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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R4. 진성리더십 코칭

21세기 리더십의 새로운 문법 ‘진정성’
사명과 목적 의식으로 이끌어라

윤정구 | 262호 (2018년 12월 Issue 1)
Article at a Glance
‘진성리더십’은 자신의 맥락에 맞는 목적과 사명을 바탕으로 조직을 리드하는 방식을 뜻한다. 시대에 따라 유행하는 리더십 모델이 있지만 중요한 것은 리더 스스로 자신의 진정성을 이해하는 것이다. 그리고 리더에게 필수인 진정성을 갖기 위해 리더의 근원적 변화를 도와주는 사람이 바로 ‘진성 코치’다. 진성 코치는 시시각각 변하는 상황에 맞춰 새로운 코칭 방법을 제시하는 대신 리더가 스스로의 진정성을 찾고 이를 바탕으로 자신만의 길을 갈 수 있도록 돕는 역할을 한다.


빛을 전파하는 두 가지 방식이 있다.
하나는 촛불이 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초를 비출 수 있는 거울이 되는 것이다.
― Edith Warton



현대는 바야흐로 아포리아(aporia)의 시대다. 1 경영전략 분야에서는 현대의 상황을 부카(VUCA) 2 시대라고 묘사한다. 요즘 우리가 마주하는 환경은 사막여행 상황과 비슷하다. 사막에서는 잘 만들어진 지도가 있어도 유명무실한 경우가 많다. 밤이면 모래바람이 불어와서 지형을 시시각각으로 바꾸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우리는 목적지까지 길을 잃지 않고 가야 한다. 이런 상황에서는 지도보다는 나침반을 이용해 스스로 길을 찾아야 한다.

2010년 그린피크파트너스(Green Peak Partners)와 코넬대는 CEO가 될 가능성이 있는 임원들에 대한 의미 있는 연구를 발표했다. 3 이 연구는 포천 500대 기업에서 근무하고 있는 임원 72명을 대상으로 진행했다. 연구의 핵심 주제는 이들 중 CEO로 등극할 수 있는 임원이 누구인가였다. 연구 결과 일반 상식과는 달리 존경받는 회사의 CEO가 되기 위한 가장 중요한 요소는 임원들의 ‘자기 이해능력(Self-awareness)’이었다. 즉, 자기 자신의 정체성을 잘 알고 있는 사람이 CEO가 될 확률이 높았다. 정체성의 핵심은 자신이 어디에서 왔고, 지금은 어디에 서 있는지, 또 어떤 목적지를 향해서 가고 있는 사람인지를 이해하는 것이다. 정체성이 있다는 것은 사막 속에서 길을 잃어도 방향을 찾을 수 있는 자신만의 나침반이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결국, CEO들이 뛰어난 자기 이해 능력을 가졌다는 것은 자신만의 나침반을 가졌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21세기 리더십의 새로운 문법으로 떠오르고 있는 ‘진성리더십(Authentic Leadership)’은 나침반에 해당하는 목적과 사명을 기반으로 리더십 모형들을 재구성하려는 시도다. 아포리아의 상황에서 진성리더(Authentic Leader)란 자신의 사명을 바탕으로 자신과 구성원에게 권한을 이양해 이들과 함께 지금보다 더 나은 세상으로의 변화를 완성시키는 사람이다. 일례로, 2006년부터 2018년까지 펩시를 이끌며 골리앗 코카콜라를 이겨낸 인드라 누이(Indra Nooyi)의 경영전략도 모든 비즈니스 성과를 펩시가 존재하는 이유인 목적에 최적화하려는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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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성리더십의 개념은 시장 중심의 무한 경쟁 패러다임에 대한 반성에서 출발했다. 2000년대에 들어 기존 리더십 이론들이 리더의 화려한 언변이나 제스처, 스킬 등을 강조하는 방향으로 발전해서 경영자의 개인적 욕구를 채우는 수단으로 전락했다는 인식이 강해진 데 대한 반발이었다. 특히 미국의 거대 에너지 기업 엔론(Enron)의 파산이 진성리더십 발전에 불을 붙였다. 비윤리적 기업, 부패 리더십의 상징으로 여겨지는 엔론 사태는 리더들의 도덕적 해이, 탐욕과 오만, 진정성 없는 리더들이 글로벌 거대 조직을 순식간에 파산에 이르게 할 수 있음을 보여줬다. 이에 리더가 가진 진정성(Authenticity)과 윤리성(Ethicality) 등에 집중하는 진성리더십이 각광받기 시작했다.

