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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의 학습법

농부도 공부해야 채소가 잘 자란다 현장·사람·생각·책 4륜 구동형 CEO가 돼라

김성회 | 181호 (2015년 7월 Issue 2)

Article at a Glance

 

 

DISC 행동유형에 따라 다르게 나타나는 학습 방식

1) Dominance(주도형): 행동하는 지성. 강한 실행력이 장점. 실제 현장에서 부딪혀 가며 지식과 경험 축적. 대표 인물은 고() 정주영 현대그룹 창업주. 아랫사람에게도 배우려는 열린 자세 필요.

2) Influence(사교형): 사람을 통해 학습. 전문가, 멘토, 세미나 등을 통해 지혜를 구함. 대표 인물은 제록스 전 회장 앤 멀케이. 남들의 생각을 모방하는 데서 벗어나 자신만의 주관 확립 필요.

3) Steadiness(안정형): 스스로의 마음의 거울에 자신을 비추는 고독한 성찰, 명상과 자기 수양을 통한 학습. 대표 인물은 투자의 귀재 워런 버핏 버크셔해서웨이 회장. 의사결정 속도를 높이기 위해 현장 중심의 체크리스트 적극 활용 필요.

4) Conscientiousness(신중형): 자료 수집과 분석을 통해 결론 도출. 대표 인물은 미국의 억만장자 자선사업가 엘리 브로드. 무수한 데이터를 맥락화·조직화해 의미 있는 통찰을 이끌어내려는 역량 필요.

 

 

중국 후한(後漢) , ((() 삼국이 서로 대립하고 있을 당시 오나라 손권의 부하 중 여몽(呂蒙)이라는 장수가 있었다. 그는 전장에서 공을 많이 세워 장군까지 올랐지만 무식했다. 그는 학문을 깨우치라는 손권의 충고를 듣고 전장에서도 열심히 공부했다. 얼마 후 손권의 부하 중 뛰어난 학식을 가진 노숙이 여몽을 찾아갔다. 노숙은 여몽과 이야기를 나누는 사이 그가 옛날과 달리 매우 박식해져 있음을 깨달았다. 깜짝 놀란 노숙에게 여몽은선비는 헤어진 지 삼일이 지나면 눈을 비비고 다시 볼 정도로 달라져 있어야 하는 법입니다라고 말했다. 괄목상대(刮目相對)란 고사성어가 생겨난 유래다. 눈을 비비고 상대를 대한다는 뜻으로, 남의 학식이나 재주가 놀랍도록 부쩍 향상됐다는 의미다.

 

올해 초 개봉한 영화킹스맨을 보면나의 경쟁자는 라이벌이 아니라 어제의 나란 대사가 나온다. 성공한 리더들의 비밀은 바로어제의 나를 경쟁자로 삼아 달라지고자 하는 점이다. “이 나이에 무슨…” “내가 누군데…” 같은 화석화된 사고방식에서 벗어나 부단히 학습하려는 태도야말로 이들을 성공으로 이끄는 원동력이다. 성공한 리더들은 깊이 파고드는 책 공부든, 관찰을 통한 세상 공부든, 성찰을 통한 마음 공부든 학습을 멈추지 않는다. 본 글에서는 삶을 풍요롭게 하는 공부란 무엇이며, 구체적 효용은 무엇인지, 실제로 리더들은 어떻게 공부하고 있는지를 살펴보고자 한다.

 

리더들의 공부 유형

 

리더의 공통 유전자는 배우려는 태도다. 단적으로 그들 대부분은 보통 사람보다 독서량이 많다. CEO의 사무실에 가면 빠지지 않고 있는 게 책장이다. 서가에 꽂혀 있는 책들이 단순 장식용인지, 혹은 실제 리더가 활용하는 지혜의 보고인지를 쉽게 알 수 있는 방법이 있다. 필자의 경험에 비춰보면, 후자의 경우는 대개 책장뿐 아니라 책상 위에도 최근 신간들이 늘 서너 권씩 쌓여 있다. 샐러리맨 출신으로 대기업 CEO 자리에까지 오른 J 사장은 자신의 성공 비결을십일조의 법칙으로 설명한다. “평사원 시절부터 월급의 10%, 하루 시간의 10%는 자기계발을 위해 썼습니다. 하루 두 시간, 매주 한 권, 한 달에 4, 1년에 50권씩 읽으며 20년을 지내다보니 사장이 되더군요.” 그렇다면 리더들은 어떤 방법을 통해 공부에 임하고 있을까? 미국 컬럼비아대 심리학과 교수인 윌리엄 마스톤(William M. Marston)이 개발한 ‘DISC(Dominance, Influence, Steadiness, Conscientiousness)’ 행동유형 모델에 따라 리더들의 공부법 및 주의할 점을 살펴보도록 하자. (‘DISC 행동유형모델과 학습법참고.)

