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댄스 크루 ‘저스트 절크’ 리더 영제이

막내도 센터 세우는 과감한 리더십
‘춤’ 만큼 중요한 ‘팀’ 정신이 단합 이끌어

최호진 | 365호 (2023년 03월 Issue 2)
Article at a Glance

세계적인 힙합 댄스 대회 ‘보디락(BODY ROCK)’과 엠넷 ‘스트릿 맨 파이터’에서 우승하며 커리어의 정점을 찍은 댄스 크루 ‘저스트 절크’의 성공 비결은 팀워크다. 저스트 절크의 리더 영제이는 팀원들의 유대를 중시하며 딱딱한 위계보다는 서로 편안한 사이가 될 수 있도록 팀을 이끈다. 갈등이 생겼을 때는 대화로 해결하고, 팀원들이 함께하는 것이 당연한 게 아니라고 생각하며 진심으로 고마운 마음을 전하려 노력한다. 또 평소 팀원들이 어떤 사람이고, 어떤 춤을 추고 싶은지에 대한 방향성을 묻고 그에 맞는 역할을 준다. 후배 팀원들에게 기회를 주며 리더로 양성해 궁극적으로 저스트 절크 팀을 100년간 이어가겠다는 목표를 가지고 있다.



“저스트 절크(Just Jerk)는 한계가 없는 팀이라고 생각해요. 모든 것을 표현할 수 있고, 모든 것을 이야기할 수 있는 팀이죠.”

2010년 창단한 '저스트 절크'는 세계적인 힙합 댄스 대회 '보디락(BODY ROCK)', 엠넷 '스트릿 맨 파이터(이하 스맨파)' 등 국내외 댄스 경연 대회에서 우승하며 톱티어 댄스 크루로 자리매김했다. 저스트 절크의 트레이드 마크는 ‘칼각’ 군무다. 2016년 보디락에서 저스트 절크가 곤룡포를 상징하는 붉은색 의상을 입고 ‘칼각’ 군무를 선보인 무대의 유튜브 영상 조회 수는 약 2370만 회에 달한다.

저스트 절크는 무대 위에서 어디를 바라볼지 시선 처리까지 맞추며 완벽에 가까운 퍼포먼스를 추구하는 걸로 알려져 있다. 그런 팀을 이끄는 리더십 역시 엄격하지 않을까. 저스트 절크의 리더 ‘영제이’는 “딱딱한 위계보다는 서로 편안한 사이가 돼야 팀워크를 잘 발휘할 수 있다”고 말한다. 가끔 연습을 쉬고 팀원들 간의 유대를 다지기 위해 함께 PC방에 가기도 한다. 지난 13년간 팀을 이끌고 때론 팀원을 떠나보내며 발전시켜온 그만의 리더십이다. 댄스팀으로서 커리어 정점을 찍고 앞으로 저스트 절크 팀을 100년 동안 보존하는 것을 목표로 후배 양성에 힘쓰고 있는 리더 영제이를 DBR이 만나 그의 리더십 철학과 비전을 들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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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리더십을 추구하나.

방송에서는 무섭고 엄격한 이미지로 나왔지만 실제로는 친형처럼 친화력 있게 다가간다. 팀원들한테 피로감을 주면서까지 일하고 싶진 않다. 호칭도 서로 ‘형’ ‘동생’이라고 부른다. 멤버들이 ‘단장님’이라고 부르면 벽이 느껴진다. 기업이 아닌 팀으로 모인 집단이기 때문에 딱딱한 위계보다는 편안한 사이가 돼야지 가까워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렇게 해야 팀원들이 가진 니즈를 파악하고 팀워크도 잘 발휘할 수 있다.

팀원들의 유대 관계를 중시하는 것 같다.

본인이 메인으로 서지 않는 무대에서 ‘굳이 내가 열심히 해야 되나’라고 생각할 수 있다. 공연하는 사람 중에 뒤에 서는 걸 좋아할 사람이 누가 있겠나. 그럼에도 뒤에서 최선을 다해주는 사람들이 있다. 그게 곧 유대 관계라고 생각한다. ‘영제이 형이 앞에 섰으니 내가 뒤에서 열심히 서포트해야지’라는 생각이 좋은 무대를 만든다. 이는 팀원들 간의 유대가 끈끈할 때 가능하다.

팀원들의 유대를 강화하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하나?

팀원들과 PC방에 간다. 롤, 오버워치, 스타크래프트같이 팀워크를 발휘해야 하는 게임을 한다. 주기적으로 만나 같이 게임하고 회식하며 서로 안부도 묻는다. 하루 연습을 쉬고 PC방에 갈 때도 있다. 물론 당장 대회나 무대를 앞두고 있으면 쉬지 않는다. 할 땐 하고 놀 땐 노는 게 저스트 절크의 스타일이다.