진성리더십과 현존하는 다양한 리더십들의 결정적 차이는 이 나침반을 통해 누가 지도를 만드는지에서 갈린다. 진성리더십에서는 리더십 지도를 만들어 나갈 수 있는 권한을 리더십 맥락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리더 자신에게 넘겨줄 것을 요구한다. 4 진성리더십은 한마디로 ‘리더십의 민주화 선언’이다. 진성리더십에서 이야기하는 진정성(Authenticity)의 어원은 ‘Authorship’이다. 자신이 처한 맥락에서 어떤 리더십을 발휘할 것인지에 대해 스스로가 작가가 돼 대본을 스스로 쓰고 이 대본의 주인공이 돼 변화를 달성할 때 참 리더로서 진성리더십은 발현된다. 지금까지 조직이나 사회에서 리더십으로 족적을 남긴 모든 사람은 자신의 목적과 맥락에 맞는 자신의 리더십을 스스로 디자인하고, 이를 통해 변화를 성공시켜 자신의 리더십의 진정성을 검증한 사람들이다.

진성리더십과는 반대되는 리더십을 필자는 ‘유사리더’라고 부른다. 유사리더는 자신이 리더십 스타일을 만들기보다는 남들이 써준 리더십 대본으로 연기하는 리더들이다. 유사리더는 성공한 리더들이 만들어 놓은 옷을 입고 마치 자신의 옷인 것처럼 연기한다. 성공에 대한 열망에 취해 맥락에 맞지 않는 옷을 입고 리더십을 행사하니 리더의 영향력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다. 영향력이 작동하지 않으면 유사리더는 곧바로 다른 리더십으로 옷을 바꿔 입는다. 결국 수도 없이 유행의 첨단을 달리는 옷을 바꿔 입지만 한번도 제대로 된 리더십 영향력을 발휘하지 못한다. 제대로 된 영향력이 발휘되지 못하니 리더의 존재 이유인 ‘변화’도 만들어내지 못한다. 유사리더들은 리더십에 관한 한 자신을 벌거숭이 임금님으로 만든다. 진성리더십은 이런 유행의 첨단을 따라 연기하는 리더십을 벗어던지고 자신의 본질과 정체성을 반영할 수 있는 리더십 스타일을 디자인하고 실험할 수 있는 권한을 리더 자신에게 넘겨줘야 한다는 선언이다.

자신의 맥락에 맞는 리더십 스타일에 대한 답은 본인이 가지고 있다. 하지만 다수의 리더는 한 번도 자신의 맥락에 맞는 리더십 스타일을 디자인해본 적이 없다. 코칭과 멘토링이 개입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코치나 멘토는 진성리더가 자신의 맥락에 맞는 자신의 리더십 스타일을 디자인해 이것으로 변화를 완성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학습 도반이다. 이런 점에서 진성리더십 코칭은 기존 코칭과는 다른 대안코칭(Alternative coaching)이다. 진성리더십 코칭을 대안코칭이라고 칭하는 이유는 코치가 삶의 모든 문제를 다루기보다는 리더를 진성리더로 태어나게 하는 구체적 사명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유사코치와 진성코치
진정성(Authenticity)의 정의는 ‘자신에게 진실함(True to oneself)’이다. 5 진실함은 코치로서 자신에게 하는 이야기와 클라이언트에게 하는 이야기가 일치하는 상태인 온전성을 말한다. 진성코치에게는 무엇보다 온전성(integrity)이 요구된다. 많은 사람이 integrity를 정직과 성실로 번역하는데 사실은 자신의 내면과 외면이 통합돼 있어서 진실인 상태를 온전성이라고 한다. 이런 온전성의 상태가 유지된다면 정직하고 성실한 것은 자연스럽게 따라온다. 이 온전성의 기반이 없을 때 정직과 성실은 연기의 대상이 된다.

사람들은 내외면적 자아에 대한 이야기가 서로 어긋날 때 이 분절을 감추기 위해 연기를 시작한다. 코치가 연기한다면 이 사람이 아무리 유능한 코치라 하더라도 유사코치다. 진성코치가 된다는 것은 자기 자신도 온전성을 토대로 진정성이 구현되는 삶에 매진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목적이 이끄는 삶을 세우고 이 목적이 주도하는 변화를 완성하기 위해 내면과 끊임없이 대화한다는 것을 가정한다. 자신의 변화를 이끌어낸 진정성 있는 삶에 대한 몰입이 없는 사람들이 남들을 진성리더로 성장시키는 것을 도와준다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다. 불가능한 일임에도 이 일을 한다는 것은 그런 스토리가 있는 것처럼 연기하고 있다는 것이다.