 

 

 

1) Dominance(주도형): 현장 공부

 

“지장(智將) 위에 덕장(德將), 덕장 위에 현장(現場)”이란 우스갯소리가 있다. 주도적으로 행동하는 ‘D(Dominance)리더의 가슴을 두근거리게 하는 말은 바로 현장이다. 한마디로하면 된다를 입에 달고 다니는 타입이다. 강한 실행력이 무기로 단호하고 독립적 성향을 가지고 있다. D형의 대표적 리더는 고() 정주영 현대그룹 창업주다. “임자, 해봤어?”야말로 D형의 강력한 학습 슬로건이다. 이들은 긴박한 현장학습을 할 때 펄펄 살아 숨쉰다. “안 되면 되게 하고, 없는 길은 만들라” “누군들 뱃속에서부터 배워 나오냐” “처음부터 리더자격증 받고 나온 사람 있냐. 부모는 자격증 받고 됐냐라고 답하는 열정 100도파 인물들이 여기에 속한다.

 

<중용>에 백천지공(百千之功)이란 말이 나온다. “남이 한 번에 능히 하면 나는 열 번을 하고 남이 열 번에 능히 하면 나는 천 번을 노력한다. 그러므로 배우지 않으면 그만이지만 만일 능하지 못하다면 절대 배움을 중단하지 말아야 한다라는 내용이다. 공자는배움의 단계를생이지지(生而知之, 태어나면서부터 아는 것)’, ‘학이지지(學而知之, 배워서 아는 것)’, ‘곤이지지(困而知之, 안간 힘을 쓰는 고생을 해서 아는 것)로 구분한다. 속도에서 차이가 날지 모르지만 일단아는 지점에 도달해서는 생이지지나, 곤이지지나 차이가 없다고 말한다.

 

D형이 바로 백천지공(百千之工)의 학습을 온몸으로 실천하는 유형이다. 이들 유형은 현장에서 배우는 학습을 중시하고 이론을 배우더라도 현장에 바로바로 적용하고자 한다. 이명박 전 대통령도 D형이다. 그는 서울시장 시절, 현장을 보면서 많은 사람과 직접 부닥치면서 온몸으로 배워야 한다는 말을 입에 달고 살았다. 그 일환으로 실시한 게 독특한 현장 중심적 해외연수였다. 예컨대 서울시 복지국장은 세계에서 복지가 가장 잘된 나라 수도의 시청 복지국장 옆자리에, 건축과장은 세계에서 가장 도시 건축이 잘된 도시의 시청 도시과장 옆자리에 앉아서 근무를 하도록 했다. 출근부터 퇴근할 때까지 자신과 똑같은 일을 하는 사람 옆에 앉아서 그들이 어떻게 일을 처리하는지 직접 눈으로 살피고 몸으로 배우도록 한 것이다.

 

연 매출 100억 원을 올리는 장안농장의 류근모 사장은 자신의 저서 <상추CEO>에서 자신의 성공비결로 공부를 꼽았다. “농부들도 공부를 해야 한다. 농사를 짓는 데 필요한 3가지는 햇볕과 거름, 책이다. 농부가 공부를 해야 상추가 잘 자란다. 최소 한 달에 책 5권은 봐야 한다는 게 그의 지론이다. 류 사장의 공부는 책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신문, 그림 전시회, 아줌마들과의 대화 등 어디에서건 그는 학습의 촉수를 세우고 있다. 실제로 그는 텔레비전이나 신문, 책에서 접한 각종 지식에서 아이디어를 얻고 이를 사업에 접목했다. 가령 신문에서메기효과와 관련된 기사를 접하면 그냥 넘기지 않고 두세 가지 쌈채소를 한곳에 심어보며 채소끼리 천적 경쟁(?)을 붙여봤다. 가장자리에는 상추를 심고 중앙에는 케일을 심었다. 채소들은 서로 좋은 영양분을 섭취하기 위해서 총력을 기울였다. 그 결과 두 채소 모두 더욱 건강해지고 병충해에도 강해질 수 있었다고 한다. 이처럼 D형의 학습 키워드는 살아 숨쉬는 현장과 빠른 실행력이다. 그만큼 온갖 세상이 다 학습의 대상이다.

 

 

원포인트 레슨 실행을 중시하는 D형이 빠지기 쉬운 함정은 독단이다. “나만큼 겪어본 사람 있으면 나와 봐식의 태도를 갖지 않도록 경계해야 한다. 경험이라는 생생한 자원이 오히려 다른 유형 리더보다도 더 화석화돼성공의 덫이 될 수 있다. 일본 메이난제작소의 하세가와 가쓰지 회장은경영자는 가르칠 뿐 아니라 배워야 한다고 말한다. 특히 라이벌이나 윗사람이 아니라 후배, 부하 직원들로부터 배우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아랫사람에게 가르침 받을 용기가 경영자의 수준을 결정한다. 라이벌에게 배우는 것은 쉽지만 부하 직원에게 배우는 것은 보통 용기가 아니다. 경영의 30%는 직원에게 배움을 청하라. 산전수전의 결단력으로부터 우러나는 자부심은 70%만으로도 족하다. 현장 직원에게 묻고 듣고 학습을 청하고 스승으로 삼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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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ISC 행동유형 모델과 학습법