팀 내 갈등도 분명 있을 텐데. 어떻게 갈등을 관리하나?

무조건 대화를 나눈다. 팀원과의 대화는 꼭 필요하다. 그래야 능률이 오른다. 예를 들어, 갈등이 생긴 팀원에게 좋은 말투로 대화를 시도하면 팀원의 태도가 달라지는 게 보인다. 특히 동갑이거나 나이가 많은 팀원이 지시를 받을 때 불편할 수 있다. 그럴 때 “나는 이렇게 생각하는데 형은 어떻게 생각해?”라고 물어보고 원하는 목표를 달성하는 데 “형이 꼭 필요하다”고 얘기한다. 상대에 대한 존중을 가지고 대화하면 팀원들은 내가 원하는 존재가 돼 준다. 이런 사람들이 있었기 때문에 지금의 저스트 절크가 가능했다. 그렇지 않으면 맨날 싸워서 원하는 목표에 도달하지 못했을 것이다. 리더십만큼 팔로워십도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내 리더십은 누구나 따라 할 수 있지만 리더를 믿고 갈 수 있는 팀원들은 흔하지 않다.

Z세대 직원을 관리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 기업들이 많다. Z세대 팀원을 관리하는 노하우가 있나?

같은 실수를 반복했을 때 어떻게 피드백을 주는지가 중요한 것 같다. 예를 들어, 처음 실수했을 때는 “그럴 수 있지 괜찮아. 다음에는 그러지 말자”라고 다독인다. 두 번째 실수했을 때는 “다음에 또 이런 일이 발생했을 때 책임지고 행동하길 바란다”며 약속을 받는다. 너무 엄격하게 다그치면서 얘기하진 않으려고 애쓴다. 자신의 행동에 대해 책임지도록 약속을 받기 때문에 같은 경고를 받지 않기 위해 팀원들이 개선하려 노력하는 편이다.

팀을 이탈하는 팀원도 있었을텐데.

저스트 절크 창단 이래 13년 동안 딱 3명이 팀을 나갔다. 팀원들이 나갈 때마다 마음이 아팠지만 그 상처들이 앞으로 팀원들에게 어떻게 행동해야 할지에 대한 방향을 제시해줬다. 예를 들어, 맨 처음 나간 팀원은 팀이 추구하는 방향성과 맞지 않아 나갔다. 뜻이 맞는 사람들로 팀을 구성해야 한다는 교훈을 얻었다. 두 번째로 나간 팀원은 몸과 마음이 지친 상태로 팀을 나가겠다고 말했다. 이 팀원이 나간 뒤로는 수시로 팀원들의 상태를 확인한다. 일대일로 만나 요즘 건강한지, 어떤 상황에 놓여 있고, 어떤 생각을 하는지 등을 자주 물어보는 편이다. 마지막으로 나간 팀원은 저스트 절크 팀에 대한 애정이 컸지만 개인적으로 하고자 하는 바가 분명했다. 내 생각에는 이것도 하고, 저것도 하면 어중간해진다고 생각했다. 각자의 생각이 완강하다 보니 갈등이 많이 생겼고 결국 해당 팀원이 나갔다. 이후 곰곰이 생각해 보니 중간점을 만들어주는 게 좋은 대안이 될 수 있겠다는 결론을 내렸다. 지금은 팀원들이 “형, 저 이런 걸 해보고 싶은데 하고 와도 될까요?”라고 물어보면 팀에 방해가 되지 않는 선에서 개인 활동을 허락해주고 있다.

스맨파에서도 팀원들에게 기회를 많이 주는 것 같던데.

팀원들을 들러리 세우려고 방송에 출연한 게 아니었기 때문이다. 물론 나와 팀원들 간의 역량 차이는 크다. 그렇다고 그들이 가진 역량을 무시하진 않는다. 내가 가진 노하우를 분명히 가르쳤고 팀원들이 잘해낼 것이란 신뢰가 있다. 스맨파 메가크루 미션에서는 팀 막내를 일부러 엔딩에 세웠다. 잘하고자 하는 욕심이 있는 친구라는 걸 알기 때문에 큰 무대의 엔딩을 장식하는 경험을 쌓으면 댄서로서 성장하는 데 자양분이 될 것이라고 생각했다. 또 센터에 직접 서 봐야지 리더십도 기를 수 있다. 이렇게 경험을 계속 쌓다 보면 언젠가 지금의 막내가 팀을 이끌어갈 때가 올 것이다. 그 비전을 보고 기회를 주는 거다. 일종의 투자다. 팀원들을 키워 놔야 내가 춤을 추지 않을 때 팀을 이끌어나가고, 이 친구들이 또 후배들을 양성하며 저스트 절크 팀을 보존할 수 있다. 궁극적인 목표 중 하나가 저스트 절크 팀을 100년 동안 이어가는 것이다.

