEO A.G. 래플리(A.G. Lafley)는 자신의 업무 시간 중 3분의 1을 인재 육성에 할애했다고 주장한다. 래플리는 “내가 하는 어떤 일도 다른 리더를 육성하는 것보다 P&G의 장기적인 성공에 영속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은 없다”고 확신했다. 14
 
하지만 경영자가 래플리만큼 인재 육성에 많은 노력을 기울이는 경우는 드물다. <포춘(Fortune)>에서 선정한 200대 미국 기업의 최고인사책임자를 상대로 실시한 최근 조사에서 한 응답자는 자신이 맡은 역할의 어려움을 토로했다.
 
최고인사책임자의 역할에 내재돼 있는 가장 어려운 부분은 고위급 임원들 사이에서 자신들이 ‘최고인재책임자(chief talent officer)’의 역할을 맡고 있다는 진정한 책임 의식을 만들어 내는 것이다. 중요한 리더의 자리에 적임자를 앉히는 것은 인사와 관련된 문제나 인사 부서의 책임이 아니라 비즈니스를 위한 필수 사항이다. 또한 각 비즈니스 부문이나 각 기능 부서의 수장이 이런 문제에 대해 진정한 주인 의식을 가져야 한다. (중략) 리더십과 인재에 관해 이런 마음가짐을 갖도록 만드는 게 내가 직면한 최대의 난제다. 15
 
인재 양성을 위해 기업이 활용할 수 있는 가장 강력한 도구 중 하나가 라인 관리자를 참여시키는 것이다. 다시 말해서 라인 관리자가 인재 채용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직원들의 능력 및 지식 계발을 책임지도록 만들어야 한다. 다시 유니레버의 사례를 생각해 보자. 유니레버는 가장 우수한 인재만을 채용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유니레버의 최고위급 관리자들은 인재 관리 외에 수많은 업무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위해 직접 시간을 할애해 인터뷰를 한다. 라인 관리자는 코치나 멘토 역할을 하고 실제 업무를 관찰할 기회를 제공하고 능력 있는 직원들이 경력 계발을 위해 조직 내에서 다양한 경험을 하도록 장려함으로써 인재 양성에 기여할 수 있다.
 
인재 양성의 책임은 관리자의 차원을 넘어선다. 직원들은 도전적인 과제와 여러 부서가 참여하는 프로젝트, 새로운 직위를 추구하는 등 스스로 적극적인 역할을 찾아 나설 필요가 있다. 하지만 필자들은 연구를 통해 기능 부서나 사업부를 넘나드는 직무 순환이 그리 흔치 않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연구에 참여한 인사 관리자들은 직무 순환 및 새로운 과제가 경력 계발에 도움이 된다고 생각했지만 이를 실행할 역량이 부족한 기업이 상당수였다. 관리자들이 조직 전체보다 자신이 관리하는 부서의 이익에 집중하는 성향을 보인다는 말로도 이런 현상이 나타나는 이유를 부분적으로 설명할 수 있다. 16 이와 같은 편협성은 인재의 이동성을 방해하고 경력 개발 도구로서 직무 순환이 갖고 있는 효과를 저해할 수 있다. 맥킨지는 연구를 통해 인터뷰에 참여한 CEO, 사업부 책임자, 인사 담당 임원 중 편협한 사고와 협력 부족으로 인해 자사의 인재 관리 프로그램이 비즈니스적인 가치를 생성하지 못한다고 믿는 사람이 50%가 넘는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17
 
원칙 5 세계적인 욕구와 현지 욕구 간의 균형
 
여러 국가와 문화, 제도적 환경에서 영업하는 조직의 입장에서는 인재 관리가 매우 복잡하다. 이런 부류의 기업은 일관성 있는 인사 전략 및 관리 접근 방법을 유지하는 동시에 현지의 요구에 적절히 대처할 방법을 찾아야 한다. 18 필자들이 연구한 기업들이 하나의 전략을 공통적으로 채택한 것은 아니다. 가령 오라클은 글로벌 통합을 강조하면서 중앙 집중화 수준을 높이고 현지의 재량권을 거의 인정하지 않았다. 반면 마쓰시타(Matsushita)는 현지 상황에 대한 적절한 대처를 중요시하며 현지 사업부에 높은 수준의 자율성을 부여했다.
 