질문과 피드백을 제공해주는 스킬에서는 누구에게 뒤지지 않는 유능한 코치도 진정성 있는 자신만의 삶의 스토리로 자신의 변화를 이끌어내지 못한다면 유사코치일 뿐이다. 결국 자신을 위한 코치 역할도 못해가면서 스킬로 그럴듯하게 포장해 다른 사람에게 코치임을 연기하며 살았던 것이다. 코치라면 “본인이라면 본인에게 진심으로 코칭을 받고 싶을 것인지”에 대한 질문의 끈을 놓지 말아야 할 것이다.

진성리더십 코치가 되기 위해 코치들은 자신이 먼저 진성리더로 태어나는 법을 배운다. 또한 이들은 코칭에서 요구되는 변혁적 질문이나 건설적 피드백을 넘어서서 리더로서의 정체성, 자기 인식, 자기 규제, 관계적 투명성, 균형 정보 처리, 긍휼감, 맥락 분석이라는 정해진 툴에 대한 훈련이 요구된다.

DBR mini box 진성코칭 사례

진성코치는 클라이언트가 자신의 정신모형 Ⅰ의 낡은 가정 속에 갇혀서 살고 있다는 것을 인정하고 정신모형 Ⅰ의 낡은 가정을 해체하고 새로운 가정으로 대체하게 도와준다. 낡은 가정들이 연합해서 변화를 거부하는 행동을 방어적 기제라고 칭하는데 이 방어기제들을 수정해나가는 것을 도와준다.

A는 회사 내에서 여성 핵심 인재풀에 포함됐다. 회사는 A를 성장시켜서 회사의 임원으로까지 만든다는 생각을 갖고 있었다. 회사에서는 역량 개발을 위해 A를 남성 핵심 인재와 같이하는 다양한 팀 프로젝트에 참여시켰다. 문제는 A가 프로젝트를 잘해나가도 항상 마무리할 시점이 되면 알 수 없는 이유로 적극적으로 참여하지 않고 한발 물러서는 데서 불거졌다. 회사에서는 A를 면담해도 그냥 다음에는 열심히 해보겠다고 이야기하지만 비슷한 일이 반복됐다. 회사는 A를 위해 코치를 연결해주었다.

코치는 면담을 통해 이 여성이 남성들과 같이 섞여서 프로젝트를 진행하면 자신과 친한 여성 동료들에게 시기와 질투를 받을 수 있을지 모른다고 생각하는 숨겨진 가정을 찾아냈다. 이 숨겨진 가정이 잘못이라는 것을 각성시키고 정신모형에서 해체하는 작업을 공동으로 진행했다. 성공적으로 해체가 돼 이 여성은 회사의 핵심 임원으로 승진했다.

리더가 구성원들에게 미칠 수 있는 영향력의 최대치는 구성원들이 자신의 정신모형 Ⅰ을 지키려는 방어기제 i 를 포기하고 정신모형 Ⅰ의 감옥에서 뛰쳐나와 정신모형 Ⅱ를 마련해 진성리더로의 여정을 시작할 수 있게 도와주는 것이다. 진성코치는 클라이언트가 진성리더로 성장하는 데 무궁무진한 사회적 자본이 되어줌으로써 둘은 ‘일’을 넘어서 ‘운명’을 공유하는 관계로 묶이게 된다. ii

진성코칭의 핵심, ‘관계 맺음’
코치가 클라이언트와 맺는 관계 맺음은 소위 라포르(rapport, 관계)로 일컬어진다. 좋은 라포르를 만드는 것은 코칭에서의 중요한 주제다. 라포르가 형성돼야 코치와 클라이언트 간 심리적 안정지대가 만들어져 이 안정지대 내에서 실수와 실패가 전제된 행동 변화에 대한 실험이 이뤄질 수 있다. 라포르는 심리적 안정지대를 만드는 울타리다. 라포르를 만드는 데 실패해 클라이언트가 코치를 신뢰하지 않는다면 자신의 방어기제를 해체하고 학습을 위해 심리적 안정지대에 뛰어드는 실험에 동참할 리가 없다.