윌리엄 마스톤은 인간의 행동은 그가 환경을 어떻게 인식하고 그 환경 속에서 자신의 힘을 어떻게 인식하느냐에 따라 크게 4가지 유형으로 구분해 볼 수 있다고 봤다. , 업무 스타일(과업 지향 vs. 관계 지향)과 성격(내향적 vs. 외향적)을 기준으로 △Dominance(주도형) △Influence(사교형) △Steadiness(안정형) △Conscientiousness(신중형) 4가지로 구분했다. (그림 1) 각 유형별로 선호하는 학습 방식도 다르게 나타난다. D형이 현장중심의 실행과 경험을 중시하는 학습 스타일이라면, I형은 주변 사람들이나 모임을 통해 배우고자 하는 학습을 선호한다. S형은 자신을 성찰하는 마음공부를 선호하지만 C형은 방대한 데이터와 자료 수집을 추구하는 공부 방식을 추구한다. 예를 들어, 첨단 IT기기가 자신에게 배달됐다고 할 때 D형은 일단 먼저 써보고 나중에 사용법을 생각하자는 식으로 행동한다. 반면 사교적 I형은 첨단기술에 밝은 전문가/지인에게 가져가 사용법을 물어 해결하고자 한다. 안정형 S형은 비슷한 기기를 썼던 자신의 과거 경험을 반추해보며 거기서 답을 추출해보고자 한다. 신중형 C형은 인터넷을 서핑하고 설명서를 꼼꼼히 읽으며 사용법을 익히고 온갖 기능을 다 활용해 보고자 한다. (그림 2)

 

 

2) Influence(사교형): 사람 공부

 

상호작용을 중시하는 사교형인 ‘I(Influence)은 사람들로부터 지혜를 구하는 유형이다. 이들이 늘 하는 말은세상 모든 일을 혼자 힘으로 해결하기에 우리 삶은 너무 짧다. 이는삼인행필유아사(三人行必有我師)’라는 공자의 가르침과도 연결된다. 공자는 일찍이세 사람이 길을 가면 그 가운데 반드시 나의 스승이 될 만한 사람이 있다고 말했다. 나보다 나은 사람이 있으면 그 나은 점을 배울 수 있고, 그 선하지 못한 것을 보면 타산지석으로 삼아 고칠 수 있다는 점에서다.

 

I형에 속하는 대표적인 인물로 제록스의 전 회장 앤 멀케이를 꼽을 수 있다. 그녀는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그 흔한 경영학석사(MBA) 학위 하나 없이 뛰어난 리더십을 발휘할 수 있었던 비결이 무엇이냐는 질문에늘 가르침을 청하길 꺼려하지 않은 태도 덕분이라고 자평했다. 파산 직전의 회사를 살리기 위해 특단의 조치가 필요하다고 판단한 그녀는오마하의 현인으로 불리는 워런 버핏 버크셔해서웨이 회장과 안면이 없었음에도 불구하고 오마하를 방문, 그와 저녁을 먹으며 조언을 구했다. 어떤 중요한 문제가 발생하면 이 문제의 해법을 지시해 줄 사람을 직접 만나고 열린 자세로 협의하는 것만큼 효과가 좋은 공부는 없다고 믿었기 때문이다.

 

특정한 사람을 롤모델로 삼기보다 지위고하를 막론한 여러 사람들에게서 지혜를 얻으려는 타입도 있다. 종합 PR업체 프레인글로벌의 여준영 대표가 대표적이다. “돌이켜보면 사회생활 10여 년간 저는 수백 명의 롤모델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신입사원 시절, 나로선 대하기 어려웠던 기자에게격조했습니다라고 멋지게 한마디 던지던 상사가 최초의 역할모델이었습니다. 매일 아침 제일 일찍 출근하는 부하 직원도 롤모델 중 하나였고요. 그런 점에서 저는 제 주변의 모든 선배들과 동료, 후배들의 장점을 해체하고 조합한 가상의 인물을 롤모델로 삼는 게 훨씬 더 현실적이라고 생각합니다. 제게 잭 웰치나 빌 게이츠보다 상사의 전화 통화법이 더 큰 영향을 미쳤듯이 말입니다.”