현지에 얼마나 많은 통제권을 줄 것인가에 관한 기업의 결정은 부분적으로 산업의 영향을 받는다. 가령 소비재에는 약이나 소프트웨어에 비해 현지 시장의 특성이 좀 더 반영돼 있어야 한다. 19 뿐만 아니라 기업의 입지는 정적인 게 아니며 시간이 흐름에 따라 내부와 외부의 압력에 의해 변화할 수 있다. 필자들은 연구를 통해 많은 기업들이 끊임없이 현지 환경에 적응하고 현지 차원에서 결정을 내릴 것을 요구하는 압력에 직면해 있으며 그와 동시에 좀 더 높은 수준의 통합과 세계적인 기준을 향해 나아가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예를 들어 롤스로이스(Rolls Royce)는 우수한 프로세스를 유지하기 위한 세계적인 기준을 갖고 있다. 또한 롤스로이스는 이 기준을 뒷받침하기 위해 전 세계의 사업장에 공통된 가치관을 적용하며 고위급 임원 및 뛰어난 잠재력을 갖고 있는 직원들을 관리하기 위해 세계적인 인재풀 접근 방법을 활용한다. 그와 동시에 롤스로이스는 현지의 제도적 요구를 수용하고 현지에서 인재풀을 구축한다. 대부분의 기업이 직면하는 도전 과제가 세계화와 현지화를 동시에 추구하는 것이라는 데는 이견이 없다. 기업들은 일관성을 보장하기 위해 세계적인 인재 관리 템플릿을 갖춰야 한다. 하지만 그와 동시에 현지 자회사들에 각 지역 특유의 환경에 맞춰 그 템플릿을 수정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해야 한다. 20
 
필자들이 연구한 표본에 포함돼 있는 대부분의 기업들은 세계적인 성과 기준을 도입했으며 이 기준을 뒷받침하기 위해 세계 각지에서 활동하는 경영진의 능력 프로필, 표준화된 성과 평가 도구, 프로세스 등을 활용했다. 기업의 전반적인 전략 및(혹은) 현지의 제도적·문화적 고려사항이 중요하게 여겨지는 지역(예: 현지 직원들의 훈련 및 보상)과 직접적인 연계성이 떨어지는 것으로 간주되는 활동의 경우에는 현지 경영진의 재량권이 좀 더 폭넓게 인정된다. IBM의 해외 자회사들에는 성과 관리 시스템 활용 여부에 대한 선택권이 없다. IBM의 성과 관리 시스템은 전 세계에서 공용되며 약간의 수정만이 허용된다. 하지만 자회사는 현지 상황 및 문화 규범을 고려해 다른 정책 및 관행을 개발할 수 있다.
 
현지의 특성에 맞춰 접근 방법을 수정하면 다양한 인재들에게 기회를 제공할 수 있다. 하지만 이런 접근 방법은 최고의 글로벌 인재를 채용하고 평가하며 개발·유지하기 위한 글로벌 지식 구축 역량을 제한한다. 글로벌 지식 구축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서는 여러 사업부 간의 통합을 한층 강화해야 한다. 필자들이 본 연구에서 살펴본 어느 기업은 각기 다른 부서에서 활용하는 채용 및 인재 육성 노력 간의 조화를 고려하지 않았다. 따라서 다양한 인재를 확보하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교차 학습 기회를 활용하지 못했다. 반면 쉘은 혁신을 추구하는 여러 부서에 동일한 인사 정책을 적용했다. 글로벌 표준화와 통합, 현지 실행 간의 균형점을 잘 찾아내는 기업은 세계 시장과 현지 시장 모두를 가장 잘 활용할 수 있다.이런 기업들은 현지의 요구 및 세계적 요구에 부합하는 인재 관리 관행을 도입해 한층 심도 깊고 다양화된 인재풀을 만들어낼 수 있다.
 
원칙 6 차별화를 통한 기업 브랜드 구축
 
인재를 끌어모으려면 자사가 원하는 인재 요건을 충족시키는 사람들에게 회사를 알려야 한다. 기업들은 자사에서 필요로 하는 적절한 기술과 태도를 지닌 직원들을 끌어모으기 위해 스스로를 경쟁업체와 차별화시킬 방법을 찾아야 한다. 21 P&G는 장기적으로 경력을 쌓고 사내에서 승진할 수 있는 기회를 강조해 전 세계에서 무려 60만여 명에 달하는 지원자를 끌어모은 적이 있다. (그 중 P&G가 실제로 채용한 직원 수는 2700명이다.)
 
필자들이 본 연구에서 살펴 본 기업들은 사업부 및 지역별로 일관성 있는 브랜드 정체성을 유지하기 위한 노력과 현지의 요구에 대응하기 위한 노력 간의 긴장을 해소하기 위해 각기 다양한 방법을 활용했다. 쉘은 인사 부문의 탁월성을 위해 하나의 글로벌 브랜드를 사용하며 여러 개의 글로벌 관행 혹은 프로세스를 모든 비즈니스에 적용한다. 쉘의 글로벌 브랜드는 쉘이 가장 우선시하는 대상이 인재임을 강조하며 쉘의 각 사업부는 글로벌 브랜드를 현지의 특성에 맞게 활용할 수 있다. 다시 말해서 브랜드 구축을 위한 모든 노력이 본사에서 비롯되는 게 아니라 각 자회사가 본사로부터 활용 가능한 자원을 지원받아 현지 시장의 요구와 차별화의 필요성에 맞춰 브랜드를 구축하는 것이다.
 