라포르를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아마도 코치의 진정성에 대한 명성일 것이다. 아무리 뛰어난 코칭 스킬로 중무장하고 있다 하더라도 코치가 사명의 스토리에 대해서 믿음을 갖지 않고 있다는 것을 안다면 라포르가 작동할 리가 없다. 이런 코치들은 겉만 화려한 유사코치인 것이고 이들의 생존방식은 구성원들을 대상으로 한 화려한 연기술이다. 이런 점에서 스콧 팩(Scott Peck)이 정신치료사로서 쓴 『아직도 가야 할 길』의 6 자전적 고백은 진성코칭을 염원하는 사람들에게 라포르의 심리적 울타리를 어떻게 만들어야 하는지를 알려준다. 스콧 펙은 적어도 성공적으로 영혼의 상처를 치유하려면 코치나 상담사가 환자의 고통을 객관적으로 관조해가며 충고하는 자세를 넘어서서 환자와 고통을 같이 체험하고 고통을 같이 극복하는 변혁적 과정을 거칠 수 있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스콧 팩에 따르면 100명의 환자를 고쳤다는 것은 100명의 고통을 똑같이 체험하고, 똑같이 극복한 100번의 자기 변혁 과정을 넘었다는 것이다.

정신 치료는 인간적인 참여요, 투쟁이다. 그것은 치료자가 환자의 성장을 도와주기 위해 기꺼이 자신의 몸을 희생해 감정적인 관계에 뛰어드는 것을 말한다. 환자와 같이 투쟁해 나가고자 하는 의욕과 용기가 없다면 가능한 일이 아니다. 한마디로 성공적이고 의미 있는 정신 치료의 근본적인 요소는 사랑이다. (p.253) 만약 치료자가 환자를 순수하게 사랑할 수 없다면 순수한 치유는 불가능하다. 아무리 경력이 훌륭하고 숙련된 치료자일지라도 사랑을 통해서 환자에게 자신을 확대할 수 없다면 어떠한 치료도 성공할 수 없을 것이다. 반대로 화려한 경력도 없고 훈련도 충분히 못 받은 평범한 사람일지라도 사랑할 줄 아는 능력이 있다면 아주 유명한 치료자와 똑같은 성과를 거둘 것이다. (p. 255)


스콧 팩이 언급하는 사랑은 사랑의 가장 깊은 형태인 ‘긍휼감(compassion)’을 이야기한다. 긍휼감이란 상대의 고통을 내 고통으로 내재화해가며 행동으로 같이 풀어나가려는 성향이다. 7 긍휼감이 없는 공감(empathy)이나 위로(sympathy)는 연기로 끝날 수 있다. 상대의 정서를 이해하는 능력인 공감은 상대의 맥락 속에 내가 벌거벗은 상태로 뛰어들 수 있을 때 얻어진다. 코치에게는 상대의 이야기를 들어주고 이들의 고통을 인지적이고 심정적으로 이해하는 공감(empathy) 능력도 보여야 하고, 이들의 아픔에 손을 잡아주는 위로(sympathy)도 기본적 임무로 수행해내야 하지만 여기에서 머문다면 유능한 코치는 될 수 있어도 진성코치가 되지는 못한다. 라포르를 통해 만들어지는 심리적 안정 공간은 코치의 긍휼감이 클라이언트 가슴에 전달됐을 때 만들어진다.

진성코치는 코치로서 진정성 있는 삶을 얼마나 잘 실현하고 사는 사람인지에 대한 명성과 공감과 위안을 넘어 긍휼감을 기반으로 라포르를 형성한다. 실제로 코치들이 라포르를 어떻게 만들어내는지를 관찰해온 로저스(Rogers)는 비결을 한결같음(congruence)라고 표현한다. 코치들에게 한결같음이란 꾸밈이 없고, 잘난 체하지 않고, 겉치레가 없고, 자신에 대해 진실함을 의미한다. 8 잠재적 진성리더가 가진 성장의 고통을 공유하고 이를 통해 자신과 상대를 같이 성장시키려는 열망과 희생이 없다면 둘 간의 신뢰관계는 깨지기 쉬운 그릇에 불과할 뿐이다. 상대와 내가 고통을 같이 직면하고, 체험하고, 고통을 같이 이겨나감을 통해 성장에 대한 운명을 공유하는 도반의 삶을 살겠다는 메시지가 라포르의 기반이다.