 

세미나 참석을 학습의 주요 창구로 활용하는 이들도 있다. 한 경영자는자신이 일하는 분야에서 일 년에 4개의 세미나를 찾아내 참석하는 습관을 들이라고 말한다. 보다 빨리 정상에 오르기 위해 추가적으로 필요한 기술을 얻는 것은 생각보다 큰 효과를 거둔다. 단 하나의 세미나에 참석함으로써 몇 년 열심히 일하는 수고를 아낄 수도 있다. 미국의 부동산 재벌 도널드 트럼프는다른 사람의 경험에서 배우지 않고 스스로의 경험만으로 배우겠다고 아등바등하는 것은 평범하게 되겠다고 작심하는 것과 같은 말이라고까지 지적한 바 있다. 지금은 현역에서 은퇴한 심갑보 삼익THK 부회장(현 삼익THK 고문)은 재계에서세미나 개근상 CEO’로 알려져 있을 정도로 세미나 마니아다. 경영 일선에서 한창 활동하던 때에도 사흘에 한 번꼴로 세미나에 출석했다는 그는세상에서 가장 현명한 사람은 모든 사람에게서 배우는 사람이라며 하루도 공부를 쉰 적이 없다고 털어놓는다. 세미나 강의를 녹음한 테이프를 수차례 반복해 들으면서 유명 강사의 강의를 자신의 뼈와 살이 되도록 익힌다는 게 그의 학습 방법이다. 심 부회장은젊은 나이에 경영을 떠맡아 궁여지책으로 시작한 게 세미나 참석이었지만 지금은 나를 끊임없이 업그레이드하는 도약대가 됐다사람이나 컴퓨터나 매년 업그레이드하지 않으면 고물이 되기는 마찬가지라고 강조한다. 절삭공구인 줄과 쌀통을 만들던 영세 중소기업이 오늘날 첨단 설비자동화 업체로 탈바꿈할 수 있었던 데에는 세미나의 공이 크다는 게 심 부회장의 말이다. “세미나에서 늘 새로운 이론과 학설을 들으면서 그것을 현 시점에서 우리 회사에 어떻게 적용할지 고민했습니다. 교육 내용은 물론이고 책상 배치 등 전체적 환경도 허투루 보지 않고, 이를 현실에 어떻게 접목시킬 것인가를 끊임없이 고민했지요. 모든 사람을 스승으로 삼고, 세상을 교실로 삼으면 많은 통찰을 얻을 수 있습니다.”

 

 

원포인트 레슨 사람 사이의 관계를 중시하는 I형이 명심해야 할 것은 주관이다. 최고를 좇다보면 자칫남의 다리 긁는 식으로 중심을 잃고 휘둘리기 쉽다. 이른바팔랑귀리더로 가는 지름길이다. 리더십의 스타일은 제각각이다. 중요한 것은 최고 못지 않은 최적화로 우리 조직에 맞는 논리와 방법을 찾는 일이다. 특히 외부 세미나나나 전문가들을 선호하는 I형 학습 경영자를 둔 조직의 구성원들 가운데는 리더의 열정적 외부 공부에 대해 종종이번엔 또 무슨 새로운 말을 듣고 왔는지, 얼마나 가나 한번 두고 봐야지” “누구를 만나고 왔나 동선 파악해보라등 냉소적이고 방관적 태도를 보이는 이들이 많다. “OOO는 이렇게 한다더라. 우리도 이렇게 해 보자” “OOO가 이렇게 말했다. 우리도 이렇게 바꿔보자처럼 어디 세미나만 갔다 오면 회사가 처한 여건이나 특성은 고려하지 않은 채 무리하게 이것저것 도입하려다 중도에 쉽게 그만두고 변경하는 CEO들에게 환멸을 느끼기 때문이다. 3인칭 화법에서 벗어나 1인칭 화법으로 의견을 전달하는 법을 배워야 한다. 고사성어에 한단지보(邯鄲之步)란 말이 있다. 연나라의 한 청년이 한단지역에 가서 그곳 걸음걸이를 배우려 했으나 오히려 본래의 걸음걸이도 잊어버려 기어서 돌아왔다는 이야기다. 자신의 상황을 고려하지 않은 채 무턱대고 남을 흉내내려 하다가는 이것저것 다 잃게 된다. 리더십에는 자신만의 논리가 필요하다. 철저하게 공부하되 모두 버리고 자신만의 것으로발효하는 재구축 작업이 요구된다.

 

S형은 기본적으로 마음 공부와 성찰을 중시한다.

대표적 인물로 미국의 오바마 대통령을

꼽을 수 있다. 그는 상원의원 시절, 일찍 퇴근해

공부하는이상한 정치인으로 꼽혔다고 한다.

 

3) Steadiness(안정형): 마음 공부

 

중국 은나라 탕왕은 세숫대야에진실로 하루가 새로워지려면 나날이 새롭게 하고, 또 날로 새롭게 하라라는 글귀를 새기고 자신을 돌아봤다고 한다. S형은 탕왕처럼 마음을 거울삼아 공부하는 유형이다. 이들은 모든 것이 제자리에 있을 때 안정감을 느끼고, 질서 있게 움직이길 원한다. 이들의 성공에 대한 암묵적 모토는자신만의 게임 룰로 성공하라. “위인은 군중 속에서도 즐거운 마음으로 고독의 자주성을 유지할 수 있는 사람이다라는 금언이 있는데 바로 안정형인 ‘S(Steadiness)의 학습법이 그렇다. 책과 사람을 통해 학습하되 최종적으론 고독한 성찰을 거쳐야만 진정한 내 공부라고 생각한다.

