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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nleashing the Power of Marketing

GE, 마케팅과 사랑에 빠지다

베스 컴스탁,란제이 굴라티(Ranjay Gulati),스티븐 리궈리 | 81호 (2011년 5월 Issue 2)
  

편집자주 이 글은 하버드비즈니스리뷰(HBR) 2010년 10월 호에 실린 베스 컴스탁과 란제이 굴라티, 스티븐 리궈리의 글 ‘Unleashing the Power of Marketing’을 전문 번역한 것입니다.
 
10년 전만 해도 제너럴일렉트릭(GE)에는 이렇다 할 마케팅 조직이 존재하지 않았다. 자사의 기술 역량에 강한 자부심을 갖고 있던 GE는 지난 수십 년간 별다른 마케팅 노력을 하지 않아도 매출이 보장된다고 생각했다. 마케팅 부서는 영업을 지원하거나(홍보물 발행 및 무역 전시회) 커뮤니케이션 업무(광고 및 홍보 자료 제작)를 수행했다. 기업 전략을 논의할 때 마케팅 부서의 의견은 반영되지 않았다. 마케팅은 기껏해야 지원 부서였고, 심지어 회사 운영을 위해 어쩔 수 없이 필요한 부서로 받아들여졌다. 물론 가전과 플라스틱 사업처럼 마케팅이 업무에 도움을 주는 사업부도 있었다. 그러나 이를 제외한 대부분의 사업부에서 마케팅은 스러져가는, 전망없는 부서로 인식됐다.
 
GE 내부에서는 마케팅 부서가 사업 성장에 도움을 주지 못한다는 회의적 시각이 존재했다. GE 항공을 예로 들어보자. 이 회사는 민간 및 군수용 제트 엔진 개발과 제작을 담당하며 그 규모가 수백억 달러에 이른다. 민간 항공산업은 상대적으로 구조가 단순하다. 제조업체는 손에 꼽을 정도로 적고 경쟁사는 2개에 불과하며(롤스로이스, 프랫앤드휘트니), 항공사도 300여 개가 전부다. 토머스 젠틸(Thomas Gentile) GE 항공엔진 사업부 부사장은 “회의실 하나에 관련자가 다 들어갈 정도로 단순한 구조”라고 말했다. 항공엔진 사업부에 오기 전 젠틸은 GE 캐피탈 최고마케팅담당자(CMO)로 근무했다. 그는 “따라서 시장 조사의 중요성은 크지 않았다. 전화 한 통이면 주요 관련자 누구의 의견도 들을 수 있었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상황이 변하기 시작했다. 사업이 성숙할수록 GE 역시 다른 기업들과 같은 문제에 직면했다. 기술 발전이나 기존 기술을 활용한 신규시장 진입만으론 시장에서 승리할 수 없다는 사실을 깨달은 것이다. GE가 심혈을 기울여 도입한 신제품은 얼마 지나지 않아 시장에서 흔한 상품으로 변했다. 항공 산업처럼 단순한 시장조차 급격한 변화를 겪기 시작했다. 하지만 경영진은 이 변화의 의미를 감지하는 데 애를 먹었다. 연료비는 변동폭이 컸고 수요는 둔화됐다. 규제기관의 감시는 더욱 강해지고 있었다. 이런 상황에서 경쟁력을 유지하며 발전을 지속할 방법은 무엇일까? 젠틸 부사장은 “고객에 대한 지식을 바탕으로 차세대 성장 전략을 도출해야 했는데, 방법을 알지 못했다”고 말했다.
 
