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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에서 배우는 리더십과 인생론

배우는 과정에서의 성취가 행복, 생각하고 학습하고 실천하라

김형철 | 205호 (2016년 7월 lssue 2)

Article at a Glance

철학은 콘셉트를 디자인하는 학문이다. 우리가 일상적으로 사용하는 개념을 정교화하고 엄밀하게 다루는 작업을 한다. 철학자들이 우리에게 전달하는 지혜는 반드시 곱씹어볼 필요가 있다. 어제 한 일을 오늘 반복하고, 전임자가 한 일을 생각 없이 따라 하기만 해서는 급변하는 비즈니스 환경에서 뒤처지고 말 것이다. 소크라테스가성찰하지 않는 삶은 살 가치가 없다고 말했던 이유다. 그리고 이러한 성찰은 실천으로 이어져야 한다.

특히 삶의 완성을 위해서는 아리스토텔레스와 니체의 말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 아리스토텔레스는평생 학습하는 삶과 이 과정에서의성취가 행복을 가져온다고 했다. ‘소유는 행복과 무관하다. 니체는어린아이의 단계가 지혜로운 삶의 단계라고 말했다. 과거를 잊기 위해서는 교훈을 먼저 얻어야 한다고도 했다. 한 개인이 고칠 수 있는 건자기 자신뿐이기에 자신에게 명령하고 실행하며 내면을 들여다보는 과정에서삶의 완성이 찾아온다는 것이다. 

 

옛날 옛적에 도사가 한 명 있었다. 어느 날 제자를 부른다. 그리고는 이렇게 말한다. “지금부터 내가 너에게 질문 하나를 하겠다. 그 질문에라고 답하면 너의 머리를 몽둥이로 후려치겠다. ‘아니요라고 답하면 역시 몽둥이로 후려치겠다. 아무 답변을 하지 않으면 역시 몽둥이로 후려치겠다.” , 이 도사는 왜 이런 식으로 제자에게 말했을까?

 

선문답에는 정답이 없다. 그냥 질문만 있을 뿐이다. 추정을 해본다면 이런 것이 아닐까? 지금 이 상황 속에서 한 가지 분명한 것이 있다. 그 제자는 이제 도사로부터 몽둥이를 맞을 것을 피할 길이 없다. 그렇다면 이 세상에서 살다보면 피하려야 피할 수 없는 것이 무엇일까? 바로 죽음이다. 이 죽음을 받아들이는 자세는 덤덤하게 그것을 인정하는 것이다. 인간사 모든 악행은 죽음에 대한 공포로부터 나온다. 죽지 않으려고 발버둥치는 데서 온갖 악행을 저지르는 것을 역사는 보여주고 있다.

 

“철학은 죽는 법을 배우는 학문이다.” 프랑스 철학자 몽테뉴가 한 말이다. 무슨 뜻일까? 자살사이트처럼 각종 자살방법을 가르치기라도 한다는 말인가? 천만의 말씀! ‘죽는다는 것이 무엇을 의미하는가를 깨우치는 것이 진정으로 살아가는 의미를 깨우치는 것과 같다는 것이다. 깨우친다는 것은 자신의행동을 바꾸는 생각을 하게 되는 것이다. 해골바가지 물을 마신 원효처럼! 깨우친다는 것은 이 세상을 새로운 방식으로 쳐다보는 눈을 가지게 되는 것이다. 고통과 쾌락의 윤회에서 벗어나고 삶과 죽음의 이분법에서 벗어나는 것이 바로 해탈하는 것이 아닌가?

 

죽음을 두려워하지 말라! 만약에 죽는 것이 있다가 없어지는 것이라서 두려운 것이라면 왜 탄생 이전에 없었던 상태에 대한 두려움은 없는 것인가? 탄생 이전을 두려워하지 않는다면 죽음 이후를 두려워할 이유도 없다. 스토아 철학자 에픽테투스의 말이다. 사실 삶을 가장 잘 이해하는 데 죽음에 대한 입장을 정리하는 것보다 더 현명한 것은 없다. 항상 어떤 개념을 제대로 이해했는지를 확인해보기 위해서는 그 반대가 무엇인지를 먼저 생각해야 한다.

 

역사상 가장 위대했던 철학자들의 질문과 사유, 그리고 그들 나름의 결론을 통해 리더십과 우리의’, 그 자체에 대해 논해보고자 한다.

