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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ntrepreneurship

실패를 잘 분석할 줄 알아야 혁신할 수 있다

이종균 | 312호 (2021년 01월 Issue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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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ased on “Normalizing vs. analyzing: Drawing the lessons from failure to enhance firm innovativeness.” by Erwin Danneels & Alex Vestal. in Journal of Business Venturing (2020).

무엇을, 왜 연구했나?

빠르게 변하는 현재의 비즈니스 환경에서 성장하기 위해 기업들은 혁신적인 사업 영역으로의 진입, 혹은 제품 및 서비스 혁신을 강조하고 있다. 하지만 혁신을 이루기 위해서는 많은 도전이 필요하고, 그중 대부분이 실패할 수 있음은 피할 수 없는 사실이다.

‘모든 실패는 성공으로 가는 디딤돌’이라는 말이 있듯이 많은 학자와 기업가는 모두 실패의 중요성에 대해 강조하고 있다. 물론 실패라는 것은 의도한 목표치에 도달하지 못했을 때를 의미하는데 차후의 성공을 위해 의도적으로 얻고자 하는 결과는 아닐 것이다.

이런 실패에 어떻게 접근하는 것이 좋을까? 기존의 연구들은 암묵적인 가정이 있었다. 실패의 경험은 당연히 배움의 기회를 제공하고, 이 배움의 기회를 감사히 받아들이면서 조직 내에서 실패를 너그럽게 바라볼 때 결국 성공으로 이어진다는 것이다.

이 논문에서는 위에서 언급한 실패의 경험이 자동적으로 향후의 성공에 긍정적 역할을 한다는 가정에 대해 의문을 던지고 있다. 우선, 저자들은 실패를 대하는 두 가지 접근 방법을 바라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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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째, 어쩔 수 없던 실패에 대해 조직 측면에서 어떠한 처벌도 하지 않고, 또한 지난 실패에 대해 언급하지도 않고, 단순히 새로운 도전을 이어 나가게 하는 ‘Normalizing(실패의 일상화)’ 방식이다. 즉, 실패를 단순히 좋은 배움의 경험으로 관용하고 지나가는 것이다.

둘째, 실패에 대해 관용은 하되 실패의 원인에 대해 철저히 분석하고 이를 어떻게 개선할 수 있을지 개선 방안을 찾아 나가는 방식이다. 이를 ‘Analyzing(철저한 분석)’ 방식이라 저자들은 지칭하고 있다.

물론 이 방식은 실패를 통한 더욱 적극적인 배움으로 이어질 수는 있으나 기업들은 이 방식을 쓰기가 부담스러울 수 있다. 왜냐하면 이 분석 과정 중에 실패한 프로젝트에 참여했던 멤버들의 역량에 대해 공격적인 목소리가 나올 수 있어 차후 신규 혁신 프로젝트에 대한 거부감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연구는 실패한 프로젝트에 대해 기업 내에서 ‘Normalizing’ 방식과 ‘Analyzing’ 방식을 활용했을 경우 향후 혁신 프로젝트의 성공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 살펴봤다. 더불어 이 연구는 기업의 문화가 비판적 토론 방식에 어느 정도 관용적인가에 따라 위의 관계가 달라질 수 있음을 확인하고자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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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을 발견했나?

이 연구는 미국의 제조업 기반 상장 회사 총 108개를 기반으로 2007년과 2009년, 총 2년에 걸쳐 연구를 진행했다. 이 기업들의 평균 종업원 수는 4200여 명이었으며 38년의 기업 역사를 자랑했다. 그리고 매출 평균은 연간 9500억여 원이었다. 향후 프로젝트의 혁신성은 제품의 타사 제품 대비 경쟁 우위성 및 차별성으로 확인했다. 그리고 ‘Normalizing’ 방식은 기업이 얼마만큼 프로젝트 실패에 대해 관용적인가로 확인했으며, ‘Analyzing’ 방식은 기업이 체계적으로 실패에 대한 분석을 통해 경험을 지식으로 전환하는가로 측정했다. 마지막으로, 기업의 문화 중 비판적 토론 방식에 대한 용이성을 확인했다.

이를 통해 연구진은 다음과 같은 결과를 확인할 수 있었다. 첫째, 프로젝트 실패에 대해 체계적인 분석이 없었던 기업들은 향후 혁신성 측면에서 아무런 발전이 없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둘째, 실패에 대한 분석을 통해 실패의 경험을 더욱 적극적인 배움으로 활용한 기업들은 향후 프로젝트에서 높은 혁신성을 보임이 확인됐다. 마지막으로, 상호비판적 토론이 용이하고 익숙한 기업일수록 ‘Analyzing’ 방식이 향후 혁신성에 더욱 강력한 효과를 내는 것으로 조사됐다.

연구 결과가 어떤 교훈을 주는가?

위의 연구 결과를 종합하면 배움은 경험을 통해서 이뤄지고, 이 경험들은 향후 발전에 도움이 된다는, 우리가 지극히 단순하게 받아들이는 이 가정이 잘못됐을 수 있다. 이 연구는 실패에 대한 체계적인 분석 없이 새로운 도전만을 지속하는 것은 향후 혁신 성과에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줬다.

다시 말하면, 실패의 경험은 자동적으로 배움으로 이어지지 않는다. 실패의 경험에 대해 적극적인 분석이 있어야만 향후 발전에 도움이 된다는 것이다. 실패를 숨기려고 하고 실패를 단순히 값진 경험으로만 여긴다면 실패는 향후 발전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이 연구 결과는 혁신을 추구하고자 하는 기존 기업들뿐만 아니라 새로운 기업을 일구고자 하는 창업가들에게도 큰 시사점을 준다고 하겠다. 하지만 기업 내 비판적 토론이 불편한 문화라면 실패에 대한 분석 방식은 큰 영향을 주지 않는다는 이 연구의 또 다른 결과는 관용적인 조직문화에 대한 중요성을 다시 한번 일깨워준다고 하겠다.


이종균 제임스메디슨대 경영학과 조교수 lee3ck@jmu.edu
필자는 미국 위스콘신대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영국 옥스퍼드대에서 MBA를, 미국 시러큐스대에서 박사(창업학) 학위를 각각 취득했다. 한국, 미국, 몽골, 키르기스스탄의 벤처 기업을 대상으로 경영 자문 및 여러 국가의 창업 진흥을 위한 정책 수립 자문을 수행했다. 한편 북한 탈주민 대상 창업 지원 프로그램의 자문 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주된 연구 분야는 창업 정책 및 환경, 사회적 기업형 창업 및 상호 참여형 창업이다.
  • 이종균 | 제임스메디슨대 경영학과 부교수

    필자는 미국 위스콘신대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영국 옥스퍼드대에서 MBA를, 미국 시러큐스대에서 박사(창업학) 학위를 각각 취득했다. 한국, 미국, 몽골, 키르키스스탄의 벤처기업을 대상으로 경영 자문 및 여러 국가의 창업 진흥을 위한 정책 수립 자문을 수행했다. 한편 북한 탈주민 대상 창업 지원 프로그램의 자문 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주된 연구 분야는 창업 정책 및 환경, 사회적 기업형 창업 및 상호 참여형 창업이다.
    lee3ck@jmu.ed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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