행동을 지지하는 가정
일반 코치들은 클라이언트의 행동과 태도를 고치려고 노력하지만 진성코치들은 행동의 뿌리가 되는 가정에 초점을 맞춘다. 클라이언트들은 코칭 세션이 진행되는 동안에는 행동이 성공적으로 고쳐졌다고 생각했는데 코칭 세션이 끝난 후에는 다시 옛날로 돌아왔다고 고백한다. 소위 행동에 초점을 둔 코칭을 할 때 생기는 행동 수정의 요요 현상이다. 이런 요요 현상이 왜 생기는지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행동의 뿌리들에 해당되는 가정들의 집합체인 정신모형에 대한 이해가 필수적이다.

진성코치들은 정신모형(Mental Model)이라는 세상을 이해하는 인지적 지도에 초점을 맞춘다. 9 사람들이 잘못된 행동을 한다거나 잘못된 태도를 보이는 것은 행동이나 태도 자체에 문제가 있는 것이라기보다는 정신모형이라는 인지적 지도 속의 잘못된 가정이 현상을 잘못 이해하게 하고 있기 때문이다. 잘못된 가정으로 세상에 대한 잘못된 이해에 이를 경우 이 이해에 근거한 행동이나 태도는 의도한 결과를 산출하지 못한다.

실수나 실패, 문제가 되는 행동이나 태도 등의 근본적 원인은 이 정신모형이 제시하는 가정이 잘못돼 있기 때문이다. 결국 코칭을 통해서 교정해야 할 것은 행동이지만 이 행동의 뿌리가 되는 잘못된 가정이 이 행동을 엉뚱하게 강화한다는 것을 이해해야 한다. 가정이 잘못됐다는 것을 인지하고 이것을 고쳐나가지 못한다면 수정된 행동은 코칭 세션이 끝나자마자 옛날 행동을 다시 불러낸다. 코칭이 끝나 만족도에서는 높은 점수를 얻었지만 행동을 변화시키는 효과적 코칭으로 끝나지 못하는 것은 잘못된 행동의 뿌리인 정신모형 속의 잘못된 가정을 기각하지 않고 행동 자체에 초점을 맞췄기 때문이다. 진성코치는 행동 자체를 교정하는 것을 넘어서서 이 행동을 지지하는 정신모형 속 가정을 찾아 내서 이 가정을 다시 기각하는 체험을 제공해주는 방식으로 행동을 수정하도록 도와줄 것이다.

정신모형은 체험을 기반으로 뇌 시냅스의 관계망에 새긴 인지적 지도다. 정신모형은 다시 정신모형 Ⅰ과 정신모형 Ⅱ로 나눠진다. 정신모형 Ⅰ은 과거의 경험을 통해 현재를 인식하고 이해하는 지도이고, 정신모형 Ⅱ는 미래를 상상해서 만든 미래 지도다. 정신모형 Ⅰ은 지금까지 어떤 방식으로 사는 것이 단기적 목표에 도달하는 데 가장 효과적인 길인지에 대한 노하우를 가르쳐준다. 반면 정신모형 Ⅱ는 목표를 달성하고 도달해야 하는 목적지를 보여준다. 이 목적지는 삶의 존재 이유에 대한 답이다. 결국 정신모형 Ⅱ의 핵심은 삶에 대한 노 와이(Know Why)다. 리더에게 정신모형 Ⅰ과 Ⅱ는 자신의 리더십 모형이다.

진성코치들이 일반 리더를 진성리더로 변화시킬 수 있는 것은 리더가 자신의 맥락에 맞는 정신모형 Ⅰ과 정신모형 Ⅱ를 갖도록 도와주기 때문이다. 진성코치는 리더의 정신모형 Ⅰ 속에 잘못된 가정을 찾아서 이것을 탈학습해 정신모형 Ⅰ을 현실에 맞게 업데이트하는 일을 돕는다. 또한 자신의 존재 이유인 삶의 목적을 찾아 나서는 것에 도움을 줘 이를 기반으로 정신모형 Ⅱ 지도를 만드는 것도 도와준다. 진성리더십 코치는 일반 리더가 정신모형 Ⅰ과 정신모형 Ⅱ를 디자인해 자신의 리더십 모형을 찾고 만들어나가는 일에 학습 도반이 된다.