 

S형은 기본적으로 마음 공부와 성찰을 중시한다. 이들은 자신만의 명상시간을 갖고 마음을 돌아보는 기록을 남김으로써 공부를 하고자 한다. 대표적 인물로 미국의 오바마 대통령을 꼽을 수 있다. 오바마는 상원의원 시절, 일찍 퇴근해 공부하는이상한 정치인으로 꼽혔다고 한다. 여러 로비스트와 저녁에 다른 일정을 잡을 수 있는데도 일찍 퇴근해 집에서 책을 읽고 성찰의 시간을 가지곤 해서다. 당시 <뉴욕타임스>그는 항상 내면 성찰의 시간을 갖고 일기를 쓰며 깊은 사색에 잠긴다고 보도했다.

 

워런 버핏 회장도 여러 관련 자료로 유추해보건대 S형에 속한다. 그는아버지는 내가 어릴 적부터 무엇이 옳고 그른지에 대해 남들의 확인을 구하기보다 스스로의 판단력에 의존할 수 있도록 가르쳤다라고 말하면서인생은 자기 내면의 잣대로 사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그렇게 살고 있는지 스스로 점검하기 위해 워런 버핏은 다음의 질문을 해보라고 권한다. “나는 내가 나쁜 인간인 줄 알면서도 세상에서는 선한 사람으로 여겨졌으면 하는가, 아니면 세상이 나쁘게 보더라도 스스로 선한 줄 알면서 살아가기를 바라는가?” 그는투자에 있어서도 스스로 생각을 명료히 하고 판단을 내리는 능력만큼 좋은 것은 없다고 말한다. 자신이 투자하는 사업의 경영진과는 접촉을 자제하고, 대신 회사 경영실적을 공부하는 게 그의 투자비결이라고 말한다. 자기 결정에 확신을 가질 수 있기 위해자기능력 범위안에 있는 투자에 집중하는 것이 그의 투자성공 비결이란 설명이다.

 

유통업계의 H 사장은 새벽에 기상을 해 잠깐 신문을 읽고 나 홀로 등산을 한다. 새벽에 산 정상에 올라 아래 세상을 바라보면 순리와 역리에 대한 생각이 정리된다는 이유에서다. 그는 “‘자연의 순리를 따른다는 것은 무엇인가’ ‘물 흐르듯이 경영하기 위해선 어떻게 해야 하는가등등 여러 생각을 하며 해법을 모색하다보면 나의 아집으로부터 거리를 둘 수 있게 되고, 결국 사장이란 것도 하나의 역할에 불과하다는 생각이 들며 마음 공부가 된다고 고백했다. 세상에 가장 확실하고 효력 있는 공부인 셈이다.

 

원포인트 레슨 성찰과 수양을 중시하는 S형은 깊이가 있는 반면 속도가 떨어질 우려가 있다. 빨리빨리 결정해야 할 때도 늘 안정과 여유를 추구하다보면 타이밍을 놓칠 수 있다. 안정성과 속도를 다 높일 수 있는 방법은 체크리스트 등 논리적 근거자료 등을 구비해 활용하는 것이다. 깊이와 속도,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을 수 있다.

 

 

 

4) Conscientiousness(신중형): 자료 공부

 

신중형인 ‘C(Conscientiousness)은 돌다리도 두들기고 건너는 성격 유형이다. 자료 수집과 분석을 금과옥조로 여긴다. 소위연애도 당구도 책으로 배웠다는 사람들이 여기에 속한다. “이것이 과연 이치에 맞는가라고 끊임없이 되물으면서, 늘 문제해결과 질문의 자세를 가지고 분석한다. 태생적으로 공부와 질문 DNA가 뼛속까지 박힌 학습유형이라고 할 수 있다.

 

송나라의 문인 구양수는 글을 잘 쓰기 위한 방법으로 3(), 즉 다독(多讀), 다작(多作), 다사(多思)를 권했다. 경영전문가 공병호 박사는 여기에 다문(多問)을 추가한다. 같은 책, 같은 신문, 같은 사람을 보더라도 더 많이 질문하는 게 이들 C형의 학습법이다. <논어>에 보면 공자가 현장에 가서 실무자에게 제사의 사소한 예절까지도 다 물었다가 뒷담화를 듣는 이야기가 나온다. 하지만 모택동은 바로 이런 점이야 말로 리더의 참된 자세를 보여주는 <논어>의 백미라고 극찬했다. 주도면밀한 리더의 질문 자세를 보여준다는 이유에서다.

 

지난해미생이란 드라마가 인기를 끌었다. 미생의 원작 만화작가 윤태호 씨는 그의 작품 스타일로 판단해 보건대 C형으로 유추된다. 한 세미나에서 독자가 윤태호 작가에게직장생활이라곤 해보지 않아 심지어 대리가 높은지, 부장이 높은지 구별도 어려웠다고 하던데 어떻게 그렇게 직장생활을 실감나게 그릴 수 있었느냐는 질문을 했다. 그러자 윤태호 작가는나는 작품을 시작할 때 철저히 인터뷰를 할 뿐 아니라 당대의 시대상 자료까지 모으고 공부하고자 한다. 그 등장인물의 활동 연대에 우리나라에서 일어난 사건은 물론 세계사적 사건까지 연대기를 공부하고, 입체적으로 시대상으로 만들어 작품화한다라고 답한 바 있다. 주인공을 중심으로 두고 세상과 연결점을 마련하기 위해 일견쓸데없어 보이는자료까지 꼼꼼하게 수집하고 이들을 촘촘히 연결하는 물밑 작업이 있었기에 미생이 탄생할 수 있었다는 설명이었다.