인텔은 쉘과는 다른 접근 방법을 활용한다. 인텔은 인텔이라는 브랜드를 전 세계에서 홍보하기 위해 자사의 최고위급 채용 담당자 중 많은 사람들을 미국이 아닌 다른 국가에 배치한다. 일례로 인텔은 최근 베트남에 대형 생산 시설을 만들었다. 베트남의 생산 공장에서 일할 직원을 채용해야 하는 상황에 처한 인텔은 베트남 현지에서 인텔의 인지도를 높이기 위해 캘리포니아 사무실에서 일하는 최고위급 인사 관리자를 현지로 파견했다. 해당 관리자는 “우리가 어디에서 활동하건 인텔에는 최우수 인재를 채용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최우수 인재 채용을 가장 중요한 목적으로 여기는 인텔은 교육 수준을 높이고 컴퓨터 사용 능력을 강화하기 위해 현지 정부 및 현지 대학과도 관계를 맺는다. 이런 투자가 즉각적인 효과로 이어지지 않을 수도 있다. 하지만 현지인들의 교육에 투자하면 매년 수백 개의 외국 회사가 오가는 국가에서 뿌리를 내리는 데 도움이 된다.
 
인포시스도 브랜드 구축을 위한 세계적인 활동과 현지 지역사회에서의 노력을 결합함으로써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고 브랜드 매력도를 개선하며 인재 공급을 원활하게 만들기 위해 상당한 노력을 기울였다. 인포시스는 인도에서 1달 동안 학생들을 교육시키는 ‘젊은 인재 사로잡기(Catch Them Young)’ 프로그램을 선보였다. 인포시스는 교육을 받은 학생들을 자사로 데려와 두 달짜리 프로젝트에 투입한다. 또한 인포시스는 학생들이 하이테크 기기를 좀 더 친숙하게 받아들일 수 있도록 시골 마을에서 현지 언어로 컴퓨터 사용 능력 개선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이 프로그램을 시행한다고 해서 당장 채용 및 브랜드 구축에 도움이 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인포시스의 교육 프로그램은 인도에서 IT를 이해하고 인포시스를 좋아하는 학생들의 수를 늘리는 데 도움이 되는 효과적인 전략이다. 이런 학생이 늘어나면 결국 재능 있는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를 발굴하기가 한층 수월해질 가능성이 커지기 때문이다. 하지만 인포시스의 직원 브랜딩 노력의 핵심에 서 있는 것은 인스텝(InStep)이라는 이름의 글로벌 인턴십 프로그램이다. 인포시스는 인스텝을 통해 전 세계 명문 대학의 학생들을 초빙해 인포시스 방갈로르 캠퍼스에서 3달간 머물게 한다. 인스텝은 인도 외의 지역에 거주하는 잠재적 지원자들이 자사를 좀 더 매력적인 존재로 받아들이도록 만들고 세계적인 인재풀을 적극 활용하기 위해 인포시스가 기울이는 적극적인 노력의 일환이다.
 
기업들이 인재 유치에 있어서 경쟁업체들보다 유리한 입장에 서기 위해 택하는 방법 중 하나가 기업의 사회적 책임(corporate social responsibility) 활동을 강조하는 것이다. 제약업계의 초대형 업체 글락소스미스클라인(GSK·GlaxoSmithKline)이 대표적인 경우다. GSK는 주요 인재 채용 국가에서 주기적인 뉴스 및 언론 보도를 통해 자사의 고용 브랜드와 명성을 활용한다. GSK의 전 CEO 장-피에르 가르니에(Jean-Pierre Garnier)는 잠재적 신입 사원들 사이에서 자사의 매력도를 높이고 직원들에게 고무적인 사명을 제시하는 데 있어서 자사에서 추진하는 자선 활동이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강조했다.
 
GSK는 자선 활동에 많은 투자를 한다. 우리는 특정한 질병을 근절하는 것과 같이 매우 구체적인 목표를 염두에 두고 많은 돈을 지출한다. (중략) 매우 이상주의적인 성향을 드러낼 때가 많은 GSK의 과학자들은 마치 모험을 하듯 이 길을 따른다. 인재들이 회사를 선택해야 하는 순간이 되면 GSK의 자선 활동이 차이를 만들어낼 수 있다. 경제적 지위와 무관하게 가장 많은 사람들에게 약을 제공하기 위해 우리가 기울여 온 노력에 매료돼 인재들이 GSK를 선택할 수도 있다. 22
 
필자들이 살펴본 선도 기업 중에는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인재 관리 및 브랜드 구축 활동의 중요한 부분으로 여기는 곳도 있었다. 반면 자선 활동으로 인한 환영할 만한 결과로 브랜드 매력도가 개선됐다고 여기는 곳도 있었다.
 