정신모형 Ⅰ의 지도가 작동하는 방식은 내비게이션과 비슷하다. 우리가 설사 얼마 전에 지금 가지고 있는 내비게이션을 완벽하게 업데이트해놓았다 하더라도 세상이 변하면 다시 업데이트해야 한다. 업데이트를 게을리하다 보면 내비게이션을 통해 세상을 보는 가정과 현실이 맞아떨어지지 않아서 실수가 축적되고 결국 삶은 실패로 끝난다. 과거의 성공 경험에 의해서 그려진 정신모형 Ⅰ에 의존해서 이미 변화한 현재를 살아갈 때 실패를 할 수밖에 없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정신모형 Ⅰ을 통해 업데이트해야 하는 것은 행동이 아니라 행동이 뿌리를 내리고 있는 낡은 가정 체계들이다. 이 가정을 변화시키지 않고 행동을 교정할 수 있는 방법은 없다.

정신모형 Ⅰ의 지도가 내비게이션과 비슷하다면 정신모형 Ⅱ의 지도는 나침반과 비슷한 역할을 한다. 미래로의 여행은 사막 속에서 길을 찾는 과정과 유사하다. 사막의 지형은 항상 바뀌기 때문에 나침반을 기반으로 자신이 지도를 만들어나가야 한다. 나침반이 없다면 새로운 지도를 만들 방법도 없다. 불확실성과 애매모호함과 모든 위험이 도사리고 있는 환경이 미래로의 여행에서 직면하는 환경과 비슷하다. 이런 환경에서도 진성코치는 리더들이 길을 잃지 않고 자신의 진북(true north)을 찾아 목적지까지 도달할 수 있도록 지도를 새롭게 만드는 법을 가르쳐야 한다. 정신모형 Ⅱ는 미래로의 진북 여행을 위해 자신의 나침반을 가지고 스스로가 만든 지도를 지칭한다. 과거는 누구나 살았던 경험이 있기 때문에 정신모형 Ⅰ은 모두가 가지고 있다. 하지만 정신모형 Ⅱ의 지도는 자기 미래의 삶을 주체적으로 선택해서 현재를 체험적으로 재구성할 수 있는 사람들만 가지고 있다. 한때 에너지 기업의 총아로 각광받았던 엔론의 레이 회장, 통신시장의 황제로 이름을 떨쳤던 월드콤의 에버스 회장, 미국 5대 회계 법인이었던 아서앤더슨의 대표 파트너들, 대한민국의 미스터피자 정우현 회장, 남양유업의 홍원식 회장, 대한항공의 조양호 회장, 한국미래기술의 양진호 회장 등의 공통점은 모두 능력은 출중했는지 몰라도 자신의 진북을 잃은 사람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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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성코치의 대명사 소크라테스
인류 역사상 존재했던 최초이자 최고의 코치이자 멘토는 소크라테스다. 소크라테스는 지금처럼 빔프로젝터나 파워포인트도 없는 시절에 노예들에게 대화법으로 피타고라스 정리를 가르쳤다. 또한 소크라테스는 플라톤이라는 걸출한 철학자를 길러냈다. 소크라테스는 기이한 외모에 비해 누구보다도 맑은 심성을 가진 인물로 알려져 있다. 10 끊임없는 성찰을 통해 아테네 시민의 정직하고 올바른 심성을 개발하는 것을 그의 소명으로 여겼다. 아테네의 거리에서 젊은이들을 상대로 ‘사람을 행복하게 만드는 것은 무엇인가?’ ‘착하다는 것은 무엇인가?’ ‘용기란 무엇인가?’ 등에 대해 묻고 답했다. 소크라테스는 “너 자신을 알라”라는 언명으로 진성리더십의 자아인식과 성찰을 강조했다. 또한 그가 제자들과의 대화를 통해서 나눈 내용들은 대부분 해당 주제의 실천에 관한 것들이 많았다는 점에서 누구보다도 진성코치로서의 자기 규제를 실천한 사람이었다. 소크라테스는 BC 400년경에 불경죄로 기소당해 “악법도 법이다”라는 명언을 남기고 독배를 마셨다. 그를 기소한 죄는 ‘젊은이들을 타락시키고, 도시가 숭배하는 신들을 무시했으며, 새로운 종교를 설파하고 다녔다’는 것이었다. 당시 공포정치꾼들에게는 죄가 됐는지 모르지만 역사적 관점에서 보면 소크라테스는 정신모형 Ⅰ에 갇혀 사는 노예들에게 잘못된 가정을 탈학습함으로 이들도 학습이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준 유능한 코치였고 정신모형 Ⅱ의 개혁을 통해 젊은이들에게 새로운 세상을 보여준 위대한 멘토였다고 할 수 있다.