 

C형 학습법을 적극적으로 실천한 기업인으로는 미국의 억만장자 자선사업가 엘리 브로드를 꼽을 수 있다. 엘리 브로드는 빌 게이츠와 워런 버핏이 주축이 된 부자들의 기부클럽인더 기빙 플레지(The Giving Pledge)’의 일원으로 <언리즈너블: 슈퍼리치이자 기부왕인 엘리 브로드를 성공으로 이끈 힘(The Art of Being Unreasonable: Lessons in Unconventional Thinking)>의 저자이기도 하다. 가난한 리투아니아계 이민자의 아들로 태어난 엘리 브로드는 이 책을 통해 회계사로 시작해 주택 건설사, 연금 설계사, 자선 사업가로 성공하기까지 그의 경영방식과 노하우를 소개했다. 책 제목에서도 쉽게 짐작할 수 있듯이 엘리 브로드의 별명은비합리적 예술가. 여기서 그가 말하는 비합리란세상에 나를 맞추는 것이 아니라 나에게 세상을 맞추라는 것이다. 오해하면 안 된다. 나에게 세상을 맞추라는 것은 독불장군 같은 자세를 취하라는 뜻이 아니다. 남들에게 끌려 다니거나 시류에 휩쓸리지 말고 상황을 주도적으로 끌고 가라는 말이다. 엘리 브로드는 기존의 상식을 거부한 혁신적인 방법을 통해 시대와 산업의 흐름을 읽어냈고, 뛰어난 예측력과 통찰력을 바탕으로 자신이 믿는 바를 확고하게 추진해 갔다.

 

남들이 보기엔비합리적으로 보이는 엘리 브로드의 경영 방식이 성공할 수 있었던 이유는 그 나름의 독자적인 공부 방법 덕분이었다. 그는 정말 철저한 조사 끝에 행동에 옮기기로 유명하다. 불황기에도 안정적으로 수익을 얻을 수 있는 사업이 필요하다고 생각한 그는 가장 먼저 과거에 일어났던 일들에 대해 공부하기 시작했다. 특히 1930년대 대공황시대에 어떤 기업들이 살아남았는지를 면밀히 조사했다. 그 결과, 어려운 시기에도 사람들이 보험을 유지하고 보험사는 보험료를 바로 지급하지 않아 현금 자산 확보가 용이하다는 점에서 생명보험업이 안정적인 사업이란 사실을 알아냈다. 그는 또다시 생명보험업이라는 산업에 대해 수년에 걸쳐 철저히 조사했다. 그리고 점점 나이가 들어가는 베이비 부머 세대를 대상으로 하는 연금상품이 수익성이 높은 틈새시장이라는 사실을 간파했다. 이렇게 면밀한 분석을 거쳐 엘리 브로드는 1971년 볼티모어 소재의 소형 보험사인 선라이프미국보험(Sun Life Insurance of America) 5200만 달러에 인수했고 이를 퇴직연금 전문업체인 선아메리카(SunAmerica)로 변모시켰다. 그리고 1999년 미국 최대 보험사인 AIG에 선아메리카를 무려 180억 달러에 매각함으로써 억만장자 대열에 올라서는 데 성공했다.

 

 

원포인트 레슨 데이터를 중시하는 C형은 무엇보다 데이터를 정보로 만들고, 이를 맥락화·조직화하는 능력을 키워야 한다. IT의 발달과 빅데이터 시대의 도래로 인해 이제 데이터가 부족해서 일을 할 수 없다는 핑계는 댈 수 없다. 중요한 것은 데이터와 정보의 홍수 속에서 의미 있고 가치 있는 시사점을 도출해 내는 일이다. 정보를 맥락에 맞게 적절히 해석하고 유기적으로 조직해 내재화시키지 않는다면, 자칫 무의미한 나열에 그쳐버리게 된다. 불교에는 경전을 널리 학습하는학승(學僧)’과 참선을 통해 깨달음을 얻고자 하는선승(禪僧)’이 있다고 한다. 필자는 학승과 선승 양쪽의 자세를 모두 취하는 것이 바로 이상적 공부 태도라고 생각한다. 한 교수가 고승에게선승과 학승을 겸할 수 있는가라는 질문을 하자 그 스님이선승은 학승을 겸할 수 있어도 학승은 선승을 겸하지 못한다고 답했다고 한다. 공부는 궁극적으로 자기 나름의 시각으로보이지 않던것을 볼 수 있는 깨달음으로 이어져야 한다. 배움[]은 깨달음[]으로 이어져야 참된 공부다. ()이라는 글자에 배움[]과 봄[]이 합쳐져 있는 것도 그런 뜻이 담긴 게 아닐까. (그림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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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부와 학습의 어원