 
관행이 수렴되는 현상
 
선도 기업들은 공통적인 인재 관리 원칙을 고수할 뿐 아니라 동일한 인재 관리 관행을 따른다. 연구 결과 글로벌 기업들이 계속해서 자사의 문화 및 전략 목표와 일치하는 전반적인 인사 관리 시스템을 활용한다는 사실이 드러났지만 이들의 인재 관리 방식이 점차 유사해지고(그리고 한층 더 정교해지고) 있다. 선도 기업들이 사용하는 관행이 점차 비슷해지는 데는 몇 가지 이유가 있다. 첫째, 기업들은 동일한 인재풀을 두고 경쟁을 벌인다. 기업들은 특히 세계적인 경영대학원 및 명문 대학 졸업생을 선호한다. 둘째, 한층 강력한 글로벌 통합을 선호하는 추세23 에는 내적 일관성을 위해 인재 채용, 육성, 관리에 대한 접근 방법을 표준화시키려는 기업의 의지가 반영돼 있다. 셋째, GE와 같은 기업들이 두각을 나타내고 성공을 한 덕에 모방을 하는 기업이 늘어났다. (유명한 컨설팅 회사와 비즈니스 관련 출판물의 해설로 인해 이들의 성공 사례가 한층 자세히 알려지고 있는 것도 원인이 될 수 있다.)
 
그렇지만 앞서 언급한 것처럼 모범 관행이란 해당 관행이 만들어진 환경 내에서만 ‘모범적일’ 뿐이다. 어떤 기업에는 통하는 관행이 또 다른 기업에는 통하지 않을 수도 있다. 전략, 문화, 외부 환경뿐 아니라 기업이 활용하는 여러 관행 사이에서도 정렬(alignment)이 필요하다는 사실은 기업의 인재 관리에 시사하는 바가 많다. 기업들이 사용하는 관행이 전 세계적으로 유사해지고 있는 추세지만 단순히 최고의 기업을 모방해서는 안 된다. 자사를 경쟁업체와 차별화할 수 있는 방법을 찾는 동시에 자사의 전략 및 환경과 어울리게 인재 관리 관행을 수정하고 인재 관리 관행과 자사의 리더십 철학 및 가치 체계를 밀접하게 연계시켜야 한다. 탁월한 인재 관리 역량을 선보이는 다국적 기업들은 경쟁 우위를 유지할 가능성이 그만큼 높다.
 
번역 |김현정 jamkurogi@hotmail.com
 
귄터 K. 스탈 · 잉마르 비요크만 · 엘라인 판데일 · 섀드 S. 모리스
잽 파우위 · 필립 스틸스 · 조너선 트레보 · 패트릭 라이트
 
귄터 K. 스탈(Günter K. Stahl)은 비엔나 경제경영대 (WU Vienna)의 국제 경영 교수이며 인시아드(INSEAD)의 조직 행동 비상근 교수다. 잉마르 비요크만(Ingmar Björkman)은 핀란드에 있는 알토대 경제대학원(Aalto University School of Economics) 및 한켄 경제대학원(Hanken School of Economics)의 교수다. 엘라인 판데일(Elaine Farndale)은 펜실베이니아주립대에서 노동 문제와 고용 관계를 가르치는 부교수이며 네덜란드 소재 틸부르그대(Tilburg University)의 부교수이기도 하다. 섀드 S. 모리스(Shad S. Morris)는 오하이오주립대(Ohio State University) 피셔 경영대학(Fisher College of Business)에서 경영학과 인사를 가르치는 부교수다. 잽 파우위(Jaap Paauwe)는 네덜란드 소재 틸부르그대 및 에라스무스대(Erasmus University Rotterdam)의 인사 교수다. 필립 스틸스(Philip Stiles)는 영국 케임브리지대(University of Cambridge) 저지 경영대학원(Judge Business School)의 부교수다. 조너선 트레보(Jonathan Trevor)는 케임브리지대에서 인사와 조직을 가르치는 강사다. 패트릭 라이트(Patrick Wright)는 코넬대(Cornell University)의 윌리엄 J. 커네티 GE 전략 인사 교수(William J. Conaty GE Professor of Strategic HR)다. 이 논문에 관한 의견이 있으신 분은 http://sloanreview.mit.edu/x/53212에 접속해 메시지를 남겨 주시기 바란다. 저자와의 연락을 원하시는 분은 smrfeedback@mit.edu로 e메일을 보내 주시기 바란다.
  • 귄터 K. 스탈(Gunter K. Stahl) 귄터 K. 스탈(Gunter K. Stahl) | 비엔나 경제경영대 (WU Vienna) 국제 경영 교수
    인시아드(INSEAD) 조직 행동 비상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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