소크라테스의 코칭 기법은 산파술에서 파생했다. 산파술은 상대가 제출한 논조에 대해 질문을 거듭함으로써 상대가 근거로 삼는 가정을 다시 점검하고 이를 통해 개념을 정확하게 다시 규정하고 상대가 의식하지 못했던 더 깊은 원리를 깨닫게 도와주는 기법이다. 소크라테스 대화법이 겨냥하는 것은 정신모형 속에 들어 있는 잘못된 가정들이다. 소크라테스는 이 과정에서 상대를 임산부이라고 생각했고 코치는 산파라고 생각했다. 아기는 임산부가 가지고 있고 산파가 아기를 낳을 수는 없다. 임산부가 아기를 낳은 과정은 그 자체로 고통스러우므로 산파는 임산부가 고통 없이 아기를 낳을 수 있도록 임산부를 정서적으로 지지하고, 공감하고, 호기심과 경이로움으로 격려해야 한다. 이것이 건설적 피드백이다. 또한 산파는 임산부가 아기를 스스로 낳을 수 있도록 지적으로 자극할 수 있어야 한다. 태어난 아기는 임산부가 자신의 힘으로 깨우친 새로운 가정을 의미한다. 지적으로 자극하기 위해서 산파는 질문을 통해 상대의 주장의 가정이 무엇인지, 이 주장을 통해서 어떤 가정을 실현하려고 노력하는지, 가정에 대한 추론은 잘못된 점이 없는지, 가정 때문에 발견하지 못했던 함축적 의미가 있는지, 사용하는 개념의 정의는 어떤 가정에서 도출된 것인지 등을 질문한다. 이 모든 질문이 겨냥하고 있는 것은 상대가 인지하지 못하고 있는 잘못된 가정이다. 소크라테스에게는 자신의 행위와 말의 기반이 되는 가정이 잘못됐다는 것을 깨닫는 것이 자신에 대해서 아는 것이다.

코칭 컨설팅 기업 가트너(Gartner)는 효과적인 코칭 기법을 알아보기 위해 직원과 관리자 7300명과 300여 명의 HR 담당자를 조사했다. 11 여기서 밝혀진 코칭 유형은 자신의 지식과 경험을 바탕으로 가르치는 ‘교사형 코치’, 직원의 성장을 항상 지켜보고 끝없이 코칭하려고 노력하고 다양한 기술적 피드백을 제시하는 ‘상시접속형 코치’, 자신의 전문영역에서는 코칭을 제공하지만 전문영역이 아닌 경우는 다른 전문가들을 연결해주는 ‘연결형 코치’, 긍정적 피드백을 주고 스스로 성장하게 하는 ‘치어리더형 코치’ 등이었다. 이 중에서 가장 효과적인 코치는 연결형 코치였다. 가장 효과적이지 못한 코치는 상시접속형 코치로 이들의 코칭은 성과에 역효과를 냈다. 너무 많은 피드백을 직원들이 소화해내지도 못했고, 실제 필요한 코칭이 아닌 것에 시간을 많이 쓰는 경향이 있었으며, 코칭에 집중하는 과정에서 충분히 알지 못하는 기술을 즉흥적으로 가르친 것이 문제였다. 한마디로 이들은 헬리콥터 부모처럼 코칭에 부정적 효과를 냈다.

이들은 연구를 통해서 코칭에 쓴 시간과 직원의 성과와는 전혀 상관이 없다는 점을 밝혀냈다. 연결형 코치가 효과적이었던 이유는 소크라테스가 산파술이라는 코칭 기법을 통해 이루려 했던 것처럼 ‘자신이 자신에 대해서 잘 모르고 있다는 사실’을 깨닫고 있었기 때문이다. 진성코치는 자신이 가지고 있는 가정의 해체를 통해 자신이 알고 있다고 생각한 것을 스스로 철회하도록 만드는 사람들이다.