‘공부’와학습의 동서고금 어원을 살펴보면 과연 공부란 무엇이며, 어떻게 해야 하는지에 대한 감을 잡을 수 있다. 먼저 공부와 학습의 한자 어원을 살펴보자. 이에 대해선 여러 가지 의견이 있다. 첫째, 공부를장인 공()’지아비 부()’로 쓰는 경우다. 이 때[] 머리에 상투[―]를 튼 어른[]’인 부는 훌륭한 사람을 뜻한다. 결국 공부란 훌륭한 사람[]으로 만들어지는[] 수련과정이란 풀이다. 둘째, 공부를功夫로 쓰는 경우다. Kong Fu(功夫)라고 하면 보통 무예의 쿵푸만을 생각할 수 있지만 중국에서 쿵푸는 모든 분야에서의 재주, 솜씨, 조예를 뜻하는 말로도 쓰인다. ‘노력에서 얻어낸 뛰어난 기술로서, 공부는 성취한 자, 뛰어난 자, 완성된 예술품을 의미한다는 점에서 결국은 전자와 통한다. 일본에서는 공부를 쿠후(くふう)로 읽는다. ‘무언가의 경지에 다다르고 도통하기 위해 요리조리 이모저모 살피고 궁리한다는 뜻이다. 혹자는 그 유래를 일본 검객의 수련에서 찾기도 한다. 이야기인즉슨 이렇다. 검객 미야모토 무사시가 수련을 마치고 산에서 내려오다 기름 장수의 기름 따르는 솜씨를 보고는 자기 검술의 부족함을 깨닫고내 공부는 기름 장수의 공부에도 미치지 못하는 구나라고 한탄하며 다시 산에 올라갔다고 한다. 이때부터 공부가 (검술 또는 기술 등을) 연마하고 익힘이라는 뜻으로 사용됐다고 한다.

배운다 할 때공부와 혼용돼 쓰이는 것이학습이다. 학습 역시 한자어로 살펴보자. ()은 아이[]가 책상[] 위에서 양 손에 책을 잡고 글[] 읽는 모습이다. (사귈 효)(어질 예) 두 개가 합쳐진 글자(+)이며, (깍지 낄 국)은 왼손과 오른손으로 끌어올리는 모양이다. 결국 학()은 아이[]에게 어진 사람[]들과 사귀[]도록 도와[] 주는[] 일로, 인격적이고 전인적 배움이다. 또 가르치는 사람과 배우는 사람이 서로 도우며 가르친다고 보기도 한다. 공부가 책 이론에 가깝다면 학습은 이론과 삶에서 얻어지는 지혜 쪽에 더 가깝다고 할 수 있다. ()은 알을 깨고 나온 어린 새가 날개[]를 퍼드덕거리며 자주 나는 것이다. 나는 법은 이런 거구나하고이론과 머리로 아는 데서 그치지 않고 몸으로 익히기 위해 스스로 실행해보며 퍼드덕거린다는 뜻이다. 여기서 익() 밑의 부수를 날[]로 보아오랜 세월 동안또는 스스로의 자()가 글자 모양이 변해 백()이 됐다고 보기도 한다. 공통적인 것은 오래 자주 날 든, 스스로 날고자 하든, 몸으로 현장에서 적용하며 배운다는 뜻이 강하다.

다음으로 영어로 공부, 학습을 뜻하는 단어들을 살펴보자. 제일 먼저 공부하다는 뜻의 study는 라틴어 동사 studeo에서 유래했다. 이는자기 자신을

헌신하다’라는 뜻을 가진 동사로노동하다’ ‘일하다’ ‘몰입하다의 뜻을 담고 있다. 반면에 공부를 하는 곳인 학교(school)의 라틴어 어원은 schola’ ‘여가’ ‘자유시간이란 뜻에서 유래했다. 당시 스콜라는 노동력을 면제받은 귀족의 자제나 사제들만이 다녔다. 틈과 여가가 있었기에 노동이나 실용과는 전혀 관계가 없는인생이란 무엇인가’ ‘신이란 무엇인가’ ‘진리란 무엇인가같은 한가한(?) 질문을 던지며 생각을 다듬을 수 있었던 것이다. 배움을 뜻하는 단어 learn의 어원은길을 따라가다 혹은 길을 찾다(follow or find the track)라는 뜻이다. , study가 어느 한 장소에서 머물러 책을 보는 의미가 강하다면 learn은 자신의 부족함을 은근과 끈기를 가지고 메워나가는 과정이라는 의미가 강하다. 마지막으로 공부를 뜻하는 또 다른 단어인 work의 어원은 고문(torture)에서 유래했다. 하긴 공부는 기본적으로 고문까지는 아니더라도 생존하려면 피할 수 없는 고통에 가까운 일 아닌가.