 

철학에서 배우는 리더십

 

1) 비전을 제시하라. 플라톤

플라톤은 자신의 위대한 소크라테스를 억울한 모함을 씌워서 사형에 처한 아테네 시민들이 말하는 다수결의 민주주의가 잘못돼도 한참 잘못됐다고 생각했다. 플라톤에 따르면, 진리는 다수결에 의해서 결정되는 것이 아니라 철인왕의 지혜가 보여준다. 국가는 철인왕, 전사계급, 노동자계급으로 구성된다. 각 존재자는 지혜, 용기, 근면의 덕목을 갖고 있다. 정의는 이 모든 덕목이 종합적으로 실현된 것이다. 즉 각자가 자신의 몫을 해낼 때 이상적인 사회가 되는 것이다. 다음은 플라톤이 제시하는동굴의 우화. 많은 독자들이 고등학교 과정에서, 혹은 대학 교양 수업 등에서 접해봤을 만한 내용이다.

 

죄수들이 동굴에 갇혀 있다. 온 몸에 쇠사슬이 묶여 있다. 등 뒤에는 횃불이 있다. 그들이 볼 수 있는 거라곤 벽면에 어른거리는 자신들의 모습, 그림자밖에 없다. 그들은 오랫동안 그렇게 지내왔기 때문에 그림자가 존재하는 전부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한 죄수의 생각은 달랐다. “저 밖에 나가면 실제 세상이 존재할지도 몰라!” 틈을 봐서 탈출에 성공한다. 바깥세상에 나가는 순간, 이게 웬일인가! 눈부신 태양에 그만 눈이 거의 멀 지경이다.

 

, 이제 이 죄수는 두 가지 선택에 직면한다. 혼자 그 진리의 세상, 객관적 실재(實在)의 세상으로 탈출하는 것이다. 둘째, 다시 동굴로 돌아가서 동료죄수들을 설득해서 같이 탈출하는 것이다. 여러분이라면 어떤 선택을 하겠는가? 그 죄수는 다시 동굴로 돌아간다. 동료죄수들에게 자신이 본 것을 설명한다. “여보게들, 저 바깥세상에는 태양이 있고, 식물, 동물들이 있네! 저 실재의 세상으로 다 같이 나가세!” 동료들은 비웃는다. 동공이 작아져 동굴 안의 어둠에 적응하지 못해 비틀거리면서 설득하려는 모습이 가관이었기 때문이다.

 

 

플라톤이 설정한 캐릭터는 바로 철인왕(philosopers king)이다. 이제 역사에서 실제 있었던 일로 넘어가보자. 한 사람이 스페인 여왕을 찾아간다. 그리고는 신대륙을 발견하러 간다고 거금을 투자하라고 한다. 그런데 이 선장이 제시하는 프로젝트는 벌써 19년째 스폰서를 찾아 헤매고 있는 상태다. 여러분이 스페인 여왕이라면 여기저기서 퇴짜 놓은 이 프로젝트에 투자할 건가? 결국 투자유치에 성공한 선장은 항해에 나선다. 사실지구가 둥글다는 사실은 그 이전에도 많은 사람들이 주장했고 일부는 이를 믿고 있었다. 그러나 실제로 실천에 옮긴 최초의 인물은 이 괴짜 탐험가 콜럼버스뿐이다.

 

하지만 배가 가도 가도 신대륙은 나타나지 않는다. 초조해진 선원들이 선상반란을 일으킨다. “지금 당장 배를 돌리지 않으면 죽이겠다!” 이 협박에 콜럼버스는이틀만 시간을 달라고 말한다. 그리고는 선장실로 돌아와서 속삭인다. ‘나도

한 번도 안 가본 길인데….’ 이틀 뒤 기적적으로 아메리카 대륙은 나타난다. 그 뒤 투자결정을 내린 스페인의 이사벨라 여왕과 콜럼버스는 돈방석에 앉는다.

 

조직의 리더도 이와 같은 처지가 아닐까 한다. 플라톤의동굴의 우화에서처럼 비전을 제시해야 한다. 그러나 콜럼버스처럼 자신도 한 번도 가보지 않은 길을 같이 가자고 해야 한다. 이데아의 세계를 비전으로 삼아 죄수들을 설득해야 하는 그 철인왕과 같은 자세를 가져야 한다. 조직원들은그런 건 안 된다’ ‘불가능하다’ ‘지금 그렇게 말하는 당신의 모습이 우스꽝스럽다고 얘기할 수 있다. 조직의 리더, 기업의 리더, 글로벌 경쟁의실재를 보고혁신의 아메리카 대륙을 믿는 CEO는 플라톤의 철인왕처럼, 미치광이 소리를 듣던 콜럼버스처럼 사는 게 숙명일지도 모른다. 아니, 그렇게 살아야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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