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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 미래전략연구소, 전경련 국제경영원 공동 기획

[국내 최초 기업 리더 의사결정 유형 및 오류 설문조사] 한국의 리더, 의사결정의 덫에 빠지다

안서원 | 41호 (2009년 9월 Issue 2)
경영자의 의사결정은 기업의 명운을 좌우합니다. 특히 최근 불확실성이 고조되면서 경영자들은 하루하루 피를 말리는 심정으로 의사결정을 내리고 있습니다. 국내 굴지의 기업도 단 하나의 잘못된 의사결정으로 치명상을 입었습니다.
동아비즈니스리뷰(DBR)가 전경련 국제경영원, 안서원 연세대 연구교수와 함께 국내 최초로 기업 리더의 의사결정 유형에 대한 설문조사를 실시했습니다. 조사 결과 일반인들의 통념과 달리, 한국의 리더는 분석적이면서도 의사결정의 오류에 더 쉽게 빠지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또 각계각층에서 활약하고 있는 리더들의 생생한 의사결정 노하우도 전해드립니다.
 
 
한국 기업의 리더들은 의사결정을 할 때 데이터를 중시할까, 아니면 감에 의존할까? 많은 사람들은 동양적 정서상 데이터보다는 감에 더 의존할 것이라 생각한다. 하지만 실제 조사 결과, 한국 리더들은 직관보다는 정보와 데이터에 더 의존하는 분석적 의사결정을 내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성보다는 남성이 더 분석적 태도를 보였다.
 

 
그렇다면 한국 리더들은 분석적인 의사결정을 하기 때문에 더 좋은 결정을 내린다고 볼 수 있을까? 이번에도 통념과 다른 결과가 나왔다. 한국 리더들은 분석적 성향을 가진 사람일수록 의사결정 과정에서 심리적 오류에 더 쉽게 빠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감이나 직관에 의존하는 유형이 오류에 더 잘 빠진다는 기존 학설과는 전혀 다른 결과다.
 
동아일보 미래전략연구소, 전국경제인연합회 국제경영원, 안서원 연세대 심리학과 연구교수는 한국 최초로 기업체 과장급 이상 리더를 대상으로 의사결정 유형 등을 파악하기 위한 ‘인지 스타일 척도(CSI)’ 조사를 실시했다. 8월 17일부터 27일까지 열흘간 조사가 실시됐으며, 총 165명의 기업 간부들이 조사에 참여했다.
 
이번 연구는 국내 최초로 기업 리더들의 의사결정 유형을 분석하고, 이에 따른 의사결정 편향성을 확인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특히 영국 리즈대 경영대 연구팀이 1996년 개발한 척도로 의사결정 유형을 분석했기 때문에 글로벌 비교가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e메일과 오프라인 설문조사 방식으로 진행된 이번 조사에는 전경련 국제경영원 최고경영자 과정 회원 등 한국 기업 리더 165명이 참가했다. 평균 연령은 48.4세였다. 대표이사와 임원급 이상 응답자는 109명으로, 전체의 66%를 차지했다. 남성은 149명(90.3%), 여성은 16명(9.7%)이었다.
 
평균보다 더 분석적인 한국의 경영자
이번 조사에서 한국 기업 리더 165명의 CSI 점수는 평균 45.5점(최저 11점∼최고 68점)으로 나타났다. 이는 세계 평균(41.8점)보다 3.7점 높다. 세계 각국에서 모두 9427명의 기업 리더(MBA 전공 학생 포함)를 대상으로 86번의 CSI 조사가 진행됐다. 세계 평균은 이 조사 결과의 평균치를 말한다.
 
CSI 조사는 의사결정 유형을 판단하기 위한 기법으로 38개 문항에 대한 점수(최고 점수는 76점)를 합산해 ‘직관(intuition)’과 ‘분석(analysis)’의 두 기준 중 어디에 가까운지를 판단하는 방식이다. 즉 이 점수가 높을수록 분석적이다.
 
 
이번 조사 결과 한국 기업의 리더들은 다른 나라 경영자보다 분석적인 의사결정 성향을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예를 들어 멕시코 벤처 사업가(45점), 중국 소프트웨어 엔지니어(42.8점), 호주 IT 설계자(41.9점), 미국 벤처 사업가(40.7점)보다 한국 기업 리더들이 더 분석적 성향을 보였다. 반면 홍콩 경영자(50.1점), 영국 전자업계 중간 관리자(46.5점), 캐나다 변호사(46.3점) 등은 한국보다 더 분석적인 의사결정 스타일이었다.
 
전문가들은 고도로 발달한 산업사회에서는 일회성의 복잡한 단서를 고려하는 직관적 의사결정이 많이 일어난다고 분석한다. 사회학자 겔너의 연구에 따르면 농경사회에서 초기 산업사회로 넘어갈 때는 분석적인 사고가 우위를 차지하지만, 후기 산업사회에서는 직관적인 사고가 우위를 차지하는 경향이 있다.
 
한편 성별에 따라 의사결정 스타일의 차이도 나타났다. 남성의 평균 점수는 46.5점으로, 여성의 평균 점수(36.5점)보다 10점이 높았다. 남성보다 여성이 더 직관적이며 후기 산업사회에 맞는 의사결정 스타일을 보유하고 있는 셈이다. 반면 연령별, 직급별, 교육 정도에 따라서는 의미 있는 차이가 나타나지 않았다.
 
4가지 의사결정의 편향성
이번 조사에서는 의사결정 과정의 편향성을 분석하기 위해 설문조사 대상을 2개의 그룹으로 나누고, 각각 다른 유형의 문항을 제시했다. 한국 리더들의 의사결정 유형을 진단하는 데 그치지 않고, 오류 유형을 파악해 개선점을 제시하기 위해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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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안서원

    연세대 심리학과 BK21 연구교수
    서강대 경영학과 BK21 계약교수
    성균관대 심리학과 책임연구원
    고려대 의대 연구강사
    고려대 심리학과 BK21 연구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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