팀원들과 수익은 어떻게 나눠 갖나.

기여도에 따라 수익을 배분한다. 팀원 모두가 참여해 전체적으로 기여했다면 N분의 1로 나눈다. 저나 특정 팀원이 디렉팅을 맡았다면 조금 더 주고 나머지는 동등하게 나눈다. 기여도에 따라 분배하니 팀원들도 수긍하는 편이다. 예를 들어, 스맨파 우승 후 부상으로 상금을 받고 광고도 2편 찍었다. 팀원 7명이 6개월간 고생했기 때문에 리더인 나를 포함해 금전적인 수익을 N분의 1로 나눠 가졌다. 또 평소에는 팀원들에게 저스트 절크 댄스 학원에서 강습할 수 있는 기회를 준다. 고정적인 수익원을 제공하는 것이다. 팀원 동생들이 배고파하는 건 못 보겠다. 댄서가 배고프지 않은, 자부심 가질 만한 직업이 됐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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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에서도 공정한 보상이 화두인데. 보상을 통해 팀원들에게 동기부여하는 편인가.

보상은 나중 문제인 것 같다. 먼저, 본인이 왜 여기에 있는지에 대한 정체성을 분명히 하라고 늘 얘기한다. “너는 어떤 사람이야? 뭘 하고 싶어?” “저스트 절크 팀에 들어온 이유가 뭐야? 팀에서 어떤 역할을 할 수 있어?”라고 항상 묻는다. 팀원들이 자신이 어떤 사람이고, 어떤 춤을 추고 싶은지 방향성을 얘기하면 그걸 기억하고 적절한 역할을 준다. 믿고 맡기는 거다. 만약 역할을 줬는데 해이한 모습을 보이면 기강을 한 번씩 잡아준다. 경험이 부족해 미숙하다면 내가 나서서 도와준다. 그리고 무대가 다 끝나면 “정말 고생했다”고 얘기해준다. 형식적인 말이 아니라 진심으로 고마운 마음을 계속 표현하려 노력한다. 옛날에는 그런 표현을 안 하고 당연하다고 여겼지만 이탈하는 팀원들이 생기면서 생각이 바뀌었다. 팀원들이 함께하는 게 당연한 것이 아니라고 생각하고 자주 대화하며 진심을 전하려 노력하고 있다.

앞으로의 목표와 비전은 무엇인가.

건물주가 되는 것? 다른 이유가 아니라 댄스 복합 문화 공간을 만들고 싶어서다. 1층에는 카페와 저스트 절크 어패럴 등 의류 편집숍, 그리고 경제적으로 형편이 어려운 친구들이 배를 채울 수 있는 토스트 가게나 분식집을 열고 싶다. 위층에서는 댄스 스튜디오와 PC방, 그리고 해외에서 방문하는 사람들을 위한 게스트하우스를 운영하고 싶다. 건물 외부에는 학부모님들 스트레스 안 받게 넓은 주차 공간과 아주 넓은 스트리트 댄스 공간을 만들고 싶다. 춤 연습을 할 수 있게 스피커와 핀 조명도 놓고, 농구대와 그래피티할 수 있는 공간 등 스트리트 문화를 위한 공간을 만드는 것이다. 이곳에 오면 댄스 문화를 한 번에 경험할 수 있는 그런 공간을 조성하는 것이 목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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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o is 저스트 절크?

2010년 창단한 댄스 크루 ‘저스트 절크(Just Jerk)’는 리더 영제이(31), 부리더 제이호(31)를 주축으로 총 20명의 팀원으로 구성돼 있다. 저스트 절크는 2016년, 세계적인 힙합 댄스 대회 ‘보디락(BODY ROCK)’에서 한국팀 최초로 1위를 거머쥐고, 2017년 아메리카 갓 탤런트 준준결승 진출에 이어 2022년 엠넷 서바이벌 댄스 경연 프로그램 ‘스트릿 맨 파이터’에서 우승했다. 2018년에는 평창 동계 올림픽 개막식 무대를 장식하기도 했다. 저스트 절크는 장르를 가리지 않는 다양한 퍼포먼스 안무를 짜는 것으로 정평이 나 있다. 리더 영제이의 대표 K팝 안무로는 방탄소년단의 ‘상남자’, 샤이니 태민의 ‘Press Your Number’, SuperM의 ‘Jopping’ 등이 있다. 저스트 절크 댄스 아카데미 합정점, 이대점을 운영하며 댄스 강습을 통한 후배 양성에도 힘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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