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주 팀장은 리더이자 팔로어입니다. 고위경영진과 원활하게 의사소통을 하면서 팀원들에게 적절한 동기를 부여해 성과를 높여야 합니다. 팀장의 리더십 역량은 조직 성과에 큰 영향을 끼칩니다. 하지만 리더십 연구는 주로 고위경영진에게 국한돼 있었습니다. 김성완 통코칭 대표가 다년간의 현장 경험을 토대로 팀장 리더십 솔루션을 제시합니다. 중간관리자들이 실전에서 경험하는 다양한 문제에 대한 해결책을 찾아보시기 바랍니다.
1 팀장님, 결재 요청드립니다!
금속가공 장비를 제작하는 A중공업의 사색중 재경팀장과 조급해 대리의 대화 내용이다. 조급해 대리는 내년도 목표 달성을 위해서는 추가적인 장비투자가 필요하다며 안을 만들어 올렸다. 그러나 일주일이 지났는데도 사 팀장의 결재가 나지 않았다. 3일 전 갔을 때에도 아직 자료를 보지 않았다며 내용을 검토한 후에 이야기하자고 했다. 이틀이나 지났지만 아직 소식이 없다. 조급해 대리는 사 팀장의 자리로 갔다.
“팀장님! 지난주에 추가 장비 투자 안에 대해 결재를 올렸는데 내용을 보셨는지요?”
“아, 금속가공 제작장비 투자건? 봤지. 그런데 갑자기 왜 금속가공 제작장비 투자건을 올렸지?”
“보고서에 작성했습니다만 생산팀과 설계팀에서 연초부터 금속가공 제작장비 추가 투자건이 있었습니다. 그동안 경기 악화로 추가 투자에 대한 안건이 보류됐다가 최근 중장기 사업 강화를 위해서 필요한 투자는 하자는 경영회의 결정에 따라 필요한 시설·장비 투자안을 올리라고 해서 제출한 것입니다. 벌써 의결이 끝난 지 2주가 지났습니다.”
“알지, 알고 말고. 그때 향후 사업을 위해 시설·장비 투자가 필요한 부분을 검토하라고 했지. 그렇다면 우리가 아니라 생산과 설계팀에서 검토해야 하는 것 아니야?”
“사전에 현업 팀장님들과 협의를 마쳤고 결재를 맡아서 팀장님께 결재를 올린 것입니다.”
“그렇다면 현업에서 사업부장님께 결재를 올려야지 우리가 올릴 필요가 있을까?”
“현업에서 올리려고 하던 것을 제가 우리 재경팀의 검토와 팀장님의 결재가 필요한 사항이라고 강조해서 우리가 주도적으로 안을 준비한 것입니다.”
“조급해 대리, 우리 일도 아닌데 꼭 우리가 나서서 올릴 필요가 있을까? 현재 경영상태도 좋지 않고. 올렸을 때 통과되기보다는 반려되거나 핀잔만 들을 수도 있잖아.”
“투자심의는 우리 부서의 중요한 역할입니다. 특히 지난번 사장님께서도 밝혔듯이 재경팀이 장기 및 전략 투자에 대해서는 합의가 아닌 기획의 역할을 해야 한다고 강조하셨습니다. 지금 경기가 안 좋지만 미래를 위한 투자는 꼭 필요하다고 봅니다. 경영회의에서도 그렇게 의결이 났고 검토하라는 지시가 있었고요.”
“조급해 대리, 윗사람들은 하기 좋은 말을 하지. 그렇지만 막상 올라가면 눈치 없는 사람으로 낙인 찍히기 십상이야. 지금은 숨죽이며 기다릴 때야.”
“팀장님, 제가 올린 안을 한번 보시기나 하셨는지요? 그 안에 보면 지금 왜 투자를 해야 하고 그 장비 투자로 얻을 수 있는 효과에 대해서도 검토 의견을 올렸습니다. 벌써 2년 전부터 필요하다는 현업 부서의 의견이 있었지만 우리가 아직 투자 여력이 없다고 막아 왔습니다.”
“내가 아직 아니라고 하면 아닌 것이지. 무슨 팀원이 이렇게 말이 많아. 그렇게 상사의 뜻을 헤아리지 못해서 어떻게 조직생활 할래?”
“팀장님, 이 건은 저의 사사로운 개인 감정으로 제안한 것이 아닙니다. 현업 팀장님들과 실무 담당자와의 협의를 거쳐 필요하다는 결론에 도달한 것입니다. 며칠 전 팀장님께 이 장비가 필요하다고 말씀 드렸고 이에 대해 검토하라고 하셨지 않습니까?”
“그랬나. 하여튼 검토하라고 했지. 투자하자고 결정한 것은 아니야. 그리고 자네 보고서에는 아직 효과가 검증되지 않았고 3억 원이라는 금액을 투자할 만큼 우리 회사의 현금 유동성이 좋은 것도 아니고. 지금은 기다릴 때야. 위에서 별다른 지시가 없는 이상 기다리는 것이 상책이야.”
“예, 알겠습니다.”
조급해 대리는 결재판을 들고 자기 자리로 돌아갔다. 벌써 몇 번째인가? 검토하라고 해서 결재를 올리면 번번히 때가 아니다, 분위기가 좋지 않다, 자금 여력이 없다. 모두 안 된다는 소리뿐이다. 자신이 왜 투자심의 업무를 담당하고 있는지 점점 갑갑해져만 간다.
2 리더여, 의사결정력을 높이자!
경영성과를 창출하기 위한 조직의 행동은 의사결정으로 시작한다. 결정이 나지 않은 일들이 행해질 수 없다. 조직에서 제일 힘들고 답답할 때가 의사결정이 나지 않을 때다. 며칠 밤을 새워서 만든 기획안이 상부회의에서 퇴짜를 맞을 때는 안타까운 마음이 든다. 그러나 보완해서 다시 올리면 된다. 실제로 거부보다 더욱 힘든 것은 의사결정이 나지 않은 채 보류되는 경우다. 기획안이 부족하면 어디가 부족한지, 보완해야 한다면 무엇을 보완해야 하는지가 명확하지 않을 때 그 기획안은 죽게 된다.
그러나 의사결정이 나지 않는 경우가 기획안의 내용의 문제가 아니라 의사결정을 하는 사람의 문제라면 양상은 달라진다. 상사의 결재가 나지 않은 일은 하라는 것인지 말라는 것인지 혼돈스러울 때가 많다. 서랍 속에 잠자는 보고서를 꺼내서 다시 뒤적이고 살리려고 하지만 시효가 지난 보고서는 폐지에 불과하다. 그뿐인가? 보고서를 만든 당사자는 상사에 대해 의사결정을 하지 못하는 우유부단한 상사로 낙인을 찍게 된다. 어차피 고생해 봐야 서랍 속에서 잠잘 보고서라면 최선을 다해 만들 이유가 없다. 어떻게 하면 효과적인 의사결정을 이끌어 낼 것인가?
일반적으로 의사결정이란 ‘의사결정자가 문제를 인식해 이를 체계화하고 문제해결에 필요한 정보를 수집하고 편집해 최종 대안을 찾아내는 일련의 과정’이다. 의사결정이란 문제해결의 한 부분이다. 결정을 잘하는 사람은 문제를 잘 푸는 사람이다. 다음에서 의사결정의 과정과 의사결정 수준별 영향요인을 살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