결론
『Psychologist』라는 저널에 Page와 Haan이 코칭이 정말 효과가 있는지를 그간 발표된 논문과 자신들이 수집한 자료를 이용해 분석한 결과를 내놓았다. 12 이들은 코칭이 많은 사람에게 유행처럼 번져 외견상으로는 코칭의 르네상스에 도달한 것처럼 보이나 사실 잘못된 코칭으로 인해 이런 붐은 버블로 사라질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이들은 대안이 될 만한 다른 방법과 비교한 연구 결과들이 없어서 코칭이 정말 다른 기법보다 더 효과적인지는 이야기할 수 없어도 지금까지 행해졌던 코칭 디자인에 이용되는 여러 요인 중 어떤 요인이 코칭 효과성을 신장시켜주는지에 대해서는 이야기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첫째, 효과적 코칭을 결정해주는 가장 큰 변수는 코칭을 받는 사람과 코치와의 관계인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이 관계가 단지 좋은 라포르만을 염두에 두고 발전된 것이면 코칭은 실패할 가능성이 높은 반면 이 좋은 관계가 코칭의 목적인 변화를 성취할 수 있다면 코칭은 성공적인 것으로 본다. 변화가 아니라 라포르 자체가 목적이 되면 코칭은 실패한다는 것이다. 둘째, 코칭에 GLOW 모형 등 코치마다 검증됐다고 주장하는 모형들이 많은데 이 검증된 모형들을 비교했을 때 효과성에 차이가 없었다. 효과적 모형이 존재한다기보다는 코칭의 본질인 잘못된 가정을 해체시키고 더 나은 가정을 장착시키기 위해 잘 질문하고 잘 피드백해 준다면 모형은 크게 문제가 되지 않았다. 셋째, 코칭의 효과성이 잘못된 가정을 해체해서 실제로 행동과 태도의 변화에 성공하는 것이라면 이 변화를 결정해주는 가장 핵심적인 매개변수는 자기효능감이었다는 것이다. 자기효능감이란 어떤 일을 완벽하게 마무리할 수 있다는 자신에 대한 믿음을 이야기한다. 이 자기효능감이 키워지지 않는 코칭은 그냥 코칭을 받을 때는 효과적인 것처럼 느껴지다 코치와의 관계가 끊어지면 그 효과성은 신기루처럼 사라진다. 하지만 자기효능감을 키워준 코칭은 그 효과성이 다른 영역에서도 유지됐다. 따라서 시간적 제약으로 변화를 직접 측정할 수 없다면 자기효능감에 대한 측정을 통해 효과성을 평가할 것을 제안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행동이 제대로 변화됐는지를 검증하기 위해서는 행동 자체의 일시적 변화가 아니라 행동이 뿌리를 두고 있는 가정의 변화에 대한 과학적 접근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진성코치가 아포리아 상태에서 클라이언트를 가이드하기 위해 착안해야 할 마지막 착안점은 학습의 주도성에 관한 문제다. 클라이언트가 가진 잘못된 가정에 대한 질문을 처음에는 코치가 하겠지만 마지막 단계에서는 클라이언트가 자신의 잘못된 가정들의 유효성에 대해서 스스로 질문하고 실수를 통해 고쳐나가게 하는 것이 핵심이다. 자신의 잘못된 가정에 대해 질문도 스스로하고, 검증을 위해 실험도 스스로 하고, 이에 대한 평가와 피드백도 스스로 해가면서 성인 학습자로서의 주도권을 회복해야 진성코칭은 제대로 종결된다. 자신만의 진북을 발견해 자신이 직접 미래를 항해할 수 있는 지도를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런 포괄적 학습과 변화이론의 입장에서 사용된다면 코칭이 효과적인 학습방법으로 살아남을 것이라고 본다. 하지만 이런 포괄적 이해 없이 그냥 질문 잘하고, 피드백 잘하고, 라포르 잘 만드는 기법으로 코칭을 이해하고 자신의 소유권을 주장하기 위해 코칭모형으로 포장하는 데 주력한다면 코칭은 결국 신기루처럼 사라질 것이다. 진성코치는 남들이 가르쳐 준, 몸에 맞지 않는 리더십 옷을 벗어버리고 자신에게 맞는 옷을 스스로가 만드는 법을 가르친다. 진성코칭을 통해 이들이 자신의 진북을 기반으로 지도를 만들고 이 지도에 따라 다시 걷고 달릴 수 있다는 자신감을 회복하지 못했다면 아무리 현란한 코칭 기법도 효과를 발휘할 수 없다.


필자소개 윤정구 이화여대 경영대 교수 jkyoon@ewha.ac.kr
필자는 이화여대 경영대학 인사/조직/전략 교수로 리더십과 조직 변화를 연구하고 있다. 대표 저서로 『100년 기업의 변화 경영』 『진성리더십』 『황금수도꼭지: 목적경영이 이끈 기적』 등이 있다. 현재 한국조직경영개발학회 회장이며 학회 산하 기관인 진성리더십 아카데미를 운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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