GE는 전체 사업부에 걸쳐 내부 성장에 집중하기로 결정했다. 기업을 인수해 매출을 늘리고 효율성을 높여 수익을 개선하던 전통적 전략에서 선회하자는 결정을 내린 것이다. 이렇게 목표를 전환하자 기술과 혁신, 글로벌 시장, 고객관계 개선을 바탕으로 한 새로운 전략이 모습을 드러냈다. 시장에서 성공하려면 고객과의 직접 협업을 촉진하고 신규시장을 창출해줄 마케팅 엔진이 필요했다. 이를 위해서는 마케팅 부서에도 재무 및 인사 부서에 상응하는 엄격한 기준을 적용해야 했다. 제프 이멜트 GE 최고경영자(CEO)는 마케팅이 전체 사업부의 유기적 성장을 촉진하는 주요 운용부서가 돼야 한다는 기업 목표를 발표했다.
 
그러나 목표를 선언하는 일과 실행은 완전히 다른 문제다. 마케팅팀은 현재의 경영 환경에서 필수적인 기술을 파악하고 이를 체계적으로 명시화하는 작업을 맡았다. 이를 위해서는 성공을 정의하고 결과를 측정할 기준을 마련해야 했다. 당시만 해도 GE는 전체 사업부와 시장, 사업 모델에 걸쳐 마케팅 활동을 조정하는 일관적 기준을 제시하지 않았으며, 이에 대한 규정집도 없었다. 무엇보다 마케팅팀이 이제까지 리더십을 발휘한 경험이 없었고, 설령 경험이 있더라도 일정하지 않았다. 이런 상황에서 필요한 리더십 역량을 자체적으로 파악하고 개발하기 위해서는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했다. 제 기능을 온전히 발휘하는 마케팅 부서를 구축하기 위해 GE는 최고의 팀을 구축하고 기술을 축적하는 새로운 방법을 찾아냈다.
 
 
 
이러한 노력의 결과, 원칙(공동의 언어와 기준을 창출), 인재(적절한 지도자를 임명), 절차(성과 측정을 위한 구체적 조치) 등의 3가지 요소를 바탕으로 마케팅 기본 틀이 구축됐다. 이 글에서는 ‘인재’ 부문을 집중적으로 논의하지만, 이 3개의 요소는 독립적인 동시에 마케팅 활동의 필수 요건이다. 이 글은 GE 사례를 집중적으로 다룬다. 기존 기대치와 한계에 도전하는 GE의 연구 결과는 모든 회사의 마케팅 부서, 심지어는 다른 부서에도 적용이 가능할 것이다.
 
단순 지원 업무를 넘어서
GE가 개발한 마케팅 기본 틀은 마케팅을 통한 매출 창출을 주요 목표로 내세운다. 기술 혁신만으로 이윤 증대가 어려운 시대에는 지금까지 투자한 결과를 바탕으로 고객의 수요를 만족시키는 혁신적인 방법을 개발하고, 신규 시장·세분시장·제품에서 기회를 찾아야만 한다.
 
마케팅은 GE가 목표로 내세운 ‘상업적 혁신(commercial innovation)’의 기치를 널리 알리는 역할을 맡았다. 오랜 기술 혁신의 역사와 다양한 사례를 보유한 GE가 고객 수요와 시장 동향을 반영한 아이디어로 혁신의 범위를 넓힌 것이다. 이에 따라 마케팅 전문가들은 제품 개발의 초기 단계에서 기술 전문가와 의견을 교환하기 시작했다. 제대로 된 세부시장을 겨냥해서 상품을 차별화하기 위해서였다. 이멜트 CEO의 표현을 빌린다면, 마케팅이 단순 사무 지원을 넘어서 하나의 온전한 기능을 발휘하며 가격 설정 및 가치 수량화를 비롯한 주요 운영 메커니즘에 대한 결정을 내리게 됐다. 이멜트는 ‘다양한 가격대에 제공되는 다양한 제품’을 목표로 삼고 GE의 글로벌 성장을 주도하고 있다. 과거처럼 고가 시장만을 겨냥하지 않고 시장에서 필요로 하는 기술을 모두 활용해 소비자 수요를 보다 효과적으로 충족시키기 위해서다. (HBR 2009년 10월호 기사 <GE의 창조적 파괴(How GE Is Disrupting Itself)>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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