이처럼 공부와 학습의 동서양 어원을 이해하면 공부의 의미를 보다 깊이 이해할 수 있다. 동서양에서 쓰인 공부란 단어의 어원을 보며 묘한 일치를 느끼지 않은가. 공부란 길을 찾는 것이며 바로 노동과 여가 때 하는 사색이란 모순된 것처럼 보이는 덕목이 공존하고 있다. 노동이나 일로서 생존하려면 피할 수 없는 생산 활동인 동시에 최고의 경지에 오르기 위해 여가에도 해야 하는 그 무엇이다. 공통적인 것은 최고의 경지에 오르기 위해 일상에서든, 여가에서든 부단한 노력을 기울인다는 것이다. 이처럼 공부는 한가한 여가인 동시에 고문에 가까운 일이란 이중성을 함께 갖고 있다.

공부하는 리더의 대표적 롤모델인 공자는 <논어>에서배우기만 하고 생각하지 않으면 얻는 것이 없고, 생각만 하고 배우지 않으면 위태롭다[子曰, 學而不思則罔, 思而不學則殆]’고 했다. 배우되 내 삶의 적용이 필요하다는 이야기다. 적용을 위해선 어떻게 해야 하는가. <논어>의 첫 장은배우고 때로 익히면 또한 즐겁지 아니한가[學而時習之不亦說乎]’로 시작한다. 가르침을 받는 학()이란 가르침을 받는 것이고, ()이란 학업을 익히는 것이며, 시습(時習)이란 수시로 익히는 것이다. 지식이해(·understanding)만으론 공부라 말하기에 부족하다. 생각(·realizing)을 덧붙이고 자신에 맞게 내면화(·internalizing)하는 과정이 끊임없이 선순환해야 한다. 자신 혹은 자신의 조직 DNA로 체화한 단계에 이르러야진정한 학습이라 할 수 있다.

 

 

결론

 

사람의 성격은 물과 기름처럼 확연히 구분되지 않는다. 공부 역시 그렇다. 실행 중심이라고 해서 데이터와 자료, 이론을 무시하고 무턱대고맨땅에 헤딩하는 것만을 추구할 수는 없다. 마음 공부의 성찰유형이 면벽수행만을 뜻하는 것이 아님은 독자들도 짐작할 것이다. 마찬가지로 이론 중심이라고 해서 책 속에 처박혀 현실을 도외시하는 백면서생이란 뜻도 아니다. 실행, 조언, 성찰, 자료수집과 분석은 공부에 있어 두루 필요한 요소들이다. 4가지 DISC 유형 가운데 자신이 선호하거나 편중돼 있는 학습유형의 장단점을 파악하고, 자신에게 부족한 나머지 3개의 공부 스타일을 접목시킨다면 명실공히공부(학습)하는 리더로서 중단 없는 전진을 할 수 있을 것이다. 두 바퀴 자전거보다는 삼륜차가, 삼륜차보다는 4륜 구동형 리더가 어떤 험난한 길이 나와도 더 잘 달릴 수 있지 않겠는가.

 

사람에게도, 조직에도 생로병사의 명()이 있다. 여기서 명은 수명, 운명 모두를 가리킨다. ()을 파자(破字)하면사람[]은 한 번[]은 두드려 맞게[] 돼 있다라는 뜻이다. 즉 살면서 피할 수 없는 역경과 위기가 곧()’이다. 리더로서는 평상시에는 도토리 키 재기로 드러나지 않는리더십 역량의 민낯이 드러날 진실의 순간이기도 하다. 바로 이때 발휘되는 것이 평상시 닦아놓은 공부의 힘이다. 공부하는 리더, 그것이 생사고난의 명을 갈라, 용장(勇將), 현장(賢將), 덕장(德將), 지장(智將)을 넘어 운장(運將)이 되게 한다. 운칠기삼(運七技三)이든, 운칠복삼(運七福三)이든 세상에 가장 무서운 사람은 운 좋은 사람이고, 운을 이길 사람이 없다고 한다. 하지만 성공한 리더들은 안다. 운은 공짜로 오는 것이 아니라 치열한 현장 공부, 사람 공부, 마음 공부, 책 공부 끝에야 잡을 수 있다는 것을. 필자가 잘 아는 패션업계의 한 임원은공부를 통해 ‘3()’을 갖추고자 노력했다고 고백했다. 사물을 다각적으로 바라보고자 하는 곤충의 눈, 좀 더 위에서 전체적 시각으로 내려다볼 수 있는 새의 눈, 자신이 속한 업계의 조류를 파악할 수 있는 물고기의 눈이 그것이다. 현명한 학습법을 통해 3안을 갖춘 리더들이 많이 탄생하기를 기대해 본다.

 

 

김성회 CEO리더십 연구소장 blizzard88@naver.com

필자는 연세대 국문학과를 졸업하고 서울과학종합대학원에서카리스마적 리더십연구로 경영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세계일보에서 CEO 인터뷰 전문기자로 활동했으며 저서로 <용인술> <성공하는 리더의 습관> 등 다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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